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한류 역사 30년, 한류 성과의 이면 들여다보기
1990년대 중반 한국의 대중문화가 중국 본토에서 큰 인기를 얻으면서 중국 미디어가 그 현상을 ‘한류’라고 명명한 이래 30년의 역사가 흘렀다. 지난 30년의 역사적 변천 속에서 한류는 다양한 형태와 규모로 진화했다. 2010년 이후 한류는 이제 K-팝, K-시네마, K-드라마, K-웹툰 등 문화콘텐츠 시장에서 차별화된 글로벌 브랜드로 명성을 얻었고, 이후에 음식, 패션, 뷰티 등 일상의 라이프스타일 영역까지 확대되었다. 그사이 한류의 글로벌 인지도는 아시아에서 유럽과 북미, 남미로 확대되어 한국의 국가 브랜드 이미지가 크게 상승할 정도로 상징적 힘을 발휘했고, 세계 문화콘텐츠 시장에서도 6-7위권을 형성할 정도로 그 규모가 급증했다.
그동안 많은 국내 미디어는 한류의 역사적 진화, 문화적 확산에 대해 ‘한류의 위대함’으로 과잉보도하는 경향이 많았다. 그러나 한류의 성과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와 합당한 자부심을 가지는 것만큼 한류 성과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것도 중요하다. 새로운 문화 지배소로서 한류가 지속가능한 조건과 환경을 갖기 위해서는 객관적이고 냉정한 분석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한류 30년의 역사를 성찰하는 시점에서 한류의 외형적 성과와 현상 속에 구조화된 문화적 특성이 무엇인가를 간파하는 학문적 고찰은 그런 점에서 매우 긴요하다.
이 책은 한류의 역사적 형성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문화적 키워드를 ‘문화자본’과 ‘문화내셔널리즘’으로 설정했다. 1부 ‘한류와 문화자본의 형성’에는 먼저 한류를 세계체제 변화의 관점에서 재개념화하고, 신개발주의의 관점에서 글로벌 문화자본으로서 한류의 형성 과정을 조망했다. 그리고 2023년 초 케이팝 시장에 큰 이슈였던 SM 경영권 분쟁을 중심으로 케이팝 제작 자본의 변화 양상을 살펴보고, 디지털 문화자본의 시대 한류 콘텐츠의 문화자산(IP)의 중요성을 분석했다. 한류 콘텐츠의 세계화에 큰 영향을 주고 있는 OTT 플랫폼이 최근 한류 콘텐츠 제작 과정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케이팝 아이돌의 문화자본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도 1부에서 함께 살펴보았다.
2부 ‘한류와 문화내셔널리즘의 형성’에서는 한류와 문화내셔널리즘의 역학관계를 이론적으로 검토하는 글을 시작으로, ‘K-컬처’라는 이름이 지속가능한지에 대한 성찰적 담론 분석, 한류 팬덤의 현 지형을 문화적 초국적성과 문화내셔널리즘적 성격을 대비해서 고찰했다. 또한, 한류의 성과를 애국심에 호소해 과장 선전하는 유튜브의 문화내셔널리즘의 현 실태와 한류를 보도하는 미디어 담론 속의 문화내셔널리즘을 꼼꼼하게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한류의 역사적 형성에 암묵적으로 관여했다고 볼 수 있는 1970년대 초반 홍콩 무협영화 안에서 아시아적 상상이 어떻게 전개되었는지를 분석하면서 한류의 문화아시아적 맥락을 유추하고자 했다.
이 책에 수록된 12편의 글은 모두 한류의 구조와 실체를 이해하는 데 매우 유용한 내용을 담고 있어 그동안 한류 연구와 관련한 많은 저서와 비교할 때, 그 이론적 시각과 분석의 관점에서 한 단계 진일보한 성과를 가지고 있다고 자부한다. 이 책이 동시대 한류의 문화적 맥락을 좀 더 깊이 이해하는 학술적 길라잡이가 되었으면 한다.
키워드: 한류, 문화자본, 문화내셔널리즘, K-컬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