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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 나무는 살아있다, 당신이 살아있듯
길가 사는 나무
아름다움을 주고 멸시를 받다 - 화동 북촌로5길 | 벚나무
앞선다고 멀리 가랴 - 삼청동 북촌로5길 | 칡·오동나무
이제야 보이나요 - 소?격동 삼청로 | 비술나무
흰 나무, 검은 나무, 잿빛 꽃 - 재동 북촌로 | 백송·독일가문비나무
붉은 집의 푸른 외투 - 원서동 율곡로 | 담쟁이
느티나무는 다 기억한다 - 신문로2가 새문안로 | 느티나무
개나리 진 날, 봄도 져버렸다 - 송월동 송월로 | 개나리
얼룩덜룩하다고 떨쳐버릴 텐가 - 용산동 이태원로 | 양버즘나무
봉황은 왜 벽오동에 깃드는가 - 동숭동 동숭길 | 벽오동
공원 사는 나무
나 하늘로 돌아갈래 - 낙산공원 | 가죽나무 |
소리 없는 종소리 - 삼청공원 | 때죽나무 |
높은 넋을 기려 - 선유도공원·서대문독립공원 | 양버들
제가 뭘 잘못했죠 - 안산공원 | 아까시나무
망토를 메고 롤러를 타자 - 여의도공원 | 피나무
어떤 이름이 더 어울려요 - 마로니에공원 | 가시칠엽수
세월이 다 해명한다 - 삼청공원 | 귀룽나무
호숫가의 하늘가 나무 - 호수공원 | 구상나무
이제 그만 떠나련다 - 남산공원 | 소나무
궁궐 사는 나무
봄은 성대하게, 가을은 찬란하게 - 경복궁 | 꽃개오동·화살나무
낭창거리는 앞뜰 - 경복궁 | 말채나무
나무는 봄마다 회춘한다 - 창덕궁 | 회화나무
그리움, 나날이 익어감 - 창덕궁 | 감나무
으쓱한 어깨, 들썩한 궁둥이 - 창경궁 | 느릅나무
우리 결혼했어요 - 창경궁 | 혼인목
가까이 오지 마시오 - 덕수궁 | 주엽나무
나도 엮이기 싫었다고요 - 덕수궁 | 등나무
선홍빛 기억, 꽃으로 피어나고 - 동묘 | 배롱나무
신들의 정원, 민초의 나무 - 종묘 | 물박달나무
저자 소개
저자 장세이는 1977년 부산에서 태어남. 사주가 좋아 명리학을 공부한 할아버지의 총애를 듬뿍 받음. 딸만 넷인 집안의 아들 대용으로 취학 전까지 빡빡머리에 바지만 입음. 인생이 정해진 대로 흐른다는 걸 내내 의심하며 자람.
2001년 부산대학교 사범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 빛나는 졸업장을 안았으나 지긋지긋한 IMF 여파로 그해 응시하려던 분야의 임용고시가 열리지 않음. 반년 동안 한 교육학 공부, 말짱 헛것 됨. 인생이 뜻대로 안 된다는 걸 절감함.
2002년 방송국 PD가 된 언니 따라 엉겁결에 서울행 열차에 몸을 실음. 언니한테 위성안테나 받으러 갔다가 우연히 별난 잡지를 보고 신입기자 모집에 응시, 덜컥 잡지기자가 됨. 숱한 잡지, 몇 권의 여행서와 인터뷰집을 냄.인생은 우연의 연속이라는 걸 어렴풋이 앎.
2013년 12년 잡지기자 생활에 종지부를 찍음. 대책도 없이 거리를 헤매다 숲연구소를 발견, 다음 해 숲해설가 자격증을 손에 쥠. 나무를 배우고 숲에 들기 시작. 심신의 독기와 체기가 조금씩 사라져감. 인생은 자연의 순리 아래 있음을 다시금 깨달음.
2014년 창덕궁 옆 원서동에 생태창작작업실 ‘산책아이’를 열고, 스스로 생태이야기꾼이 됨. 생태와 관련된 글을 쓰며, 때때로 아이들과 ‘숲에서 글 짓고 놀기’수업을 함. 통장은 말라가도 마음만은 비만이라며 좋아함. 인생은 ‘자연스럽게, 그리고 아이처럼 살아야 행복하다’고 결론 내리는 중.
장세이의 다른 책들
《제주에서 행복해졌다》 《느린 여행자를 위한 산보길》 《나는 한다》 《크게 키우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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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더듬다
이 책은 서울에서 살아가는 나무 이야기다. 제호의 첫 머리에 등장하는 ‘서울’은 ‘나무’와 함께 책의 큰 축이다. 서울의 흔한 길과 그 길이 지나는 동네, 서울을 숨 쉬게 하는 크고? 작은 공원, 서울이라는 메트로폴리스에 역사성과 균형감을 선사하는 조선의 궁궐 까지 서울의 근간을 이루는 공간이 주 무대다. 어찌하여 그 나무가 그 자리에 살게 되었는지 연유를 되짚으며 자연스레 나무가 살아가는 길과 공원, 궁궐의 내력을 들여다본다.
‘서울의 개나리 개화 시기는 누가 어떻게 정하는 걸까?’라는 물음은 종로구 송월동 1번...
