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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머리에 - 우키요에의 낯선 매력 속으로

1. 에도를 담은 그림
에도 시대의 시작
기왕이면 즐겁고 신나게!
에도 시대의 스타 브로마이드
생활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그림
바다를 건넌 우키요에
센고쿠시대의 끝과 에도 시대의 개막


2. 산업으로 거듭난 풍속화
육필화와 판화
책의 삽화에서 독립된 판화로
우키요에에 색을 입히다
우키요에 팀
우키요에 화가의 위상
바쿠후를 비판하지 말 것!


3. 에도의 꿈과 열정
가부키, 연희로 정착하다
가부키의 무대와 배우
야쿠샤에와 샤라쿠
요시와라의 탄생
메이레키 대화재
오이란
요시와라 바깥의 여인들
요시와라의 풍류
꿈과 환상의 잔영
일본의 예인, 게이샤


4. 우키요에 속 미인
이상적인 아름다움
뒤를 돌아보는 여인
하루노부와 세 미인
건강한 미인
살냄새를 풍기는 그림
거울 밖 여인, 거울 속 여인
꿈에서 깨어난 여인들
화가와 관객의 유희, 미타테에

5. 농염한 그림
분방한 관능
안이냐 밖이냐
춘화의 또 다른 이름, 마쿠라에
내달리는 상상력
훔쳐보는 즐거움
투명한 열정
보일 듯 말 듯
벗기고 또 벗겨도
춘화의 쇠락
그림자 유희


6. 우키요에 풍경화
여행을 꿈꾸는 이들
에도 시대, 순례 여행이 확산되다
산킨코타이와 여행 문화
여행 문화가 확산되다
우키요에의 기술적 발전과 풍경 판화
호쿠사이 판화의 생명력
히로시게와 자연
만년의 히로시게
우키요에 화가의 계보


7. 무서운 이야기, 기괴한 그림
소복을 입고 산발한 귀신
발 없는 귀신
되돌아온 원혼
늘어나고 솟아오르고
기묘하거나 끔찍하거나
이야기의 포로들
일본에서 건너온 괴담


8. 바다를 건넌 우키요에
자포네즈리와 자포니슴
유럽, 우키요에를 발견하다
프랑스 판화를 덮친 우키요에의 파도
우키요에에 빠진 모네와 드가
일본적인 것이란?
반 고흐의 일본


9. 우키요에의 황혼
흔들리는 우키요에
새 시대와 마주한 우키요에
기요치카가 그린 빛
신문과 결합한 우키요에
돌이킬 수 없는 흐름
마지막 불꽃
일본의 문호개방과 메이지 정부의 등장

글을 마치며-강박과 집착의 세월
저자 소개
저자 : 이연식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와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미술이론과 전문사 과정을 졸업했다. 유럽의 인상주의 화가들 때문에 우연히 알게 된 우키요에를 조금씩 알아보다 본격적으로 그 아름다움에 매혹되어, 우키?요에 세계에 발을 들인 ‘마니아’이기도 하다. 우키요에와 양풍화(洋風畵)에 대한 논문을 썼다. 『미술영화 거들떠 보고서』와 『위작과 도난의 미술사』를 썼고, 『무서운 그림』과 『맛있는 그림』을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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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그림으로 만든 타임머신
한 나라에서 가장 화려한 도시 모습을 그림에 옮겨두었다가 한꺼번에 감상한다면 어떤 느낌일까? 그림 속에 얽힌 이야기는 물론이고, 그림 기법, 그림을 그린 화가들의 이야기와 역사까지 모두 한꺼번에 접할 수 있는 특별한 여행이 있다면 어떨까?
여기, 18~19세기 일본에서 가장 화려했던 도시 에도의 모습을 그대로 담아낸 풍속화 ‘우키요에’ 120여점이 있다. 전통 미술이 당대의 가치관과 생활이 압축된 산물임을 감안하면, 가장 화려하고 아름다웠던 도시 에도에서 태어난 우키요에를 감상하고 이해하는 것은 아름다움을 향유하는 차원을 넘어 타임머신을 타고 그 시대를 누비는 것과 다름없다. 그래서 이 책은 단정하면서도 현란한, 로맨틱하면서도 발칙할 정도로 관능적인 우키요에의 다면적인 모습을 압축한 타임머신 같은 책이다.
감각의 제국을 열어주는 열쇠, 우키요에
어느 나라든 그 나라만의 정서가 있기 마련이다. 이것은 울타리를 넘어가면 낯선 것이 되기도 하고 새로운 것이 되기도 한다. 시대가 변하면서 한국의 대중은 서정적인 드라마에서 벗어나 다양한 소재의 드라마를 찾기 시작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일본 드라마 열풍이 불었다. 처음에는 유명한 스타가 출연한 작품만이 인기를 끌었지만 시간이 지나자 일본만이 가진 문화와 감각을 잘 담아낸 것을 골라보는 수준에 이르렀다. 이제는 조금씩 ‘일본적인 어떤 것’들이 한국에 들어오게 되었고, 일본의 세계적인 팝아티스트 무라카미 다카시가 명품 브랜드 루이뷔통의 컬렉션을 발표하면서 일본의 문화와 정서는 좀 더 주목받게 되었다. 그리고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일본 문화의 ‘현재’가 익숙해졌다. 그러나 이런 것으로는 일본이 가진 감각과 문화를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다.
현대 일본 문화를 이해하려면 그 밑바탕을 이루고 있는 에도 시대의 문화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그래서 에도 구석구석을 다니며 그 매력을 매혹적으로 옮겨 담은 우키요에와 함께 에도를 살펴보는 것은 감각의 제국인 일본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데 탄탄한 기반이 된다. 『유혹하는 그림, 우키요에』는 에도에서 태어난 고급 예술이자 값싼 정보 매체였던 우키요에의 발전과 쇠퇴를 전문적인 지식과 대중적인 글쓰기를 버무려 깔끔하게 담아낸 책이다.


