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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서문 | 왜 지금, 최치원과 나무인가

[제1장] 개혁과 출처를 고민한 길을 따라
독서당 | 향나무로 학문의 향기를 전하다
상서장 | 조각자나무의 날카로운 시각
숭복사지 | 비문에 피어난 살구꽃 향기
봉암사 | 지증 대사의 비석을 치자꽃 향기로 감싸다
운봉사 | 칡넝쿨 잡고 오르면 근심도 사라진다
쌍계사 | 진감 선사를 상징하는 삼나무와 향나무
국사암 | 진감국사의 깨달음을 품은 느티나무
범왕리 | 세이암에서 귀를 씻고 푸조나무로 환생하다
성주사지 | 낭혜 화상의 비석과 깨달음의 보리수

[제2장] 백성들의 삶을 보살핀 길을 따라
상림 | 천년의 생태 숲을 만든 최치원
무성서원 | 최치원 영정에 드리운 매화 향기
피향정 | 연꽃 향기에 스며드는 풍류
옥구향교 | 배롱나무로 문창서원을 감싸다
선유도 | 최치원이 탄생한 금돈치굴을 찾아서
서광사 | 세상에 쓸모없는 가죽나무가 있을까?
부성사 | 진달래가 최치원 영정을 물들이다
당성 | 악관에게 시를 지어 준 최치원

[제3장] 명승지를 찾아서 유람한 길을 따라
고운사 | 계원필경 숲길을 거닐고 싶다
청량산 | 풍혈대에서 독서와 바둑을 즐기다
임경대 | 낙동강 풍경에서 최치원을 만나다
동백섬 | 해운대 석각에 피어난 동백꽃
월영대 | 풍류와 학문 활동을 지켜본 감나무
돝섬 | 화살로 요괴를 물리친 화살나무
관해정 | 유상곡수터의 은행나무
서동사 | 동백나무와 비자나무가 푸른 절집

[제4장] 가야산에서 신선으로 환생한 길을 따라
해인사 | 은둔하며 신선이 된 전나무
고운암 | 모과나무와 겨우살이의 공생
청량사 | 청량한 절집의 솔바람
벽송정 | 소나무 숲에서 노닐던 최치원
고견사 | 은행나무 지팡이에 깃든 생명력
송풍대 | 소나무 숲에서 생강나무를 사랑하다
문창후영당 | 영정보다 소중한 나무의 향기

[제5장] 당나라 유학과 성공한 길을 따라

장안 | 과거급제를 상징하는 계수나무
화청지 | 양귀비도 반한 용뇌향나무의 향기
자미성 | 「격황소서」에 등장하는 배롱나무
황경나무 | 고통을 극복하는 의지
쌍녀분 | 낭만적 사랑 이야기를 품은 팽나무
영수사 | 봉황이 깃든 벽오동나무
양주 | 당성의 계수나무와 경행처의 녹나무 숲

부록 | 계원필경에는 몇 그루의 나무가 나올까?
참고 문헌
저자 소개
저자 : 김재웅
경북 고령에서 출생하여 어린 시절 자연을 벗하며 자유롭게 놀았다. 계명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국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계명대 한국학연구원 연구원, 인도 네루대 한국어 파견교수, 경북대 영남문화연구원 박사후연구원, 경북대 기초교육원 초빙교수, 대구경북인문학협동조합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경북대 연구교수와 천년숲학교 대표 일꾼으로 활동하면서 우리 고전과 나무 인문학의 행복한 만남을 위해 생태 문화적 시각에서 연구와 강의를 하고 있다.
주요 저서는 『나무로 읽는 삼국유사』, 『나무 따라 경주 걷기』, 『김시습과 떠나는 조선시대 국토기행』, 『금리단길의 나무 이야기 산책』 등과 『잊혀져 가는 고령 지역의 마을문화』, 『대구·경북 지역의 설화 연구』, 『강릉추월전 작품군의 종합적 이해』, 『필사본 고소설의 지역별 유통양상과 향유층에 대한 실증적 연구』, 『고소설의 생명력과 미학적 세계』 등이 있다. 공저로는 『한국 고소설의 주인공론』, 『한국 고소설 강의』 및 『인문학 글쓰기』, 『대학 글쓰기』 등을 비롯한 『인문학자들의 헐렁한 수다: 포항편』, 『인문학자들의 헐렁한 수다: 경주편』, 『인문학자들의 헐렁한 수다: 안동편』, 『인문학자들의 헐렁한 수다: 영천편』 등이 있다.
e-mail: kimjw3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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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나무의 그늘에서 다시 만나는 최치원
천년의 문장가를 따라 걷는 생태 인문 기행

