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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 오사무 연보
저자 소개
저자 : 다자이 오사무
본명은 쓰시마 슈지津島修治로, 1909년 6월 19일 일본 아오모리현 쓰가루에서 대지주 쓰시마 가문의 열 번째 자녀로 태어났다. 1928년 직접 동인지를 창간했고 같은 해에 마르크스주의를 접했으며 첫 번째 자살 시도를 했다. 1930년에는 도쿄 제국대학 프랑스문학과에 입학했으나 중퇴했다. 1936년 첫 소설집 『만년』을 발표한 이후 『달려라 메로스』 『여학생』 『사양』 『인간 실격』 등을 발표하며 쉼 없이 왕성한 창작 활동을 펼쳤다. 약물중독으로 인한 입원, 동반 자살 시도 등의 사건들이 있었지만 창작에 대한 열의만은 끊이지 않았다. 『인간 실격』을 발표한 1948년에 연인과 강에 투신, 39세의 나이로 비극적인 생을 마감했다. 지금도 매해 그의 생일이면(강에서 죽은 그를 건져 올린 날이기도 하다) 그를 사랑하는 이들은 묘지에 새겨진 그의 이름에 앵두를 박고 술을 병째 부으며 그를 기린다.

역자 : 이호철
분단의 아픔과 이산가족 문제 등 남북문제를 다뤄온 대표적 분단 작가이자 탈북 작가. 1955년 단편소설 「탈향」을 발표하며 등단했고, 「판문점」으로 현대문학상을, 「닳아지는 살들」로 동인문학상을 수상했으며 1998년에는 대한민국 예술원상을 받았다. 주요 작품으로 『남녘 사람 북녘 사람』 『소시민』 『남풍 북풍』 『서울은 만원이다』 등이 있으며, 역서로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만卍?시게모토 소장의 어머니』(공역), 다자이 오사무의 『사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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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시공간을 교차해 지금 우리에게 당도한,
열림원 세계문학

도서출판 열림원은 이삭줍기 시리즈, 프랑스 여성작가 소설 시리즈, 쥘 베른 걸작선, 헤르만 헤세 컬렉션, 다자이 오사무 선집 등을 통해 다양한 장르와 작가군을 아우르는 세계문학을 독자들에게 소개해왔습니다. 2023년 여름, 열림원에서는 이런 전통을 이어 <열림원 세계문학>이라는 이름으로 시대를 관통해 깊은 울림을 전하는 작가들의 걸작을 새롭게 독자 여러분에게 선보입니다.
<열림원 세계문학>이 가장 먼저 소개하는 작품은 한국인에게 꾸준히, 그리고 가장 많이 사랑받아온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 그리고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입니다. 방학과 휴가를 맞아 미루어왔던 고전문학 읽기를 화사한 색감과 컴팩트한 판형, 경쾌한 디자인이 조화로운 <열림원 세계문학>으로 시작해보세요.

다자이 오사무의 마지막 몸부림과 같은 소설
유희와 환락, 그리고 지독한 고통과 눈물

다자이 오사무가 자살하기 전 마지막으로 남긴 유작 『인간 실격』은 다자이 오사무의 자전적 소설로도 읽힌다. 소설의 주인공 오바 요조는 인간의 삶을 이해할 수 없으며, 인간을 두려워한다. 그러면서도 ‘광대’를 자처하며 사람들을 즐겁게 한다. 그는 화가를 꿈꾸며 미술학교에 가고 싶었지만 아버지의 뜻에 따라 일반학교에 진학하고, 호리키라는 친구를 만나 술과 여자를 배운다. 도시에서 홀로 지내며 점점 타락해가던 요조는 여자와 동반자살을 시도하고, 알코올과 약물 중독에 이르러 끝내는 정신병원에 입원한다. 끝내 인간으로서 스스로 실격되었다고 여기는 요조의 자기 고백적 이야기는 다자이 오사무가 실제로 겪었던 삶의 풍파와 겹쳐진다. 『인간 실격』은 다자이 오사무의 마지막 몸부림과 같은 소설이자, 자기 파괴와 연민 사이에서 고뇌하던 한 남자의 기록이기도 하다.

“그것은 이를테면,
인간을 향한 저의 마지막 구애였습니다.”

“부끄럼 많은 삶을 살아왔습니다”라는 구절을 『인간 실격』의 첫 문장으로 알고 있는 독자들도 많을 것이다. 이 소설은 사실 액자형식으로, 앞의 문장은 ‘수기’의 첫 문장이고 실제 소설은 주인공 요조가 쓴 이 수기를 우연히 얻게 되는, 서문과 후기에만 등장하는 한 남자의 글로 시작한다. 그리고 서문이 끝난 후, 바로 그 “부끄럼 많은 삶을 살아왔”다라는 한 인물의 고백을 우리는 마주하게 된다. 그렇다면 궁금해진다. “부끄럼 많은 삶”이란 도대체 어떤 삶일까.
요조에게 인간이란 존재는 불가사의하며, 공포스럽기까지 하다. 그런 요조가 생각해낸 세상을 대하는 방식은, ‘광대’가 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광대 짓이 인간에 대한 “마지막 구애”라고 그는 말한다. 광대 짓이 시작된 이후로 요조의 인생은 꽤 무탈한 부잣집 도련님의 삶으로 접어드는 듯싶다가도, 그의 마음 깊은 곳에 있는 어둡고 나약한 정념에 잡아먹혀 번번이 부서진다. 늘 세상을, 자기 자신을 똑바로 마주하지 못하고 숨고 도망쳤던 요조. 『인간 실격』은 한 심약한 청년과 이 세상 사이의 애증을 우울과 유희를 넘나들며 그려냈다.

