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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1부 위대한 문명을 향하여
1장 궁정인
2장 왕비
3장 몹시 긴장한 작은 소년
4장 석유 호황
5장 미궁 속의 황제
6장 유쾌한 회동
7장 나비효과

2부 붕괴
8장 불경한 동맹
9장 기만적인 평온
10장 불탄 뼈들의 전당
11장 검은 금요일
12장 국왕의 한 수

3부 몰락
13장 가장 위험한 비밀
14장 죄어오는 벽
15장 최고 지도자가 될 사람
16장 세 번째 선택지
17장 “모든 기밀문서 파기 중”
18장 같은 장화 신기
19장 아주 우아한 춤

맺음말

감사의 말 / 옮긴이의 말 / 주 / 참고문헌 / 화보 도판 출처 / 찾아보기
저자 소개
저자 : 스콧 앤더슨 (Scott Anderson)
40년 가까이 세계의 분쟁 현장을 누벼온 베테랑 종군기자이자 작가. 레바논, 이스라엘, 이집트, 체첸, 수단, 보스니아, 엘살바도르 등 분쟁지역을 취재했다. 《뉴욕 타임스 매거진》, 《배니티 페어》, 《에스콰이어》, 《하퍼스》 등에 기고하고 있다. 1차 세계대전과 현대 중동의 탄생을 그린 국제적 베스트셀러 《아라비아의 로렌스》로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최종후보에 올랐다. 《1979 이란혁명, 그리고 미국의 오판》으로 커커스상(논픽션 부문)을 수상하고 퓰리처상과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최종후보에 올랐다. 그밖에 지은 책으로 《분열된 땅: 아랍 세계는 어떻게 갈라졌는가》, 《조용한 미국인들: 냉전 초기 네 명의 CIA 스파이》, 《세상을 구하려 했던 남자》 등의 논픽션과 소설 《문라이트 호텔》, 《선별(Triage)》(영화 〈앤드 오브 워〉의 원작)이 있다.

역자 : 이재황
서울대 동양사학과에서 공부하고 한국방송(KBS), 내외경제(현 헤럴드경제), 중앙일보 등에서 기자로 일했다. 역사와 언어·문자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고 있다. 《한자의 재발견》, 《처음 읽는 한문》, 《기발한 한자 사전》 등을 썼으며, 조선왕조실록을 재편집하고 우리말로 옮긴 《태조·정종본기》 및 《태종본기》, 정인보의 《양명학연론》 교주본을 펴냈다. 《실크로드 세계사》로 제58회 한국출판문화상(번역 부문)을 수상했으며, 그밖에 《오스만제국사》, 《기독교-이슬람 전쟁사》, 《아시아 500년 해양사》, 《기후변화 세계사》 등의 영문서와 《맹자》, 《순자》 등 동양 고전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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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미국-이란 전쟁, 그 증오는 어디서 시작되었는가

미국과 이란이 다시 전쟁의 한복판에 있다. 2026년 봄, 핵 협상 결렬과 함께 시작된 전면 충돌은 이란의 핵시설과 에너지 기반시설에 대한 대규모 공습, 걸프 국가들로까지 번진 미사일 공격,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이어지며 세계 경제를 뒤흔들었다. 우여곡절 끝에 종전 합의가 이루어졌지만 약속은 몇 주 만에 다시 흔들렸고, 유조선 피격과 보복 공습, 위협적 언사가 오가는 살얼음판 위의 대치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오늘의 미국-이란 전쟁은 핵무기 개발이나 경제제재, 호르무즈해협의 통제권을 둘러싸고 갑자기 시작된 충돌이 아니다. 뉴스는 매일 갱신되지만 정작 가장 근본적인 질문은 잘 다루어지지 않는다. 미국과 이란은 왜 이토록 서로를 증오하게 되었는가? 반세기 전만 해도 이란은 미국이 서아시아에서 가장 신뢰하던 동맹국이었고, 샤(이란 국왕) 모하마드 레자 팔레비는 냉전 질서를 지키는 미국의 핵심 파트너였으며, 테헤란 거리에는 수만 명의 미국인이 살고 있었다. 그 동맹이 오늘의 ‘가장 위험한 적’으로 뒤바뀐 출발점이 1979년이다. 바로 프랑스혁명과 러시아혁명에 필적하는 대격변이자 이후 전 세계에서 부활한 종교 정치의 원형이 된 이란혁명이다. 《1979년 이란혁명, 그리고 미국의 오판》은 이 대격변의 전말을 다룬 결정적 역사서다.

