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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내 안의 낯선 ‘이리’를 찾아서
-마음의 빛을 따라 걷다
1장 바이칼 호숫가 리스트뱐카 마을의 창
-창 속의 작은 창, 창의 마트료시카
2장 잘츠부르크 모차르트의 창
-250년? 된 유희 공간에서 서기 2억 5000만 년의 카오
스까지
3장 몽골 초원의 창은 초원이다
-잃어버린 ‘야성’을 찾는 마법 같은 시간의 초원에서,
초원의 방랑자 되기
4장 빈의 나무 벤치에서 책을 보던 여자는 눈 덮인 황야
를 달리는 이리였다
-창의 성곽, 혹은 창의 요새
5장 시간이 멈춘 중세, 로텐부르크 해시계의 창
-해시계의 창에는 ‘카르페 디엠’이 새겨져 있다
6장 꽃분홍 스카프를 머리에 한 시베리아 할머니 집의 창
-여인의 가슴에는 꽃이 변주된 창이 있다
7장 설국에서 본 홋카이도 산골 외딴집의 창
-덧없는 세상의 그림 ‘우키요에’ 같은, 속절없는 설원
의 생 같은
8장 갈대로 엮은 함부르크 초가집의 작은 창
-메르헨 하우스 혹은 별들의 거처
9장 프로방스풍의 빛 칠해진 대문과 창
-색채에 깃든 꿈과 햇빛과 바람의 변증법
10장 ‘알람브라 궁전의 추억’ 다락방의 나무창
-별을 보여드립니다
11장 최순우 옛집의 담아한 창
-그리움 물들면 찾아가는 집
12장 버선을 오려 붙인 200여 년 묵은 장독과 나무창
-지리산 자락의 240년 된 집 운조루
13장 산촌 할머니네 창의 미니멀리즘
-Less is more!
14장 어머니가 쓰던 부엌을 고스란히 간직한 어느 남정네
의 창
-섬돌과 부엌 창
15장 파랑새를 찾던 탄광촌의 까만 창
-막장 속의 검은 별
16장 곰소 마을 이발소의 파란 창
-빛의 제국
17장 지리산 자락 녹슨 함석 문에 달린 뒷간 창
-아이스테시스적인 미적 체험
18장 소설가 박완서가 사랑한 와온 바다와 창
-따뜻하게 잠들면서, 차마 잠들지 못하면서
19장 불일암 법정 스님의 창
-‘잠자는 집시’의 무소유
20장 옛날 은하수를 보셨는지요?
-곡성 월경 마을의 따뜻한 문, 혹은 창
21장 막차가 오지 않는 옛 곡성역의 창
-고도를 기다리며
에필로그: 빨래집게 앞의 생
-사랑하는 것은 어둔 밤 켠 램프의 아름다운 빛
발문: 사물의 숨결, 카이로스의 순간들
-임홍배(문학평론가ㆍ서울대 독문과 교수)
저자 소개
저자 민병일은 서울의 경복궁 옆 종로구 체부동에서 태어나 효자동 등 서촌에서 자랐다. 시인으로 등단해 두 권의 시집을 냈으며 삶과 예술을 조화시키는 산문을 주로 쓰고 있다. 이 책은 ‘산문작가Prosaschriftsteller’로서 내는 두 번째 작품집이다. 오래전 출판사에서 편집주간으로 일하다 예술에 대한 동경에 이끌려 늦깎이 독일 유학을 떠났다. 남독일의 로텐부르크 괴테 인스티투트를 마친 뒤, 북독일의 함부르크 국립조형예술대학 시각예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같은 학과에서 학위를 받았다.
유학 시절 해인사의 ‘고려대장경’을 학술적으로 집필하고 사진에 담아 독일에서 『Tripitaka Koreana』라는 책으로 출간한 것은, 지도교수가 고려대장경의 미학에 대해 한국인보다 더 잘 알고 있던 것에 대한 부끄러움에서였다. 이 책을 마인츠 시 구텐베르크 무제움에서 공동전시하였다. 아울러 유럽인들에겐 낯선 경주의 능을 독특한 시선으로 사진에 담아 사진집 『Die K?nigsgr?ber von Shilla』를 함부르크 국립조형예술대학 출판부에서 진행했다.
