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광복에서 진보·보수 대립까지,
대한민국 현대사의 공과 과를 읽다
『한국 근현대사의 큰 흐름 읽기』 하권은 1945년 광복의 환희에서 대한민국 정부 수립, 한국전쟁과 경제개발, 민주화와 진보·보수의 대립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 현대사의 70여 년을 한 권에 담아냈다. 상권에서 개화기부터 일제강점기까지 한국 근현대사의 큰 흐름을 짚었다면, 하권은 1945년 8월 15일 광복 이후부터 현대의 진보·보수 이념 대립 정국까지를 다룬다. 저자는 이 책에서 대한민국 현대사를 특정한 정치적 입장이나 이념으로 재단하기보다, 주요 사건의 전후 맥락을 살피면서 ‘공과 과’라는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읽어내고자 했다.
책의 중심에는 하나의 질문이 놓여 있다.
“우리는 무엇을 잘했고, 무엇을 잘못했는가?”
저자는 국가원수를 세습하던 근대의 ‘근왕 국민국가’에서 광복 이후 대통령을 선출하는 자유민주 공화국으로 넘어온 뒤 한국 정치가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살펴본다. 1945년 광복 이후 미군정 3년과 남한 단독정부 수립 과정, 제헌헌법 제정, 이승만 정부와 한국전쟁, 한미상호방위조약, 4·19 혁명, 박정희 정권의 경제개발, 1970년대 민주화운동, 1980년대 신군부와 6·29 민주화 선언, 민주화 이후 진보·보수 세력의 부상까지 대한민국 현대사의 주요 장면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정리했다.
광복의 기쁨에서 대한민국의 탄생까지
I부 「자유민주 공화국 시대의 힘겨운 개막」은 1945년 8월 15일 광복에서 시작한다.
저자는 광복을 단순히 해방의 기쁨으로만 바라보지 않는다. 제국주의 질서가 냉전 질서로 재편되는 국제정세 속에서 광복 이후 3년이 한반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신탁통치 문제와 남한 단독정부 수립 과정이 어떻게 전개됐는지를 짚는다. 이어 일제 통치가 남긴 빈곤과 농지개혁 문제, 제헌국회의 성립과 제헌헌법의 제정 과정을 살펴본다. 특히 당초 내각책임제에 가까웠던 헌법 구상이 대통령 책임제로 바뀌게 된 과정을 통해 대한민국의 정치제도가 출발부터 어떤 선택을 거쳤는지를 설명한다. 한국전쟁과 정전협정, 한미상호방위조약, 전후 경제복구와 이승만 정부의 장기 집권 과정도 주요하게 다뤄진다.
4·19에서 경제개발, 민주화까지
II부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 경제, 자력으로 세운 여정」에서는 대한민국이 전쟁의 폐허에서 경제성장과 민주주의의 길을 걸어간 과정을 살핀다. 3·15 부정선거와 2·28 대구 학생 시위, 마산 시위, 고려대생 시위, 4·19 혁명과 이승만 대통령의 하야까지 이어지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정리한 뒤, 제2공화국의 짧은 실험과 5·16 군사정변을 거쳐 박정희 정권의 경제개발 정책으로 시선을 옮긴다. 제1차부터 제4차 경제개발계획, 새마을운동, 3선 개헌과 유신체제, 1970년대 민주화운동과 10·26 사태를 함께 다룸으로써 경제성장의 성과와 권위주의 정치의 문제를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함께 바라보려는 것이 이 책의 특징이다. 이어 1980년대 신군부의 등장과 광주 민주화운동, 6·29 민주화 선언, 1987년 헌법개정까지를 통해 대한민국이 민주화의 문턱을 넘어가는 과정을 살펴본다.
세계가 주목한 경제성장, 그러나 민주화 이후의 또 다른 갈등
III부 「민주화와 자력 경제시대의 혼돈」에서는 1987년 이후의 대한민국을 다룬다.
민주화 이후 진보세력과 386운동권 세대가 부상하고 시민단체가 등장하는 과정, 경제의 자력화와 향상, 중도 지향세력의 등장과 보수 정치의 난맥,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의 정치 동향 등을 차례로 짚는다. 저자는 대한민국이 경제적으로 눈부신 성취를 이루었음에도 민주화 이후 정치적 갈등은 오히려 격화됐다고 진단한다. OECD 가입과 세계적인 경제 강국으로의 성장이라는 성취 뒤에서 대통령을 둘러싼 정치적 비극이 반복되고, 진보와 보수의 대립이 타협보다 갈등을 증폭시키는 현실에 주목한다. 책의 마지막에는 「대한민국 대통령, 왜 끝이 불행한가?」라는 글을 별도로 실었다. 여기서는 부실한 정당 기반과 ‘제왕적 대통령’ 출현의 문제, 박정희 대통령의 경제개발 성공과 교육·사회·문화적 강제의 명암, 1987년 민주화 이후 진보·보수 양극화가 불러온 대통령 수난사를 세 가지 주제로 나누어 살핀다. 저자는 이를 통해 역대 대통령에 대한 단순한 비판이나 특정 정파의 관점이 아니라, 대한민국 정치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 역사적 시각을 독자와 함께 고민하고자 한다.
