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 좋아하는 마음 하나로
20년 경력의 방송작가 박희영은 방송만큼 음악을 사랑한다. 구성작가로 온갖 장르의 방송을 모두 경험한 그에게 음악방송은 몇 남지 않은 버킷 리스트 중 하나다. 어쩌면 가장 이루고 싶은 꿈일는지도 모른다. 어느 날, 꿈을 이룰 기회가 불현듯 찾아온다.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음악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지역의 트로트부터 클래식과 퓨전 음악에까지 몇 달 동안 여러 음악을 선보인 후, 작가는 드디어 자신이 좋아하는 인디음악의 무대를 펼치고자 한다. 음악방송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무대나 음향에 필요한 장비는 무엇인지, 섭외는 어떻게 하면 되고 출연료는 얼마큼 책정해야 하는지 전혀 모르는 채로 일단 부딪치기로 한 것이다. 그저 좋아하는 마음 하나만 믿고. 그에 더해 열심히 일해온 방송작가의 성실함을 바탕으로.
■ 일 혹은 축제의 나날
박희영 작가의 음악 사랑은 남다르다. 지오디의 멤버 데니를 좋아하면서 시작된 덕후의 기질은 인디음악을 좋아하면서 더욱 벼려진 듯하다. 그는 이제 곧 뜰 라이징 스타를 알아보고, 팬들이 원하는 무대가 어떤 모습인지 알아챈다. 뮤지션을 진심으로 대하고 섭외와 진행에 최선을 다한다. 그렇게 음악방송은 조금씩 자리를 잡아간다. 잘 모르는 것은 끝내 알아내고, 부족한 것은 부족한 대로 채워가며, 작가는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해낸다. 어느덧 음악방송은 지역이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뮤지션이 먼저 찾고 팬이 사랑하는 프로그램이 되었다. 게다가 전국 송출까지 결정되며 작가는 내심 꿈꿨던 ‘음악 페스티벌’도 가능하려나 하는 설렘도 품는다. 하나 사람의 일이라는 게 대체로 산 넘어 산인 법. 음악방송 제작도 예외는 아니었다. 갑자기 닥친 코로나19는 순항하던 음악방송에 재앙적 위기가 되고 만다.
■ 저, 〈콘서트 문화창고〉 작가였어요
박희영 작가가 참여한 음악방송의 이름은 본문의 마지막에 등장한다. 작가는 음악방송을 제작하던 때가 자신이 가장 빛나던 시기였다고 고백한다. 그 사실을 들키고 싶지 않았다고 말한다. 빛나던 날을 자꾸 떠올리며 상실감에 젖어 있었다고, 과거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하지만 작가는 이제 안다. “빛나는 것들뿐만 아니라 부끄러운 것들까지 전부 나 자신이라는 사실”을.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한 음악방송, 조금씩 알아가며 채워나갔던 무대, 무기력하게 마무리를 지어야 했던 날들까지 모두 ‘방송작가’로서 박희영의 것이다. 이는 지금 자신만의 무대에 선 모두를 위로하고 응원하는 말이기도 하다. 우리는 무언가를 열성으로 좋아하고, 또한 어떤 일에 진심으로 최선을 다하니까. 작가는 애호가답게 꼭지마다 그에 어울리는 인디음악을 추천해준다. 크리잉넛, 데이브레이크, 십센치, 딕펑스, 잔나비……. 책의 플레이리스트가 본문과 진득한 조화를 이루는 이 책이, 세상 모든 애호가와 직장인에게 좋은 선물이 되길 기대한다.
추천평
무언가를 좋아하게 된다는 건 생의 축복일까 형벌일까. 좋아하는 마음 하나로 지금을 사는 내가 아직도 내리지 못한 답을 박희영 작가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저 온몸으로 부딪혀 내버린다. 동료와 함께 거듭하는 성공과 실패가, 용맹하고 짠 내 나는 좌충우돌이, 선의였기에 가능했던 성장이 페이지마다 선연하다. 음악과 무대로 내내 화사할 그의 다음 ‘전성기’가 언젠가 꼭 찾아올 거라 믿는다.
- 김윤하 (대중음악평론가)
아티스트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었던 〈콘서트 문화창고〉의 열정이 이 책을 통해 더 많은 분께 고스란히 전해지기를 바랍니다.
- 김태현 (딕펑스)
난생처음 제작하는 음악방송에서 작가는 고이지 않고 나아간다. 주저하지 않고 용기를 낸다. 이 글에서도 그렇다.
- 브런치 출판 프로젝트 출판사 심사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