2005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주빈국 조직위원회 ‘한국의 아름다운 책 100’ 선정위원장으로 일했다. 2009년 독일 예술작품 공모에 사진이 당선되어, 동 국제예술제(Nord Art 09)에서 초청전시를 했다. 2009년 일본 홋카이도의 NGO단체로부터 초청을 받아 삿포로 시 L-Plaza에서 초청사진전을 가져 일본 언론으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소설가 박완서의 티베트 네팔 기행산문집 『모독』의 사진을 찍었고, 사진집으로 『사라지는, 사라지지 않는 평사리를 추억함』을 펴냈다. 번역서로 호르스트 바커바르트의 『붉은 소파Die Rote Couch』를 번역 출간했다. 독일 유학 시절 수집한 사물을 대상으로 ‘오래된 사물들을 보며 예술을 생각한다’라는 부제가 붙은 첫 산문집 『나의 고릿적 몽블랑 만년필』(2011 우수문학도서 선정)을 펴냈다. 홍익대학교 미술대학과 교양학부, 대학원에서 겸임교수로, 동덕여자대학교 미술대학과 동대학원에서 겸임교수를 했고, 주로 미술과 문학, 사진, 음악, 디자인의 상호관계를 예술사의 관점에서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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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에는 황야의 이리가 산다』는 시인이자 산문작가 민병일이 『나의 고릿적 몽블랑 만년필』(2011) 이후 5년 만에 펴내는 인문 에세이이다. 『나의 고릿적 몽블랑 만년필』을 통해 독일유학중 벼룩시장에서 모은 오래된 만년필ㆍ타자기ㆍ유겐트슈틸램프ㆍ그룬디히 라디오ㆍ반세기 지난 연필깎이ㆍ무쇠다리미ㆍ연장통ㆍ단추ㆍ습도계ㆍ시계ㆍ바이올린ㆍLPㆍ백년 된 찻잔과 찻주전자 등 오랫동안 애착을 가져온 ‘초현실적 예술의 오브제’로서의 사물들을 이야기했던 저자는, 이번 산문집에서는 ‘길 위에서 만난 각양각색의 창’들을 매개로 철학적ㆍ예술적 사유를 자유롭게 ...
『창에는 황야의 이리가 산다』는 시인이자 산문작가 민병일이 『나의 고릿적 몽블랑 만년필』(2011) 이후 5년 만에 펴내는 인문 에세이이다. 『나의 고릿적 몽블랑 만년필』을 통해 독일유학중 벼룩시장에서 모은 오래된 만년필ㆍ타자기ㆍ유겐트슈틸램프ㆍ그룬디히 라디오ㆍ반세기 지난 연필깎이ㆍ무쇠다리미ㆍ연장통ㆍ단추ㆍ습도계ㆍ시계ㆍ바이올린ㆍLPㆍ백년 된 찻잔과 찻주전자 등 오랫동안 애착을 가져온 ‘초현실적 예술의 오브제’로서의 사물들을 이야기했던 저자는, 이번 산문집에서는 ‘길 위에서 만난 각양각색의 창’들을 매개로 철학적ㆍ예술적 사유를 자유롭게 풀어낸다.
바이칼 호숫가 리스트뱐카 마을의 창과 샤갈의 창, 함부르크 초가집의 동화적 시정 넘치는 창, 20세기 비애 서린 탄광촌의 창, 소설가 박완서의 숨결이 남아 있는 와온 바다의 창, 일본의 홋카이도 설국의 창, 몽골 초원의 창, 잘츠부르크 모차르트 창 등에 이르기까지 도시를 순례하며 마주한 창들은 고유의 색과 질감 그리고 이야기를 지니고 있다. 책에 수록된 200여 컷의, 저자가 여행 중에 직접 찍은 사진들은 여행지의 정취를 날것으로 느끼게 한다. 중세ㆍ현대 서양화로부터 일본 우키요에까지 풍부하게 다루어진 미술 작품들을 따라가며 그에 얽힌 이야기를 듣다 보면 독자들은 “고흐에서 요제프 보이스에 이르는 현대미술의 중요한 이정표를 따라 저자와 함께 산책”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러한 시각적 즐거움뿐 아니라 글 전반에 흐르는, 장르를 넘나드는 음악 역시 읽는 이에게 공감각적 체험을 선사하는 특별한 요소이다.
