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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글: 버리고 남기고 채우는 일에 관하여

1 퇴고란 무엇인가
- 퇴고는 언제 시작해서 언제 끝날까
- 무엇을 퇴고할 것인가

2 퇴고의 기술 10단계
- 전체 구조 보기: 주제의 일관성
- 문단 보기: 논리와 연결성
- 문장 보기1: 명료함과 간결함
- 문장 보기2: 리듬과 의미 사이
- 어휘 선택1: 반복 단조 상투어 벗어나기
- 어휘 선택2: 내 어휘의 사용 범위 넓히기
- 거리두기: 작가에서 독자로
- 숙성시키기: 시간이 가다듬는 문장
- 말과 말 사이 점검하기: 수식어는 제자리에
- 소리 내어 읽기: ‘혀에 걸리는 문장’ 찾기

3 편집자가 조언하는 퇴고 시 점검 사항
- 글의 일관성 유지하기
- 다시 질문하기: 명료성 범위 조직 어조
- 정교함과 집착 사이
- 완벽주의와 생산성 차이
- 공감 포인트와 매력 포인트 찾기
- 마무리 전 체크 포인트 4

4 갈래별 퇴고법
- 시
- 소설
- 산문
- SNS 글쓰기
- 교정지 위에서 배우는 퇴고하는 법

5 퇴고를 돕는 도구
- 참고할 사이트 & 앱
- 인공지능(AI)

나가는 글: 부디 퇴고의 재미를 누리길 바랍니다
저자 소개
저자 : 김은경
책을 만들고 글을 쓰는 사람. 문장 앞에 오래 머물며 문장의 구조와 흐름, 논리와 리듬을 세밀히 살펴 글이 가장 선명해지도록 애쓴다. 작가로서는 두 권의 에세이를 출간했고, 브런치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며 일상이나 책을 주제로 글을 쓴다. 동시에 17년 동안 출판편집자로 일하며 에세이, 소설 등 문학과 인문교양 분야의 책을 편집하며 다양한 원고를 만나고 있다. 남의 글과 내 글, 두 세계를 오래 다듬어 온 경험을 바탕으로 단지 문장을 고치는 기술이 아니라 글을 바라보는 태도로서의 퇴고를 꾸준히 생각했다. 지은 책으로 『어쩐지 그 말은 좀 외로웠습니다』, 『습관의 말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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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좋은 글쓰기의 본질은 퇴고에 있다. 글의 승패는 그 과정에서 갈린다.”_윌리엄 진서
“글쓰기와 퇴고는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찾는 과정이다.”_존 업다이크
“퇴고는 고치는 일이 아니라, 다시 보는 일이다”_마거릿 애트우드

제대로 된 한 편의 글을 완성하고자 하는
책상 앞 집필자들에게 권하는 퇴고 지침서

이메일과 메신저는 물론이고 SNS, 블로그, 브런치, 뉴스레터까지 길이에 상관없이 글이 전방위로 쓰이는 시대입니다. 그만큼 글을 잘 쓰고 싶어 하는 사람도 늘어났고요. 서점에서는 온갖 분야의 글쓰기 책이 끊임없이 출간되고, 온라인에는 문장을 잘 쓰는 요령과 표현법을 알려주는 콘텐츠가 넘쳐납니다. 그러나 『노인과 바다』의 저자이자 세계적인 문호 어거스트 헤밍웨이는 “모든 초고는 쓰레기다”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헤밍웨이뿐만 아니라 많은 대문호들은 모두 글쓰기에 대한 조언을 할 때 빼놓지 않고 ‘퇴고’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첫 문장을 쓰는 능력보다 문장을 거듭 고쳐 쓰는 힘이 더 중요하다는 뜻이지요. 하지만 정작 퇴고란 무엇인지, 어떤 기준을 가지고 어떻게 퇴고해야 하는지 등 구체적인 퇴고 방법을 담은 지침서는 찾기 어려운 현실입니다. 많은 이들이 초고를 완성한 후에도 무엇을 어떻게 고쳐야 할지 몰라 막막함을 느끼거나, 끝없는 수정 속에서 오히려 글의 방향을 잃어버리기도 합니다.

퇴고의 늪에 빠져 고민하는 이들을 위해 『퇴고하는 법』이 세상에 나왔습니다. 17년 동안 타인의 글을 고치고 다듬어온 베테랑 편집자이자 꾸준히 자신의 글을 써온 김은경 작가가 퇴고 노하우를 알뜰히 정리했습니다. 『퇴고하는 법』은 글 한 편을 직접 퇴고해 볼 수 있도록 퇴고 시 살펴야 하는 요소를 추려 단계별로 정리했습니다. 내가 쓴 글을 옆에 두고 저자의 조언에 따라 한 단계씩 글을 퇴고해 나갈 때 글이 정리되고 명확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요. 또한 17년 동안 시, 소설, 산문, 인문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편집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분야마다 특별히 살펴야 할 사항도 담았습니다. 전통적인 문학 장르뿐만 아니라 가볍게 쓰는 SNS 글쓰기에도 적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조언도 함께요. 또한 혼자 책상 앞에 앉아 퇴고하는 이들을 위해 ‘퇴고를 돕는 도구’도 소개합니다. 내가 글을 다듬을 때 참고할 사이트와 앱, 인공지능을 활용한 퇴고법은 ‘지금 당장’ 퇴고를 해야 하는 이들에게 더없이 든든한 책이 될 것입니다.

