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감독실격 시즌3』는 Zinn의 블랙코미디 연작소설 『감독실격』의 세 번째 시즌이다. 시즌 1이 실패한 영화감독의 처절한 현실을 보여주고, 시즌 2가 떠날 때를 놓친 창작자의 구차한 자기연민을 밀도 있게 그렸다면, 시즌 3는 그 세계를 한층 더 넓힌다. 이제 최 감독은 단순히 ‘망한 감독’이 아니라, 차기작의 가능성을 눈앞에 두고 다시 한번 욕망의 한복판으로 뛰어드는 인물이다.
이야기는 탑스타 차민오가 얽힌 차기작 『가족사냥』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한때 아무도 찾지 않던 최 감독은 캐스팅 가능성 하나만으로 갑자기 대접받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가 올라섰다고 믿는 순간마다 이야기는 그를 더 깊은 불안 속으로 밀어 넣는다. 시나리오의 진짜 주인은 누구인가, 영화는 누구의 공으로 만들어지는가, 감독이라는 자리는 실력으로 지켜지는가, 아니면 운과 이미지와 관계로 유지되는가. 『감독실격 시즌3』는 이 질문들을 우습고도 잔인하게 펼쳐 보인다.
이번 시즌의 가장 큰 재미는 장르적 확장에 있다. 전작들이 영화판의 민낯과 창작자의 찌질한 속내를 블랙코미디로 보여주었다면, 시즌 3는 여기에 가족극, 업계 풍자, 자기기만의 로맨스, 표절 의혹, 미스터리 스릴러의 기운까지 더한다. 딸에게조차 부끄러운 아빠가 된 감독, 자신보다 젊고 유능한 작가를 향한 질투, 자신을 존경한다고 믿고 싶은 피디와의 관계, 그리고 차기작을 둘러싼 크레딧과 권력의 문제들이 촘촘하게 얽힌다.
Zinn의 문장은 여전히 빠르고 직설적이며, 자조적인 유머로 가득하다. 최 감독은 매번 비겁하고, 매번 얄밉고, 매번 자기합리화에 능하지만 이상하게 미워할 수 없다. 그는 실패한 사람의 초라함을 숨기지 않으면서도, 끝내 무언가를 만들고 싶어 하는 창작자의 끈질긴 욕망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독자는 그를 비웃다가도, 어느 순간 그의 불안과 허영 속에서 자기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감독실격 시즌3』는 시즌 1, 2를 읽은 독자에게는 더 커진 스케일과 더 복잡해진 관계의 재미를, 처음 만나는 독자에게는 실패한 창작자의 세계를 가장 유쾌하고도 서늘하게 들여다보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영화판을 아는 사람은 더 크게 웃고, 창작의 고통을 아는 사람은 더 아프게 웃게 될 것이다.
폭망 감독 최 감독은 이번엔 정말 영화를 찍을 수 있을까.
아니면 이번에도,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현실 앞에서 또 한 번 감독실격을 선언하게 될까.
* 이런 분께 추천합니다.
?? 한국영화를 사랑하는 분
?? 영화감독을 꿈꾸는 분 또는 영화업계에 종사하시는 분
?? 영화판의 빛과 그림자를 보고 싶은 분
?? 실패담 속에서 묘하게 공감하고 싶은 분
?? 영화를 못 찍는 영화감독의 일상이 궁금하신 분
줄거리
데뷔작의 처참한 실패 이후 10년째 차기작을 준비 중인 최 감독. 그는 여전히 ‘폭망 감독’이라는 자의식에 갇혀 있지만, 이번만큼은 뭔가 달라질 것만 같다. 탑스타 차민오가 그의 차기작 후보작 『가족사냥』에 관심을 보이고, 주변 사람들은 그를 다시 보기 시작한다. 하루아침에 그는 ‘망한 감독’에서 ‘긁지 않은 복권 같은 감독’으로 업그레이드된다.
하지만 좋은 일은 오래가지 않는다. 딸 세미는 독립영화에 캐스팅되지만 아빠가 감독이라는 사실을 숨기고 싶어 하고, 젊고 유능한 작가 창한은 점점 최 감독의 불안을 자극한다. 『가족사냥』의 진짜 주인이 누구인지, 누가 누구를 이용하고 있는지, 최 감독 자신조차 확신하지 못한다.
여기에 탑스타 차민오의 무리한 요구, 제작사의 계산, 피디 서연과의 미묘한 관계, 과거의 동기 지선, 익명의 위협, 가족을 향한 수상한 사건들이 얽히며 이야기는 단순한 영화판 풍자를 넘어 미스터리와 스릴러의 공기까지 품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