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뒤에도,
살아가야 하는 청소년에게 필요한 것
『오늘은 친구를 데리고 왔어』는 상실을 극복하는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이 작품이 궁극적으로 바라보는 곳은 그다음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뒤에도 계속 살아가야 하는 아이에게 무엇이 필요하고, 어떻게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지를 묻는다. 가족을 돌보느라 학교와 친구에게서 멀어지고, 자신의 마음을 돌볼 여유마저 잃었던 기윤에게 필요한 것은 거창한 위로나 동정이 아니라, 함께 걷고, 밥을 먹고, 장난을 치고, 쓸데없는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었다.
박하민과 명다희 역시 각자의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평범한 청소년이다. 입시 부담에 시달리는 하민과 친구에게 마음을 쉽게 드러내지 못하는 다희. 과거의 일로 둘 사이에는 쉽게 풀리지 않는 감정도 남아 있다. 그래서 둘은 기윤의 상처를 특별하게 여기거나 해결해 주려 하지 않는다.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고, 사라진 동생을 찾아 나서고, 엄마를 만나러 가는 길에 동행하며 그저 서로의 하루를 나눌 뿐이다. 이 작품은 저마다의 상처를 가진 아이들이 서로에게 곁을 내어 주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보여 준다.
가족돌봄청소년은 돌봄으로 인해 학업과 학교생활, 또래 관계에서 멀어지고, 가족을 떠나보낸 뒤에는 고립과 우울을 경험하기도 한다. 어쩌면 그런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거창한 위로나 해결책이 아니라, 다시 친구와 웃고 걸을 수 있는 평범한 하루일지도 모른다.
『오늘은 친구를 데리고 왔어』의 기윤을 따라 걷다 보면,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누군가의 마음을 이해하고 오늘 곁에 있는 사람을 한 번 더 돌아보게 된다. 누군가에게는 평범하기만 한 하루가, 다른 누군가에게는 다시 살아갈 힘이 될 수 있음을 보여 주는 따뜻한 성장소설이다.
줄거리
암 투병 중인 엄마를 간병하느라 고2의 생활을 잃어버린 기윤. 한 해를 유급한 뒤 엄마마저 떠나보내지만, 학교로 돌아온 기윤의 시간은 여전히 멈춰 있다. 친구를 사귀는 일도, 자신의 마음을 돌보는 일도 서툰 기윤에게 한 살 어린 ‘박하민’과 ‘명다희’가 다가온다. 두 친구는 기윤의 상처를 억지로 들여다보거나 위로하려 하지 않는다. 그저 함께 걷고, 장난치고, 밥을 먹고, 때로는 다투며 평범한 하루를 나눈다. 기윤은 그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엄마가 아프기 전 잊고 있던 꿈과 일상의 감각을 하나씩 되찾는다. 한때 무력감에 빠져 있던 기윤이 비로소 엄마를 잃은 슬픔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내일을 되찾아 보기로 한 것이다. 이 책은 가족을 돌보느라 또래의 시간을 잃어버린 한 청소년이 친구들과 함께 애도하며, 멈췄던 일상으로 돌아가기까지의 이야기다.
책 속에서
“엄마, 나 음악 들으면서 자는 거 알지? 아프면 소리 내서 울어도 돼.”
거짓말이다. 헤드폰을 머리에 얹어 두기만 할 뿐이다. 어떤 응급상황이 생길지 모르니까. 엄마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편하게 해 주고 싶어서, 허술한 수작인 걸 알면서도 티 나게 부려 본다. 방에 들어와 노트북을 켠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엄마가 밤을 견디는 소리가 들린다. 내 말에 속아서가 아니라, 그저 고통을 참을 수 없어서 내는 소리다.
_ pp.24~25
날이 밝기 전 엄마의 숨이 멈췄고, 아주 작은 틈만 있어도 안심할 구석부터 찾으려 했던 내가 처음으로 한심하게 느껴졌다. 내가 지금보다 더 어른이 되고 나서 엄마가 아팠다면 괜찮았을까? 아니다. 엄마가 아프기에 괜찮은 때 같은 건 없지. 그런 건 세상 어디에도 없지.
_ p.29
다시 학교에 갈 때 가장 무서웠던 건 ‘엄마 죽고 인생 포기 한 애’로 보일까 봐였다. 이 반에도, 어쩌면 나보다 먼저 가족을 잃은 애가 있을지도 모르는데. 그럼 내 존재가 너무 실례잖아. 그래서 절대로 들키고 싶지 않았다. 스스로 이게 유난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과는 별개로 말이다.
_ p.40
중간고사가 끝나도 계절은 봄이었다. 너무 덥다며 벌써부터 하복 착용 날짜를 확인하는 아이들 사이에서 은은한 잔열이 느껴졌다. 수행평가가 끝나면 뚝, 끊어질 줄 알았던 일회용 일상이 꽤 튼튼하게 이어지고 있었다. 찢기거나 구겨지지 않고, 씻어서 말려 두면 새롭게 따뜻한 것들이 담기는 5월이었다.
_ pp.94~95
“여기서 하긴 좀 그런 말이지만……. 그래도 난 누구든 친구로 만나는 게 더 좋아. 처음 친구가 되는 일만 어렵지, 쉽게 헤어지고 금방 또 만나고. 헤어져도 언제든 다시 만날 수 있잖아.”
_ p.151
중학교 교과 연계
1학년 국어 04.갈등과 성장
1학년 도덕 02.타인과의 관계
2학년 국어 01.나와 너
2학년 사회 01.개인과 사회 생활
3학년 국어 02.문학과 삶
3학년 국어 06.인간의 삶이 반영된 문학과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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