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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제3부 게일 와이낸드
제4부 하워드 로크
옮긴이의 말
저자 소개
저자 : 아인 랜드
1905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알리사 로젠바움. 자수성가한 유대계 약사인 아버지 덕에 어린 시절을 유복하게 보냈으나, 1917년 볼셰비키 혁명으로 당에 전 재산을 몰수당하고 크리미아로 이주했다. 이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돌아와 페트로그라드 대학에서 철학과 역사학을 공부하면서 아리스토텔레스, 니체, 도스토옙스키를 자신의 사상적 기반으로 삼았다. 시나리오 작가가 되기 위해 국립영화예술학교에서 수학하다 1926년 미국으로 건너갔다. 할리우드에서 생활하던 중 배우 프랭크 오코너와 결혼해 미국 시민권을 얻었고, 이후 ‘에인 랜드’라는 필명으로 1936년 《우리, 살아 있는 자들》, 1938년 《성가》 등 영화 시나리오와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1943년에 발표한 《파운틴헤드》는 에인 랜드에게 처음으로 명성과 성공을 가져다주었다. 이성의 원칙에 따라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는 건축가 하워드 로크, 그의 일과 사랑을 담은 이 철학적 로맨스 소설은 세계적으로 팔려나갔고, 1949년 워너브러더스 영화사에서 개리 쿠퍼, 퍼트리샤 닐 주연의 영화로 제작되었다. 이어 세상을 이끌어가는 뛰어난 지식인들이 파업에 들어가면서 동력을 잃은 미국의 몰락을 그린 《아틀라스》(1957)는 에인 랜드를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로 우뚝 세웠다. 1982년 미국 뉴욕에서 생을 마감한 에인 랜드는 지금까지도 헨리크 입센과 토마스 만에 비견할 만한 미국 지성사의 주요 인물로 손꼽힌다.

역자 : 민승남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2021년 유영번역상을 수상했다. 옮긴 책으로는 《밤으로의 긴 여로》, 《아웃 오브 아프리카》, 《완벽한 날들》, 《아틀라스》, 《넛셀》, 《사실들》, 《시핑 뉴스》, 《지복의 성자》, 《인도로 가는 길》, 《천 개의 아침》, 《기러기》, 《야생의 심장 가까이》, 《별의 시간》, 《북과 남》, 《아구아 비바》, 《그해 봄의 불확실성》, 《레슨》, 《어머니 내게 오시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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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마땅히 있어야 할 세상’을 향한
어느 위대한 건축가의 하늘을 찌르는 도전

1930년대 뉴욕 맨해튼, 가난한 건축학도 하워드 로크는 지나치게 추상적인 설계도 한 장으로 인해 졸업을 1년 앞두고 스탠턴 공대 건축학과에서 퇴학을 당한다. 이후 부와 권력의 회유에도 절대 타협하지 않는 그의 행보는 타인의 시선과 억압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철저한 이성과 열정의 결정체를 보여준다. 그에게는 ‘이미 존재하는 세상’의 부조리함에 대한 경멸과 ‘마땅히 있어야 할 세상’에 대한 드높은 이상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자아실현을 최우선으로 삼는 하워드 로크, 타인을 통해 삶의 의미와 힘을 얻는 타인중심주의자 ‘피터 키팅’, 빈민가에서 태어나 언론 재벌이 된 ‘게일 와이낸드’, 이타주의를 무기 삼아 자기희생을 강요해 세상을 지배하려는 ‘엘즈워스 M. 투히’. 《파운틴헤드》는 이 네 인물의 이름을 각각의 소제목으로 삼아 그들의 인생행로를 통해 이성과 열정으로 비로소 자유로워질 인간의 숙명을 제시한다. 이 소설은 자신의 열정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잡지 못하고 방황하다 세상의 억압에 백기를 들고 마는 모든 개인에게 여전히 유효한 구원의 메시지이기도 하다. 인간이 지닌 최고의 가능성을 실현하는 것만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이라고 믿으며, 오직 ‘나’만이 세상을 이끌어가는 ‘근원’임을 고독하고도 강렬한 목소리로 외치고 있기 때문이다.