“시사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어느새 역사가 되었다”
1943년생인 저자는 일제강점기 경상북도 성주의 작은 광산촌에서 태어나 광복 전후의 풍경을 어린 시절의 기억으로 간직하고 있다. 광산촌에서의 생활, 영양실조로 세상을 떠난 동생의 기억, 광복 후 태극기를 들고 행진하던 사람들 사이에서 어머니를 발견했던 순간 등이 그의 기억에 남아 있다.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했을 때는 초등학교 2학년으로 포항과 경주 일대를 피란했고, 이후 이승만 정부와 4·19 혁명, 5·16 군사정변, 1960년대 대학가의 한일협정 반대 시위를 학생과 교수의 신분으로 직접 경험했다. 저자는 당시에는 ‘시사’라고 생각했던 사건들이 시간이 지나 모두 ‘역사’가 되었다고 회고한다. 이러한 개인적 경험은 현대사를 바라보는 그의 문제의식의 출발점이 된다. 다만 저자는 현대사 전공자가 아니기에 광복 이후의 역사를 연구 결과로 새롭게 해석하기보다 연표를 바탕으로 주요 사건을 선별하고 관련 자료와 연구서를 참고해 사건의 앞뒤 맥락을 정리하는 데 집중했다. 이를 통해 광복 이후 70여 년의 주요 사건을 가능한 한 빠짐없이, 그리고 객관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역사 읽기를 시도했다.
대한민국 현대사는 무엇을 잘했고 무엇을 잘못했는가
『한국 근현대사의 큰 흐름 읽기』 하권은 대한민국 현대사를 찬양하거나 부정하는 어느 한쪽의 서술에 머물지 않는다. 광복 이후 자유민주 공화국의 출범, 한국전쟁을 거쳐 국가를 지켜낸 과정, 산업화와 경제성장의 성취, 독재와 장기 집권의 폐해, 민주화의 성과, 그리고 민주화 이후 심화된 진보·보수 갈등까지 서로 다른 성격의 역사적 사건들을 하나의 흐름 안에서 바라본다. 저자가 독자에게 던지는 질문은 결국 현재와 미래를 향한다. ‘대한민국은 지난 70여 년 동안 무엇을 이루었으며, 무엇을 놓쳤는가. 그리고 우리는 그 역사를 바탕으로 어떤 미래를 만들어가야 하는가.’ 『한국 근현대사의 큰 흐름 읽기』 하권은 이 질문에 대한 하나의 결론을 제시하기보다, 독자가 현대사의 주요 장면을 직접 살펴보고 답을 함께 찾아갈 수 있는 ‘역사의 광장’을 지향한다.
[근현대 한국사 새로 읽기] 7권 8책은 한국 근대와 현대를 하나의 연속된 역사적 흐름으로 읽어내며, 오늘의 대한민국이 형성된 과정을 다각도로 조명하는 교양·학술 총서이다. 우리 역사에서 근대는 종종 식민지화와 국권 상실로 귀결된 ‘실패한 역사’로 이해되어왔다. 이 때문에 근대와 현대를 함께 조망하는 시도는 많지 않았다. 이 시리즈는 이러한 통념을 넘어 대한제국과 독립운동, 분단과 전쟁, 산업화와 민주화는 물론, 시민사회와 과학기술, 음악과 미술에 이르기까지 한국 사회를 움직여온 다양한 역사적 동력들을 하나의 시야 안에서 살펴본다. 각 분야의 권위 있는 연구자들은 한국 근현대사를 정치사 중심의 서술에 머물지 않고 외교, 사상, 문화, 예술, 과학기술, 시민사회의 성장 과정까지 확장하여 해석한다. 이를 통해 식민주의 역사관과 냉전적 인식을 넘어 한국 사회가 축적해온 역량과 창조성, 그리고 세계 속에서 형성해온 문화적 정체성을 새롭게 조명한다. 『근현대 한국사 새로 읽기』 시리즈는 격동의 역사 속에서 한국인이 만들어온 변화와 성취의 과정을 입체적으로 탐구함으로써, 대한민국의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전망하기 위한 새로운 역사 읽기의 길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