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도파민 가득한 디지털 세상, 아이들의 마음을 다독여주는 진짜 동화
이 책에는 수십 년간 학교 현장에서 아이들의 웃음과 눈물을 지켜본 교육자이자, 두 손주를 둔 할아버지의 깊고 따뜻한 시선이 담겨 있다. 요즘 인기 있는 학습 만화나 자극적인 판타지 소설에 나오는 현란한 그림이나 자극적인 사건은 찾아볼 수 없다. 그렇기에 더 정감이 가는, 아이들에게 읽히고 싶은 진짜 동화가 가득하다.
책을 가득 채우고 있는 것은 아이들이 진짜 접하고, 느끼고, 배워야 하는 이야기다. 가족의 사랑, 친구와의 우정, 역사적 사건을 통한 평화의 소중함, 환경에 대한 책임감 등 꼭 익히고 지켜야 하는 가치가 담겨 있다. 한 장씩 책장을 넘기면서 아이들은 친구의 마음을 헤아리고, 가족의 사랑을 느끼고, 함께하는 기쁨을 맛보고, 자연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끊임없는 자극이 가득한 디지털 세상에서 천천히 읽고 되새길 수 있는 이야기, 우리 아이들의 마음을 단단하게 다져주는 동화집이다.
작가는 두 명의 손주를 비롯해 이 땅의 어린이가 자신을 들여다보고, 주변을 돌아보고, 타인에게 공감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건강하고 따뜻한 마음을 지니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세상에 펴냈다.
책 속에서
병상에 누워계신 할아버지를 바라보노라니, 돌이는 콧마루가 찡해 왔다. * 물건이 삐죽 내민 부분.20‘그래, 내가 괜스레 고물 자전거, 고물 자전거 하지 않았더라면……. 빵꾸나 나버려라 하지 않았더라면…….’돌이는 큰 소리를 내지르며 병실을 뛰쳐나가고 싶었다. _할아버지 편지
은별이는 사진으로만 보아온 할머니를 위해, 풍선에 꽃씨를 넣어 띄워 보내려고 할아버지에게 풍선을 부탁했습니다. 할머니가 좋아하는 꽃씨를 풍선에 매달아 큰곰산 너머로 보낸다는 것이었습니다. 언제부터였을까요. 갖가지 꽃씨를 모으면, 마을 동산 위에 올라 바람에 실려 풍선을 띄워 보내는 것이 어느새 은별이의 취미가 되어버렸습니다. “할아버지, 다음에 읍내에 가시게 되면, 꼭 목마를 태워주셔야 해요. 꼬옥!” 은별이는 할아버지와 함께 꼬옥 새끼손가락을 걸고 약속하였습니다. _목마야, 훨훨 날아라
하늘이와 한별이는 4학년 같은 반, 월이는 2학년이었습니다. 하늘이와 한별이는 60미터 달리기 같은 조였습니다. 서로 1, 2등을 다투는 달리기 맞수였습니다. 하지만 달리기 시합만 하면 늘 한별이가 이겼습니다. 질 때마다 하늘이는 분해서 마냥 씩씩거렸습니다. 그럴 때마다 담임 선생님은 항상 이렇게 말하곤 했습니다. _ 하늘이의 가을 운동회
“대식이 성아야! 우리 인제 전쟁놀이는 그만하자. 응?”“그래, 총싸움은 너무 무서워! 우리도 이제 그만…… 싸우자.” 빛돌이와 대식이는 두 손을 굳게 마주 잡았다. 어른들도 총알 대신 솔방울로 싸우면 얼마나 좋았을까. 빛돌이는 입을 앙다물었지만 자꾸만 눈앞이 아른거려왔다. _ 하얀 민들레
“붕어 아저씨, 무슨 일이세요?” 방울이는 놀라서 눈을 크게 뜨고서 물었습니다. “어이구, 말도 마! 못된 사람들이 쓰레기와 폐수를 함부로 버려서 우리 물고기들이 살기가 무척 힘들어졌단다. 사람들이 빨리 제정신을 차려야 할 텐데. 얘들아, 얼른 피해 달아나!” 시커먼 물줄기가 어찌나 쏜살같이 밀려오는지, 방울80이는 물론이고 다른 물방울 친구들도 시커먼 물줄기에 그만 휩쓸리고 말았습니다. 그때, 방울이는 빛나용의 당부가 떠올라 하트 목걸이를 향해 목이 터져라 크게 외쳤습니다. _빛나용! 도와줘~용!
