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권재원(지은이)의 말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여성들이죠. 같은 시대 남성들은 재능과 위대함만으로 위인이 될 수 있었지만 이들은 여성에 대한 편견과 앞길을 가로막는 온갖 장벽과 맞서 싸워야 했습니다.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이들이 경험해야 했던 공식적이고 명시적인 차별과 장벽은 많이 사라졌습니다. 적어도 이 운동장은 평평해 보입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혹시 겉으로는 평평하지만 우리 마음속에는 기울어진 운동장의 이미지가 심어져 있는 것은 아닐까요? 화폐를 비롯한 온갖 매체를 통해 그렇게 마음속에 기울어진 이미지를 그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앞서 간 위대한 여성들의 삶을 통해 그 이미지를 찾아 바로잡을 수 있는 힘을 갖추었으면 합니다.
책속에서
P. 31 메리안은 전통적인 여성의 역할에 가둘 수 있는 인물이 아니었습니다. 남편보다 유능했고, 남편보다 지적이었으며, 남편보다 유명했습니다. 그런데 단지 남편이라는 이유만으로 우러러보고 순종할 수는 없었습니다.
P. 33 “죽어 있는 표본에는 질렸어요. 살아서 움직이고 변화하는 생물을 보고 싶어요. 내가 연구한 것도 곤충이 애벌레에서부터 성충이 되기까지 자라고 변화하는 과정이었잖아요? 먼 나라의 진귀한 곤충들이 어떻게 발생하고, 퍼지고, 변태하는지 직접 보고 싶어요.”
P. 58 당시 클라라의 인기가 어느 정도였냐 하면, 빈의 카페들 중에 클라라 비크라는 이름의 디저트를 판매하는 곳이 있었고, 클라라의 연주회가 있는 날이면 경찰들이 나와서 군중을 정리해야만 했습니다. 오늘날의 아이돌 스타 그 이상이었죠.
P. 81 탄생 100주년, 150주년, 서거 100주년이었던 1919년, 1969년, 1996년까지 모두 클라라의 기념일인지 슈만의 기념일인지 모르게 함께 기념되었습니다. 탄생 200주년인 2019년에야 처음으로 슈만이 아닌 클라라의 기념식이 성대하게 치러졌습니다. 이는 2015년 이후 급격하게 확산된 여성주의라는 시대정신과 무관하지 않습... 더보기
P. 112 영국 왕립통계학회의 유일한 여성 회원으로 활동하던 나이팅게일은 여러 통계 자료를 통해 빈곤층의 열악한 상황을 파악하고, 개선점을 찾아내려 했습니다. 이런 시도는 당시 케틀레, 생시몽, 콩트 같은 인물이 문을 연 ‘사회학’의 문제의식과 일맥상통합니다. 어떤 의미에서 나이팅게일은 세계 최초의 여성 사회학자라고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P. 127 마리아 몬테소리의 업적은 단 한 사람뿐인 여성 교육자 그 이상입니다. 듀이, 피아제, 프뢰벨, 비고츠키 같은 교육사의 거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자격이 있는 위대한 교육학자이며, 진보적인 교육운동가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업적을 남기기까지 살아온 과정 역시 전통적인 여성상과 거리가 멀었고, 오히려 그 여성상을 부수고 넓히기 위한 분투의 과정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