마천루의 시대, 세상을 움직인 사람들의
자유로운 삶과 욕망, 그리고 강렬한 서사

여기 정반대의 인생행로를 달리는 하워드 로크와 피터 키팅, 두 사람이 있다. 이들은 미국의 건축 명문인 스탠턴 공대의 라이벌이었지만, 로크가 고전주의 건축양식과 전통을 중시하는 학교의 규칙을 거부하고 퇴학당한 이후로 이들의 인생은 양극단을 향한다. 키팅은 학교를 수석 졸업한 이후 건축가로서의 재능보다는 사업 수완으로 부와 명성을 이룬 ‘가이 프랭컨’에게 스카우트 되어, 교묘한 술수로 라이벌을 하나씩 제거해가며 성공 가도를 달린다. 그러나 철저히 자신의 이상만을 따르는 로크는 한때 건축계의 영웅이었으나 세상의 버림을 받은 몰락한 현대주의자 ‘헨리 캐머런’ 밑으로 들어가 가난과 고통의 삶을 이어간다.
두 청년의 인생행로에서 만나게 되는 여러 인물은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1930년대 미국의 모습을 여실히 담고 있다. 자아실현을 최우선으로 삼는 영웅들과 타인과의 관계에 매어 사는 간접 인생들 사이의 치열한 암투와 도전은 뉴욕의 스카이라인을 만들어나간다.
빈민가에서 태어나 언론재벌이 된 게일 와이낸드는 하워드 로크의 진가를 한눈에 알아보고 그의 가장 좋은 친구이자 최고의 후원자가 된다. 반면 건축비평가이자 삼류 잡지 《배너》의 칼럼니스트인 엘즈워스 투히는 사회주의적 이타주의를 무기로 삼아 사람들의 죄책감을 공략하고 자기희생을 강요해 세상을 지배하려 한다. 섹스 스캔들과 보잘것없는 소설들, 세상의 진부하고 비루한 삶들을 찬양하며 인간의 위대성 그 자체를 파괴하려는 언론가 투히는 하워드 로크뿐만 아니라 위대한 모든 가치를 향한 안티테제이자 절대적인 악의 상징이다.
로크는 자신의 사무실을 개업하지만 엘즈워스 투히를 위시한 언론과 지배 세력의 방해로 인해 그가 지은 건물 모두가 대중들에게 무참히 무시받고 조롱당한다. 의뢰를 받고 지은 ‘엔라이트 하우스’는 정신병원이라는 조롱을 받고, 자신이 설계한 ‘스토더드 신전’으로 거액의 소송에 휘말려 다시 일어설 수 없을 만큼 몰락해도, 로크 자신은 용감하리만치 고통에 둔감하다. 오히려 타인의 시선에 기대 독자적인 인간의 존엄성을 적대시하는 이들을 경멸이 담긴 덤덤한 시선으로 응시할 뿐이다. 삶의 순간마다 마주하는 역경과 고통에 스스로가 얼마나 오래 버티는지 지켜보며 냉혹한 쾌감을 느끼는 그의 태도에서, 우리는 스스로 시대를 만들어나가는 영웅들의 비범한 면모를 목격하게 된다.

완전한 존재를 지켜내려는 이들의
파괴적이고 처절한 사랑

《파운틴헤드》는 역동적이고 아슬아슬하게 솟아올라 하늘을 찌르는 건물들 사이에서의 강렬하고도 아름다운 로맨스를 선보인다. 빼어난 외모와 놀라운 지성을 지닌 ‘도미니크 프랭컨’, 그녀는 전통과 신앙, 무조건적인 평등 앞에 위대한 개인을 짓밟는 세상을 증오한다. 그러나 피터 키팅의 애달픈 구애에도 미동치 않던 그녀의 메마른 심장은, 어느 날 갑자기 채석장에서 착암기로 돌을 뚫고 있는 로크의 야성성을 발견하고 요동치기 시작한다. 로크와의 운명적인 사랑, 혹은 사내를 향한 갑작스럽고 격렬한 증오는 그녀의 유일한 삶의 목적이자 생의 감각이 된다. 그녀는 세상이 로크의 위대성을 외면하고 조롱하자, 완전한 파괴야말로 완전한 존재를 영속시키는 방법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하워드 로크와 자신을 철저히 파괴하기에 이른다. 가장 세속적이고 경멸스러운 인물인 키팅과 결혼해 그림자처럼 살아가는 삶을 선택한 것이다.
그러나 도미니크는 파괴하려 할수록 스스로에게 로크의 존재가 벗어날 수 없는 중력과도 같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에 그녀는 로크가 설계하고 손수 지어 올렸으나 본래의 목적을 잃고 뉴욕의 다른 건물들처럼 가치 없는 흉물이 되어버린 ‘코틀랜드 주택’을 폭파하려는 계획에 기꺼이 동참한다. 폭약을 설치해둔 텅 빈 빌딩에 들어가, 도화선을 긋는 로크를 돕는 도미니크 프랭컨. 그녀는 산산조각 나 공중으로 흩어지는 건물의 파편들 가운데에서도 자신의 몸을 숨기거나 도망치지 않는다. 위대한 존재를 지켜내기 위한 사명감과 그것을 향한 열렬한 사랑 앞에 그녀는 곧 다가올 죽음조차 두렵지 않다.