잠시 노려보던 바람 신은 시커먼 입을 크게 벌리더니만, “휘잉!” 하는 소리를 내며 꽃님이와 불꽃 화로를 삼킬 듯이 빨아들이기 시작하는 것이었어요. 꽃님이는 금방이라도 시커먼 바람 신의 입속으로 빨려 들어갈 것만 같았어요. 그러나 입을 꼭 다물고, 불 지팡이를 꽉 쥐며 겨우겨우 버티고 있었답니다. 그때, 뒤따라온 엄마별이 외치는 소리가 귓가에 들려왔습니다. “꽃님아. 너의 입안 가득한 꽃내음을 토해내거라.” _아기별 꽃님이
그렇게 소년은 누나의 책을 팔아버렸다. 유난히도 반짝거리는 책 표지에 『눈꽃 나라』라는 소설책 제목이 선명하게 씌어 있었다. 졸지에 소년은 ‘눈꽃 나라’라는 나라(?)를 팔아먹은 매국노가 되어버린 것이었다. _나라(?)를 팔아먹은 소년
까막골의 까옥이는 눈을 깜박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오늘도 홀로 계신 어머님께 드릴 먹이를 찾아, 이 산 저 산을 헤맬 생각을 하니 한숨이 절로 나옵니다. “젠장! 다른 새들은 할 일 없이 노래만 부르고 제멋대로 날아다니는데, 하필이면 나만 이렇게 궂은일을 도맡아 해야 한다니. _꾀꼬르 까옥, 꾀꼬르 까옥
병이 깊어지면서 아빠 얼굴은 억새처럼 하얗게 피어오르곤 했습니다. 피리를 불 때는 송알송알 구슬땀을 늘 흘렸습니다. 그런 아빠를 보면서 금방이라도 피리 소리가 뚝 그칠 것만 같아 두근두근 새가슴이 되곤 했었지요. “내 가슴엔 새가 살고 있나 봐. 피리를 불지 않으면 금세 가슴이 터질 것만 같은걸.” 아빠는 피리를 마루에 내려놓으며, 파리한 얼굴로 말씀하시곤 했습니다. _어디만큼 왔냐
지난 일요일, 솔이가 동네 고샅길을 자전거로 휩쓸고 다니더니만, 그만 언덕배기에서 구르고 말았습니다. 다리가 부러져 석고 붕대를 오른쪽 다리에 친친 감았습니다. 아빠의 불호령이 떨어졌습니다. “이 겨울이 다 가기 전까지 집안에서 꼼짝 말거라!” 그래서 솔이 할머니는 옛날이야기로 구슬리며 바깥나들이는 엄두도 못 내게 합니다. 한 번 옛날이야기에 맛을 들인 솔이는 자꾸만 쉴 틈을 주지 않고 할머니에게 보챕니다. _봄은 어디서 오는 걸까
온갖 미디어가 범람하는 세태 속에서, 그래도 이 보잘것없는 책이 아이들에게 작은 선물이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머잖아 내가 이 세상 즐거운 소풍 마쳤을 때, ‘할아버지는 우리에게 퍽 괜찮은 선물이었다.’ 라는 이야기를 들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찌는 듯한 여름날, 더위를 시원하게 씻겨주는 한줄기 소나기 같은……. _저자의 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