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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추천의 말씀 - 저자의 체험이 한 줄기 빛이 되기를……· 4
머리말 - 길을 떠나며· 7

1부 길 떠남

길 위에 서다· 20
구 여섯 알이 가져다준 행복· 29
도시의 사마리아인· 37
순대국밥과 막국수, 그 작은 행복· 46
이름 없는 순례자· 54
달빛 요정 역전 만루 홈런· 61
정동진에서 버터플라이!· 66
행복은 충만함이 아닌, 부족함에서· 74
우리는 대체 왜 걷는 거지?· 80
하회 마을, 박제가 되어 버린 과거· 85

2부 왜 하필 무전여행이야?

하느님을 만나는 방법· 98
환상에서 일상으로· 103
어느 열성 개신교인의 하루· 108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준다는 것은· 114
멈추지 않는 빗줄기· 119
과거와 만나다· 125
왕 소심 형제의 무전여행· 132
원기 회복의 시간· 136
길 위에서 생을 자축하다· 141
우리는 왜 성당을 찾았던 걸까· 145

3부 가난, 가난, 가난

보리빵 다섯 개, 옥수수 다섯 개· 156
알 만한 신자가 남의 성당에 와서· 160
청년 엠티라고요?· 165
우리들의 천국, 당신들의 천국· 171
보성의 차밭에서· 177
길 위에서의 두 번째 첫 미사· 185
역에서 노숙한다는 것은· 189
인연· 197
전주, 전주, 전주!· 203
잡지에서 본 작은 성당을 찾아· 209

4부 가난에 대한 찬가

충남으로 들어오다· 220
댓 씽 유 두· 225
길 위에서 캠프 준비?· 230
그저 감사할 따름· 235
아이들과 하나가 되다· 241
우리가 출발했던 그곳으로· 248
전의 성당에서의 하룻밤· 253
오랜만의 해후· 259
느리게 더 느리게· 264
광야에서의 마지막 밤· 270

맺음말 - 다시, 길을 떠나며· 276
저자 소개
저자 : 문재상
문재상 안드레아 신부, 서울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여러 번의 이사를 하며 ‘길 위의 삶’에 익숙해졌다. 불교계 중학교를 다니며 구도의 길을 꿈꾸게 되었고, 고등학교 시절에 그 진리를 하느님 안에서 찾기로 결정했다. 하느님을 만나겠다고 그 삶에 투신했지만,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아 가고 있다. 지금도 여전히 엎치락뒤치락 넘어지고 깨지며 살아가고 있지만, 그 넘어짐이, 그 상처가 즐겁기만 하다. 2011년에 사제품을 받고 지금은 독일 프라이부르크에서 까리따스 신학을 공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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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정보
도서번호
396721
ISBN
9788932117911
출판사
품목정보
출간일
2021-09-27
페이지,크기,무게
279쪽, 140*205mm, 363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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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지치고 힘들 때
하느님을 찾는 방법