세계의 분쟁 현장에서 역사의 맹점을 추적해온 작가
8년 취재로 완성한 퓰리처상 최종 후보작

저자 스콧 앤더슨은 40년 가까이 레바논, 체첸, 수단, 보스니아, 엘살바도르 등 세계의 분쟁 현장을 누벼온 베테랑 종군기자이자 논픽션 작가다. 1차 세계대전과 현대 중동의 탄생을 그린 국제적 베스트셀러 《아라비아의 로렌스》로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그는 전쟁의 전선만이 아니라 외교 공관과 정보기관, 권력자의 궁정과 정책 결정의 밀실을 파고들며, 거대한 역사적 파국 뒤에 숨은 인간의 착각과 공포, 오만을 추적해왔다.
앤더슨과 이란의 인연은 오래됐다. 그는 10대 때 아버지와 함께 이란을 여행했고, 1977년 샤의 미국 방문을 둘러싼 지지파와 반대파의 폭력적 충돌을 직접 목격했다. 당시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팔레비 왕조의 몰락은 이후 세계의 분쟁을 취재해온 그에게 오랫동안 풀리지 않는 질문으로 남았다. 그 질문에서 출발해 집필을 시작한 앤더슨은 왕비 파라와 팔레비 왕가의 측근들, 카터 행정부의 백악관·국무부·CIA 당사자들, 옛 혁명가들에 이르는 생존 증인 수십 명을 인터뷰하고, 기밀 해제 문서와 궁정 대신의 일기, 회고록 등을 종횡으로 엮어 붕괴의 드라마를 시간 단위로 재구성했다. 이 책은 2025년 커커스상 논픽션 부문을 수상하고 2026년 퓰리처상·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커커스상 심사위원단은 이 책을 ‘파괴적이고 변혁적인 일련의 사건들을 탁월하고 박진감 넘치게 그려낸, 오늘날에도 시의성이 큰 역사서’로 평가했다.

노정된 징후, 안일한 대처
2년 만에 무너진 천년 왕정

1977년의 이란은 무너질 나라로 보이지 않았다. 2500년을 이어왔다는 군주정은 건재했고, 최첨단 무기로 무장한 세계 5위의 군대는 서아시아 아랍 국가들의 군대를 모두 합친 것보다 강했다. 샤의 치세에 1인당 국민소득은 스무 배로 뛰었고 문해율은 다섯 배가 됐으며 평균수명은 두 배 이상 늘었다. 샤는 미국 대통령 일곱 명을 상대해온 노련한 군주였으며, 워싱턴은 그가 없는 이란을 상상할 필요조차 없다고 믿었다. 혁명이 시작되기 직전 CIA의 극비 보고서는 ‘샤의 권력 장악은 확고하며 그는 앞으로도 오랫동안 이란을 통치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그러나 불과 14개월 뒤 샤는 망명길에 올랐고, 아야톨라(최고 성직자) 루홀라 호메이니가 이끄는 혁명 세력은 군주정을 무너뜨렸다.
책은 혁명의 전사(前史)를 차근차근 짚어나간다. 1953년 모하마드 모사데그 정권을 무너뜨린 정변, 샤가 추진한 백색혁명, 석유 호황과 무리한 군비 확장, 페르세폴리스 대축전, 강력한 비밀경찰 사바크의 억압, 궁정의 아첨 문화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의 지원을 등에 업고 이란을 세계적인 강국으로 만들려 했던 샤의 근대화는 실제로 소득과 교육, 보건 수준을 크게 끌어올렸으나, 그 이면에서는 빈부격차와 부패, 정치적 억압, 급격한 서구화에 대한 반감이 함께 자라고 있었다.
그 균열은 곳곳에서 포착됐다. 미국인 선교사 조지 브래스웰은 1960년대 말 테헤란의 빈민가에서 호메이니의 설교가 담긴 비밀 녹음테이프를 들었지만, 미국 대사관과 중앙정보국은 그 성직자의 존재를 사실상 주목하지 않았다. 샤의 최측근 아사돌라 알람은 국민과 단절된 궁정과 아첨에 갇힌 군주를 거듭 경고했지만, 그의 진언은 번번이 묻혔다. 저자는 이러한 작은 경고들과 놓쳐버린 갈림길들을 촘촘하게 연결하며, 누구도 가능하다고 믿지 않았던 혁명이 어떻게 현실이 됐는지 정치 스릴러처럼 펼쳐 보인다.