퇴고란 결국 ‘더 잘 쓰기’의 문제가 아니라
‘버릴 것을 버리는 용기’와 ‘살릴 것을 남기는 안목’의 문제다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없는 퇴고의 시간

저자는 퇴고란 단순히 맞춤법을 고치고, 표현을 다듬는 일을 넘어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찾는 과정”이라 말합니다. 더 이상 밀려날 곳 없는 막다른 곳까지 밀어붙인 생각을 정리하는 일, 그런 의미에서 퇴고는 결국 ‘나’를 다듬고 벼리는 일일 수밖에 없지요. 퇴고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버릴 것을 버리는 용기와 살릴 것을 남기는 안목’을 기르는 일입니다. 용기와 안목은 자신만의 기준과 문장 세계를 보는 방식과 연결되고 인생의 많은 일처럼 시간과 공을 들이지 않고 이룩될 방법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결국 글을 어떻게 고칠 것인지 고민하는 퇴고의 시간은 우리가 세상을 보는 방식과 닮을 수밖에 없고 이 시간을 통해 글뿐 아니라 우리 자신도 좀 더 정확해집니다.

또한 저자는 퇴고는 나의 글이 “독자에게 닿을 언어를 다듬는 과정”임을 강조합니다. 우리가 퇴고를 하는 목적은 이 글을 더 좋게 만들고 세상에 보여 주기 위해서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저자는 퇴고할 때 더 잘 쓰려고 애쓰기보다 문장을 한 걸음 떨어져 보라고 권합니다. 글과 거리를 두고, 숙성시키고, 소리 내어 읽으며 글과 나 사이에 작은 빈틈을 만들어 보라고 조언하지요. ‘나의 글’에서 ‘독자 앞에 놓인 글’로 다듬어 가는 과정이 바로 퇴고의 시간입니다. 『퇴고하는 법』을 통해 문단을 밀고 당기며, 글의 흐름을 바로잡으며 문장과 함께 점점 더 선명해지는 나를 만나는 시간을 누리길 바라며 저자의 응원의 말을 덧붙입니다.

“부디 이곳에 풀어놓은 이야기가 이제는 정말 다 썼다며 ‘저장’ 혹은 ‘공유’ 버튼을 클릭해야 하는 책상 앞의 모든 집필자께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책 속으로

어쩌면 퇴고의 시간은 초고를 쓰던 시간만큼 어렵고, 또 초고를 쓰는 것만큼 창조적인 일이기도 합니다. 이번엔 정말, 정말 ‘마지막’이라며 쓴 글을 다시 들여다보며 다듬는 일은 더 좋은 말, 더 적확한 말, 더 나다운 말을 찾아가는 최후의 전선에서의 일입니다. 더는 물러설 수 없는 순간이 되지요. 퇴고는 단순히 ‘틀린 것을 고치는’ 과정이 아닙니다. 독자에게 닿는 언어를 다듬는 과정이며, 자기 글의 매력을 스스로 발견하고 강화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없어도 좋을 말은 버리고, 있어야 하는 말은 남기고, 부족한 말은 채우면서 말이지요.
---- pp.11-12

퇴고의 모든 과정은 결국 어떤 것은 버리고 어떤 것은 남기려고 끊임없이 선택하는 과정입니다. 버리는 데는 용기가 필요하고, 살리는 데는 안목이 필요합니다. 공들여 쓴 문장이라도 글의 목적에 맞지 않거나, 의미를 흐리게 하면 꽉꽉 눌러 채운 글에 숨통을 틔우기 위해서도 용기 내어 버려야 합니다. 반면, 그렇게 버리기만 할 것이 아니라 내 것으로 살려서 남겨 놓을 것을 가려내야 합니다. 그러려면 막연한 취향이 아니라 기준을 세워 줄 안목이 필요합니다. 글의 목적을 분명히 알고, 자신만의 톤과 리듬이 명확해야 합니다. 이것은 자신만의 기준과 문장과 세계를 보는 방식과 관련된일이기도 합니다.
--- p.20