지치고 힘들 때면 아무런 준비 없이 빈손으로 훌쩍 떠나고 싶을 때가 있다. 신앙을 가진 이라면 복닥복닥 정신없는 일상에서 빠져나와 그간 제쳐 두었던 나의 신앙과 삶에 대해 조용히 짚어 보고 싶을 것이다. 이 책은 우리의 이러한 갈망 뒤에 숨겨진 가슴 깊은 곳의 허전함을 채워 주는 여행 에세이집이다. 그러나 이 책은 생각지도 못한 참신한 방법으로 단번에 우리 내면의 갈증을 해소해 주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꽉 막힌 속이 따뜻한 차 한 잔과 말 한마디로 스르르 풀어지듯, 읽으면 읽을수록 마음속에 묶여 있는 매듭들을 하나씩 풀어 준다.
저자는 자신이 무일푼으로 여행을 떠나게 된 이유 중 하나가 예수님의 광야 체험에 대한 관심이었다고 밝히고 있다. 광야는 정화와 시련의 장소이자 말 그대로 ‘아무것도 없는 곳’이기에 광야야말로 ‘하느님께 의지할 수밖에 없는 곳’이라고 말한다. 그래서인지 저자는 생각지 못한 상황이나 갈등을 직면할 때마다 ‘광야’를 떠올린다. 여행 내내 저자의 머릿속에는 ‘하느님 체험’에 대한 생각이 떠나지 않는 듯하다. 돈 한 푼 없이 무작정 떠난 여행, 그 여행에서 스쳐가는 장소와 사람들 그리고 그들이 빚어내는 상황 모두가 저자에게는 ‘광야 체험’으로 받아들여진다.
앞으로 사제로서 살게 될 신학생이, 하느님을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서 체험하고 싶은 간절함으로 떠난 무일푼 여행이기에 이 책은 보통의 여행 에세이집과 본질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다. 이 책에는 숨은 맛집에 대한 소개도, 화려한 볼거리를 담은 사진도 없다. 그러나 풋풋한 신학생이 털어놓는 진솔하고 담백한 단상들을 따라가다 보면 삶이라는 여행길에서 우리가 아파하고 고민했던 지점들을 다시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 모든 순간마다 나와 함께 계셨던 하느님이 어느 때보다도 뚜렷하게 그 모습을 드러낸다. 이 책을 읽다 보면 하느님께서 늘 나의 곁에 계셨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하느님은 먼데 계시지 않습니다
바로 지금 당신 곁에 계십니다

지금 머물고 있는 자리에서 일어나 모든 것을 내려놓고 길을 나설 때, 그때에야 비로소 우리는 하느님을 만날 수 있는 준비를 마치게 된다. 몸과 마음을 움직여 하느님을 찾는 것, 그것이 하느님을 만나기 위해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다.
이 책이 주는 이러한 깨달음은 코로나19를 겪는 우리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어딜 돌아다니지도 못하고 집 안에 머무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하느님을 향해 몸과 마음을 움직여 보는 것이다. 특히 먼저 마음을 움직이면 몸도 따라 움직이기 마련이다. 한자리에 머무른 지 너무 오래되어 타성에 젖어버린 나의 마음을 이렇게 조금씩 조금씩 움직이다 보면 보이지 않고 느껴지지 않던 것들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그러한 깨어남 속에서 하느님은 우리를 기다리고 계신다. 비록 우리는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에 얽매여 성당에도 자주 못 나가고 있지만 하느님을 만나기 위해 마음을 움직여 광야를 향해 성큼 한 발자국 나아갈 때, 우리는 늘 우리들 곁에 계셨던 하느님과 만날 수 있다.

그랬다. 광야의 40일을 걸어왔다. 내가 어떻게 이 길을 걸어올 수 있었을까. 문득 길 위에서 만났던 수많은 사람들이 생각났다. 생각지도 않았던 잠자리, 갑자기 얻게 된 빵 덩이, 큰 의미 없는 미소와 격려까지도. 의지할 데라고는 아무것도 없던 광야에서 나를 버틸 수 있게 해 준 유일한 힘. 그 모든 것이 하느님께서 주신 선물이었다. 그분들을 통해서 나를 돌보아 주고 계셨던 것이다.
-274쪽, ‘광야에서의 마지막 밤’ 중에서

책 속에서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은 사람이 직업적인 친절 이상의 환대를 맛볼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신비가 아닐까. 어쩌면 우리는 청하는 법을 배움으로써 베푸는 법을 깨달아 가는 중인지도 모르겠다. 소유하지 않은 사람이 맛볼 수 있는 기쁨, 그리고 베푸는 사람이 맛볼 수 있는 평화. 평범하지만 역설적인 진리가 우리의 몸에 새겨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 17p, ‘순대국밥과 막국수, 그 작은 행복’ 중에서