『최치원, 숲에서 다시 읽다』는 고운 최치원의 삶과 문학을 ‘나무’라는 새로운 시선으로 다시 읽어 내는 생태 인문 기행서다. 저자는 최치원을 당나라에서 이름을 떨친 문장가, 신라의 현실을 바꾸고자 했던 개혁가, 끝내 자연 속에서 삶의 길을 물었던 지식인으로 조명한다. 그러나 이 책이 특별한 까닭은 그의 생애를 단순한 연대기나 유적 답사로만 따라가지 않는 데 있다. 독서당의 향나무, 상서장의 조각자나무, 상림의 천년 숲, 해인사의 전나무, 장안의 계수나무처럼 그의 발자취마다 뿌리내린 나무들을 통해 문학과 역사, 생태와 전설을 한데 엮는다. 그렇게 최치원의 고독은 먼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의 독자에게 건네는 쉼과 성찰의 언어로 되살아난다.

고운의 발자취를 따라 걷는 나무 인문학
이 책은 최치원의 생애를 다섯 갈래의 길로 나누어 따라간다. 개혁과 출처를 고민한 길, 백성들의 삶을 보살핀 길, 명승지를 찾아 유람한 길, 가야산에서 신선으로 환생한 길, 당나라 유학과 성공한 길. 이러한 구성은 독자가 최치원을 한 가지 모습으로만 이해하지 않도록 이끈다. 그는 신라의 신분 질서 속에서 한계를 느꼈던 6두품 지식인이었고, 어린 나이에 당나라로 건너가 과거에 급제한 국제적 인재였으며, 「격황소서」로 문명을 떨친 문장가였다. 동시에 귀국 후에는 시무 십조를 올리며 개혁을 꿈꾸었고, 지방관으로서 백성들의 삶을 보살폈으며, 끝내 자연 속에서 자신의 길을 찾아간 사람이었다.
저자는 이러한 삶의 굴곡을 나무의 상징과 연결한다. 독서당의 향나무는 학문의 향기를, 상서장의 조각자나무는 세상을 향한 날카로운 시각을, 운봉사의 칡넝쿨은 험난한 삶의 고난을, 쌍계사의 삼나무와 향나무는 진감 선사의 입적과 불교적 상상력을 드러낸다. 『계원필경』에 등장하는 수많은 나무 역시 단순한 배경이 아니다. 계수나무는 과거급제와 문사의 세계를, 소나무와 대나무는 절개와 충절을, 뽕나무는 비단과 선물의 문화를, 차나무는 수행과 교류의 의미를 품고 있다. 이처럼 책은 한 그루 나무를 통해 한 인물의 정신을 읽고, 한 장소의 역사를 복원하며, 한 시대의 문화를 해석한다. 최치원을 읽는 일이 곧 숲을 걷는 일이 되고, 숲을 걷는 일이 다시 고전을 읽는 일이 되는 독특한 독서 경험을 선사한다.

역사와 생태가 만나는 치유의 길
『최치원, 숲에서 다시 읽다』의 또 다른 미덕은 답사의 생생함에 있다. 저자는 문헌 속 최치원을 책상 위에서만 해석하지 않는다. 경주의 독서당과 상서장, 함양의 상림, 하동 쌍계사와 범왕리, 보령 성주사지, 가야산 해인사, 나아가 중국 장안과 양주까지 직접 걸으며 나무와 유적, 전설과 풍경을 함께 바라본다. 그래서 이 책의 문장은 지식의 설명에 머물지 않고 현장의 감각을 품는다. 나뭇잎의 색, 줄기의 상처, 꽃의 향기, 계곡물 소리, 절집의 배치, 폐사지의 고요함이 최치원의 생애와 자연스럽게 겹쳐진다.
특히 상림을 다룬 대목은 이 책이 지닌 문제의식을 잘 보여 준다. 상림은 최치원이 천령군 태수로 부임해 홍수로 고통받던 백성들을 위해 물길을 돌리고 제방에 나무를 심은 데서 비롯된 숲이다. 지방관의 애민 정신이 천년 생태 숲으로 남았다는 점에서 상림은 최치원의 가장 빛나는 생태적 업적이라 할 수 있다. 저자는 이 숲을 단순한 관광지로 소비하는 데 머물지 않고, 오늘날 우리가 숲을 어떻게 보존하고 활용해야 하는지 묻는다. 나무 이름표에 식물학적 정보만이 아니라 역사와 문학의 이야기가 더해진다면, 숲은 더 깊은 인문학적 공간이 될 수 있다는 제안도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이 책에서 나무는 풍경의 일부가 아니라 기억의 저장소이며, 상처를 견디는 생명체이고, 인간의 삶을 비추는 거울이다. 잘린 우듬지, 상처 난 줄기, 돌을 감싸 안은 뿌리, 계절마다 피고 지는 꽃을 바라보며 저자는 인간의 무지와 욕망, 공생과 돌봄의 가치를 함께 생각하게 한다. 따라서 이 책은 최치원에 관한 책이면서 동시에 오늘의 생태 위기 시대에 우리가 자연과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를 묻는 책이기도 하다.

