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당신의 회의가 답이 없는 이유는 답을 내는 구조를 갖추지 못해서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결론 없이 반복되는 회의에 지쳐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어렵사리 결론을 내렸는데, 누구의 마음에도 들지 않고 제대로 실행이 되지 않은 경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회의는 늘 직장인 스트레스 요인 상위권을 차지한다.
회의는 어쩔 수 없이 비효율적인 것일까? 그렇지 않다. AI가 등장했으니 이제는 팀원들이 얼굴 붉혀가며 모일 일 없이 간단하게 결론을 낼 수 있는 세상이 될까? 그럴 리 없다.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AI 전환만 해도 개발자와 실무자가 마주앉아 생산적으로 의견을 주고받지 않으면 아무도 쓰지 않는 거대한 낭비로 귀결되기 쉽다. 앞으로 어떤 미래가 열릴지 알 수 없는 세상에서 기업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기술 전문가와 현장 전문가의 지혜를 모아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답을 만들어내는 길뿐이다. 그렇기에 조직의 구성원들이 머리를 맞대는 협업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이 책의 저자들은 많은 회사에서 ‘노답 회의’가 일어나는 이유는 조직의 구성원들이 무능해서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저 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갖추지 못했을 뿐이라고 말하며, 이 책을 통해 답을 낼 수 있는 구조가 무엇인지를 상세하게 안내해준다.
저자들은 국내 유수의 기업들에서 다양한 프로젝트의 컨설팅을 해온 베테랑 컨설턴트들이다. 그들은 기업 내부에서 답을 내는데 어려움을 겪는 프로젝트를 맡아 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정착시키고 결론을 내어 성과로 이어지도록 돕는 일을 해왔다. 그리고 그간의 경험을 많은 기업, 조직, 사람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책으로 묶어냈다. 그랬기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기아, 팔란티어 등 국내외 굵직한 기업의 임원진이 이 책을 기꺼이 추천했다.
이노베이션 캠프의 두 가지 핵심 가치
대부분의 회사에서 진행하는 회의나 워크숍은 오늘날 기업들이 마주하는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는 데 있어 두 가지 문제가 있다. 제품과 서비스를 구현하는 기술에 정통한 전문가나 현장과 고객을 직접 마주하는 전문가들의 지혜를 충분히 끌어내지 못한다. 그리고 끌어냈다고 하더라도 그것들을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실행 가능한 계획으로 구체화시키기는 일이 어렵다. 원래는 워크숍이 이 두 가지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이나, 한국에서 워크숍은 보통 일방적인 강의를 듣는 시간이거나 공기 좋은 곳에서 고기를 구워먹으며 친목을 다지는 시간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이 책의 저자들은 '이노베이션 캠프'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안한다. 캠프에는 '야전기지'의 뜻이 있다. 참가자들이 당면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 밀도 높게 몰입할 수 있는 야전기지와 같은 공간을 비즈니스 세계에 만든다는 뜻이 담겨 있다.
저자들이 제안하는 이노베이션 캠프는 두 가지 핵심 축으로 이뤄져 있다. 하나는 조직이 스스로의 힘으로 답을 찾도록 한다는 집단지성의 원리다. AI의 영향력이 본격화될 미래에는 누구도 보지 못한 복잡하고 새로운 세계가 열릴 것이기에 기존의 답을 따라갈 수도 없고, 한 사람의 천재적인 능력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도 없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드는데 필요한 기술을 다룰 줄 아는 전문가, 현장에서 고객과 직접 대면하는 실무자 등 해결해야 할 문제와 관련 있는 다양한 영역의 전문가들이 직접 모여서 함께 답을 만들어내야 한다.
문제는 이들을 한 자리에 모은다고 그들의 지식과 지혜를 끌어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끌어낸다고 해도 그것들을 모아서 결론을 내고 실행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것도 아니라는 점이다. 전문가들이 자신의 지식과 노하우를 아낌없이 꺼내 놓으려면 본인의 의견이 무시하지 않을 거라는 ‘심리적 안전지대’가 형성되어야 한다. 그리고 다양한 의견들이 혼란을 낳지 않고, 상호 보완의 과정을 거치며 긍정적인 방향으로 진화되어 나가려면 참가자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이것이 참여형 혁신의 원리다.
