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하나의 사건을 여섯 번 파고든다!
사건 읽기부터 판결문 쓰기까지, 6단계로 훈련하는 토론 논술 워크북
이 책은 실제 사건부터 현실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사건까지, 사회적 쟁점을 담은 12가지 주제를 다룬다. 조난당한 선상에서 다수를 살리기 위해 한 사람을 제비뽑기로 희생시킨 미뇨넷호 사건, 프랑스 사회를 뜨겁게 달군 뱅상 윔베르의 안락사 사건과 같은 실제 사례를 비롯해, 『레미제라블』 장발장에게 내려진 판결을 다시 심리하는 가상 재판, 생성형 AI의 저작권과 복제인
간의 권리와 같은 현대 사회의 딜레마까지,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아우르며 사고의 폭을 넓힌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각 사건마다 6단계 활동을 통해 쟁점을 다각도로 파악하고 스스로 판단하도록 이끈다는 점이다. 양측의 논리를 검사와 변호사의 법정 공방으로 재구성해 흥미롭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각 사건의 쟁점을 분석한 독자가 판사가 되어 자신만의 판결문을 완성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1단계 〈사건 개요〉에서는 사건의 배경과 사실관계를 살펴본다. 2단계 〈당사자 인터뷰〉에서는 사건 속 인물을 가상 인터뷰 형식으로 만나 당시의 상황을 입체적으로 이해한다. 3단계 〈법정 토론〉에서는 검사와 변호사, 혹은 원고와 피고 측 변호사가 세 차례씩 공방을 벌인다. 독자는 양측이 내세우는 주장과 근거, 반론을 차례로 분석한다.
4단계 〈내 생각 정리하기〉에서는 본격적인 판결문을 쓰기에 앞서 사건의 핵심 쟁점을 파악하고 자신의 입장을 간단하게 정리해 본다. 5단계 〈판결문 쓰기〉는 이 책의 핵심 활동으로, 판사의 입장이 되어 ‘주문’과 ‘판결 이유’를 작성하며 자신의 논리를 한 편의 글로 완성한다. 마지막 6단계 〈사건 설명〉을 통해서는 실제 판결과 이후의 사회적 논의를 살펴보면서, 자신의 판단을 돌아보고 사건을 더욱 깊이 이해한다.
검사의 말도 맞고, 변호사의 주장도 이해된다고?
생각이 흔들릴수록 판단은 단단해진다!
이 책은 하나의 정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같은 사건이라도 시대적 배경과 사회적 가치에 따라 얼마든지 해석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독자는 책장을 넘길수록 자신의 판단이 흔들리는 경험을 하게 된다. 분명 검사의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변호사의 주장에 설득되고, 다시 반론을 펼치는 상대편의 논리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저자는 바로 이 ‘흔들림’이야말로 비판적 사고가 시작되는 순간이라고 말한다. 중요한 것은 어느 쪽이 옳은지 성급히 결론 내리는 것이 아니라, 양측의 논리를 끝까지 살피고 자신이 내린 판단을 근거와 함께 설명하는 힘이다. 학생들이 흑백논리와 이분법에서 벗어나 ‘나는 왜 그렇게 생각하는가?’를 묻고 답하며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힘을 기르게 하는 것이 이 책의 목표다.
이러한 사고력은 학교 수업뿐 아니라 대학 입시에서도 중요한 역량으로 평가받는다. 논술과 구술 면접은 긴 지문을 읽고 핵심을 파악한 뒤 자신의 논리를 설득력 있게 전개하는 능력을 요구한다. 『법으로 배우는 논술』은 바로 그 힘을 기르는 실전형 안내서이다.
AI가 대신 답을 내는 시대일수록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지식이 아니라 더 깊이 생각하는 힘이다. 이 책은 중고등학생부터 LEET(법학적성시험)를 준비하는 대학생까지, 생각을 논리로 완성하는 힘을 키울 수 있다. 그뿐 아니라 효과적인 토론 수업을 고민하는 국어 및 사회과 교사, 강사를 비롯해 자녀의 사고력을 키워주고 싶은 학부모에게도 든든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책 속에서
읽는 책을 넘어 생각하는 책, 그 생각을 직접 써보는 독특한 책
대학의 논술 시험은 정해진 시간 안에 긴 지문을 읽고 핵심을 파악해 내야 합니다. 상위권 대학에서는 여기에 자신의 생각과 논리적 추론을 덧붙이는 능력을 요구합니다. 하지만 중고등학생들은 타인의 주장을 듣고 핵심을 파악하는 훈련을 해본 적이 별로 없지요.
그래서 학생들이 생각하고, 글을 쓰고, 결론에 이르는 과정을 체계적으로 할 수 있는 워크북을 만들었습니다. 부디 이 책을 통해 여러분이 법과 관련된 우리 사회의 쟁점에 관심을 가지고 활발한 대화를 나누기를 기대합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우리가 살면서 겪는 모든 문제에는 양면성이 있습니다
바키: 제가 대학생처럼 보이진 않죠? 이런저런 직업을 전전하며 비싼 의대 등록금을 모으다 보니 30대 중반이 되어서야 입학 시험을 볼 수 있었습니다.
