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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베니아 산책 : 9개월 동안 살아 본 가장 아름다운 유럽의 숨은 나라
북랩 2026.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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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말

1부 슬로베니아 땅의 아름다운 풍경

사랑이 머무는 도시, 류블랴나
율리안 알프스에 닿는 문턱, 캄니크
시인의 영혼이 깃든 도시, 크란
율리안 알프스의 진주, 블레드
화려한 봄의 정원, 보우치 포토크 식물원
두 계절이 만나는 곳, 보힌
포근한 햇살로 감싸 주는 도시, 슈코피아 로카
붉은 지붕의 해안 도시, 피란
슬로베니아의 하회 마을, 노보메스토
천상의 화원, 벨리카 플라리나
호수를 끼고 있는 크란스카 고라
여행자의 도시, 첼례
은빛 수은과 하얀 레이스의 고장, 이드리야
단정한 정원, 브르도
지하를 흐르는 강줄기, 슈코치얀 동굴
기술 박물관이 자리 잡고 있는 브르흐니카 비스트리차
대지의 심연, 포스토이나 동굴
여름이 비껴가는 곳, 캄니크 비스트리차
에메랄드빛 강물이 흐르는 빈트가르 계곡
슬픔을 숨긴 무릉도원, 보베츠
하얀 산을 병풍처럼 두른 고즈드 마르툴
시간이 더디게 흐르는 땅, 코체베와 리브니차
호수라는 이름의 예제로
산 위에서 세상을 조망하는 곳, 쉬마르나 고라
포도주 향기가 머무는 고장, 마리보르
육지가 된 섬이라는 이름의 이졸라
바다로 열린 관문, 코페르
오랜 시간이 퇴적된 도시, 프투이
아름다운 성을 이고 있는 세브니차
첩첩산중으로 들어서는 초입, 모이스트라나
전쟁의 상흔이 남아 있는 주젬베르크

2부 슬로베니아의 이웃 도시들

슬로베니아로 뻗어온 이탈리아의 끝, 트리에스테
분단과 공존의 경계, 노바고리차
폭포가 빚어낸 요정의 마을, 라스토케
호수와 폭포가 빚은 영롱한 콜라주, 플리트비체
빗속을 걸어서 만난 도시, 우디네
슬로베니아 곁의 크로아티아 항구, 리예카

맺는말
저자 소개
저자 : 정경훈
전북 정읍의 농촌에서 출생하여 어린 시절을 보냈고, 대학교와 대학원에서 기계공학을 공부하였다. 1985년부터 대전에 있는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원자로 내부 구조물 설계 및 구조 해석 업무를 담당하였다. 유체와 접촉하고 있는 구조물의 진동에 대하여 관심을 갖고 연구하여 다수의 논문을 학술지에 발표하였다. 저서로는 수필집 『오래된 풍경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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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책 속으로

류블랴나 성(Ljubljanski grad) 아래로 류블랴니차 강이 휘돌아서 마치 운하처럼 흐른다. 류블랴나 성 아래 자리 잡은 포가차르 광장(Poga?arjev trg)은 평소 신선한 농산물이 가득한 시장으로 활기를 띠며, 다채로운 길거리 음식 축제가 열려 여행자의 발길을 붙잡았다. 광장 바로 옆, 강변을 따라 길게 이어진 2층 규모의 회랑 건축물은 요제 플레치니크(Jo?e Ple?nik, 1872~1957)가 설계한 실내 시장으로 기념품과 다양한 식재료를 팔고 있었는데, 생선 코너는 우리나라에 비해 종류가 적고 가격도 비싼 편이라 눈 구경으로 만족해야 했다.
---p.14

우리나라 보물 중에도 아름다운 석조 다리가 있다. 선암사의 승선교(昇仙橋)가 대표적이다. 무지개를 닮은 이 다리를 홍예교(虹霓橋)라 부르며, 18세기에 축조된 것으로 전해진다. 다듬은 돌로 아치를 둥글게 쌓고, 그 위 양측에는 자연석으로 석벽을 조성해 보기에도 아름답지만, 구조적으로 안정성을 높인 형태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공통적이다. 양쪽 끝을 두껍게 쌓아 하중을 견디는 방식은 우리 삶의 모습과도 닮아 있다.
---p.67

성 안토니오 성당은 여러 차례 지진과 낙뢰로 손상을 입었다가 복구되었다고 한다. 천천히 계단을 올라가 성당 문 앞에서 살짝 밀어 보았지만, 문은 굳게 잠겨 있어 아쉽게도 내부를 들여다볼 수는 없었다.
---p.120

트렌타를 뒤로하고 굽이치는 산길을 따라 보베츠로 향했다. 산들이 어깨를 맞댄 깊은 골짜기 사이로 소차(So?a) 강과 코리트니차(Koritnica) 강이 흐르고 있었지만, 가뭄이 길게 이어진 여름철이라 물길은 한층 야위어 있었다. 낮아진 수면 위로 희끗희끗한 자갈밭이 속살처럼 드러난 모습에서 햇살 따가운 여름의 한복판을 지나고 있음을 실감했다.
---p.174

서양의 해시계를 보며 문득 우리나라 조선 세종 시대의 찬란한 유산인 앙부일구(仰釜日晷)를 떠올렸다. ‘하늘을 향해 놓인 가마솥 모양의 해시계’라는 그 이름처럼, 오목한 반구형 내부에 새겨진 시간 선 위로 태양의 고도에 따른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방식이다. 24절기까지 함께 파악할 수 있었던 앙부일구는 단순한 시간 측정 기구를 넘어 계절의 변화를 읽어 내던 조상들의 정교한 지혜가 담긴 결정체였다.
---p.239

호수 가장자리를 따라 걸어 내려오다 좁은 나무다리로 접어들었다. 제방 역할을 하는 둑 위로는 갈대와 키 작은 나무들이 길을 내듯이 줄지어 서 있었고, 그 사이를 빠져나온 물줄기는 이내 층층의 폭포가 되어 쏟아졌다. 가을이라서 수량은 다소 줄었으나, 둑 아래로 이어진 나무 산책로에서 올려다본 폭포는 투명한 수막(水幕)이 되어 커튼처럼 푸른 호수 위로 쏟아졌다.
---p.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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