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특별한 특정 사람들 말고 평범한 보통 사람들이 생활화하는 독서일기를 꿈꾼다!
시리즈를 기획하게 된 데는 아주 소박하지만 원대한 꿈을 품기도 해서였습니다. 우리 어릴 적에 누구나 ‘독서일기’를 쓰며 자랐는데, 그것도 숙제로 선생님의 ‘참 잘했어요’ 마크가 찍힌 도장을 받아가며 책가방 속에 넣고 다니기도 하였는데, 어느 순간 그 노트가 어디로 다 사라져버렸는지 그 단어를 입 밖으로 꺼내는 이들을 만나기 힘들어졌다 싶었던 거지요. 물론 책읽기를 주업으로 하거나 책읽기의 달인이다 싶은 분들의 독서 리스트는 책으로 여전히 쏟아져나오고 있지만 기획자로서의 저는 그랬답니다. ‘특별한 특정 사람들 말고 평범한 보통 사람들이 생활화하는 독서일기가 대중화’되어야 책 시장이 보다 다양해지고 책 문화가 보다 풍요로워지며 책 인구가 보다 팽창할 거라고 말이지요. 그리하여 시작하게 된 난다의 〉읽어본다〈 시리즈. 책이 내 생활 속에 어떻게 스미어 있는지, 책이 내 일상과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 그 과정을 솔직담백하게 적어주면 좋겠다, 하는 기획자의 주문 속에 선보이게 된 다섯 권의 〉읽어본다〈 그 리스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뮤지션이자 책방무사 운영자 요조의 『눈이 아닌 것으로도 읽은 기분』, 의사이자 에세이스트인 남궁인의 『차라리 재미라도 없든가』, 시인 장석주 박연준 부부의 『내 아침 인사 대신 읽어보오』, 북카페이자 서점인 카페꼼마 장으뜸 대표와 문학동네 강윤정 편집자 부부의 『우리는 나란히 앉아서 각자의 책을 읽는다』, 예스24 김유리 MD와 매일경제 문화부 김슬기 기자 부부의『읽은 척하면 됩니다』. 한 권 한 권에 대한 소개는 아래에서 보다 집중적으로 하겠습니다.
*『우리는 나란히 앉아서 각자의 책을 읽는다』
-카페꼼마 장으뜸 대표와 문학동네 강윤정 편집자 부부의 책읽기에 대한 책일기
상수역 부근과 홍대역 부근에 아주 핫한 북카페가 있었지요. 그곳은 서점을 겸하고 있어 책을 좋아하는 이들의 많은 사랑을 받기도 하였지요. ‘카페꼼마’라는 이름과 천장에 닿을 듯 솟아 있던 책장이 사람들의 뇌리 속에 아주 깊이 박혀 있었는데요, 지금은 잠시 자리를 옮겨 새로운 곳에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지요. 바로 이 공간의 장으뜸 대표가 책의 왼편에 자리를 틀고 앉아 2017년 1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매일같이 책일기를 써나갔습니다. 이후인 7월 1일부터 12월의 오늘까지는 관심으로 읽고 만진 책들의 리스트를 덧붙였고요. 책의 오른편에 자리를 틀고 앉아 마찬가지의 스타일로 책일기를 써나간 이는 10년 넘게 문학 안팎의 굵직한 책들을 편집해오고 있는 문학동네의 강윤정 편집자라지요. 매일같이 한 권의 새로운 책은 반드시 만지는 이들. 북카페이자 서점 대표와 문학전문 출판사의 편집자 부부.
『우리는 나란히 앉아서 각자의 책을 읽는다』는 바로 이들 부부의 첫 저작물이기도 합니다. 워낙에 책을 좋아해 둘만의 기념일마다 반드시 책을 선물해왔다는 부부. 이들 부부에게 〉읽어본다〈를 제의한 것은 두 사람의 ‘직업’ 속에 ‘생활’ 속에 ‘삶’ 속에 ‘책’이 필수불가결한 오브제로 작동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정말이지 궁금했습니다. 매일같이 책을 만지는 북카페이자 서점 주인은 매일같이 어떤 책을 읽을까. 매일같이 책을 만지는 문학전문 에디터는 매일같이 어떤 책을 읽을까.