서울을 더듬다
이 책은 서울에서 살아가는 나무 이야기다. 제호의 첫 머리에 등장하는 ‘서울’은 ‘나무’와 함께 책의 큰 축이다. 서울의 흔한 길과 그 길이 지나는 동네, 서울을 숨 쉬게 하는 크고 작은 공원, 서울이라는 메트로폴리스에 역사성과 균형감을 선사하는 조선의 궁궐 까지 서울의 근간을 이루는 공간이 주 무대다. 어찌하여 그 나무가 그 자리에 살게 되었는지 연유를 되짚으며 자연스레 나무가 살아가는 길과 공원, 궁궐의 내력을 들여다본다.
‘서울의 개나리 개화 시기는 누가 어떻게 정하는 걸까?’라는 물음은 종로구 송월동 1번지 서울기상관측소와 ‘계절 관측 표준목’개나리의 존재, 그 개나리에 꽃이 세 송이 이상 활짝 펴야 한다는 개나리 개화 조건으로 이어진다. 송월동 1번지는 현재 뉴 타운개발 구역에 둘러싸여 도심의 섬이 되었고, 개나리는 졸지에 뉴 타운을 관측하고 있다는 사실도 덧붙인다. 나무를 바라보던 오랜시선을 그 나무가 선 자리로 옮겨 서울의 지평과 서울의 오늘을 들여다본다.
서울의 나무를 보듬다
거대하나 부박한 도시, 서울에서 나무는 생명이기보다는 물체에 가깝다. 간판 가린다, 그늘 드리운다, 낙엽 많이 진다는 이유로 가차 없이 가지치기를 당하고 댕강 베어진다. 툭하면 손발이 잘리고 여차하면 참수 당한다. 면적 대비 생산성을 들이대며 치솟는 땅값에 나무 선 자리조차 탐내는 이들도 숱하다. 당장 돈벌이를 해오지 않는 나무는 고장난 전봇대 비슷한 취급을 받곤 한다. 특히 길가에 선 나무의 운명은 더 가혹하다. 매연에 온 줄기가 새카매지고, 종일 소음에 시달리며, 밤이 내려도 환한 가로등과 간판 불빛에 잠들지 못한다. 겨울이면 꼬마전구에 칭칭 감긴 채 “따뜻하지?” 기똥찬 소리를 듣는다. 사람은 나무가 주는 무한한 은혜를 받으면서도 떨어진 꽃과 잎과 열매를 쓸어 모아 일반쓰레기로 분류할 뿐이다.
누구든 길가에 사는 나무, 공원과 궁궐에 사는 나무를 찬찬히 오래 살피면 그 아름답고 위대한 생명력에 탄복한다. 나무는 아무리 가혹한 환경에 처한다 해도 제 선 자리를 탓하지 않고 꿋꿋이 살아간다. 치욕 속에도 고고한 자존으로 수평과 수직으로 커나간다. 지난해 봄부터 마련한 겨울눈으로 어김없이 새순을 틔우고, 꽃을 피워 아름다움을, 잎을 키워 그늘을 넓힌다. 실한 열매를 맺어 인류의 뱃속과 종족의 내일을 보전한다. 이리 위대한 나무는 머나먼 데 있지 않다. 고개만 돌리면 손닿는 자리, 바로 당신 곁에 살아가고 있다.
서울에 사는 나를 가다듬다
서울에 사는 나무가 처한 각박한 현실은 곧 서울에 사는 우리가 처한 현실이다. 번다한 도심에서 생존하는 일은 나무나 사람이나 고되고 치열하기는 마찬가지다. 사람은 입이 있어 하소연이라도 하고 다리가 있어 달아나기라도 하건만, 나무는 그 모두를 고요히 받아들여 더 깊숙이 뿌리를 내릴 뿐이다. 담대하고 현명한 나무는 시간과 자연을 따르며 순리를 받아들인다. 억지스러운 인간은 허다해도 억지스러운 나무가 없는 이유다.
사람은 가진 것 없다고, 인물이 못하다며 다른 사람 얕잡아 보듯이 못 먹는다고, 뿌리를 넓게 퍼뜨린다고, 냄새가 지독하다고 ‘나쁜 나무’라 부르며 멸시하지만, 나무는 제게 든 모든 생명을 순순히 보듬어준다. 나무의 생에 비추어 사람의 생을 바라보라. 햇빛과 물과 공기만으로 푸르고 높이 자라는 나무에 비해 우리가 얼마나 많은 것을 소모하며 헛된 것을 내놓는지 말이다.
글_장세이
추천사
흔들리는 서울의 문화 속에서도 늘 함께해온 굳건한 존재가 있었으니, 바로 서울의 나무다. 사라져갈 서울의 역사, 그 속에서 나무를 조명한 시도는 이전에 없었다. 이를 문학적 시각으로 풀어냈다는 점에서《서울 사는 나무》는 참으로 독창적이며, 좋다. 궁궐마저도 사라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리는 때, 어쩌면 이 책은 가까운 미래에 서울 역사의 근간을 이루는 데 기여하리라고 예언한다. 요컨대 이 책은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책이 될 것이다.
- 남효창 (《나무와 숲》 저자, 숲연구소 대표)
만일 인간이 광합성의 원리를 알아낸다면 마침내 에너지와 공해 문제가 해결되리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덧붙여 그런 일은 타임머신처럼 불가능하리라는 것도 안다. 그럼에도 그 엄청난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해내는 생명체는 주변에 무수히 많은데 그중 대표적인 것이 나무다. 장세이의 《서울 사는 나무》는 나무에 대한 사랑과 경외감, 경이로움을 바탕으로 서울의 서른두 그루 나무에 대한 세세하고 흥미로운 지식과 정보, 나무를 둘러싼 다채로운 이야기를 전한다. 이 또한 과묵한 신비의 기둥, 나무가 주는 고마운 선물이다.
- 성석제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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