이런 일은 사람을 모은다고 자연스럽게 일어나지 않는다. 심리적 안전지대를 만들어주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도록 함과 동시에 그것들을 정리하여 결론으로 이끌어 나가는 전문가가 필요하다. 이들이 보통 퍼실리테이터이며, 이 책은 이노베이션 캠프의 두 가지 핵심 가치에 공감하고 의지가 있는 누구라도 퍼실리테이터가 되어 조직의 혁신에 기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적이다.
당장 캠프를 시작할 수 있는 상세한 가이드
기존의 회의와 워크숍과는 다른 구성의 캠프를 진행하는 일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특히 퍼실리테이터로 활동해 본 경험이 없는 사람이라면 더욱이나 막막할 것이다. 그래서 저자들은 누구나 이노베이션 캠프를 시도해볼 수 있도록 이노베이션 캠프 진행자가 실전에서 신경 쓸 수밖에 없는 요소 10가지를 추리고, 각 요소를 가능한 상세하게 다룬다.
이를 테면 이노베이션 캠프에서 참여자들의 몰입을 높이고, 아이디어의 발산과 수렴을 조율하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공간을 구성하고 도구를 활용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진행자는 캠프의 참가자들을 어떻게 나눠야 하고, 어떤 도구들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모호할 수 있다.
저자들은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가장 효율적인 구성을 명확하고 상세하게 제시한다. 조는 6명 정도가 최적이라고 말하는 선에서 그치지 않고, 테이블은 논의 주제나 활동 방식에 따라 조를 수시로 바꾸는 것이 좋기에 바퀴가 달린 것이 좋으며, 1인이나 2인용 책상을 ‘ㄷ’자 모양으로 붙여서 사용하라는 권고로 까지 나아간다. 아이디어를 모으고 분류하기 위해서 포스트잇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는 조언에서 끝나지 않고, 작은 정사각형 포스트잇, 중영 직사각형 포스트잇, 대형 직사각형 포스트잇, 원형 스티커 등을 얼마나 준비하고 어떤 용도로 사용하면 좋은지까지 안내한다. 여러 색을 이용해서 참여자나 내용을 필요에 따라서 구분할 수 있는 꿀팁도 잊지 않는다.
이런 상세한 가이드가 2부의 중심을 이루는데, 여기에 더해 베테랑의 경험을 담은 ‘편지’와 팁박스들에도 알아두면 좋을 정보가 한 가득이다. 예를 들어 공간을 다룬 2부의 7장 뒤에 나오는 ‘현장으로부터의 편지’에서는 배경 음악을 다룬다. 분위기를 띄우고자 틀었던 K-팝이 어떤 문제를 일으켰는지를 소개하며 캠프 진행시에 배경 음악은 어떻게 활용하면 좋은지를 소개한다.
AI 전환의 시대에 걸맞는 실전 노하우
이노베이션 캠프의 청사진을 다루는 1부와 진행 가이드를 풀어내는 2부만으로도 이노베이션 캠프를 진행할 준비는 충분히 된다. 그러나 직접 캠프를 진행하다 보면 예상치 못했던 수많은 문제를 마주하게 된다. 집단지성과 참여형 혁신이라는 핵심 가치만 잊지 않는다면, 시행착오를 겪으며 캠프를 진행해나갈 수 있지만, 저자들은 조금이라도 실전에서의 어려움을 덜 수 있도록 3부에 8가지 실전 사례들을 소개한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점은 신규 사업 아이템 발굴과 같은 사업 기획을 넘어서 AI 에이전트 설계와 온톨로지 설계를 비롯한 AI 전환, 업무 노하우의 자산화나 조직 간 협업 시너지 향상과 같은 업무 효율화, 생산직이 참여하는 시스템이나 ERP 구축과 같은 시스템 기획까지 오늘날 기업들이 마주하는 굵직한 조직 혁신의 과정까지 다룬다는 것이다.
각 프로젝트들을 이노베이션 캠프로 해결해 나갈 때 기본적인 진행의 틀은 동일하다. 그러나 프로젝트의 주제나 성격에 따라서 더 중요해지는 요소들이 달라진다. 저자들은 각 프로젝트마다 중요해지는 요소들을 추려내서 상세하게 해설한다. 이를테면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AI 에이전트를 설계하는 프로젝트에서는 AI 리터러시를 높이는 일이 굉장히 중요하다. 현장 전문가들이 갖고 있는 AI 에이전트에 대한 이해와 실제로 구현 가능한 AI 에이전트 사이에는 생각보다 큰 격차가 있기 때문이다. 주인공인 업무 전문가가 AI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이해를 갖고 있으면 프로젝트가 출발점에서부터 꼬인다. 그렇기에 이 프로젝트를 다루면서는 어떻게 업무 전문가의 AI 리터러시를 높일 수 있는지, AI 설계 과정에서 어떤 방식으로 피드백을 해나가야 하는지에 중점을 두고 상세하게 안내를 한다.