역시나 이들 부부의 책일기 속에 책을 통한 생활이 듬뿍 묻어 있었습니다. 책을 너무도 사랑하는 두 사람이 책을 어떻게 제 일상에 새기는지 그 과정을 훔쳐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은 훈풍에 자주 일렁였습니다. 같은 책을 두 사람이 어떻게 다르게 읽는지, 그걸 비교해가며 읽는 재미에 책 바구니가 터져나갈 정도로 책을 골라 담는 나 자신을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그렇지요, 책은 참 그러하다지요. 맘껏 탐할수록, 그 탐에 탐이 꼬리를 물수록 사람을 참 건강하게 만드는 드문 것 가운데 하나라지요.
남편은 북카페이자 서점 주인답게 책을 참 동적으로 읽어냅니다. 아내는 편집자답게 책을 참 정적으로 읽어냅니다. 이 두 사람의 참 달라서, 그런 만큼 균형감 있어서 하나 되기 좋은 이 독서의 궤를 따라 읽는 맛이 여러분들에게 어떻게 전해질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이 책을 다 읽고 여러분들이 저마다의 일기장에 이 한 구절을 남기셨으면 하는 마음 큽니다. 그러니까 나도 책읽기에 대한 책일기를 써봐야지 하는 시도의 말이자 다짐의 말이요. 쓰다 보면 나란 사람이 보이게 됩니다. 내가 쓴 글들로 말미암아 내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내 생활의 정수도 읽을 수 있게 됩니다. 세상살이에서 가장 어려운 게 나란 사람의 주제파악이 아니던가요. 책은 우리에게 그걸 알려주지요. “읽기라는 행위로 나의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자신감 속에 또한 우리를 희망으로 살게 한다지요.
정말이지 이들 부부는 나란히 앉아서 책을 읽곤 한답니다. 그런 대목이 남편의 글 가운데 두어 번 나오기도 하여 제목을 그리 뽑을 수 있었답니다. 불현듯 홍대 인근 어느 카페에서 몇 시간이고 미동도 없이 그저 각자의 책읽기에 골몰하는 커플을 보았다면 필시 이들 부부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 팁으로 남깁니다.
*본 도서 소개글은 2017년 초판을 기준으로 작성되었으며, 본 개정판은 초판 도서와 내용이 동일함을 알려드립니다.
·작가의 말
*
책은 참 신기하다.
책을 읽고 있으면
나는 어딘가로 나아간다.
그곳은 희미하지만
다른 누구의 것도 아닌 나만의 것이다.
한 페이지 안에는 표현될 리 없는 그 감정을
억지로 욱여넣었다.
고맙고 미안하다.
2017년 12월
장으뜸
*
책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여러 번 살고 여러 번 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작은 공간에서, 아무 소리도 없으나, 책을 읽는 내 안에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 즐겁다. 오로지 나만 아는 기쁨.
읽는 데서 나아가 만들기 시작한 것도 어느덧 십 년이 넘었다. 그사이 내 안에 쌓여간 책의 목록과 그 책을 쓴 이들의 이름을, 하루하루 기록하며 종종 떠올렸다. 아름답고 근사하고 강렬한 목록 사이사이 누군가 입꼬리를 올리며 웃는 얼굴, 미간을 찌푸리는 모습, 의자에 앉는 자세, 목소리, 필체가 스며 있다. 그들의 역사와 내 역사가 한순간 함께 쓰이고 그것이 책이라는 물성 지닌 존재로 태어난다는 것이 여전히 꽤 신기하다.
2017년 12월
강윤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