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요즘 도심의 크고 작은 화단이나 ‘아름답다’고 칭송받는 정원의 모습이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 하나의 종으로 넓은 땅을 도배해 버린다거나, ‘깔별’로 꽃색을 맞추어 구획별로 줄지어 심었다가 꽃이 지면 싹 없애 버리는 일도 많이 사라졌다. 이제 사람들은 가을이 되어 말라붙은 식물의 모습도, 크고 화려하지 않지만 다양한 종의 꽃들이 어우러져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도, 꽃이 없는 식물의 잎과 가지 형태 그 자체도 ‘아름답다’고 말한다. 다양한 식물 종이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며 시시각각 변화하는 야생의 자연을 떠올리게 하는 정원의 아름다움이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새로운 여러해살이풀 심기 운동(New Perennial Movement)’을 일으키며 정원과 식물을 바라보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꾼 선구자, 현재 가장 혁신적인 정원디자이너로 손꼽히는 피트 아우돌프의 ‘자연형식재(naturalistic planting)’ 방법을 집중 조명하는 책이다. 피트 아우돌프는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여러해살이풀의 아름다움과 가치에 주목해 식재디자인에 여러해살이풀을 적극적으로 활용했고, 야생의 자연이 주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게 해 주면서도 정원에서 아름답고 튼튼하게 해를 거듭하며 살 수 있는 여러해살이풀들을 선별해 ‘꿈의 식물’이라 불렀다. 《자연정원을 위한 꿈의 식물》이 정원에 심을 수 있는 다양한 ‘꿈의 식물’을 소개하는 책이었다면, 이 책은 그 꿈의 식물을 ‘어떻게 심을 것인가’에 관해 세세히 알려 준다.
공동 저자인 노엘 킹스버리가 아우돌프의 여러해살이풀 중심 식재와 디자인 핵심 개념들을 쉽고 간명하게 풀어 설명하고 있으며, 아우돌프의 작업들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도면과 사진도 풍성하게 실려 있어 ‘자연형식재’를 이해하고 정원에 적용하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큰 영감과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 책은 어떤 여러해살이풀을 쓰고, 어떻게 심을지, 세부적으로는 어떻게 조합해야 할지, 사계절 아름다운 정원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하는지 등 식재디자인 과정에서 직면하는 여러 질문들에 관한 실마리를 제공해 준다. 식재디자인은 기술적인 지식과 예술가의 상상력이 함께 접목되는 분야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책은 두 저자가 계속 지지해 온 방식인 정원에서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생물다양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은 물론 사람의 눈에 아름답게 보일 수 있는 다양하고 실용적인 방법들도 소개하고 있다.
1장 ‘식재의 큰 그림’에서는 ‘질서에서 자생성’으로 이어지는 식재디자인의 주요한 변화를 살펴본다. 2장 ‘식물 그룹 만들기’는 이러한 변화의 중간 단계라 할 수 있는 식물을 ‘함께 심는’ 여러 방식들을 다룬다. 특히 아우돌프의 식재도면을 자세하게 살펴볼 수 있다. 3장 ‘식물 조합하기’에서는 좀 더 세부적으로 식물을 조합하고 나란히 배치하는 법을 다룬다. 한 식물이 다른 식물 옆에서 왜 아름답게 느껴지는지, 한 해의 특정 시기에 아름답게 보이도록 연출하려면 식물을 어떻게 조합해야 하는지, 어떤 식물 그룹은 다른 그룹보다 왜 빠르게 변화하는지 등의 질문에 관한 답을 만날 수 있다. 식물의 장기 활동성에 관해 다루는 4장에서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떤 이슈들이 여러해살이풀의 생존과 번식, 아울러 죽음과 소멸을 결정짓는지에 관해 살펴본다. 이러한 이슈들은 식재의 지속적인 유지관리를 위해 꼭 이해해야 할 뿐만 아니라 초기 계획 단계부터 정원사들이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내용이다. 5장에서는 최신 자연형식재 기법을 선보이는 다른 정원디자이너들의 작업을 소개한다. 마지막에는 피트 아우돌프가 정원에 즐겨 사용하는 다양한 여러해살이풀들의 특성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식물 목록도 삽입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