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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부
침묵이란 무엇인가?

2부
침묵을 팔다.
침묵을 찾아서
침묵 대 혼자됨
자발적 침묵

3부
침묵의 재현
침묵의 읽기
무대 위의 침묵
차마 말할 수 없는 것

4부
침묵된 순간
인형의 침묵
침묵시키기
침묵과 비밀

5부
침묵의 미래

주
참고문헌
저자 소개
저자 : 존 비게닛 (John Biguenet)
소설가이자 극작가. 석좌교수로 재직하던 미국 뉴올리언스 로욜라대학교에서 은퇴 후 명예교수로 위촉되었다. 〈애틀랜틱〉 〈에스콰이어〉 등 다양한 매체에 기고해왔고, 단편소설 「장미」로 오 헨리 문학상을 수상했다. 미국문학번역가협회 회장을 두 차례 역임하며 『번역이론』을 엮었고, 허리케인 카트리나 재난 당시 〈뉴욕타임스〉의 첫 객원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며 뉴올리언스의 참상과 재건을 알린 경험을 살려 희곡 〈차오르는 물〉 삼부작을 지었다. 소설 『굴』 『고문관의 제자』 등을 펴냈다.

역자 : 김명남
한국과학기술원 화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환경대학원에서 환경 정책을 공부했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 편집팀장을 지냈고, 지금은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제2회 롯데출판문화상 번역 부문상 수상,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로 제55회 한국출판문화상 번역 부문을 수상했다. 옮긴 책으로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경험 수집가의 여행』 『비커밍』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 『면역에 관하여』 『틀리지 않는 법』 『지상 최대의 쇼』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여자들은 자꾸 같은 질문을 받는다』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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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돈으로 사거나, 권력으로 휘두르거나
“침묵은 권력의 최종 무기다”

잡음이 범람하는 오늘날, 고요를 향한 열망이 치솟으며 침묵은 사고파는 고가의 상품이 되었다. 온갖 돌발적 잡음으로 가득한 공항에서 부가비용을 내고 라운지에 입장하듯, 소음과 침묵의 분리는 곧 사회계층의 분리를 실현한다. 부자들은 값비싼 비용을 치르며 ‘울렁거릴’ 정도의 침묵을 구매하는 반면, 가난한 이들은 도로와 공장에 둘러싸여 일상적 소음에 시달린다. 침묵이 부자의 사치품이라면 소음은 가난한 자의 질병이며 불평등을 드러내는 계급장이다.

반면, 강자 집단이 약자들에게 침묵을 강제할 때도 있다. 권력의 수호를 위해 침묵을 무기로 휘두르는 경우다. 나치의 홀로코스트가 약자의 목소리를 지우려 한 역사적 비극의 전형이라면, 여성이 자주 발언권을 빼앗기는 현상은 일상적 차별의 예시다. 한 연구는 다양한 구성의 집단에게 길을 물은 사례를 종합한 결과, 거의 늘 남성이 최종적인 정보 제공자의 역할을 맡았다고 밝힌다. 일상에서 겪는 예사로운 침묵은 역사적 비극에 비해 극적이진 않지만, 오히려 그 점 덕분에 침묵이 사회와 기존 권력 유지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잘 드러낸다.

“침묵은 아주 정확하다”
언어를 걷어낸 자리에서 시작되는 예술
침묵을 통한 자아와 세계의 상호작용

한편, 어떤 침묵은 예술의 화룡점정이 되기도 한다. 온전히 쉼표로만 이루어져 주변 환경의 소리를 담아내는 존 케이지의 〈4분 33초〉, “침묵은 아주 정확하다”라는 말과 함께 언어로 번역되지 않는 비극과 감정을 표현한 마크 로스코의 그림, 로런스 스턴의 소설에 삽입된 문장 없는 페이지 등. 비게닛은 문학과 음악, 미술과 공연을 아우르며 침묵이 예술을 완성한 다양한 순간을 소개한다.

나아가 『침묵』은 ‘묵독’이라는 행위를 통해 펼쳐지는 자아와 세계의 상호작용을 파헤친다. 최근의 신경학 연구는 뇌가 말없는 독서를 일종의 청각 현상으로 해석한다고 주장한다. 문장을 읽는 동안 뇌의 청각 영역에 내면의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읽기는 간헐적으로나마 자아를 침묵시키고, 상대(화자 혹은 저자)의 목소리를 존중하는 행위가 된다. “상대의 마음을 환대하여 맞아들이는 행위”가 된다.

예술과 독서의 측면에서 침묵은 단순한 음파의 부재가 아니다. 어떤 공백을 마련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사 표현이다. ‘나’의 언어가 물러선 그 공백에는 타자가 담긴다.

“그래서 침묵의 미래는 과연 어떨까?
더 많은 외로운 고래들이 아닐까.”

세상은 점점 더 소리로 채워지고 있다. 무인도란 무인도는 모두 휴양 리조트로 바뀌고 있어 이제는 부자들도 침묵을 즐길 장소를 찾기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비게닛은 『침묵』의 말미에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특집기사를 한 편 인용한다. 인간이 발생시키는 소음 탓에 고래들의 소통이 어려워져 서로를 찾아내는 데 애를 먹고, 각자 혼자 보내는 시간이 길어진다는 내용이다. 우리가 침묵과 함께 잃어버린 건 무엇일까? 침묵이 사라진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며 다층적인 시선으로 침묵을 탐구한 저자는 답한다. “더 많은 외로운 고래들이 아닐까.” 저자의 서정적이면서도 지적인 글쓰기를 따라온 독자는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침묵의 소실은 타자의 소실이라는 점에서, 역설적으로 소통의 부재를 불러올 것이다. 타인에 대한 이해가 절실한 요즘, 해답은 침묵을 돌아보는 데에 있을지도 모른다.

작은 책, 무한한 사유
사물을 경험하는 가장 깊은 시선

복복서가 ‘지식산문 O’ 시리즈는 우리 주변의 평범한 사물들이 품고 있는 놀라운 이야기와 깊은 인문적 통찰을 전하는 에세이 시리즈다. 각 권마다 한 가지 사물을 조명하며, 그 사물을 통해 확장되는 뜻밖의 흥미로운 지적 모험을 선사한다. ‘해리 포터’를 출간한 영국 블룸즈버리 출판사의 대표적인 스테디셀러 ‘오브젝트 레슨스’ 시리즈의 한국어판으로, 100여 권 넘게 출간된 시리즈 가운데 특히 새롭고 흥미로운 사유를 던지는 12권을 선별해 국내 독자들에게 선보인다. ‘지식산문 O’의 O는 지적 발견의 놀라움을 나타내는 감탄사(Oh)이자, 고정관념을 깨고 사물을 응시하는 관찰(Observation)의 시선을 뜻하기도 한다. 독창적이고 깊은 시선을 주변의 익숙한 사물들을 다시 보게 하며,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새로운 통찰의 지평이 열리는 순간을 감각적으로 경험하게 한다. 각 권의 구성과 형식이 자유롭고, 학자부터 기자, 예술가, 러너까지 다양한 분야의 작가가 참여해 저마다의 깊은 사유를 다채로운 서사로 전한다. 한 손에 들고 읽기 좋은 작고 콤팩트한 판형으로 짧지만 강렬하고 농밀한 독서의 경험을 독자들에게 선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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