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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제1장 1914년 유럽
제2장 전쟁 발발
제3장 1914년: 개전 국면
제4장 1915년: 전쟁이 계속되다
제5장 1916년: 소모전
제6장 미국이 참전하다
제7장 1917년: 위기의 해
제8장 1918년: 결정의 해
제9장 강화 합의

부록/ 더 읽을거리/ 역자 후기/ 도판 목록/ 지도 목록
저자 소개
저자 : 마이클 하워드 Michael Howard
1922년 영국 출생. 옥스퍼드 대학과 예일 대학의 명예교수. 저서로 『보불전쟁The Franco-Prussian War』(더프 쿠퍼 기념상) 『전쟁과 자유주의자의 양심War and Liberal Conscience』 『전쟁의 원인, 역사의 가르침The Causes of War, Lessons of History』 『유럽사 속의 전쟁War in European History』(글항아리, 2015) 『평화의 발명The Invention of Peace』(전통과현대, 2002) 『20세기의 역사The Oxford History of the Twentieth Century』(공저, 이산, 2000) 등이 있다.

역자 : 최파일
서울대학교에서 언론정보학과 서양사학을 전공했다. ‘바른번역’에서 번역을 공부했고, 역사 분야를 중심으로 해외의 좋은 책들을 소개하려는 뜻을 품고 있다. 축구와 셜록 홈스의 열렬한 팬이며 1차세계대전 문학에도 관심이 많다. 옮긴 책으로는 『대포, 범선, 제국』 『시계와 문명』 『인류의 대항해』 『아마존』 『근대 전쟁의 탄생』 『왜 서양이 지배하는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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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제국체제의 해체와 현대 유럽의 탄생

1914~18년의 대전쟁은 지구상의 모든 대양에 걸쳐서 벌어졌고 최종적으로는 교전국이 모든 대륙을 아울렀으니 마땅히 “세계대전”이라고 불릴 만하다. 그러나 이 전쟁이 최초의 세계대전은 아니었다. 앞선 모든 세계대전들처럼 이 전쟁도 처음에는 유럽 강대국들이 서로를 두려워하는 마음과 상충하는 야심에서 비롯된, 유럽에 국한된 갈등으로 시작되었다. 전쟁이 그토록 끔찍하게 전개되고 파국적인 결과가 초래된 이유는 전 지구적 규모 탓이 아니라 발전된 군사 기술과 전쟁을 수행한 국민들의 문화가 결합된 탓이었다. 역사가 바바라 터크먼은 1차대전 이전 유럽 사회의 초상을 그린 저서에서 그 시절의 유럽을 ‘당당한 탑’이라고 일컬었다. 그러나 전쟁으로 당당한 탑은 무너졌고 그와 더불어 한 세계도 사라졌다. 국가적 차원에서 유럽의 옛 제국들이 해체되었을 뿐 아니라 대중 의식 차원에서도 전례 없는 대량 살상 앞에서 현대적 감수성이 형성되었다. 이 책은 세계사에서 말 그대로 획기적 사건이었던 1차대전의 발발 원인부터 전개 과정 그리고 그 전후 처리까지를 밀도 있게 다룬다.

국민의 지지 없이는 전쟁 수행이 불가능하다

저자 하워드는 전쟁 당사국들의 국민이 지지하지 않았다면 1차대전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으로 본다. 아울러 대전 당시 지식인이나 엘리트들의 의식에 관한 연구는 있지만 그 밖의 사람들에 관한 분석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서, 전쟁의 발발을 환영한 사람들은 대체로 대도시의 소수파였을 것으로 파악한다. 이와 함께 당사국 국민의 대다수가 정부의 전쟁 방침을 인정하고 정부의 행보에 따라준 것을 중요한 문제점으로 지적한다. 저자에 따르면, 그러한 배경에는 우선 애국주의적인 공교육이 영향을 끼쳤음을 알 수 있다. 저자는 단결심을 키우고 국가 아이덴티티를 형성하는 데 기여한 징병제라는 요소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본다(영국은 예외). 또 한편으로는 복종정신이 국민들 사이에 자리잡고 있었고, 그래서 그만큼 군사적인 것을 수용할 여지가 컸다고도 지적한다. 당시에는 군사지도자가 정치가보다 인기가 있었고, 군악이 대중문화의 중요한 구성요소였으며, 사회에 ‘사회 다윈이즘’이 널리 퍼져 있었던 것이다.