우키요에, 그 매력의 정체를 밝히다
일본 사람들 중에는 19세기 인상파 그림에 넋을 잃는 사람이 많다. 그중에서 가장 사랑받는 화가는 빈센트 반 고흐이다. 유럽에 가면 일본인들이 반드시 고흐의 자취를 밟을 정도로 그에 대한 일본인의 사랑은 각별하다.
고흐가 활동하던 때 유럽에는 ‘우키요에’라는 일본의 풍속 판화가 대량으로 흘러들어갔다. 이 책은 인상주의 화가들이 우키요에 판화의 파격적인 구도와 강렬한 색채에 자극받아 새로운 사조를 창출해내게 되었다고 전한다. 또한 우키요에에서 크게 영향 받은 고흐의 「탕기 영감의 초상」이나 그가 모사한 우타가와 히로시게의 그림을 보여주며 유럽에 스민 우키요에의 특징을 설명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작곡가 클로드 드뷔시가 「바다」라는 곡을 만들도록 강렬한 자극을 준 것도 모두 우키요에의 영향력임을 언급하며 일본의 풍속화와 유럽 인상주의 거장들 사이에 끈끈한 무엇이 존재하고 있다고 이야기 한다. 도대체 ‘우키요에’라는 일본 미술에는 어떤 매력이 숨어 있는 것일까?
일본 미술에 심취된 반 고흐는 동생에게 쓴 편지에서 일본 미술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했다.
일본 미술을 연구하면, 너무나도 현명하고 철학적이며 지적인 사람을 만나게 돼. 그는 무엇을 하면서 사는가? 지구와 달의 거리를 연구하는가? 아니야. 비스마르크의 정책을 연구하는가? 아니야. 그가 연구하는 것은…… 풀 한 포기야. 그러나 이 한 포기 풀이 모든 식물을, 이어 사계절을, 거대한 경관을, 마지막으로 동물을, 그리고 인간을 소묘하도록 만들어. 그는 그렇게 인생을 보는데, 모든 것을 그리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아. 그래, 이것이야말로 그렇게 단순하고, 마치 자신이 꽃인 듯이 자연 속에 사는 그런 일본인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것이야말로 새로운 종교가 아닐까?
더욱더 즐거워지고, 더 행복해지며, 인습의 세계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이나 노동과는 반대로 자연으로 되돌아가지 않고서는, 일본 미술을 연구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편지』중에서
전통적인 유럽미술에서는 주제가 무엇이든지 화면에 그려진 풍경이나 사건이 원근법이나 명암의 표현으로 재현성을 추구해야 한다는 강박을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보수성에 강한 반감을 가지고 있었던 인상주의 화가들처럼 새로운 것에 목말라 있던 유럽인에게 우키요에는 색다른 것이었다. 우키요에목판화는 간략한 형태와 단순한 색채로 조화를 이뤄야하는 성격 때문에 유럽미술이 시도하지 못했던 대담한 구도와 장식성을 갖추고 있었고, 이것이 여러 미술가들에게 신선하게 다가온 것이다.
에도 시대의 시작부터 우키요에의 황혼까지
에도의 미인, 유희, 풍경, 기괴한 상상 그리고 일상 등을 강렬하게 클로즈업한 이 책은 9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1장 〈에도를 담은 그림〉은 우키요에의 탄생과 배경을 소개하고 책의 전체적인 내용을 압축해서 담고 있어 뒤이어 이어질 내용의 밑거름이 된다. 2장 〈산업으로 거듭난 풍속화〉와 3장 〈에도의 꿈과 열정〉은 판화를 만들기까지의 과정과 우키요에를 둘러싼 사회?문화적 배경을 서술해 우키요에라는 장르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4장〈우키요에 속 미인〉, 5장 〈농염한 그림〉에서는 본격적으로 우키요에 미인화와 춘화를 다루어서 그 당시에 아름답다고 여겨졌던 미의 기준과 발칙하게 표현된 에도의 유흥 문화를 담았다. 6장 〈우키요에 풍경화〉에서는 여행 문화가 확산되면서 사람들에게 정보 전달 역할을 했던 우키요에 판화와 서적, 여행 문화 이야기, 풍경화 등을 담았고, 7장 〈무서운 이야기, 기괴한 그림〉에서는 독특한 발상과 기괴한 이야기를 담은 그림들을 보여준다. 8장 〈바다를 건넌 우키요에〉에서는 유럽을 덮치고 인상주의 화가들에게 영향을 준 우키요에와 인상주의 화가들의 작품을 다루었고, 마지막 9장〈우키요에의 황혼〉에서는 외국과 본격적으로 교류를 하면서 잃게 된 우키요에의 입지와 마지막까지 우키요에를 지키고자 했던 화가들의 노력 그리고 우키요에가 에도 시대가 저물어 가면서 함께 사라지는 모습을 담았다.
그리고 「바쿠후를 비판하지 말 것!」 「일본의 예인, 게이샤」 「화가와 관객의 유희, 미타테에」 「반 고흐의 일본」등 각 장이 끝날 때마다 흥미로운 곁다리 이야기를 덧붙여 재미를 더했다.

