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책 속에서
‘노니에기’는 ‘노니에기손가락’의 줄임말로 ‘가운뎃손가락과 새끼손가락 사이에 있는, 네 번째 손가락’을 말한다. 표준어 ‘약손가락’에 해당한다. ‘노니에기’는 달리 ‘노네기손가락, 노녈왜기손가락, 노니에기손가락, 노니와기손가락’이라 하고, 비유적으로 ‘꾀다리손가락’이라 말하기도 한다.
손가락 다섯은 각각 담당하는 일이 다르다. 엄지손가락은 도장을 대신하는 손가락이며, 집게손가락은 지시하거나 방아쇠를 당기거나 엄지손가락과 더불어 무엇을 집는 손가락이다. 가운뎃손가락은 집게손가락과 더불어 궐련을 끼워 멋을 부리거나 제주도에서는 골무를 끼는 손가락이며, 약손가락은 탕약의 온도를 느끼거나 반지를 끼는 손가락이다. 새끼손가락은 상대방의 새끼손가락을 걸어 다짐하거나 귀이개 역할을 하는 손가락이다. 특히 약손가락은 한자어로 ‘무명지(無名指)’라 하는데, 이름이 없을 정도로 담당하는 일이 없다. 놀고먹는 셈이다. ‘노니에기, 노네기, 노니와기’ 등은 모두 문헌 어휘 ‘노니다(노닐다: 한가하게 이리저리 왔다갔다하며 놀다.)’에서 유래한 것인다. 또 약손가락은 일이 없으매, 이 꾀 저 꾀를 늘어놓으며 일을 않는 ‘꾀다리(꾀보)’에 비유하기도 하는 것이다. (27-28쪽)
‘반싱’은 ‘곡식, 가루, 액체 따위의 분량을 헤아리는 데 쓰는, 반 되가 들어갈 만한 그릇’을 말하는 것으로, 표준어 ‘반되들이’에 해당한다. 방언형 ‘반싱’은 한자 ‘半升(반승)’에서 온 말이며, 이 ‘반싱’에 대응하는 표준어로 제시된 ‘반되들이’는 《조선말대사전》에 표제어로 올라 있다. (112쪽)
‘걸명’은 ‘잡신을 대접하기 위해서, 제상의 여러 음식을 조금씩 걷고 난 뒤 떼어낸 것. 또는 이렇게 모은 음식물’을 말한다. 달리 ‘걸멩’, ‘퇴새’라고도 하는데 이에 대응하는 표준어는 없는 듯하다.
이 ‘걸명’은 지역에 따라 ‘제반’의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제반’이란 제를 지낸 후 조상이나 신을 대접하기 위하여 ‘제삿상’에 올렸던 제물을 조금씩 떼어내어 지붕 위로 올리는 음식이나 그렇게 하는 일을 뜻하는데 이에 대응하는 표준어 또한 ‘제반’이다. (148쪽)
‘굴룬돈’은 ‘생각지도 않게 거저 생긴 돈’이란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군돈’에 해당한다. ‘굴룬돈’은 ‘굴룬-+돈’ 구성으로, 접두사 ‘굴룬-’은 표준어 접두사 ‘군-(가외로, 덧붙은, 쓸데없는)’에 대응한다. ‘굴룬말(군말), 굴룬식귀(군식구), 굴룬일(군일), 굴룬짓(군짓)’ 등에서 접두사 ‘굴룬-’을 확인할 수 있다. (212쪽)
‘머드레’는 ‘곡식 밭 고랑 사이에 콩이나 팥, 수수 따위를 듬성듬성 심는 일’을 뜻하는 어휘로, 표준어 ‘대우’에 해당한다. 이 ‘머드레’는 ‘머들’로 나타나기도 한다. (322쪽)
‘빗살’은 ‘비가 내리기 시작할 때 성기게 떨어지는 빗방울’의 뜻으로, ‘비꽃’에 해당한다. ‘비꽃’은 《표준국어대사전》과 《한국어대사전》에서는 북한어로 설명하고 있다. 북한의 《조선말대사전》(1992)에 따르면, ‘비꽃’(:1562)은 ‘비꼬치’의 준말로 되어 있고, ‘비꼬치’는 ‘떨어지는 비의 하나하나의 꼬치’라 풀이하고 있다. 또 ‘꼬치’(:1158)는 ‘하늘에서 성글게 떨어지는 눈송이나 빗방울 같은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눈이 내리기 시작할 때 성기게 떨어지는 눈송이’를 ‘눈꽃’(:631)이라 하는 것에 따라, 방언형 ‘빗살’의 대응 표준어로 ‘비꽃’을 제시한다. (36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