세계 전쟁으로 비화한 유럽 전쟁

저자는 1차대전의 발발 배경을 주로 기존 강국 영국과 신흥 강국 독일 간 경쟁의 격화라는 측면에서 설명한다. 독일은 유럽을 벗어나 세계 강국으로 발돋움하기를 바랐고, 따라서 어떤 식으로든 영국과의 대결은 불가피하다고 여겼다. 이러한 심리 상태에서 ‘7월 위기’ 당시 독일의 정책 결정자들은 이미 러시아와 프랑스를 상대로 한 유럽 전쟁의 발발은 기정사실화한 채, 오로지 영국의 개입을 두고 도박을 벌였던 것이다. 결국 군부의 전략적 고려에 따라 독일이 중립국 벨기에를 침공함으로써 영국은 개입의 명분과 여론의 지지를 얻을 수 있었고 유럽 전쟁은 세계 전쟁으로 비화했다. 저자는 또 1차대전이 기존의 제한전들과 달리 막대한 사상자를 낳은 장기 총력전이 된 까닭을 “발전된 군사 기술과 전쟁을 수행한 국민들의 문화가 결합된 탓”이라고 설명한다. 소총과 장거리 중포 등의 화기는 비약적으로 발전했지만, 그에 비하면 통신 기술은 원시적이라 해도 될 정도였다. 이렇듯 군사 기술의 비대칭적 발전으로 서부전선의 전쟁 양상은 방어가 절대적으로 유리한 참호전의 교착 상태로 귀결되었던 것이다.

책 속에서

영국 해군의 ‘제해권’은 제국을 하나로 묶고 영국 국민들에게 식량 공급을 보장했다. 제해권의 상실은 새로 들어서는 정부마다 시달리는 악몽이었고 이에 대한 두려움이 영국과 다른 열강의 관계를 좌우했다. 영국은 이상적으로는 유럽의 분쟁에서 거리를 두기를 바랐을 테지만 지난 20년 동안 이웃 나라들이 단독으로나 집단으로 영국의 해상 패권을 위협할 기미가 조금만 보여도 전전긍긍했다. 이는 실로 국가적 관심사였다. (11쪽)

처음에 페르디난트 대공의 암살로 촉발된 위기는 1908년 이래로 발칸 반도에서 발생하여 열강의 개입으로 평화롭게 해소된 이전의 대여섯 차례 위기들과 별반 다를 바 없어 보였다. 그러나 오스트리아는 이제 세르비아를 확실히 제압하기로 결심했다. 그들은 수용된다면 세르비아를 사실상 이중군주국의 종속국으로 만드는 내용의 최후통첩을 보냈다. 러시아는 이를 용납할 수 없었고 오스트리아도 이를 알고 있었다. (30쪽)

20세기 첫 10년 동안 유럽 열강은 다소 부정확하게 ‘군비 경쟁’이라 불리게 되는 군대의 현대화 경쟁에 빠져 있었다. (…) 특히 포격으로부터 보병을 보호하는 참호 구축의 중요성과 이동식 중포의 막강한 이점을 경쟁자들보다 훨씬 일찍 인식한 독일인들에 의해 철저히 연구되었다. 기관총 또한 가치가 입증되었지만 분당 600발이라는 발사 속도는 탄약 보급 문제를 야기하여 기동전에서 운용하기에는 문제가 많았다. 유럽 군대는 모두 기관총을 갖추었지만 기관총은 오로지 1915~17년 서부전선의 방어전에서 비로소 진가가 드러나게 된다. (35∼36쪽)

영국 정부도 대륙인들처럼 처음에는 전쟁이 몇 달 만에 끝날 것이라고 착각했다. 군사적 해결에 의해서가 아니라 교전국들의 경제를 돌아가게 만드는 재정 체계의 붕괴로 인해 조기에 끝나리라 전망했던 것이다. 전쟁성 장관으로 입각한 당대 영국의 최고 군인 키치너 경만이 문민 각료들에게 적어도 3년은 갈 준비를 해야 한다고 경고하자 다들 놀라는 분위기였다. (71쪽)

팔켄하인의 예상은 들어맞았다. 조프르는 베르됭을 전략적으로 중요하지 않다고 여겨서 방어 태세를 별로 갖추지 않았지만, 정치적 압력 탓에 그곳을 포기할 수가 없었다. 방어력을 중시하는 고집 때문에 공세 지향적인 상관들에 의해 여태까지 승진이 거부되었던 필리프 페탱 장군의 지휘 아래, 프랑스 병사들은 한 뼘의 땅까지 사수하고 빼앗긴 땅은 되찾기 위해 반격하라는 명령을 따랐다. 소모전은 양측 모두를 소모시켰다. (110∼111쪽)

처음에 무제한 잠수함전은 독일 해군이 기대한 모든 결과를 달성하는 듯했다. 그들이 목표로 삼은 1개월간의 격침 톤 수는 기존의 2배인 60만 톤이었다. 그들은 3월에 이 목표를 달성했다. 4월에 독일 잠수함은 총 86만 9,000톤분의 선박을 침몰시켰다. 그때가 정점이었다. (146쪽)

이제 연합군이 공세를 취할 차례였다. 7월 26일, 포슈는 모든 전선에서 진격을 명령했다. 포슈는 위대한 전략가는 아니었지만 ‘전쟁에서 정신력 대 물리력의 비율은 3 대 1’이라는 나폴레옹의 격언을 구현한 사람이었다. 감화되기 쉬운 그의 투지는 1914년 마른 전투에서 독일군의 진격을 저지하는 데 크게 일조했다. (18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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