1장 〈에도를 담은 그림〉은 에도 시대에 존재했던 에도라는 도시 이야기를 시작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현재를 즐겁고 신나게 사는 것을 지향하는 에도 사람들의 성향과 문화에 대해 들려주고, 우키요에가 “일본의 도시 문명이 낳은 산물이자 에도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형성되고 발전한 예술”이라고 이야기한다. 또한 일본 내에서 쇠퇴와 몰락을 맞은 우키요에가 유럽으로 건너가 인상주의 화가들을 만나며 새롭게 조명 받은 이야기를 덧붙여서 일본을 대표하는 미술이 된 과정에 대한 전체적인 지식의 밑거름을 만들어 준다.

우키요에(浮世?)는 ‘에도에(江??)’ 즉 ‘에도 그림’이라고 불리곤 했다. 그 별명대로 우키요에는 에도(江?) 시대(1603~1867)에 ‘에도’에서 제작된 풍속화이다. 에도는 일본의 수도였던 옛 도쿄(東京)를 가리키는 말이면서 동시에 에도가 일본의 수도였던 시대 자체를 가리킨다. 에도가 특정한 시간과 공간을 한꺼번에 지칭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키요에 또한 에도라는 어휘에 시?공간적으로 결부되어 있다. 우키요의 연원은 에도 시대 이전의 전통적인 회화, 풍속화 형식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우키요에가 오늘날 우리가 흔히 아는 모습으로 정착된 것은 에도 시대가 개막한 이후이다.
-「에도를 담은 그림」 중에서

2장 〈산업으로 거듭난 풍속화〉는 우키요에가 값비싼 육필화에서 서민들도 즐겨 볼 수 있는 저렴한 판화로 거듭난 과정과 이유에 대해 설명한다. 그리고 우키요에 초기 판화를 대표하는 작품에서부터 책의 삽화에서 독립된 판화가 된 우키요에와 화가의 이야기를 다룬다. 또한, 판화에 색을 입히는 과정, 우키요에의 고유 기법과 특징, 우키요에를 만드는 사람들에 대한 설명도 놓치지 않는다.

