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아빠가 될 수 있을까?
아이와 함께 태어나고 성장하는 부모
아이의 탄생 소식을 접하던 순간, 저자는 비로소 자신이 아빠가 되었음을 실감한다. 기쁨과 함께 밀려온 것은 ‘과연 내가 잘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이었다. 『아빠도 육아는 처음이라』에는 연년생 자매 중 첫째 코코의 탄생부터 둘째 쑥쑥이가 태어나고 함께 자라며, 아이도 부모도 처음 겪는 시간이 유쾌하면서도 뭉클하게 펼쳐진다. 잠들지 않는 아이를 안고 밤을 지새우고, 출산 후유증을 겪는 아내를 보며 미안함을 느끼고, 회사에서 문득 아이가 보고 싶어지는 순간까지. 이 책은 육아의 현실을 꾸밈없이 담아내며 부모 역시 아이와 함께 성장해가는 존재임을 보여준다.
육아에 진심일 때
아빠는 아이 앞에서 까마귀도 된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아빠의 시선’이다. 육아서는 많으나 이처럼 시시콜콜하게 육아 여정을 기록한 아빠의 책은 드물다. 두 자매를 키우는 저자는 ‘나는 육아휴직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아빠와 더 친숙해지고 좀 더 안정적인 시간을 보낼 수 있으니 말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육아에 진심이다.
육아는 사실 거창한 감동보다 어설프고 우스운 순간들로 채워진다. 우는 아이를 달래기 위해 까마귀와 부엉이 소리를 내고, 변비로 고생하는 아이와 함께 진땀을 뺀다. 남들에게는 사소한 일상이지만 부모에게는 하루의 승패를 가르는 커다란 사건들이다. 아이 앞에서는 체면도 부끄러움도 내려놓는 아빠의 모습이 웃음을 자아내는 한편, 육아의 본질이 거창한 감동이 아니라 반복되는 일상에 있음을 보여준다.
아이의 울음 속에서
오래전 부모의 손길을 떠올리다
밤중에 울음을 터뜨린 아이를 품에 안고 달래던 저자는 문득 성장통으로 아파하던 자신의 다리를 오래도록 주물러주던 어머니를 떠올린다. 부모가 되고 나서야 비로소 부모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아이를 키우는 일은 눈앞의 아이만 돌보는 일이 아니라, 자신이 어떻게 자라왔는지 되돌아보고 부모에게 받았던 사랑을 새롭게 발견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아이의 울음에 귀 기울이는 동안 저자는 누군가의 아이였던 자신의 시간을 다시 만나고, 부모와 자식의 시간이 서로 이어져 있음을 깨닫는다. 이 책은 육아를 통해 세대를 이어온 사랑의 의미를 잔잔하게 들려준다.
아이들이 가르쳐준 사랑
사랑은 목걸이를 사주고 계란빵을 내어주는 것
둘째가 태어나자 첫째는 동생을 아끼면서도 질투하는 복잡한 마음을 드러낸다. 부모의 따뜻한 관심 속에서 아이들 사이엔 자연스레 다정함이 피어나고, 가족의 사랑도 한층 깊어진다. 목걸이가 없는 아빠와 동생에게 자신이 목걸이를 사주겠다고 말하는 첫째의 한마디, 자신이 먹던 계란빵을 기꺼이 아빠에게 건네는 둘째의 모습은 아이들이 사랑을 표현하는 가장 순수한 방식이다. 오히려 아이보다 더 철없고 부족한 자신의 모습을 마주한 저자는 웃음과 자책을 오가며 부모가 되어간다. 이 책은 아이를 키운다는 것이 결국 아이를 가르치는 일이 아니라, 아이에게 사랑을 배우는 과정임을 따뜻하게 보여준다.
1140일의 장면들
육아의 본질은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것
『아빠도 육아는 처음이라』에는 특별한 사건보다 소소한 일상의 순간들이 가득 차 있다. 퇴근길 아이가 건네는 "아빠!"라는 한마디, 잠든 아이를 바라보며 미안함과 고마움을 되새기는 밤, 하루 만에 훌쩍 자란 것 같은 아이를 보며 놀라는 순간들이 차곡차곡 쌓여 엄마와 아빠가 된다. 육아는 거창한 비법이나 특별한 사건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실수하고 후회하면서도 다시 아이 곁으로 돌아오고, 평범한 하루를 함께 살아내는 시간 속에서 가족은 함께 성장한다. 이 책은 육아를 앞둔 이들에게 완벽한 부모가 되는 법이 아니라, 아이와 함께 성장하는 부모의 모습을 보여주며 현실적인 용기와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좋은 부모는 처음부터 완성된 사람이 아니라, 실수하고 후회하면서도 다시 아이 곁으로 돌아오는 사람이다.
책 속에서
비어 있는 분만실 문에 기대어 양가 부모님께 연락을 했다. 다들 안도하며 축하해주셨다. 아빠가 된 걸 축하한다는 문자를 읽자 책임감이 더 커지는 것 같았다.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을까.