세상과 불화하며 방황하는 한 청춘의 이야기
시대를 뛰어넘어 전해지는 절절하고 쓰라린 고백

“겁쟁이는 행복조차 두려워하는 법입니다.
부드러운 솜옷에도 상처를 입습니다.”

다자이 오사무는 일본 아오모리현에서 부유한 집안의 열 번째 자녀로 태어났다. 본명은 쓰시마 슈지. 일찍이 문학적 재능을 발견해 10대 때 동인지를 만들어 발표하기도 하고, 왕성한 집필 활동을 펼쳤지만 서른아홉의 나이로 짧은 생을 마감했다. 그는 1948년 6월 13일 강에 투신했는데, 그 직전까지도 펜을 놓지 않고 『인간 실격』을 포함한 여러 작품을 발표하고 완성했다.
문학 평론가 오쿠노 다케오는 다자이 오사무를 두고 “패전 후 혼란기를 우리는 다자이 하나에 의지해 살았다”라고 말했다. 『인간 실격』은 다자이 오사무의 자전적 소설이기도 하지만, 시대의 우울을 반영하여 쓰라리고 수치스러운 감각에 파묻혀 있는 일본 젊은이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다자이가 이 소설을 발표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1948년에서 70여 년이 지난 지금, 시대적 배경은 변화하였지만 세상과 불화하고 방황하는 한 젊은이의 이야기는 여전히 생생하게 읽히며 씁쓸한 안타까움을 남긴다.
열림원 세계문학의 『인간 실격』은 「탈향」 「닳아지는 살들」을 쓴 소설가 이호철의 번역 유고작이다. 생전 소설가 김승옥이 고인에게 부탁한 번역으로, 불안하고 복잡한 화자의 어조를 침착하고 매끄럽게 따라가며 다자이 오사무 문학의 섬세함을 끄집어냈다. 역자의 작품 해설을 대신하여 소설가 박솔뫼의 추천의 글을 실었으며, 이는 작품을 바라보는 또 다른 시각을 제공한다.

“요조의 고백은 강렬하고 그가 토해내는 한마디 한마디는 꽤 빽빽해서 귀 기울여 듣지 않을 수 없게 한다. 단순히 무책임한 사람이군 하고 휙 뒤돌아가기 어려운, 왠지 좀 더 이야기하고 싶고 이 사람 재미있네 싶기도 하고 결국엔 이 어찌할 수 없다는 토로를 어떻게 다뤄야 할까 생각하게 한다.”
─ 박솔뫼(소설가), 추천의 글에서

책 속에서

다시 말해서 저는 사람이 살아간다는 일이 정확히 무엇인지 아무것도 모른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내가 가진 행복이라는 관념과, 세상 사람들의 행복이라는 관념이 완전히 어긋나 있다는 불안, 저는 그 불안 때문에 밤마다 뒹굴고 신음하며 거의 발광하기 직전까지 이르기도 했습니다. 저는 과연 행복한 걸까요. 저는 어릴 적부터 늘 행복한 놈이라는 소리를 들어왔습니다만, 정작 저는 늘 지옥 같은 마음이었고, 도리어 저보고 행복한 놈 운운하던 사람들이 저와19 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안락한 듯이 보였습니다. _p.18

그것은 이를테면, 인간을 향한 저의 마지막 구애였습니다. 저는 인간이라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하면서도 인간을 도저히 끊어낼 수는 없었던 거 같습니다. 그리하여 저는 이 광대 짓이라는 방식으로 겨우겨우 인간과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_p.20

‘그늘에서만 사는 사람’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인간 세상에서는 보잘것없는 패배자, 또는 악랄한 자를 지칭하는 것 같은데 저는 태어났을 때부터 음지의 존재였던 것처럼 느껴져, 세상 사람들로부터 저놈은 그런 놈이라고 불리는 정도의 그런 이들과 만나면 늘 마음이 너그러워집니다. 그리고 그런 저의 너그러운 마음은 스스로가 반할 정도의 다정함이었습니다. _p.60

그날 밤, 우리는 가마쿠라의 바닷속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여자는, 가게 친구에게 빌린 것이라며 메고 있던 오비를 풀어 정성스럽게 개어서 바위 위에 얹어놓았고 저도 망토를 같은 자리에 벗어두고는 함께 물속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여자는 죽었습니다. 그리고 저만 살아남았습니다. _p.80

사흘 밤낮을 저는 죽은 듯이 누워 있었다고 합니다. 의사는 과실로 보고 경찰에 신고하는 것을 유예해주었습니다. 정신이 깨기 시작하자 제일 먼저 중얼거린 헛소리는, 집에 돌아갈래, 였다고 합니다. 집이라는 곳이 어디를 가리키는 것인지는 당사자인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 그렇게 말하고 엄청 울었다고 합니다. _p141

인간, 실격.
바야흐로 저는 완전히, 인간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_p.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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