우키요에는 그 시대 사람들의 생활 모습을 생생하게 묘사한 풍속화이다. 황실과 귀족 계급의 권위가 붕괴되던 무로마치 말기부터 농민과 상공인의 생활을 담은 그림들이 나타났고 모모야마(桃山) 시대부터 에도 시대 초기에 걸쳐 회화적 형식이 정립되었다. 하지만 이 회화들은 사무라이와 일부 부유한 상인들의 전유물이었다. 풍속화의 성격을 가졌지만 민중의 손에 닿기는 어려운 장병화나 두루마리 그림, 화첩 등의 형식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림 속 주인공과 감상자가 모두 민중인 진정한 의미의 풍속화가 되기 위해서는 저렴한 값에 많은 양을 공급할 수 있도록 판화로 만드는 것이 필연적이었다.
-「산업으로 거듭난 풍속화」 중에서

3장 〈에도의 꿈과 열정〉은 우키요에에 담긴 에도에 관한 환상과, 그 환상을 만들어내는 유희들을 담아냈다. 가부키를 비롯한 유곽의 연희 문화가 유행하면서 이것은 자연스럽게 우키요에의 소재가 되었다. 이 장에서는 이런 문화적 배경과 그림의 소재를 엮어 화려한 유예와 향락이 숨 쉬는 에도를 살펴본다.
몇몇 부자들은 요시와라를 제 집 드나들 듯했겠지만 주머니가 가벼운 서민들은 사정이 달랐다. 그래서 더더욱 요시와라는 환락과 동경의 공간이 되었고 서민들은 그런 공간의 모습을 담은 우키요에를 보면서 만족했다. 현대의 남성들이 유흥가, 환락가에 대한 이야기를 은밀하게 나누듯이 에도의 사내들도 눈만 뜨면 요시와라에 대해 지껄였을 것이다. 유곽을 그린 우키요에는 그런 욕구에 대한 부응이었다.
-「에도의 꿈과 열정」 중에서

4장 〈우키요에 속 미인〉에서는 미인화를 중점적으로 살펴보면서 그림 속 여인들의 머리 모양과 복색, 표정 등이 에도의 유흥 문화로 가득한 요시와라 유녀들의 것이 대부분이었고, 이것은 그대로 그 시대의 유행을 이끌었다고 전한다. 또한 뒤를 돌아보는 여인, 거울 속 여인, 미인으로 이름난 여인 등 시대별로 변화하는 미인화의 양식을 감상하면서 에도 시대의 이상적인 아름다움을 살펴본다.

하루노부나 기요나가와 마찬가지로 우타마로의 미인화에서도 미녀들의 얼굴은 비슷비슷하다. 개성보다는 이상적인 ‘전형’을 좇는 시대였던 것이다.
이처럼 얼굴이 비슷비슷했던 것 때문에 다채롭고 현란한 머리 모양과 복색이 더욱 부각되었다. 또, 차갑고 투명하게 양식화된 얼굴이기에 미묘한 차이와 변주에 주의를 기울이게 하는 효과가 있다. 얼핏 비슷한 듯해도 실은 모두 다르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그래서 우키요에 연구자들은 이 얼굴들에서 각각의 모델이 되는 실제 인물들을 이리저리 읽어내곤 한다.
-「우키요에 속 미인」 중에서

5장 〈농염한 그림〉에서는 우키요에 역사와 함께 시작된 춘화를 다루었다. 남녀가 야릇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에서부터 다양한 모습을 담은 우키요에 춘화와 그 이야기를 담았다. 또한 보일 듯 말 듯한 장치 등을 사용해 그 농염함을 더욱 짙게 만드는 화가들의 작품도 함께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원래 춘화란 건 평소에는 숨겨져 있던 성기를 드러낸 그림이다. 그런데 우키요에 춘화 속 인물들은 성기를 뺀 몸의 나머지 부분에는 옷을 걸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드러나도 좋을 부분은 가려지고 가려져야 마땅할 부분은 드러나는 것이다. 우키요에 춘화의 기묘한 에로티시즘은 드러냄과 가림의 이러한 역전(逆轉)에 어느 정도 기인한다.
-「농염한 그림」 중에서

6장 〈우키요에 풍경화〉는 여행이 자유롭지 못했던 에도 시대 사람들이 꿈꾸었던 바깥 세상에 대한 환상을 대신 채워주던 우키요에 풍경 판화 이야기를 들려준다. 순례 여행을 시작으로 확산된 여행 문화를 담아낸 그림이나 에도의 풍경을 절묘하게 담아낸 그림 등, 이 장에 실린 작품들을 통해 발전된 우키요에 판화 기법과 자유로운 농담 변화를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에도 시대의 여행안내서로 말하자면, 우선 실용적인 여행안내서인 ‘도추기(道中記)’가 널리 읽혔다. 이어서 도추기보다 상세한 해설을 넣어서 소개한 ‘메이쇼즈에(名所??)’가 나왔다. 메이쇼즈에는 말 그대로 유명한 곳의 풍광과 여행 정보를 그림을 넣어 소개한 것이다. 이런 흐름을 타고 풍경화 형식의 우키요에가 부각되기 시작했다. 당시까지 미인화나 야쿠샤에 등에 비해 발달이 느렸고 그림 속 인물의 배경 역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던 풍경 판화는 여행 문화와 함께 흥성기를 맞았다.
-「우키요에 풍경화」 중에서