- 15~16쪽
아이는 예쁘고 사랑스럽다. 가끔은 한참을 멍하니 쳐다보기도 한다. 다만 ‘자식에 대한 부모의 무한한 사랑’이란 문장에 대한 느낌은 육아를 겪은 후 달라졌다. 이전엔 막연히 내가 자식에게 무한한 사랑을 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 감정은 그렇게 일관되지 않았다. 아이가 사랑스럽지만 어떨 땐 힘들고 짜증이 난다.
미안한 마음에 곤히 자는 코코를 쓰다듬자 내 손가락을 꽉 쥔다. 아이가 깰까 조용히 속삭였다.
“미안해. 다음엔 그러지 않도록 노력할게. 사랑해.”
- 33쪽
“까~~악! 까~~악! 깍깍깍깍~!”
찡그린 표정이 조금씩 풀리더니 웃기 시작한다. 최근에 이렇게 크게 웃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최선을 다하기 시작했다. 다른 박자로 소리를 내고 얼굴을 갑자기 가까이하기도 하며 계속 울음소리를 냈다. 현관문 밖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들을 것 같아 부끄럽기도 했지만 잠깐의 생각이었다. 부엉이, 참새, 닭……. 내가 낼 수 있는 소리를 다 냈다.
- 60~61쪽
서둘러 방 안에 들어가보니 코코가 온 힘을 다해 울고 있다. 자다가 울면 쪽쪽이를 물려주곤 하는데 오늘은 통하지 않는다. 토닥거리다가 이대로는 안 될 것 같아 코코를 안아올렸다. 보통은 폭 하고 안기는데 오늘은 힘을 주며 버둥거린다. 울음소리도 평소와 다른 게 어딘가 아픈 것 같다. 서둘러 이마에 손을 올려봤지만 열은 없다. 성장통인 것 같다.
초등학교 때 다리가 아파 새벽에 깼던 적이 있다. 너무 아파서 엉엉 울었는데 엄마가 내 방에 들어와 한참 동안 다리를 주물러줬다. 아파서 소리치자 어머니가 나지막이 속삭이던 말이 생각난다.
“괜찮아, 성장통이야.”
- 94~95쪽
“나온다!”
아내가 기쁜 표정으로 달려왔고 나는 서둘러 기저귀를 올려주고 손을 닦으러 갔다. 손을 닦고 나오자 코코는 방긋방긋 웃고 있다. 묵은 똥이 나온 게 틀림없었다. 기저귀를 벗기자 어른 주먹만 한 똥이 있었다. 이 큰 게 장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었으니 편할 리가 있나.
다 씻기고 나니 헛웃음이 난다. 힘들다고 말도 못 하는 아기랑 1시간가량 말 그대로 똥꼬쇼를 했다.
- 128쪽
30분 정도가 지났을까. 아내가 환희에 찬 얼굴로 방에서 나왔다.
“코코가 쪽쪽이 없이 잠들었어!”
아내와 나는 기분이 좋아 계속 키득거렸다. 쪽쪽이를 오래 물수록 구강 구조에 좋지 않은데 이제라도 끊게 되어 다행이었다.
- 155쪽
“코코야~. 쑥쑥이가 준비한 선물이야~.”
코코에게 쑥쑥이에 대한 인상을 최대한 좋게 심어주려고 준비한 뇌물이었다. 코코는 한두 번 쑥쑥이를 쳐다보더니 장난감에만 관심을 갖는다. 뽀로로 생일축하 케이크 장난감. 초 부는 것을 좋아하는 코코에게 안성맞춤이었다. 코코는 장난감 포장을 뜯어달라고 했고, 우리가 쑥쑥이로 관심을 환기시켜도 장난감에만 집중했다. 한참 뒤 쑥쑥이를 가리켜 “아가! 아가!”라고 소리칠 뿐이었다.
- 191쪽
코코는 미아방지 목걸이를 하고 있다. 아내는 내가 프로포즈할 때 선물한 목걸이를 하고 있다. 나는 목걸이가 번거로워 차지 않았고 쑥쑥이는 아직 어려서 미아방지 목걸이를 해주지 않았다. 아내와 코코가 누워 있는데 코코가 정확히 이렇게 이야기했다고 한다.
“코코 목걸이는 할미가 사줬어. 엄마 목걸이는 아빠가 사줬어. 아빠랑 쑥쑥이 목걸이는 없어. 코코가 사줄래. 택배로 와.”
- 226~227쪽
쑥쑥이가 맛소금이 들어간 계란빵이 맛있는지 양손으로 집어먹기 시작한다. 어찌나 맛있게 먹는지 침이 꼴깍 넘어간다. 나도 모르게 쑥쑥이의 접시에서 눈을 떼지 못했고 결국 노른자가 탐스럽게 잘 익은 작은 조각을 얼른 내 입에 넣어버렸다. 자기 것을 뺏어먹어 울진 않을까 둘째의 눈치를 살피는데 쑥쑥이가 함박웃음을 짓는다. 내가 계란빵을 먹는 모습이 좋았던지 자기가 먹으려고 손에 쥐고 있던 계란빵을 내게 먹여주려 한다.
‘하……. 난 쓰레기다.’
- 343~34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