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앞부분만 손때 묻은 영어책이 두 권 이상이라면
책장에서 영어책을 꺼내 옆면을 세워 보면 손이 닿은 쪽만 색이 다르다. 앞쪽 몇십 쪽에는 형광펜이 그어져 있고 모르는 단어 옆에 뜻도 적혀 있는데, 어느 지점부터 표시가 사라지고 뒤쪽 절반은 펼친 흔적조차 없다. 그 경계가 지난번에 멈춘 자리다. 문제는 그런 책이 한 권이 아니라는 데 있다. 재작년에 산 문법책, 작년에 산 단어장, 지난달에 산 기본서. 출판사도 두께도 서로 다른데 필기가 멈춘 자리는 이상하게 비슷하다.
저자는 이것을 우연으로 보지 않는다. 매번 같은 자리에서 멈춘다면 원인은 그날의 의지가 아니라 계획을 세우던 날에 이미 정해져 있었다는 뜻이다. Chapter 1은 그 자리가 어디였는지를 기록으로 남기는 데서 시작한다. 언제 시작했고 무엇으로 공부했고 어디에서 멈췄는지를 표에 적는다. 원인을 성격에서 찾던 시선을 방법으로 옮기는 과정이다.
내 자리를 알아야 교재가 맞는다
“그래도 기초부터 다시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저자가 상담에서 가장 자주 받는 질문이다. 그런데 기초로 돌아간 사람들 대부분은 기초를 모르지 않는다. 어디서부터 모르는지를 모를 뿐이다. 맨 앞으로 돌아가는 대신 어디에서 멈췄는지부터 확인하면 된다.
Chapter 2의 5분 레벨 진단은 그 확인을 위한 장치다. 문법·어휘·읽기·듣기 네 영역 18문항을 풀고 영역별로 채점한다. 특징은 총점을 내지 않는다는 점이다. 하나의 숫자로 압축되는 순간 정작 필요한 정보가 지워지기 때문이다. 어느 영역이 낮게 나왔는지, 그리고 그 결과가 다른 영역과 어떻게 연결되는지가 공부 순서를 정하는 근거가 된다. 문장 구조가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독해를 하면 단어를 모두 알아도 뜻이 이어지지 않는다. 순서가 맞으면 앞에서 한 공부가 뒤를 밀어주고, 어긋나면 앞의 공부를 뒤에서 다시 해야 한다.
진단이 끝나면 Chapter 3에서 읽어야 할 지점이 정해진다. 다섯 부분을 처음부터 순서대로 볼 필요는 없고, 본인 자리에 해당하는 곳부터 읽으면 된다. 네 영역을 한꺼번에 끌어올리려는 시도가 오히려 중도 포기를 부른다는 판단에서다.
읽기만 하는 책이 아니다
이 책에는 독자가 직접 적는 지면이 반복해서 나온다. 학습 기록표, 진단 문항, 진단 기록표, 학습 계획표다. 눈으로만 읽고 넘어가면 남는 것이 거의 없어서, 저자는 연필을 옆에 두고 읽기를 권한다. 한번 적은 내용은 지우지 않고 그대로 둔다. 몇 달 뒤 같은 항목을 다시 채워 보면 그사이 무엇이 달라졌는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Chapter 4의 계획 세우기도 같은 방식이다. 계획은 대개 그대로 되지 않는다는 전제에서 출발해, 안 지켜질 것을 미리 넣고 짠다. 쉬는 날은 나중에 생기는 변수가 아니라 계획 단계에서 함께 정하고, 계획이 밀렸을 때 무엇을 하는지도 미리 적어 둔다. 하루를 건너뛴 것이 전체를 무너뜨리지 않도록 만드는 장치다.
이 책의 구성과 특징
덮은 원인을 찾는 데서 시작해, 진단과 순서를 거쳐 계획까지 직접 적으며 따라가는 4단계 학습 설계
01. 5분 레벨 진단으로 출발점부터 정한다
· 문법·어휘·읽기·듣기 네 영역 18문항, 5분이면 끝나는 자가 진단
· QR 음원을 제공해 듣기 영역까지 실제로 채점
· 총점을 내지 않고 영역별로 결과를 읽어, 무엇부터 할지를 한 줄로 결정
02. 읽기만 하는 책이 아닌, 직접 적는 네 개의 지면
· 학습 기록표: 언제 시작해서 어디에서 멈췄는지 기록
· 5분 레벨 진단: 네 영역으로 나누어 채점
· 진단 기록표: 영역별 결과를 적고 공부 순서를 확인
· 학습 계획표: 하루 분량과 쉬는 날을 함께 설정
· 지우지 않고 남겨 두면 몇 달 뒤 같은 항목을 다시 채워 변화를 확인
03. 원인 → 진단 → 순서 → 계획, 네 단계 구성
· Chapter 1 원인: 왜 덮게 되었는지 기록으로 확인
· Chapter 2 진단: 지금 레벨과 시작 지점 파악
· Chapter 3 순서: 문법·어휘·읽기·듣기에서 시험 진입 시점까지
· Chapter 4 계획: 하루 분량과 밀렸을 때의 대응
04. 안 지켜질 것을 전제로 세우는 계획
· 계획이 밀렸을 때의 복구 방법을 계획 단계에 미리 포함
· 쉬는 날을 나중에 생기는 변수가 아니라 처음부터 지정
· 중학 수준의 문법·어휘에서 시험 영어 진입까지 이어지는 경로 제시
이 책이 필요한 학습자
· 영어 공부를 시작했다가 여러 번 중도에 멈춘 성인 학습자
· 다시 시작하고 싶지만 어디서부터 해야 할지 모르는 독학 학습자
· 학습 시간이 제한적인 직장인, 취업준비생
· 시험 준비에 앞서 학습 방향부터 잡고 싶은 학습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