변호사: 그러시군요. 두 번의 입시에서 번번이 탈락한 것에 아쉬움이 아주 크셨겠습니다.
바키: 주 법원에서 이미 입학을 명령했는데도 3년째 사건을 끌고 있는 캘리포니아 대학교에 이가 갈릴 지경입니다.
변호사: 아시겠지만, 미국의 소수자 우대 정책은 그 뿌리가 매우 깊습니다. 오랜 입법적 기반과 사회적 지지를 지니고 있습니다.
바키: 저보다 성적이 낮아서 자격이 부족한 사람들이, 저를 제치고 합격해서 의사가 되는 것이 사회적 지지를 받는 일이라고요? 그게 공정한 일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변호사: 이건 바키 씨 혼자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너무 많은 사람이 관련되어 있고 정치적 관심사도 첨예하게 얽혀 있어요.
바키: 다른 사람의 문제까지 관심을 가질 여유는 없어요. 저에겐 이것이 저의 일생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하고 심각한 문제라서요.
-3장 「의대에 탈락한 백인, 바키」 중 ‘당사자 인터뷰’
검사: 위스콘신주의 법은 주민들이 고등학교 교육까지 의무적으로 받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피고인들은 본인들의 종교적 신념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살고 있는 위스콘신주의 법을 정면으로 부정하려 합니다.
변호사: 신앙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종교적 신념이 목숨처럼 소중합니다. 우리 미국의 수정헌법 제1조에서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종교의 자유가 중요하고 우선시되어야 할 권리라고 인정한다는 말입니다.
검사: 변호인은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않기로 결정했다, 아미시 공동체에 머무르는 삶을 선택했다고 말하는데, 그 아이들의 나이가 얼마인가요? 모두 만 14세 정도의 미성년자입니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하기 어려운 아이들이 자신의 인생을 선택한다는 게 가능한 일일까요?
변호사: 도대체 어디까지가 ‘반드시 필요한 교육’입니까? 국가의 선택이 정작 부모나 아이들 본인의 선택보다 우선시되고 강제되는 상황이 정상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 제도는 농업과 수공업에 기반을 두고 있는 그들의 경제적 기반 자체를 허물어뜨리는 심각한 침해입니다. 법에 대한 우리의 믿음이 절대자에 대한 그들의 신앙보다 우월하다는 자만심으로, 그들의 믿음을 억압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합니다.
-4장 「신앙을 지킨 요더」 중 ‘법정 토론’
크리스마스이브, 10세 소녀 파멜라 파워스가 아이오와주 디모인에서 실종됐다. 유력한 용의자로 정신병원에서 탈출한 로버트 윌리엄스가 지목됐다. 그러던 중 파멜라의 옷가지가 도로변 휴게소에서 발견되자, 압박감을 느낀 윌리엄스는 도망가 있던 데이븐포트주에서 자수했다. 윌리엄스는 변호사를 선임하겠다고 주장했고, 변호사는 묵비권을 선언한 윌리엄스가 데이븐포트 경찰서에서 사건 관할인 디모인 경찰서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어떤 심문도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고 신신당부했다. 한편 베테랑 경찰관 리밍은 윌리엄스를 이송하러 가기 전에 그에 관한 자료를 꼼꼼히 읽었다.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긴 하지만 매우 독실한 기독교 신자라는 점을 파악하고는 이 부분을 최대한 이용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뒷좌석에 윌리엄스를 태우고 오던 리밍은 짐짓 차창 밖을 둘러보는 척하며 말문을 열었다.
“이렇게 눈이 쏟아질 때 야외에 시신을 방치했다면 눈에 덮여 아무도 찾지 못할걸세. 내년 봄에나 찾을 수 있겠지. 문제는 그때쯤이면 이미 시신은 다 썩어서 형체도 찾을 수 없을 거란 말이야. 파멜라의 부모님은 독실한 기독교인일세. 기독교인이라면 당연히 제대로 된 기독교식 장례를 치를 권리가 있을 텐데, 이래서는 장례식조차 치르지 못한 원혼이 지옥을 떠돌겠군. 기독교인으로서 이런 건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일 같은데, 자네는 어떻게 생각하나?”
-6장 「윌리엄스와 독나무 열매」 중 ‘사건 개요’
자율주행 자동차는 사전에 ‘의도’를 정해 둘 필요가 있는데, 그 의도가 반사회적이라면 받아들여질 수 없겠죠.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운전자와 보행자 혹은 다른 차량의 운전자의 안전 가운데 무엇을 우선시할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우리가 법과 규범의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의외로 사회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이 이처럼 애매한 상황이 많기 때문입니다.
이때 어떤 경우에 소유자 혹은 회사가 책임을 지고 어떤 경우엔 책임을 물을 수 없는지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다면, 분쟁이 좀더 쉽게 해결되고 자율주행 자동차 산업이 크게 위축되는 문제도 피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판단의 기준을 세우셨나요?
-9장 「AI가 운전하는 세상」 중 ‘사건 설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