혁명과 그 성공은 필연이 아니었다
오판과 근거 없는 낙관이 낳은 대격변

이 거대한 역사의 중심에는 세 사람이 있다. 국민이 자신을 사랑한다고 믿었던 샤, 망명지에서 혁명의 흐름을 장악한 호메이니, 그리고 방대한 외교·정보 조직을 거느리고도 가장 중요한 동맹의 붕괴를 막지 못한 지미 카터다. 세 지도자는 서로 다른 이념과 목표를 지녔지만, 극소수의 측근에게 의존하고 자신이 보고 싶은 정보만 받아들였다는 점에서는 닮아 있었다.
샤가 만든 궁정에서는 실업률이나 물가상승률 같은 불편한 수치가 국왕의 기분에 맞게 조작되었고, 위기의 결정적 국면마다 군주는 이해할 수 없는 무기력에 빠져들었다. 미국의 눈과 귀도 스스로 닫혀 있었다. 샤의 심기를 거스를까 두려워한 테헤란의 미국 대사관은 반대파와의 접촉 자체를 꺼렸고, 이란의 병폐를 보고하려는 외교관에게는 ‘골칫거리’라는 낙인이 기다렸다. 저자의 표현을 빌리면 미국의 이란 인식은 “유지되고 방어돼야 할 무지”가 되어 있었다. 반면 호메이니는 세속 좌파와 자유주의자, 보수적인 성직자들이 함께 만들어낸 반(反)샤 운동을 장악한 뒤, 혁명의 방향을 자신을 최고 지도자로 하는 신정체제로 돌려놓았다.
저자가 그리는 혁명은 미리 정해진 필연이 아니다. 샤가 조금 더 일찍 개혁했거나 단호하게 움직였다면, 미국이 궁정 밖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면, 혁명의 여러 세력이 호메이니의 권력 장악을 경계했다면 결과는 달라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오판은 또다른 오판을 낳았고, 주저와 근거 없는 낙관, 우연한 사건들이 겹치면서 한 왕조의 몰락은 미국 대사관 인질 사건과 양국의 단교, 종교 정치의 부상으로 이어졌다. 망명한 샤의 뉴욕 입국 허용이 촉발한 미국 대사관 인질 사건은 444일을 끌며 초강대국의 자존심을 무너뜨렸고, 구출 작전 ‘이글클로’의 참담한 실패는 카터의 재선 가도를 끝장냈다.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미국-이란 적대의 원형, 즉 ‘대악마’ 미국과 ‘불량국가’ 이란이라는 상호 이미지가 이렇게 주조됐다.

1979년 테헤란, 오늘날의 위기를 읽는 열쇠

현재의 미국-이란 충돌을 군사력과 핵 협상, 경제제재의 문제만으로 바라보면 양국 관계를 지배하는 불신의 깊이를 이해하기 어렵다. 이란의 혁명정부가 왜 반미주의를 국가 정체성의 중심에 놓았는지, 미국이 왜 이란 정권의 움직임을 반복해서 오독하는지, 호르무즈해협과 걸프 지역의 미군 주둔이 양국 모두에게 왜 양보하기 어려운 문제가 되었는지를 이해하려면 1979년으로 돌아가야 한다. 오늘날 미사일과 드론이 오가는 경로는 그때 만들어진 정치적 균열 위에 놓여 있다.
당시 오판의 메커니즘은 형태만 바꾼 채 오늘의 위기에서도 고스란히 반복되고 있다. 권력자가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 받아들일 때, 강대국이 동맹국의 겉모습을 현실로 착각할 때, 복잡한 사회를 몇 가지 고정관념으로 단순화할 때 파국은 온다. 휴전과 재충돌을 반복하는 현재의 미국-이란 전쟁 앞에서 지금의 위기가 만들어진 구조를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읽어야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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