『최치원, 숲에서 다시 읽다』는 한 인물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역사 기행서이자, 고전 문학을 나무의 언어로 다시 해석한 생태 인문서다. 최치원은 이 책에서 더 이상 교과서 속 ‘신라 말의 문장가’로만 머물지 않는다. 그는 계수나무의 향기와 소나무의 절개, 전나무의 기상과 푸조나무의 생명력 속에서 오늘의 독자와 다시 만난다. 저자의 시선은 꼼꼼한 문헌 탐구와 현장 답사, 나무에 대한 애정과 생태적 문제의식을 함께 품고 있어 책장을 넘길수록 독자는 한 편의 깊은 숲길을 걷는 듯한 감각을 얻는다. 속도와 효율에 내몰린 시대에 이 책은 잠시 멈추어 나무를 바라보고, 오래된 문장을 다시 읽고, 삶의 균형을 되찾는 시간을 권한다. 최치원의 고독은 그렇게 천년을 건너 우리에게 쉼과 지혜의 그늘이 된다.

책 속에서

최치원을 오늘날 다시 호출하는 까닭은 무엇인가? 당시 국제적 안목과 풍류 사상을 융복합하여 신라 개혁안을 제시했던 글로벌 사상가이기 때문이다. 급변하는 국제정치와 사상적 흐름을 파악한 최치원은 신라 개혁에 필요한 생태 사상적 토대를 제공했다. 더욱이 당나라의 수입학을 탐색하여 신라의 자국학을 섞어서 창조학으로 나아간 학자로 높이 평가할 만하다.
---p.430

최치원도 봉암사를 방문하여 박달나무를 보았을 것이다. 봉암사에 살고 있는 박달나무를 매개로 ‘지증대사적조탑비’를 쓴 최치원, 「단군신화」를 기록한 일연 스님, 나무를 산책하는 우리의 시공을 초월한 소통의 현장이 너무도 설렌다. 나무의 관점에서 봉암사를 산책하면 가끔은 이런 생태 문화적 상상력이 필요할 때도 있다. 박달나무는 우리 민족의 「단군신화」를 넘어 동북아시아 보편적 신화를 담고 있는 생명 탄생의 신비를 보여 주기 때문이다.
---p.49

최치원은 낭혜 화상의 비문을 지은 인연으로 보리섬을 방문했다. 그가 성주사에 세워진 낭혜 화상의 비문을 둘러보려고 보리섬을 방문했다면 육로가 아닌 해로를 이용했을 것이다. 당시에는 험한 육로보다 해로가 훨씬 이동이 편리했기 때문이다. 보리섬에서 바라보면 저 멀리 서해의 반짝이는 윤슬이 눈에 어른거린다. 지금은 새로 간척한 넓은 농경지에 보리와 밀이 푸릇푸릇 생기가 넘실거린다. 바다의 윤슬과 땅의 초록이 어울려 최치원의 복잡다단한 심정을 말해 주는 듯하다.
---p.122

자동차에서 잠시 내려 느티나무의 생태를 천천히 살펴보았다. 느티나무 한 줄기는 고사했지만, 건강은 비교적 양호한 편이다. 느티나무 주변에 튼튼한 보호막을 설치해 준 따스한 손길이 사랑스럽고 고마울 따름이다. 시끄러운 자동차 소리에도 느티나무는 청량산을 오가는 사람들을 지켜보고 있다. 신이 깃든 느티나무를 쓰다듬어 본다. 나무가 오래도록 건강하길 기원하면서 최치원 발자취를 찾아가는 우리의 산책도 평안하길 빌어 본다.
---p.224

해인사를 방문할 때마다 학사대 전나무를 찾아뵙는다. 최치원 삶의 마지막 흔적이 학사대 전나무로 살아 있기 때문이다. 거대한 전나무는 최치원의 기상처럼 당당하면서도 웅장하다. 전나무를 안고 삶의 진솔한 대화를 나누었던 추억이 몽글몽글 떠오른다. 비록 최치원의 육체는 예전에 사라졌지만, 그 기상은 학사대 전나무처럼 오랜 생명을 지속하면서 세상을 올곧게 살아가라고 말해 주는 듯하다.
---p.310

녹나무 열매는 발아율이 매우 높은 편이다. 새들이 녹나무 열매를 퍼뜨려 주면 다시 풍성한 숲이 만들어질 만큼 생명력 대단하다. 녹나무는 당나라 관리로서 왕성한 활동을 했던 신라인 최치원을 상징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p.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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