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모험의 끝에서 돌아오는 것은 영웅이 아니라 인간이었다."
『오디세이』는 너무 유명해서 오히려 제대로 읽히지 않는 책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트로이의 목마와 외눈박이 거인, 세이렌의 노래는 기억하지만 정작 오디세우스가 왜 끝까지 고향으로 돌아가려 했는지는 쉽게 설명하지 못한다.
『오디세이 : 불멸을 거절한 사람』은 바로 그 빈틈을 메우는 책이다.
이 책은 신화 속 사건들을 나열하지 않는다. 사건을 움직인 인간의 마음을 따라간다.
프롤로그는 칼립소의 섬에서 시작한다. 늙지 않는 몸도, 끝나지 않는 시간도, 부족함 없는 낙원도 모두 손에 넣은 한 남자가 매일 바닷가에서 울고 있는 장면이다. 그리고 책은 독자에게 단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
"부족한 것이 없는데 왜 그는 울었는가?"
이 질문 하나가 책 전체를 이끌어간다.
이 책은 『오디세이』를 영웅담으로 소비하지 않는다.
오디세우스를 위대한 승리자로도, 현대식 성공학의 상징으로도 그리지 않는다.
그는 실수한다. 자신의 이름을 외쳐 화를 자초하고, 호기심 때문에 위험을 선택하며, 때로는 자신의 명예를 위해 동료들을 희생시키기도 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끝내 자기 자신의 삶을 포기하지 않는 인간이다.
바로 그 점이 이 책을 특별하게 만든다.
구성 또한 인상적이다.
원전의 시간 순서를 그대로 따르지 않고 '기억', '욕망', '불멸', '귀향'이라는 주제로 사건을 재배열함으로써 독자는 하나의 철학 에세이를 읽듯 『오디세이』를 만나게 된다. 복잡한 신화가 아니라 인간의 선택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거대한 서사가 하나의 삶으로 연결된다.
무엇보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쉽다는 것이다.
등장인물이 낯설어도, 그리스 신화를 잘 몰라도, 처음 고전을 읽는 사람이라도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다. 관계도와 배경 설명, 핵심 용어까지 함께 정리되어 있어 독자의 부담을 크게 덜어준다. 그러면서도 결코 가볍지 않다.
책장을 덮고 나면 독자는 오디세우스의 귀환보다 자신의 삶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지금 내가 선택하고 있는 삶은 정말 나의 삶인가?
더 편한 삶과 더 나은 삶은 같은 것인가?
나는 지금 어디를 향해 돌아가고 있는가?
수천 년 전 쓰인 한 편의 서사시가 오늘의 독자에게 여전히 살아 있는 이유를, 이 책은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으로 증명한다.
『오디세이 : 불멸을 거절한 사람』은 고전을 처음 읽는 사람에게는 가장 좋은 입문서이며, 이미 『오디세이』를 읽어본 사람에게는 완전히 새로운 시선으로 다시 만나게 해주는 책이다.
인류 최고의 고전 『오디세이아』은 이 책으로 인해 비로소 '읽히는 고전'이 된다.
책 속으로
그는 날마다 바닷가로 나갔다. 어느 날은 바위에 앉았고, 어느 날은 물가를 걸었다. 파도가 발끝까지 밀려왔다 물러가는 그 반복을 그는 셀 수도 없이 지켜보았다. 그곳에서 그는 아무것도 나타나지 않는 수평선을 바라보았다.
낙원이라 불러도 좋을 곳이었다. 동굴 입구에는 포도나무가 무성했고, 포플러와 오리나무, 삼나무 향이 둘레를 에워쌌다. 네 줄기 샘이 저마다 다른 방향으로 흘러 풀밭을 적셨다. 제비꽃과 파슬리 사이로 바다의 새들이 내려앉았다 다시 날아올랐다. 신들도 이 앞에서는 걸음을 멈췄다고, 옛이야기는 전한다.
이곳의 주인은 칼립소였다. ‘숨기는 자’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여신이었다. 그녀는 그를 곁에 두고 싶어 했다. 사랑이라 불러도 좋을 것이다. 그리고 그녀가 그에게 내민 것은 신만이 줄 수 있는 것이었다. 늙지 않는 몸, 끝나지 않는 시간, 배고픔도 추위도 없는 나날, 두려워할 내일이 아예 없는 삶.
그런데도 그는 울고 있었다.
가두는 쇠창살은 없었다. 다만 떠날 배가 없었고, 함께 노를 저을 사람이 없었다. 머무를 조건은 모두 갖추어져 있었지만 떠날 자유는 없었다.
흔히 억류라고 하면 사람들은 결핍을 떠올린다. 굶주림, 사슬, 어둠. 그러나 이 섬에는 그런 것이 하나도 없었다. 오히려 정반대였다. 아무것도 부족하지 않은데 아무것도 선택할 수 없는 상태. 그것이 바로 이미 여러 해의 표류 끝에 닿은 이 섬에서 그 남자가 일곱 해째 머물러 있던 자리였다.
그래도 그는 날마다 바다로 나갔다. 배가 없어도, 수평선 너머에서 아무것도 오지 않아도, 그는 그곳을 바라보는 일을 그만두지 않았다.
부족한 것이 없는데 왜 우는가?
이 물음 하나가 이 책 전체를 이끌고 간다.
『오디세이아』는 흔히 모험담으로 읽힌다. 외눈박이 거인과 여신, 괴물과 유혹, 폭풍과 표류. 어느 것도 틀린 읽기는 아니다. 이 이야기에는 실제로 괴물과 전투와 웅장한 파도가 있다.
그러나 그 모든 사건의 밑바닥에는 다른 질문이 흐른다.
이미 가진 것을 버리고 돌아가려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더 좋은 조건과 자기 자신의 삶은 같은 것인가?
우리는 살면서 몇 번이고 이 질문 앞에 선다. 지금보다 편한 곳, 지금보다 안전한 곳, 지금보다 화려한 곳이 나타날 때마다.
그런데 그때마다 답을 미리 알고 있는 것은 아니다. 무엇이 더 좋은 조건인지는 대체로 금방 알 수 있다. 하지만 그 조건이 자신의 삶이 될 수 있는지는, 훨씬 나중에야 안다. 때로는 이미 그 삶 안에 발을 들여놓은 뒤에야.
---「프롤로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