1부를 통해 절대 잊어서는 안 되는 중심축을 얻고, 2부를 통해 이노베이션 캠프를 실행할 수 있는 힘을 얻은 후, 3부를 통해 다양한 상황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얻어나갈 수 있다. 책을 읽고 나면 해야 할 일은 작게라도 시작을 해보는 것이다. 종이 한 장을 꺼내 “우리는 왜 캠프에 참여하게 되었는가? 어떤 사람의 경험과 고충에 집중해야 하는가? 캠프가 끝난 후 손에 들고 갈 결과물은 무엇인가?” 이 세 질문에 대한 답을 적어보는 것이다. 저자들은 그렇게 하나씩 쌓아나가다 보면 자신이 바뀌고 더 나아가서는 조직이 바뀐다고 말한다. 답 없는 회의와 소모적인 책임 공방이 아니라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떻게 협력할 것인지를 자연스럽게 논의하는 조직으로.
추천평
진정한 혁신은 뛰어난 한 사람의 직관이 아니라, 서로 다른 경험을 가진 이들이 안전하게 지혜를 모을 때 시작된다. 이 책은 ‘두레’의 상생 정신을 기업 혁신에 접목하여, 함께 머리를 맞대고 길을 찾아가는 과정의 뜨거운 에너지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조직의 잠재력을 깨우고 함께 성장하는 기쁨을 경험하고 싶은 모든 분이 이 책을 통해 자신만의 ‘혁신의 판’을 만들어 보시길 추천한다.
- 송용호 (삼성전자 AX/PI 센터장/부사장)
AI 전환의 성공 여부는 기술의 화려함이 아니라, 수십 년간 현장을 지켜온 실무자들의 머릿속 ‘암묵지’를 어떻게 이끌어내느냐에 달려 있다. 이 책은 현장의 경험을 AI의 언어로 변환해 내는 가장 명확하고 현실적인 이정표를 제시한다. 조직의 AI 전환을 고민하며 한계에 부딪힌 모든 리더에게 이 책이 확실한 답을 줄 것이라 확신한다.
- 이창수 (SK하이닉스 부사장)
챗지피티도, 제미나이도 답할 수 없는 업무 과제는 누구에게 물어야 할까? 답은 주변 동료들에게 있을 수 있다. 이 책은 회사 내부 이곳저곳에 흩어져 있고, 동료들이 조각조각으로 갖고 있는 해답들을 이노베이션 캠프를 통해서 찾아내고 하나로 엮어내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 경험이 없어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손일상 박사와 저자들은 필요한 포스트잇의 크기까지 하나하나 상세한 안내를 통해 성공적인 퍼실리테이션 경험을 선물한다.
- 김민수 (기아 고객경험본부장/부사장)
좋은 데이터 인프라를 갖추고도 정작 현업이 외면하는 시스템을 숱하게 봐왔다. 이 책은 그 이유를 정확히 짚는다. 기술이 아무리 정교해도, 현장의 의사결정과 실행의 논리가 담기지 않은 데이터 구조와 워크플로우는 그저 복잡한 그림일 뿐이다. 이노베이션 캠프는 그 간극을 메우는 실전 방법론이다. 데이터로 조직을 바꾸고 싶은 모든 리더에게 이 책을 권한다.
- 민세훈 (팔란티어 APAC 커머셜 부문 대표)
좋은 아이디어는 넘치는데 결론이 나지 않는 조직을 수없이 봐왔다. 이 책은 그 답답함의 정체가 ‘의지 부족’이 아니라 ‘구조의 부재’임을 정확히 짚어낸다. 목적 설정부터 참여자 구성, 공간과 시간 설계까지 실전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는 디테일이 가득하다. 워크숍을 열었지만 늘 아쉬웠다면,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제대로 된 결론’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 김정욱 (EY컨설팅 Asia East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