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성공담이 아니라, 판을 옮긴 사람의 선택 기록
자산 인증서가 아니라 실패까지 포함한 25년의 실전 기록
자수성가 서사는 흔하다. 대개 결과를 먼저 보여주고, 그 결과에 맞는 이야기를 뒤에서 조립한다. 『상식대로 살면 평생 하위 99%다』가 다른 지점은 여기에 있다. 이 책은 143억이라는 숫자를 앞세우지만, 정작 지면의 대부분은 그 숫자에 이르기까지 저자가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했고 어디서 틀렸는지에 할애된다.
책을 관통하는 원칙은 네 가지로 압축된다. 이길 수 없는 판에서 나오는 이동, 모두가 보는 전면이 아니라 뒷면의 공급 구조를 보는 빈 땅, 내가 없어도 굴러가게 만드는 구조, 그리고 벌어들인 현금을 반드시 자산으로 잠그는 가두기다. 성인용품에서 카지노 장비로, 방탈출에서 부동산으로 업종은 계속 바뀌지만 판단의 문법은 25년간 한 번도 바뀌지 않는다. 독자가 이 책에서 가져갈 것은 저자가 무엇을 했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보고 결정했는지다.
특히 4부와 5부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게 직접적이다. 저자는 잘되는 가게와 잘 굴러가는 가게를 구분하고, 사장이 매장에 상주하는 순간 그것은 사업이 아니라 중노동이 된다고 단언한다. 표준화로 사람 의존을 끊어 프랜차이즈로 복제한 과정, 잘 모르는 업에 자본부터 넣는 대신 콜옵션 조항 한 줄로 진입 방식을 바꾼 협상, 손익계산서를 읽지 못해 순익 1,000만 원이 0원으로 사라지는 구조까지 현장의 언어로 설명한다.
6부는 이 책의 성격을 가장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코로나로 방탈출 매출이 0원이 된 날, 저자를 버티게 한 것은 의지가 아니라 다섯 개로 분산해둔 사업의 축이었다. 위기는 가장 약한 고리를 정확히 찾아내 부순다는 것, 그래서 준비는 위기가 오기 전에 딱 한 번만 하면 된다는 것. 이 결론은 성공한 사람의 훈수가 아니라 두 번의 위기를 다르게 통과해본 사람의 기록이다.
이 책은 위로하지 않는다. 지금 그대로도 괜찮다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지금 서 있는 자리가 정말 이길 수 있는 판인지 묻는다. 월급의 한계를 느낀 직장인, 장사를 사업으로 바꾸려는 사장, 버는 데서 멈추지 않고 자산으로 남기려는 사람에게 이 책은 답이 아니라 판단의 기준을 건넨다.
"이제 당신이 어떤 선택을 할지만 남았다.
책 속에서
"이미 승자가 정해진 게임에서 내가 이길 수 있는 판으로 이동한 것뿐이다. 상식의 거부가 아니라, 이동이었다." (14쪽)
"하위 99%가 될 수밖에 없도록 짜인 게임의 룰 안에서 열심히 뛰어봐야 계속 지게 돼 있다." (15쪽)
"그때 내게 월세는 돈이 아니라 몸이었다. 빗자루를 쥐고 바닥을 쓰는 일이 곧 임대료였다." (18쪽)
"존중받을 권리 같은 건, 그날 살림살이와 함께 압류됐다." (24쪽)
"후퇴는 겁먹은 사람이 하는 선택이 아니다. 후퇴는 내 자원을 더 이상 가능성이 없는 전장에 낭비하지 않겠다는 용감한 선언이다." (82쪽)
"매장 하나를 개설한다는 건 좁은 지역을 먹는 것이다. 그러나 전국 매장에 필요한 장비와 시스템을 잡으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88쪽)
"내가 빠지면 멈추는 구조라면, 나는 사장이 아니라 핵심 인력일 뿐이다." (110쪽)
"나는 그 가능성을 상상으로 남겨두지 않았다. 문장으로 선명하게 박아두고 때를 기다렸다." (114쪽)
"이렇게 거절한 물건이 500개를 넘었다." (168쪽)
"이익보다 생존 기준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190쪽)
"경제적 자유란 거창한 구호가 아니다. 내 시간을 내 뜻대로 쓸 수 있는 것,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전부다." (21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