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십 년 동안 창이 하지 못한 일을 목마 하나가 하룻밤에 해냈다. (…) 그가 돌아갈 곳은 큰 나라가 아니었다. 이타카는 바위 많은 섬이다. (…) 이타카까지는, 바람이 도우면 몇 주면 닿을 바닷길이었다. 그 길이 이십 년이 걸린다.
--- 「프롤로그. 〈목마와 불타는 트로이아〉」 중에서
식사를 마친 괴물이 가축들 사이에 몸을 뻗고 잠들었을 때, 오디세우스는 칼을 잡았다. 다가가서 간이 붙은 자리를 찾아 찌르면 끝나는 거리였다. 그러나 그 손이 멈췄다. 저 문의 바위 때문이었다. 괴물을 죽이면 바위를 치울 자가 없다. 복수는 완성되고 전원이 그 곁에서 굶어 죽는 것이다. 그는 칼을 거두었다. 죽일 수 있을 때 죽이지 않는 것, 그것이 그 밤의 가장 어려운 판단이었다. 문제는 힘이 아니었다. 문이었다.
--- 「2부. 4장 〈키클롭스의 동굴〉」 중에서
다음에 온 혼백 앞에서 그의 칼이 시험받았다. 어머니였다. (…) 그가 트로이아로 떠날 때 분명히 살아 계셨던 분이, 피 곁에 말없이 앉아 아들을 마주 보지도 못하고 있었다. 그는 어머니를 껴안는 대신 칼로 어머니를 피에서 막았다. 테이레시아스가 먼저였다. 눈물을 흘리면서도 그는 순서를 지켰다.
--- 「2부. 7장 〈죽은 자들의 나라〉」 중에서
노래는 그를 정확히 겨냥했다. 쾌락을 팔지 않았다. 이름을 불러 주고, 지나온 고난의 뜻을 알려 주고, 세상의 모든 것을 알게 해 주겠다고 했다. 오디세우스의 마음은 듣고 싶어 했다. 그는 눈썹으로 신호하며 풀라고 명령했다. 부하들은 못 들은 채 몸을 숙여 노를 저었고, 페리메데스와 에우릴로코스가 일어나 밧줄을 더 감고 더 조였다. 명령이 무시된 것이 아니었다. 어젯밤의 명령이 오늘의 명령을 이긴 것이다.
--- 「2부. 8장 〈세이렌, 스킬라, 헬리오스의 소〉」 중에서
구혼자들은 스무 해 동안 오디세우스의 자리를 말로 차지해 왔다. 그의 홀에서 먹고, 그의 포도주를 마시고, 그의 아내를 상으로 놓고 흥정했다. 그러나 그의 활 앞에서는 데우고 기름칠하고 낑낑대다가 차례차례 물러났다. 자리는 훔칠 수 있어도 그 자리가 요구하는 능력은 훔쳐지지 않는다. (…) 이 시합은 처음부터 힘겨루기가 아니라 신원 조회였다.
--- 「6부. 18장 〈활 시합〉」 중에서
살아 있는 나무를 기둥 삼아 깎은 침대. 그것은 방에서 떼어 낼 수 없고, 떼어 내려면 뿌리를 잘라야 한다. 그 비밀을 아는 사람은 세상에 셋뿐이었다. (…) 그대로라면 우는 두 사람 위로 새벽이 떠올랐을 것이다. 아테나가 긴 밤을 그 끝자락에 붙들어 두지 않았다면. 신이 부부에게 준 선물은 보물이 아니라 시간이었다.
--- 「7부. 20장 〈침대의 비밀-페넬로페의 시험〉」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