건축학도라면 꼭 읽어야 할 살아 있는 고전

《파운틴헤드》는 건축가들의 세계를 다뤘다. 에인 랜드는 이 작품을 쓰기 위해 건축 관련 글들을 읽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생생한 현장 체험의 기회를 얻고자 건축사무소에서 무보수로 일하기까지 했다. 실제로 에인 랜드는 ‘낙수장’과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을 지은 건축계의 전설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를 모델로 하워드 로크라는 인간상을 그려냈다. 필연적이고 마땅히 있어야 할 건축구조, 완전하고 절대적으로 옳은 모종의 생명력에 의해 땅에서 솟아오른 듯한 건물, 확립된 예술적 전통들과 관례와 모든 원칙에 반하는 방식을 추구하는 로크의 건축 이념은 무수한 건축가에게 커다란 영감을 주었다. 나아가 인간을 위대한 존재이게 하는 영웅성의 상징 하워드 로크는 건축학도뿐 아니라 원대한 포부와 열정을 지닌 많은 젊은이에게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주었다. 이것이 바로 《파운틴헤드》가 건축학도라면 꼭 읽어야 할 필독서로 오래도록 사랑받은 이유이자, ‘세상이 정해준 길’과 ‘내가 정한 길’ 사이에서 방황하는 이들이 가장 먼저 선택하는 책인 까닭이다. 1949년 킹 비더 감독이 동명의 영화로 제작한 이래로 연극, 라디오 드라마, 그래픽 노블 등 다양한 장르에서 끊임없이 재탄생되는 살아 있는 고전이기도 하다.

책 속에서

“목적과 터, 재료가 형태를 결정합니다. 하나의 주제에 따라 만들어지지 않은 건 절대로 합리적이거나 아름다울 수 없고, 주제가 모든 세부를 결정하죠. 건축물은 인간처럼 살아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그것만의 유일한 진실과 주제, 그것만의 유일한 목적에 따르죠.”(《파운틴헤드 1》, 41∼42쪽)

“전 제게 가능한 최선의 방식으로 일해야만 즐거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최선이란 기준의 문제고, 전 저만의 기준을 세워놨습니다. 전 아무것도 물려받지 않습니다. 전 어느 전통의 줄에도 서지 않습니다. 어쩌면 새 전통을 시작할 수는 있겠죠.”(《파운틴헤드 1》, 43쪽)

“어떤 식으로 고객에게 자네의 생각을 강요할 작정인가?”
“전 강요하지도, 강요당하지도 않을 겁니다. 저를 원하는 사람이 스스로 찾아올 겁니다.”(《파운틴헤드 1》, 46쪽)

“하워드, 그건 자네만의 승리가 아니라 꼭 이겨야만 하는 것, 세상을 움직이면서도 인정받지 못해온 것의 승리이기도 하지. 자네의 승리는 앞으로 자네가 겪게 될 고통을 견디지 못해 쓰러져간 수많은 사람들의 정당성을 입증해줄 것이네.”(《파운틴헤드 1》, 267쪽)

“우린 생각해선 안 돼. 믿어야 해. 케이티, 믿어라. 네 마음이 그걸 거부하더라도. 생각하지 말고 믿어. 너의 머리가 아닌 가슴을 믿어. 생각하지 마. 느껴. 믿어.”(《파운틴헤드 1》, 745쪽)

“사랑은 존경, 숭배, 찬양, 위를 올려다보는 것이지 더러운 상처에 매는 붕대가 아니오. 하지만 사람들은 그걸 모르지. 사랑에 대해 함부로 떠드는 사람들은 사랑을 느껴본 적이 없는 이들이오. 동정, 연민, 경멸, 일반적인 무관심에서 우려낸 멀건 국물을 사랑이라고 부르지. 당신과 나처럼 일단 사랑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그 최고의 존재에 대한 완전한 열정을 알게 되면 그 이하의 것은 할 수가 없소.”(《파운틴헤드 2》, 122쪽)

“내 방식으로 일하는 것. 피터, 자네가 내게 줄 수 있는 건 오직 그것뿐이네. 그걸 내게 준다면 나도 자네에게 모든 걸 주겠네. 내 방식대로 일하는 것. 사적이고,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동기. 나는 그런 식으로만 기능하네. 그게 나의 전부네.”(《파운틴헤드 2》, 405쪽)

“난 어떤 것의 상징이 되고 싶진 않아요. 난 오직 나 자신일 뿐이니까요.”(《파운틴헤드 2》, 453쪽)

“만일 이 배가 가라앉는다면 난 목숨을 바쳐 당신을 구할 거예요. 의무감 때문이 아니라 나 자신의 이유들과 기준들에 따라 당신을 좋아하기 때문이죠. 난 당신을 위해 죽을 수 있어요. 하지만 당신을 위해 살 수는 없고, 그럴 생각도 없죠.”(《파운틴헤드 2》, 464쪽)

“사람들에게 행복을 허용하지 말게. 행복은 자족적인 것이지. 행복한 사람들은 우리를 찾아올 시간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네. 행복한 사람들은 자유인이지. 그러니 그들의 삶의 기쁨을 없애게. 그들에게 소중한 것은 모두 빼앗게. 그들이 원하는 걸 절대 갖지 못하게 하게. 개인적인 욕망 자체가 사악한 것이라고 느끼도록 만들게. ‘나는 원한다.’고 말하는 것이 당연한 권리가 아니라 부끄러운 고백이 되도록 만들게. 이 경우 이타주의가 커다란 도움이 되지. 불행한 사람들은 우리를 찾아오게 되어 있네. 우리가 필요하니까.”(《파운틴헤드 2》, 5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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