책의 제목에 언급된 ‘황야의 이리’는 헤르만 헤세의 시에서 가져온 것이다. 작가는 창들을 순례하던 중 ‘눈 덮인 황야에서 노루를 꿈꾸며 홀로 울부짖는’ 이리의 모습을 보았노라고 고백한다. 『창에는 황야의 이리가 산다』는, 저자가 국내외를 방랑하며 10여 년에 걸쳐 묵묵히 ‘창’을 담아온 산문작가로서의 프로젝트이자, 예술과 인간에 대한 사랑을 섬세한 필치로 그려낸 인문적 사유의 기록으로, 문학평론가 임홍배 교수의 발문처럼 “한 편의 종합예술작품”으로서 소장가치를 지닌다.
바람이 데려간 여행길에서 내가 본 것은 창이 아니라 바람이었다. 바람은 내게 방랑자가 되라고 했다. 때로는 보헤미안처럼, 때로는 집시처럼, 마음을 가볍게 하고 정처 없이 떠도는 것을 즐기라고 했다. 바람이 부는 대로 길을 걸었다. 코카서스인의 피가 흐르는 집시처럼 유랑에 올라 시베리아 바이칼에서 몽골 초원으로, 함부르크 초가집과 홋카이도 산골, 그리고 동해에서 남녘 끝까지, 바다 건너 제주 섬까지 바람이 되어 떠돌았다. 길 속에 길이 열리고 길 위로 날이 저물어 별이 뜨고, 어느 날은 초승달이 뜨고, 눈이 내렸다. 길 위에 창이 있었다. 창이라는 사물에 숨겨진 삶과 허무, 삶이 창에 남긴 질감, 창이라는 형태가 말하고 있는 예술적인 것을 인문적으로 사유하고 싶었다.
-작가의 말 중에서
이 책의 서정적 산문들은 ‘산문 문학’의 부활이라고 할 만큼 아름답다. 지적 허영에 가득 차 쓸데없이 난삽한 이론적 담론이 넘쳐나고 저급한 수준의 대중 영합적 책들이 유행하는 시절에 민병일의 이 산문집은 사물을 향해 움직이는 애틋한 감정 하나만으로도 우리의 마음에 신선한 기운을 감돌게 한다. 글과 어울리는 사진작품과 그림들을 보는 즐거움 또한 흔치 않은 일이고, 무엇보다도 책 자체가 예술작품이어서 소장하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지 못할 듯하다. 여행자의 통찰들이 깊은 울림을 주는데, 예컨대 오스트리아 빈의 한 골목길에서 나무 벤치에 앉아 책을 읽는 한 여자를 보고 “책을 보는 사람의 내면에는 ‘황야의 이리’가 살고 있다. 내면이라는 황야를 달리는 이리는 갈기를 휘날리며 꿈을 찾는다”라고 쓴다. 우리의 마음을 비롯 세상의 모든 창에는 이리가 살고 있다!
-정현종(시인)
이 책은 독자에게 다채로운 감동을 선사한다. 사진에 담긴 창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창에 비친 사물의 내면과 나의 내면이 하나의 풍경 속으로 녹아드는 진기한 경험을 하게 된다. 아울러 창의 영상을 통해 자유연상처럼 펼쳐지는 심미적 사유를 접하면서 우리는 고흐에서 요제프 보이스에 이르는 현대미술의 중요한 이정표를 따라 저자와 함께 산책하게 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섬세한 필치로 아우르는 에세이는 루카치가 에세이의 본질이라 일컬었던 영혼과 형식의 합일에 이른다. 요컨대 이 책은 일찍이 바그너가 꿈꾸었던 한 편의 종합예술작품이다.
-임홍배(문학평론가ㆍ서울대 독문과 교수)의 발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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