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기술 패권의 성패는 가장 높은 곳이 아니라,
가장 중요한 길목에서 결정된다!
책은 먼저 1장 「자율주행 - 운전하지 않는 인간의 시대」에서 테슬라와 웨이모의 서로 다른 자율주행 전략을 비교하고, 로보택시가 실제로 돈이 되는 사업인지, 그리고 자율주행 시대에 한국은 어디에 서 있는지를 살펴본다. 수천만~수억 킬로미터의 실주행 데이터를 축적한 웨이모·테슬라·중국 기업들과 비교하면 한국의 소프트웨어 경쟁력에는 여전히 격차가 있지만, 웨이모가 한국산 차량을 대규모로 활용하는 것처럼 한국은 자율주행의 하드웨어 플랫폼이라는 중요한 길목을 쥐고 있다. 결국 한국의 과제는 이 강점을 발판으로 자율주행의 ‘두뇌’까지 확보할 수 있느냐에 있다.
2장 「전기차 - 게임 체인저, 전고체 배터리 경쟁」에서는 BYD와 테슬라의 전기차 패권 경쟁에서 배터리가 차지하는 전략적 의미를 짚는다. 전기차 경쟁은 자동차 제조 능력만의 경쟁이 아니라 배터리 원재료와 공급망, 기술 표준을 둘러싼 지정학적 경쟁으로 확장되고 있다. 특히 LFP 배터리의 부상과 전고체 배터리 경쟁은 기존의 우위를 뒤흔들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다.
3장 「드론과 방산 - 하늘의 소프트웨어 전쟁」에서는 저가 드론이 전쟁의 문법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안두릴과 팔란티어 같은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어떻게 미국 국방산업을 변화시키고 있는지를 분석한다. 한국 방산 역시 강철과 무기의 제조 경쟁력을 넘어 소프트웨어와 AI를 결합한 ‘코드의 전쟁’으로 나아가야 한다.
4장 「우주 - 스페이스X 이후, 우주 산업의 미래」에서는 재사용 로켓으로 우주 산업의 비용 구조를 바꾼 스페이스X를 중심으로 아마존과 중국까지 뛰어든 저궤도 경쟁을 살펴본다. 우주 역시 로켓과 위성의 기술 경쟁을 넘어 통신 주권과 새로운 지정학적 세력권을 둘러싼 경쟁으로 변하고 있다.
5장 「AI 모델 - 지능을 물 쓰듯 쓰는 시대」에서는 AI 지능의 가격이 급격히 하락하면서 AI가 특정 산업의 기술을 넘어 모든 산업에 침투하는 과정을 살펴본다. 실제로 GPT-3.5 수준의 성능을 구현하는 비용은 불과 2년 남짓한 기간에 280배 낮아졌고, AI의 가격 경쟁은 맞춤형 추론 칩과 효율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어 6장 「반도체 - AI 시대 진짜 권력」에서는 엔비디아의 지배력과 대만이라는 지정학적 위험, 그리고 HBM을 중심으로 한국 반도체가 메모리 강국이라는 현재의 강점을 어떻게 다음 단계로 연결할지를 짚는다.
7장 「로봇 - 피지컬 AI, 두뇌의 경쟁」에서는 AI가 디지털 공간을 넘어 현실 세계를 이해하고 행동하는 ‘피지컬 AI’로 진화하는 흐름과 휴머노이드 로봇의 변곡점을 다룬다. 8장 「에너지 - AI 시대 진짜 병목은 전력」에서는 AI 데이터센터와 산업 전반의 전력 수요가 증가하면서 원전과 ESS가 새로운 전략 자산으로 떠오르는 이유를 설명한다.
9장 「바이오 - AI가 만드는 치료제의 세계」에서는 AI가 신약 개발의 속도를 바꾸는 가운데 한국이 세계적인 의약품 생산 역량을 어떻게 새로운 경쟁력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 살펴본다. 마지막 10장 「양자 - 아직 먼 미래, 계산 패권」에서는 AI 다음 세대의 핵심 기술로 꼽히는 양자컴퓨팅과 양자 암호 경쟁을 통해 한국이 가장 늦게 출발한 분야에서 어떤 방식으로 추격해야 하는지를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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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개의 전장을 관통하면 하나의 결론이 보인다. 이것은 열 개의 서로 다른 기술 전쟁이 아니라 하나의 기술 총력전이다. 자율주행의 두뇌와 무인전투차량의 두뇌는 같은 AI에서 출발하고, 전기차의 배터리는 로봇의 심장이 되며, AI 모델의 경쟁은 반도체 경쟁과 연결되고, 그 모든 기술은 결국 전력이라는 기반 위에서 작동한다. 따라서 승부는 반드시 가장 뛰어난 기술을 가진 쪽에서만 갈리지 않는다. 더 싼 라이다가 자율주행의 판을 흔들고, 더 효율적인 AI가 시장을 뒤집으며, 칩을 설계하는 기업이 아니라 생산을 담당하는 기업이 세계의 급소가 되기도 한다. 패권은 정상의 깃발이 아니라 길목의 통행권에서 나온다.
이 관점에서 보면 한국의 위치도 새롭게 보인다. 한국은 모든 기술의 ‘왕’은 아니지만 자율주행의 하드웨어 플랫폼, 배터리와 전고체, 방산의 제조 역량, 위성, HBM, 로봇 부품, 원전과 ESS, 의약품 생산, 양자 암호 등 세계 기술 공급망 곳곳에 없어서는 안 될 ‘마디’를 차지하고 있다. 문제는 이 자리가 영원하지 않다는 것이다. 중국의 물량전은 기존 길목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는 공급망의 위치를 바꾸며, 새로운 기술은 기존의 길목 자체를 우회할 수 있다. 따라서 지금 한국에 필요한 것은 이미 확보한 길목을 더 깊게 파고, 필요한 기술은 적극적으로 빌리되 그 자리에 머물지 않으며, 기업의 기술 경쟁을 국가 차원의 전략으로 끌어올리는 일이다.
『기술 총력전의 시대』는 AI가 바꿔놓은 딥테크의 지형을 따라가며, 앞으로의 기술 패권이 어디에서 만들어지는지를 보여주는 책이다. 지금 세계가 벌이고 있는 경쟁의 본질을 알고 싶은 독자라면, 이 책을 통해 각각의 기술을 넘어 서로 연결된 하나의 거대한 전쟁의 지도를 읽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