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시인의 말]
신문지 속 고기 반 근의 무게
나는 살고 싶었다. 그래서 글을 썼다.
1990년,
어머니는 그날
막둥인 내가 꼭 죽을 것만 같았다고
돌아가실 때까지 늘 말씀하시곤 했다.
가슴에 여섯 개의 관을 꽂고 사투를 벌이던
그 소년의 폐부엔 어느덧 차가운 공기보다
더 시린 외로움이 먼저 유착되었고,
가난한 어머니의 손에 사 들려오던
신문지 속 고기 반 근의 무게….
나는 그 가난한 사랑에 기생하며,
34년의 통증을 중독처럼 받아들였다.
사랑은 늘 목마르고 아팠으며
이제야 이 하얀 사각의 대지를 빌어
지긋지긋한 외로움마저 툭 던져놓고
비로소 내 안의 해묵은 오물들을 쏟아내며
가슴을 펴 첫 숨을 쉬어본다.
이 글들은
휑한 마음밭 한여름 세찬 소나기처럼
모질고 거칠게 찾아왔던
나의 부서진 연민들과
지독한 공황의 바다에서 건져 올린
한없이 연약한 한 사람의 불친절한 기록이며,
쉼 없이 덜컥거리는 우리의 사소한 일상에 유착된
격렬하고도 다분히 친밀한
사랑과 통증에 대한 기억이다.
통증 뒤 찾아오는 짧은 안식조차
무감각하게 흘려보냈던 내 입가에
언제부터인가 가벼운 탄성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추천사
어느 날 문득 깨닫게 되는 어머니의 한계.
그 한계 앞에서 느껴지는 긴장.
그렇게 대상의 주체로
시공간을 흘러왔다고 여기는 ‘나’의 처절함.
씌여진 것들 한줄 한줄은
그것의 드러남으로 읽힙니다.
그 드러남 속으로 매몰되어 갔던 주체와
그렇게 흘러갔던 시공간에 대한
섬세한 관찰로 읽힙니다.
그리고 마침내 당도한 천 길 낭떠러지.
거기서 문득 마주치는,
드러남의 높이와 매몰된 깊이만큼의 ‘나’.
‘나’는 드디어 낭떠러지 아래로
날갯짓을 시작합니다.
시작도 없고, 끝도 없는, 보탤 것도 없고 뺄 것도 없는,
그 비대상의 열린 공간으로 날아오를 겁니다.
그 열린, 텅빈, 빛나는 속으로
경계없이 녹아드는 날개춤을 출 겁니다.
- 어느 독자(담담의)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