7장 〈무서운 이야기, 기괴한 그림〉에서는 우리가 상상하고 짐작하는 것 이상으로 한국에 큰 영향을 준 일본의 상상력과 이미지, 오싹한 이야기 등을 살펴본다. 그리고 우키요에에서 볼 수 있는 귀신의 모습은 이미 한국에서도 귀신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꼽히고 있음을 짚어내며, 에도 시대의 기이한 상상과 표현을 감상한다.

일본인들은 감춰진 것과 어두운 것을 집요하게 파고들어왔다. 감춰진 것은 관능이고 어두운 것은 그로테스크이다. 기괴함과 관련된 시각매체에서 한국에 대한 일본의 영향력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강력하다. 사실 한국에서 ‘도깨비’나 ‘귀신’의 모습은 정해진 것이 없었고, 옛 문헌에서 묘사하는 도깨비나 귀신의 모습도 천차만별이다. 한국인들은 ‘도깨비’하면 대개 호랑이 가죽으로 만든 팬티를 입고 정수리에는 뿔이 난 건장한 사내를 떠올리지만 실은 이는 일본의 ‘오니(鬼)’가 그대로 수입된 모습이고, 도깨비가 떼 지어 등장하는 「혹부리 영감」 같은 이야기 또한 일본의 민담이 건너 온 것이다.
-「무서운 이야기, 기괴한 그림」 중에서

8장 〈바다를 건넌 우키요에〉에서는 우키요에를 보고 열광한 유럽 화가의 작품과 우키요에 화가의 작품을 비교하면서 우키요에의 흔적을 짚어본다. 유럽으로 수출하는 도자기를 포장할 때 쓰던 우키요에가 유럽 화가들에게 준 충격 그리고 그들이 본 우키요에의 조형적 특징, 독특한 시점, 공간의 변주 등을 살펴본다.

우키요에 판화를 본 프랑스의 화가들은 자신들이 그림 그리는 것과 관련해 오랫동안 편견에 사로잡혀 있었음을 깨달았다. 우키요에 판화를 통해 이들은 화면의 중심이 꼭 인물이어야 한다는 관념, 사물 명암 구분을 분명하게 사실적으로 묘사하려는 강박, 그림의 중심이 되는 인물이나 사물을 그릴 때 그 전체를 화면에 담아야 한다는 생각 등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바다를 건넌 우키요에」 중에서

9장 〈우키요에의 황혼〉에서는 새 시대와 마주하며 조금씩 사그라드는 우키요에를 다룬다. 개항 이후 우키요에 화가들이 사용할 수 있는 안료의 범위가 넓어지면서 좀 더 극적인 작품이 나왔지만, 개항과 함께 들어온 사진술과 새로운 인쇄술에 대적할 수 없었던 우키요에의 한계를 접한다. 그리고 이 한계를 극복하려고 노력했던 화가 고바야시 기요치카의 삶과 작품도 감상한다. 이 장에 실린 우키요에에서는 변해가는 에도의 모습과 그림 양식 등을 살펴본다.

이후 기요치카는 주로 ‘신분니시키에’를 중심으로 작업했다. 신분니시키에란 우키요에가 일상에서 정보를 전달하던 성격을 근대적 형태의 신문과 결합한 것이다. ‘신문 우키요에’라고도 말할 수 있는데, 이것은 메이지 신정부가 들어선 직후부터 나타났다. 서양에서 들어온 근대적 매체에 대한 우키요에 나름의 대응이었던 셈으로,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뉴스, 기이한 이야기, 살인 사건 등을 우키요에로 묘사하고 그 위쪽이나 배경에 글을 담았다. 신분니시키에는 몇 년 반짝 인기를 누리다가 서양의 인쇄 기술을 사용한 신문들이 본격적으로 보급되면서 퇴락했고, 청일 전쟁과 러인전쟁 시기에 전장의 모습을 담은 우키요에를 게재하면서 잠깐씩 호황을 되찾는 듯싶었으나 결국 시장에서 완전히 밀려났다.
-「신문과 결합한 우키요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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