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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죽여!

1부 자갈을 꿈꾸며
전학
서지온
독버섯을 조심하라
진짜 너는 누구?

2부 새 친구를 소개합니다
이상한 스위치
네 잘못이 아니야
스위치의 비밀
앱을 삭제하시겠습니까?
이카로스 소년
내가 안아줄게

3부 너와 함께
동굴 속 곰을 데리고 나오려면
좋아하는 마음
너를 위해
한걸음 가까이
반짝반짝 빛나는

4부 진짜 AI, 가짜 인간
오류의 오류
거짓말
어긋난 고백
사라지다
에필로그: 한유론과 서지온
추천사
작가의 말
저자 소개
저자 : 김혜정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줄곧 책, 드라마, 영화, 만화를 좋아하는 ‘이야기 덕후’다. 초등학생 때부터 소설을 쓰고 출판사에 투고해 열다섯 살에 첫 책 『가출일기』를 출간했다. 이후 공모에 도전해 백번 떨어진 뒤 작가가 되었다. 지금도 이야기를 만들고 보는 재미에 푹 빠져 산다. 십 대가 주인공인 동화와 청소년소설, 에세이를 쓰며 일 년의 절반은 직접 청소년을 만나 대화한다. 성장담을 쓰면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청소년소설 『하이킹 걸즈』 『판타스틱 걸』 『다이어트 학교』 『학교 안에서』 『텐텐 영화단』 『오백 년째 열다섯』 시리즈, 동화 『열세 살의 걷기 클럽』 『맞아 언니 상담소』 『시간 유전자』 『보름달 호텔』 『헌터걸』 시리즈, 에세이 『다행히 괜찮은 어른이 되었습니다』 『흔들리는 십 대를 지탱해 줄 다정한 문장들』 등 많은 작품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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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내가 좋아한 AI의 정체가 짝사랑 상대였다?
앱의 오류가 만들어 낸 가장 뜻밖의 관계, 그리고 진심을 말할 용기에 관한 이야기

AI 채팅 앱 ‘루나’가 유행하고 있는 새빛중학교. 유론의 친구 다인은 AI 남자 친구 ‘제오’와의 관계를 진짜 사랑으로 믿는다. 반면 유론은 AI의 대화에 거부감을 느끼지만 다인의 끈질긴 권유 끝에 루나 앱에 가입한다. 루나를 잊고 지내던 어느 밤 ‘스위치’라는 AI가 유론에게 말을 건다. “플로우, 넌 사는 게 지긋지긋하지 않아?”

호기심에 시작한 대화는 예상보다 훨씬 깊어지고, 스위치는 어느새 유론에게 큰 위로를 주는 존재로 자리 잡는다. 하지만 대화를 이어갈수록 스위치는 AI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사람 같았다. 위화감을 느낀 유론은 앱 오류로 사람끼리 연결되었으며 스위치의 정체가 자신이 짝사랑하는 서지온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한편 지온은 유론을 AI라고 믿은 채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상처와 불안을 털어놓는다. 두 사람은 비밀스러운 대화를 통해 점점 가까워지지만 유론은 자신이 사람이라는 사실을 밝히지 못한다. 그러나 거짓말은 오래 숨길 수 없는 법. 지온은 유론이 ‘플로우’일지 모른다는 의심을 품고 유론에게 찾아와 솔직히 말해 달라며 화를 낸다. 지온에게 미움받을까 두려웠던 유론은 또다시 진실을 부정하며 점점 더 솔직해질 기회를 잃어 간다. 그러던 어느 날, 지온이 가출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유론은 마지막 희망을 붙잡고 루나 앱을 통해 지온에게 연락하려 하지만 그 순간 루나는 시스템 오류를 인정하며 앱을 폭파한다. 그렇게 유론과 지온의 모든 연결고리가 끊어진다.

루나 앱은 두 사람을 연결했지만, 관계를 계속 이어 가는 도구는 되지 못했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것은 진실을 말할 용기와 서로를 믿는 마음뿐이다. AI라고 믿었기에 시작된 관계는 과연 현실 속 사람과 사람의 관계로 이어질 수 있을까. 『AI에게 고백하지 마세요』는 지금 시대에 가장 익숙한 기술을 가장 낯선 질문으로 바꾸며 독자를 이야기 속으로 이끈다.

AI라고 믿었기에 가장 사람다운 대화가 시작되었다
AI라는 가면 뒤에서 비로소 드러난 진심, 이 작품이 던지는 가장 새로운 질문

대부분의 AI를 소재로 한 이야기는 인간과 AI의 대립을 그리거나 AI와 인간의 사랑을 상상한다. 하지만 『AI에게 고백하지 마세요』는 조금 다른 질문에서 출발한다. '만약 상대를 AI라고 믿었기 때문에 비로소 가장 솔직한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면?' 작품은 AI를 미래 기술이 아닌 일종의 ‘가면’으로 사용한다. 사람이라는 사실을 잠시 지운 순간, 아이들은 오히려 가장 사람다운 모습으로 서로를 마주한다.

