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책 속에서
글쓰기를 이끌거나 북돋우거나 알려주는 책이 꾸준히 태어납니다. 알차거나 알뜰하게 여미는 줄거리를 어렵잖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여러 길잡이책을 살피다가 문득 헤아려 보았습니다. “글을 써서 글쓰기를 밝히는 책이 많다면, 이 사이에 ‘노래(시·동시)’로 글쓰기를 노래하는 책이 있으면 즐겁겠구나.” _본문 4쪽
글쓰기를 즐기는 길이라면, 꾸밈새(문장표현·표현법)보다는 마음새를 살필 노릇이라고 봅니다. 이렇게 꾸미거나 저렇게 만지기보다는, 이 마음과 저 마음을 고스란히 담는 길을 배우고 익히면 된다고 봅니다. _본문 5쪽
몸소 해보기에 깊게 압니다. 스스로 가보기에 넓게 봐요. 듣거나 읽어도 조금 알지만 몸으로 누벼 보기에 새롭게 익혀요. · 곁별 : 곁에 있는 별 · 허허바다 : 끝없어 보이도록 넓고 깊은 바다 _본문 21쪽
틈이 있기에 싹이 나옵니다. 틈을 두기에 움이 벌어져요. 함께 크고 나누는 자리입니다. 가볍게 비우니 서로 넉넉해요. · 감감바다 : 가없을 만큼 넓고 깊은 바다 _본문 67
둘을 나란히 놓고 어떻게 다른지 살필 적에 ‘비기다’라 하는데 어느 쪽도 이기거나 지지 않을 적에도 ‘비기다’라 해요. ‘비슷비슷’과 뜻이 같되 결이 다른 ‘비금비금’입니다. 우리는 어떻게 ‘비롯’해서 나란히 서며 빙그레 웃을 만할까요 _본문 153
예부터 서울은 너무 크게 섰어요. 크고 높다고 올리며 모두 몰려요. 그런데 시골과 들숲메바다가 있기에 온 고을이 푸르고 즐겁게 피어날 수 있지요. _본문 179
써놓은 글을 찬찬히 읽어서 속깊이 새길 수 있도록 새로 돌보고 하나하나 추스르는 ‘여밈·엮음’이라는 손길을 폅니다. · 여투다 : 아껴서 쓰며 차근차근 모으다 _본문 209
맨땅에서 처음으로 짓기는 어렵지도 쉽지도 않습니다. 스스로 배우고 익히고 가꾸어 차근차근 지어가면 됩니다. · 잣다 : 물레를 돌려서 실을 얻거나, 땅밑에서 물을 길어서 올리다 _본문 247
네모반듯하게 써넣으라는 칸이고 꼭 채우라는 칸인데 스스로 알맞게 걷는 만큼 쓰고 서로 새롭게 만나려고 채웁니다. · 비날 : 비오는 날 _본문 269
이웃이 쓴 글이 반갑기에 퍼와요. 갈무리하듯 긁거나 따옵니다. 손길이 흐르는 얘기를 반겨요, 모락모락 일어나는 살림빛을 느껴요. · 삼모시솜 : 실을 얻는 세 가지 풀인 ‘삼’과 ‘모시’와 ‘솜’_본문 303
우리가 쓰고 읽는 ‘글’은 이러한 ‘말’을 눈으로 느끼며 알아볼 만하게 그려낸 무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글쓰기를 배우려면 말하기를 배우면 됩니다. 글읽기를 익히려면 말듣기를 익히면 되어요. 서로 주고받는 말을 찬찬히 듣고 들려줄 적에는, 서로 나누는 글을 차분히 쓰고 읽을 만하다고 봅니다. _본문 342
“글쓰기 길잡이”처럼 작은이름을 붙이기도 했습니다만, 이렇게 잡은 길을 따라가 보자는 뜻보다는, 이 길을 함께 걷는 ‘길동무’로 어울리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그래서 “푸른말로 글빛노래”처럼 큰이름을 붙입니다. 들숲을 이루는 풀꽃나무가 늘 푸르게 우리 곁에서 어울리듯, 우리가 나누는 말과 글을 푸른들과 푸른숲을 담는 ‘마음소리’이자 ‘마음그림’으로 삼는다면 즐겁습니다. _본문 3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