어떤 문장은 버리고 어떤 문장은 남기는 과정을 반복하고 고민하면서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결국, 인생의 많은 일처럼 안목을 기르는 일도 시간과 공을 들이지 않고 이룩될 방법은 없습니다. 시간과 공이라니...... 징글징글하지요. 애착을 거두고 수정하는 연습이란 좋아하는 문장을 지키기 위한 방법을 궁리하는 것이 아니라 아무리 공들인 문장이어도 전체 글의 균형을 위해서라면 과감히 버릴 수 있는 훈련까지 포함합니다.
--- pp.27-28

처음 쓴 원고에는 설명하고 싶은 마음, 오해받고 싶지 않은 마음, 잘 썼다고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문장 곳곳에 남아 있곤 합니다. 그 마음은 이해하지만, 그 마음이 문장 안에 고스란히 남아 있을 필요는 없습니다. 퇴고는 그런 마음을 하나씩 거둬 내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이때 유용한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이 문장에서 없어져도 의미가 달라지지 않는 말이 있나?’ 보통 문장의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어 주는 듯하지만 때로는 판단을 흐리게 만드는 표현이 그렇습니다.
--- p.39

이렇듯 퇴고는 더 잘 쓰기 위해 애쓰는 시간이라기보다 한 걸음 물러서는 시간에 가깝습니다. 이 시간에 나는 글과 나 사이에 아주 작은 빈틈을 만들고 그 빈틈으로 문장을 바라보는 사람이 됩니다.
--- p.53

실을 풀 때 실마리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실타래의 속실과 겉실 끝을 서로 매어 두는 것을 ‘실끝매기’라고 합니다. 엉킨 실타래는 힘으로 잡아당긴다고 풀리지 않습니다. 천천히 엉킨 실의 빈틈을 찾아 각각의 실을 가려내듯, 엉키고 설킨 문장도 차분히 빈틈을 찾아 가르다 보면 전부 헛소리처럼 보였던 문장도 조금씩 제자리를 찾습니다. 퇴고의 시간에는 기다리는 시간도 포함됩니다.
--- pp.55-56

수식을 하는 말과 수식을 받는 말을 가깝게 두는 것은 독자가 문장을 읽어 내려가는 길목에 이정표를 정확히 세우는 일과 같습니다. 사소해 보이는 이 거리를 좁히는 것만으로도 문장은 훨씬 단단해지고 글쓴이의 의도가 독자에게 왜곡 없이 전달됩니다.
--- p.59

그럼에도 글을 쓰는 사람은 단 한 사람의 마음이라도 홀릴 문장을 위해 끙끙대며 최선을 다해야 하고, 무엇보다 ‘내가 생각해도 이 부분은 멋져. 누구라도 이 문장엔 꽂힐 걸’ 하는 부분이 한 군데는 있어야 포기하지 않고 계속 글을 써 나갈 힘을 얻습니다. 내 마음부터 사로잡아야 남의 마음도 사로잡을 용기가 생기기도 하고요. 그러니 버팀목이 될 매력 포인트를 확보하는 일은 꼭 필요합니다.
--- p.82

다시 보는 일은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얼마나 ‘잘’ 표현했는지가 아니라, 이 글이 독자에게 어떻게 읽힐지,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를 보게 합니다. 설명이 과한 곳은 없는지, 독자가 따라오지 못할 지점은 없는지, 혹은 이미 충분히 전달된 감정을 거듭 강조하고 있지는 않은지 살핍니다. 다시 본다는 것은, 글을 더 이상 ‘내 말’이 아니라 독자 앞에 놓인 하나의 문장으로 바라보는 일입니다.-
--- p.89

인공지능에 사전 정보를 제공하고 구체적으로 질문할수록 양질의 피드백을 얻을 수 있습니다. 다만 그렇게 받은 피드백을 두고 반드시 자신이 판단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인공지능이 “이 부분이 어색합니다”라고 짚어 준다고 하더라도 무조건 수용해 수정부터할 것이 아니라 그 의견이 자신이 의도한 글의 흐름을 해치지 않는지, 문맥을 완전히 이해해서 짚은 것이 맞는지 스스로 판단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피드백을 듣되, 최종 판단은 늘 글을 쓴 사람의 몫임을 꼭 기억하세요.
--- p.127

그래서 글쓰기가 필요합니다. 한 문장을 쓰는 동안 생각은 모양을 얻습니다. 문단을 밀고 당기며 글의 흐름을 다듬는 동안 희미했던 의도도 차츰 또렷해집니다. 이런 과정에서 글을 쓰는 사람이 드러납니다. 무엇을 보았는지, 무엇을 놓쳤는지, 어디까지 생각했는지, 무엇을 미처 말하지 못하고 있는지…… 글쓰기는 결국 ‘나’를 찾고, 내 생각을 가다듬는 일입니다. 존 업다이크의 말처럼 글을 쓰고 그 글을 다듬는 일은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찾는 과정”입니다.
--- p.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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