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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제1부 못 한 개의 자리
못 한 개의 자리
주말농원에서
고추랑 깨가
지금쯤
새벽일 가시는 아빠
새벽길 서둘러 달려온 아침
오종종 모여
학교에 간 바람
찔레꽃
비 오는 날
마음이 먼저
우리동네 민지

제2부 바람 부는 날의 약속
시냇물의 노래
나무와 바위
지렁이의 길
바람 부는 날의 약속
비탈
우리 동네 느티나무
누구 없나요
산수유꽃
민들레꽃
고맙다고 힘내라고
씨앗에게

제3부 너 아니었으면
우리 아빠
너 아니었으면
대추 따는 날
그 집
쥐똥나무 이야기
우리 할머니
제발
맑은 날 아침엔
이제는
흐리고 비
과수원집 사람들
제일 잘한 일

제4부 고마운 길, 미안한 길
새싹
산길
우리 동네 은행나무에게
나무오 풀꽃
이사
달팽이
함께하면
구석진 자리
산의 운동회
눈 내린 아침
여름 편지

재미있는 동시 이야기
전환기의 동시문학과 서정시의 가능성_공재동
저자 소개
지은이 : 차영미
대학원 문예창작과에서 시를 전공했어요. 2001년 《아동문학평론》으로 등단했고, 2013년 이주홍문학상을 받았어요. 동시와 동요, 그림책 원고를 쓰며 아이들과 재미있게 놀 궁리를 하느라 바쁘답니다. 그동안 펴낸 책으로는 동시집 『학교에 간 바람』, 『막대기는 생각했지』 등이 있어요.  

그림 : 송서하
모두가 재미난 일을 하는 세상을 꿈꿔 봅니다. 아들 둘이랑 이렇게 저렇게 그려 보기도 하고요. 언젠가는 되지 않을까요? 『아무도 모르는 일』 『5000년 옛이야기 한국도깨비 이야기』 『초등학생이 가장 많이 읽는 우리 옛이야기』 『물이 돌고 돌아요』 등의 책에도 그림을 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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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따스한 정, 인간애의 감성을 서정적으로 노래한 『학교에 간 바람』

『학교에 간 바람』(청개구리 출간)은 2001년에 『아동문학평론』으로 신인상을 수상한 차영미의 첫 번째 동시집이다. 평소 우리 문화재 답사를 다니며 동화를 읽고 동시를 쓰는 것을 좋아하는 시인은‘이야기 동시’를 선보인다. 그간 깊고 탄탄하게 쌓아온 내공이 깃든 동시집인 만큼, 구체적이고 섬세한 이미지와 감동을 주는 작품들이 다수 수록되어 있다. 시집 전반적으로 인간애, 정감, 가족애, 이웃과의 우정 등의 따뜻한 정서가 일관되게 흐른다. 이는 독자와의 공감대를 넓힘으로 쉽게 몰입할 수 있도록 해준다.
공재동 동시인은 “시인은 시를 쓸 때 독자가 어떤 거리에서 감상할 것인가를 스스로 결정하도록 암시적으로 거리를 설정한다…… 결국 ‘몰입’이라고 하면 시의 대상인 객체와 화자가 가장 짧은 거리를 유지한다는 뜻이다.”라고 해설에서 언급했다. 이는 쉽게 말해, 독자가 작품 속의 주인공이나 화자를 보고 느끼는 그 공감대의 부분을 거리로 본 것이다. 공감대가 클수록 독자는 화자에게 친근감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독자가 자신과 시 속의 화자를 동일시하게 되는 순간을 ‘몰입’한다고 보았다. 그만큼 작품 속에 독자가 빠져들고, 그 감정을 본인의 이야기처럼 느끼는 정서는 작품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이다.
이런 점에서 차영미 동시집은 시 속의 화자를 설정해 몰입할 수 있는 동시로서 독자에게 다가가기를 시도한다. 그래서 시의 화자는 어린이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사물이 의인화되어 그려지기도 한다.

결석한 훈이 대신/오늘은 바람이/학교에 갑니다//
조심조심/건널목을 훌쩍 건너고/선생님께/인사도 꾸벅합니다//
음악 시간/솔솔솔, 노래 부르고/체육 시간/숨차게 달음질치다//
교실에선/훈이의 빈 자리에 앉아/공부를 합니다//
어렵다고 바람이/고갤 갸웃거릴 때마다/따라온 햇빛이 알밤을 줍니다.
-「학교에 간 바람」전문

표제작이기도 한 「학교에 간 바람」은 결석한 훈이를 대신해 바람이 학교로 가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바람이 학교를 가는 등굣길의 이미지, 교실에서 함께 수업을 듣는 모습 등은 아이들이 다양한 상상을 할 수 있게 해준다. 훈이는 등굣길에 불던 차가운 바람 때문에 감기에 걸려 학교를 갈 수 없게 된다. 그리고 바람은 자신 때문에 결석한 훈이에게 미안해, 대신 학교를 간다. 바람이 훈이의 자리를 채우는 일은 생각만큼 쉽지가 않다. 학교에서 음악, 체육 시간에 어려운 공부까지 바람은 따라가기가 벅차기 때문이다. 이는 훈이와 같은 또래의 아이들이 학교에서 느끼고 경험하는 생활과 비슷하다. 화자는 ‘학교에 간 바람’의 이야기를 설정해, 아이들이 평소에 느꼈을 법한 정서를 보여줌으로서 공감대를 넓힌다. 그리고 공감대가 형성되는 순간, 아이들은 그 시 속에 몰입할 수 있게 된다.

층층으로 된/비둘기 집//
구구구 비둘기처럼/어깨를 비비며/어울려 사는//
오래된/무지개 아파트/열세 평 우리 집.//
위층 아래층/이웃들과//
오종종 모여/햇빛을 나누며 살지요.//
폴폴 먼지 같은 걱정도 나누며 살지요.
-「오종종 모여」전문

위 시의 화자는 어린아이다. 낡고 오래된 집에 살면서도 햇빛과 먼지 같은 걱정을 나누는 점은 바로 화자가 동심을 가진 아이이기에 가능하다. 그래서 시인은 아이의 눈과 입을 빌려, 도심 속의 작고 오래된 아파트에서도 따뜻하고 소박한 삶의 정서를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아이들은 시인이 시 속에 담아 놓은 따뜻한 감성을 자신의 이야기처럼 받아들인다. 화자가 자신들의 또래인 어린아이이고, 동심을 가진 아이들이 보는 세상은 아름답고 따스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시인이 아이들과의 거리를 좁히며 공감대를 넓히는 비결이다. 게다가 돈이나 값비싼 물건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햇빛과 사소한 걱정을 나눈다는 점에서 독자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다.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부족하더라도 사람들 사이의 정, 인간애를 서정적으로 풀어내 독자들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나눠준다.
“……서정시는 현실의 문제와 무관한 듯한 태도를 취하면서 그 무관함을 통하여 현실의 추악함을 드러내고, 현실적 이해 관계 저변에 우선적으로 놓여야 할 인간의 고귀한 가치를 묵시적으로 드러낸다.”는 고재종 시인의 말처럼 위 동시를 통해 삶의 가치를 느낄 수 있다.
이같이 차영미 동시집은 시인만의 세계가 느껴지는 서정성과 따뜻한 인간애를 바탕으로 잔잔한 감동과 예술성을 보여준다. 그리고 시인이 평상시에 느꼈던 미적 경험들을 바탕으로 아이들이 그 이미지를 명상하고, 여운을 가질 수 있게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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