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행운’에 대한 시선의 전복, 고정관념을 깨트리는 반전
우리는 네잎클로버를 발견하면 환호하고, 벼락 맞은 나무 앞에서 무언가를 간절히 빌고, 집을 가진 달팽이를 부러워한다. 그렇다면 그 ‘행운의 주인공’들은 과연 행복할까? 이 책은 바로 그 발칙하고 엉뚱한 상상에서 출발한다. “내가 소원을 들어줄 수 있다고요? 나는 그냥 벼락에 맞아 가지가 잘려 나간 나무일 뿐이라고요!” 벼락 맞은 것도 억울한데 난데없이 소원 나무로 둔갑되어 온종일 사람들에게 시달리는 담팔수, 꺾이지 않기 위해 태어날 때부터 숨바꼭질을 배우는 네잎클로버, 선물이라고 생각했던 집 때문에 영원히 가짜 집에 갇히게 된 달팽이까지 ‘행운이’들의 깜짝 속사정을 마주하는 순간, 우리가 알고 있던 ‘행운’이 새롭게 쓰인다.
나를 위한 요행을 넘어, 서로에게 건네는 ‘진짜 행운’
이 이야기는 눈에 보이는 요행을 바라는 현대 사회의 단면을 날카롭게 꼬집는다. 다른 사람의 사정은 외면한 채 오직 자신의 행운만을 바라는 태도 속에서, “책마다 이렇게 숨겨 놓았던 거예요? 책 읽다가 행운을 발견하려고요?”라며 책에 네잎클로버를 잔뜩 모아둔 엄마에게 던지는 아이의 순수한 질문은 인상적이다. 더 이상 투덜거리지 않고 “소원을 이뤄줄 순 없어도 빌어줄 순 있잖아.”라며 말 못 하는 아이를 위해 간절히 소원을 빌어주는 진짜 소원 나무가 된 담팔수의 변화를 통해서는 누군가를 위해 마음을 모아줄 때 찾아오는 따뜻한 기쁨이 무엇인지 알려준다. 서로에게 다정한 기쁨이 되어줄 때 비로소 모두를 위한 진짜 행운이 만들어진다는 마법 같은 이야기는 우리를 다시 연결해 준다.
행운이라는 환상을 넘어, 내가 가진 ‘진짜 행복’을 찾아서
집달팽이 ‘므므’는 자신의 집이 자랑스럽다. 집이야말로 달팽이의 상징이며, 집 없는 달팽이는 진짜 달팽이가 아니라며 민달팽이 ‘르르’에게 우쭐댄다. “집 없는 달팽이라니, 지지리 운이 없는 녀석이네.” 하지만 집 때문에 탈출하지 못하는 므므와 달리, 집이 없기에 유리 밖으로 자유롭게 탈출하는 민달팽이 르르를 보는 순간 우리가 알던 행운은 산산조각 난다. 어쩌면 우리도 행운이라고 착각하며 꽉 쥐고 있던 욕심과 고집 때문에 진짜 행복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행운을 쥐려던 굴레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길은 멀리 있지 않다. 민달팽이 ‘르르’가 집달팽이를 위해 남겨둔 길이 독자들까지 진짜 행복으로 이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