우리가 누군가에게 구원자로 다가가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보는 것, 그리고 상대가 가장 원하는 것을 내어 주는 것, 그걸로 충분하다.
- 93p, ‘하느님을 만나는 방법’ 중에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하느님께, 그분들께 감사하는 마음이 솟구쳐 올랐다. 갚을 수도 없는 빚, 평생을 갚아야 할 빚을 진 셈이지만 그래도 나는 죽을 만큼 행복했다. 길 위에서 만났던 모든 사람들이, 길 위에서 만난 모든 것들이 내게 하느님을 보여 주었다. 아직 모든 의미가 명확하게 드러난 것은 아니었지만, 이것만큼은 분명했다. ‘하느님과 함께 걷는 길은 행복했다.’
- 274~275p, ‘광야에서의 마지막 밤’ 중에서

언제나 그랬지만, 우리가 도움을 받는 것은 부자에게서가 아니었다. 아주 평범한, 가진 것도 별로 없는 분들에게서였다. 동네에서 만날 수 있는 빵집 아저씨,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작은 식당의 아주머니, 성당에서 마주치는 형제자매님들. 이런 분들의 도움이 우리에게 훨씬 따뜻한 감동을 주었다. 부유한 이가 아니라 없는 이들이 더 쉽게 내어 줄 수 있다는 역설. 없는 이들이야말로 없는 이들의 마음을 더 잘 헤아릴 수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 158p, ‘보리빵 다섯 개, 옥수수 다섯 개’ 중에서

우리의 여행은, 누군가의 도움으로, 누군가의 희생으로, 그것도 기꺼운 희생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희생을 즐겨 하는 이에게 축복 있으라! 우리는, 희생을 종용함으로써 희생의 의미를 깨달아 가는 것인가. 희생을 종용함으로써 희생하는 법을 배우고 있는 것인가. 어쨌거나 스무하루를 길 위에서 보낸 지금, 내게 이 한 가지만은 분명하다.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
- 159p, ‘보리빵 다섯 개, 옥수수 다섯 개’ 중에서

아마 이래서 ‘조국’이라는 것이 중요하구나 싶다. ‘지금 여기의 나’는 역사와 동떨어져 ‘홀로 존재하는 나’가 아니다. ‘나’라는 존재 안에는 분명히 수천 년 전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한민족의 피가 흐르고 있고,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세상 역시 한반도 땅이다. 나는 수직적으로도, 수평적으로도 ‘ 한민족, 한국인, 한국’과 소통하면서 살 수밖에 없는 존재인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그런 삶을 통해 한국인으로서의 고유한 리얼리티가 우리 안에 자연스레 존재하게 된다. 터키의 아나톨리아 유적이나 잉카 아즈텍 문명을 보면서, 우리가 ‘그들’만큼 느끼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은가. 한국인이 아니라면 느낄 수 없는, 무언가 충만한 느낌을 안고 박물관을 나왔다.
- 127p, ‘과거와 만나다’ 중에서

머릿속에 제일 먼저 떠오른 건, ‘빵’이었다. 비록 보잘것없었지만, 우리에게는 빵집에서 얻은 빵이 있었다. 그랬다. 우리가 가진 무엇, 지켜야 하는 무엇, 남에게 내어 줄 수 없는 무엇이 있었다. 그 ‘무엇’에 대한 집착이, 애초부터 그분들을 우리의 이웃으로 볼 수 없게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분들이 혹시나 달라고 할까 봐 마음 졸이며 빵을 먹었던 바로 그 순간, 우리는 이미 그분들과 단절되어 버렸는지도 모른다. 나의 영역을 침범하는 불한당이요, 나의 배낭을 노리는 절도범이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느낀 순간 나의 마음엔 하느님이 자리하지 않았다. 서글프게도 오직 나와 나의 짐만 있었다. 결국, 내가 가진 ‘아주 작은 것’이 ‘더 작은 것’을 가진 그분들과의 만남을 가로막았던 것이다.
- 191~192p, ‘역에서 노숙한다는 것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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