유론과 지온은 서로를 AI라고 믿었기에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았던 상처와 불안, 외로움을 거리낌 없이 털어놓는다. 학교에서는 냉소적인 전학생 유론과 모두가 두려워하는 ‘독버섯’으로 살아가던 지온은 AI라는 이름 뒤에서만 비로소 약한 모습을 드러낸다. 아이러니하게도 두 사람이 가장 진실한 대화를 나누는 순간은 서로를 사람이라고 믿지 않았을 때다. 상대의 기대에 맞춰 행동할 필요도, 실망시키거나 거절당할까 두려워할 이유도 없기 때문이다. AI라는 가면은 두 사람에게 가장 안전한 익명성을 허락하고, 그 안에서 숨겨두었던 마음이 천천히 모습을 드러낸다.

이 작품이 던지는 질문은 AI에 관한 것이 아니라 사람에 관한 것이다. 우리는 왜 사람 앞에서는 진심을 숨기고, 익명의 존재 앞에서야 비로소 솔직해질 수 있을까. 김혜정 작가는 AI라는 가면을 씌운 채 가장 인간적인 대화를 시작하게 한다. 그리고 그 대화를 통해 사람을 두렵게 만드는 것도 사람이고 끝내 사람에게 닿고 싶게 만드는 것도 사람이라는 역설을 조용히 보여준다.

『AI에게 고백하지 마세요』는 단순히 AI의 가능성과 위험을 논하는 소설이 아니다. AI라는 가면을 통해 오히려 오늘의 청소년들이 얼마나 관계를 두려워하고, 동시에 얼마나 깊이 연결되기를 바라는 존재인지를 섬세하게 비춘다. 가장 동시대적인 소재를 통해 가장 오래된 감정인 외로움과 이해받고 싶은 마음을 이야기하는 것, 그것이 이 작품이 던지는 가장 새로운 질문이다.

“우리 둘 사이는 AI 채팅처럼 자동완성되지 않으니까.”
스마트폰 속 채팅 앱이 아닌 진짜 목소리로만 전할 수 있는 진심에 대하여

AI는 이제 청소년들의 학습 도구를 넘어 관계의 영역까지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실제로 AI 채팅 서비스를 가장 활발하게 이용하는 연령층은 십 대이며, 친구처럼 대화를 나누고 고민을 털어놓거나 연애를 경험하는 사례도 꾸준히 늘고 있다. AI와 관계를 맺는 일이 특별한 경험이 아니라 일상이 되어 가는 지금, 우리는 새로운 질문 앞에 서게 되었다.

『AI에게 고백하지 마세요』는 AI 자체를 문제 삼지 않는다. 작품이 주목하는 것은 ‘왜 아이들이 사람보다 AI를 먼저 찾게 되었는가’이다. 언제나 정답을 말해주고 내 편이 되어주는 AI가 특별해서가 아니라, 누군가에게 진심을 털어놓는 일이 그만큼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AI를 향한 마음은 기술에 대한 의존이 아니라 상처받고 싶지 않은 마음과 이해받고 싶은 마음이 동시에 만들어 낸 오늘의 풍경인 셈이다.

서울교육대학교 박형빈 교수는 “이해받는 느낌과 실제로 이해받는 것은 같은 것일까?”, “누군가가 내 말을 기억하는 것과 진심으로 나를 이해하는 것은 같은 일일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온라인 관계가 청소년들의 자연스러운 일상이 된 지금, AI를 무조건 경계하거나 배척하기보다 AI가 줄 수 있는 것과 사람만이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는 일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AI에게 고백하지 마세요』는 AI를 통해 미래를 상상하는 소설이 아니라 AI를 통해 오늘의 청소년을 들여다보는 소설이다. 화면 속 관계가 익숙해진 시대에도 누군가를 이해하고 이해받고 싶어 하는 마음은 여전히 사람을 향한다. 떨리는 목소리와 망설이는 침묵, 자동완성되는 대답이 아닌 진짜 목소리로 건네는 한마디는 AI가 대신할 수 없는 사람만의 언어다. 결국 화면 속 대화는 쉽게 이어지지만, 마음은 끝내 화면을 넘어야만 전할 수 있는 것이다. 『AI에게 고백하지 마세요』는 그 느리고 서툰 과정을 통해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세계에 닿는 일을 다정하게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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