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우리에게 클래식은 종종 ‘아름답지만 멀리 있는 것’으로 남아 있다. 큰맘 먹고 공연장에 가도, 두 시간 동안 낯선 음악을 듣고 앉아 있어야 한다는 부담이 먼저 앞선다. ‘박수 타이밍을 놓치면 어쩌나’, ‘기침이라도 했다가 민폐를 끼치지는 않을까’ 이런 걱정들이 음악을 즐기기 전부터 긴장하게 만든다.
『세상에 스며든 클래식』은 그 불필요한 긴장을 걷어내고, 우리에게 이미 익숙한 그림과 영화, 도시의 공간과 여행, 커피 한 잔의 취향, 전쟁과 시장의 현실, 신앙 등을 주제로 클래식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서문에서 저자는 오랫동안 잊히지 않는 영화 〈아마데우스〉의 한 장면을 말한다. 살리에리가 모차르트의 〈그랑 파르티타〉 아다지오를 듣고, 그 선율을 ‘신의 목소리’로 느끼며 곡을 묘사하는 대사를 들으며 클래식이 사람의 영혼을 깊게 흔들 수 있음을 체감했다고 한다. 피아니스트이자 음악가로서 오랜 시간 클래식과 함께해왔지만, 짧은 해설이 곁들여질 때 음악에 더 마음이 열리고 더 깊이 몰입하게 됨을 솔직하게 고백한다. 미술관에서 도슨트의 안내가 감상의 폭을 넓히고, 바리스타의 설명이 커피의 풍미를 확장하듯, 클래식 또한 작은 길잡이만으로 전혀 다르게 들린다.
“아는 만큼 들리고, 들린 만큼 남는다”
이 책의 목차는 단순한 분류가 아니라, 감상 동선이다. 독자는 관심사에 따라 어느 장에서든 시작할 수 있다. ‘미술이 좋다면 1장부터’, ‘여행을 좋아한다면 4장부터’, ‘커피와 취향 이야기가 끌린다면 5장부터’―그렇게 출발해도, 결국 클래식의 큰 지도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설계되어 있다.
<1장 미술에 스며든 클래식>______________
바로크(바흐?루벤스), 고전주의(베토벤?고야), 낭만주의(슈베르트?고흐), 현대(쇤베르크?칸딘스키). 같은 시대를 살았던 화가와 클래식 작곡가를 살펴보고 서로 영향을 주어 만든 작품을 소개한다.
<2장 건축에 스며든 클래식>______________
콘서트홀은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 ‘소리를 담고 조형하는 악기’라고 말한다. 음악과 공간이 만나는 자리에서, 대륙별 대표 콘서트홀을 따라가며 소리의 집을 탐험한다.
<3장 문학에 스며든 클래식>______________
소설, 영화, 동화 등을 통해 만날 수 있는 클래식을 소개한다. 소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영화 <아마데우스>·<쇼생크 탈출>·<아웃 오브 아프리카>, 동화 <호두까기 인형>·<피터와 늑대> 등 감동이라는 감정이 얹어지면 ‘내 기억의 음악’으로 바뀐다.
<4장 여행에 스며든 클래식>______________
리스트의 순례와 도피, 모차르트의 유럽 연주 여행, 생상스가 사랑한 아프리카. 작곡가가 세상을 여행하며 영감을 받고 작품의 결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풀어낸다.
<5장 취미에 스며든 클래식>______________바흐의 커피 칸타타, 베토벤의 ‘새벽을 여는’ 커피, 드보르자크의 기차 사랑, 미식가 로시니의 요리 사랑. 취향으로 클래식을 소개하는 이 장은, 클래식이 작곡가의 어떤 일상에서 탄생했는지 흥미롭게 보여준다.
<6장 전쟁에 스며든 클래식>______________나폴레옹 전쟁으로 탄생한 베토벤의 <영웅>과 <고별 소나타>. 1·2차 세계대전이 클래식 작곡가에게 미친 영향. 시대의 충격 앞에서 음악이 취한 선택과 태도를 조명한다.
<7장 경제에 스며든 클래식>______________헨델의 시장 개척, 하이든과 후원, 자립을 꿈꾼 프리랜서 작곡가 모차르트, 저작권 개념을 활성화한 베토벤, 국가 후원 전략을 펼친 바그너, 카라얀과 음악 산업의 변화까지. 과거와 현재의 클래식 산업에 대해 이야기한다.
<8장 종교에 스며든 클래식>______________비발디, 바흐, 스크랴빈. 신앙과 초월의 욕망이 작품에 남긴 흔적을 따라, 음악을 통해 신과 합일하려는 인간의 오래된 질문을 만난다.
읽고-보고-듣는 구성
이 책은 풍부한 이미지와 QR 감상을 통해 ‘읽고-보고-듣는’ 경험을 한 권에 담았다. 풍부한 이미지를 통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바로 관련 곡을 감상할 수 있도록 QR 코드를 수록했다. 그렇게 읽고, 보고, 듣는 경험이 기억에 더해져 음악은 오래 남게 된다.
K-MOOC 〈인문학 속 클래식〉화제의 클래식 강의
저자는 2024년 K-MOOC 강의 〈인문학 속 클래식〉을 제작하며, 클래식과 인문학의 연결고리가 예상보다 훨씬 풍성하고 다양함을 확인했다. 그 이야기들을 책으로 엮으며, 당시 강의에서 다 담지 못한 확장된 사례와 맥락까지 촘촘히 엮어냈다.
클래식은 특정 계층이나 전공자의 전유물이 아니다. 오히려 빠르게 휘발되는 현대의 일상에서, 수백 년을 견뎌온 음악은 고요와 되돌아봄을 선사한다. 『세상에 스며든 클래식』은 그 위로와 기쁨이 ‘누구에게나’ 닿을 수 있도록, 클래식을 세상 속으로, 그리고 우리의 하루 속으로―다시 데려온다.
<추천 독자>
클래식에 관심은 생겼지만 무엇부터 들어야 할지 막막한 독자
미술·영화·문학·역사 등 인문 콘텐츠를 좋아하는 교양 독자
공연이나 미술 관람의 만족도를 높이고 싶은 관객(관람 전후 읽기)
강연·수업·독서모임에서 활용할 ‘이야기형 클래식 텍스트’가 필요한 기획자/교육자
익숙한 곡을 새 렌즈로 다시 듣고 싶은 기존 클래식 애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