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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_ 입주

1. 긴 여행 그리고 인연
결핍과 로망 사이
돈이 지은 집
바랭이농장의 추억
그리고 인연

2. 내 손으로 지을 결심
콤플렉스의 서사
바짓가랑이를 잡다
내 손으로 지을 결심

3. 집 지을 준비
욕망의 구성체인 집
집을 설계하다, 생태 존중의 삶을 설계하다
똥 그리고 생태 변기
삶터, 그 속의 집
땅을 공동소유 하여 숲을 보존하다
수박 겉핥기라도
공구 구입도 공부
뜻밖의 난관
허가와 무허가의 경계를 생각하다

4. 집을 짓다, 삶을 짓다
1. 터 정비, 기초
첫 삽 뜰 날이 아슬아슬 다가오다
첫 삽을 뜨다
아! 콘크리트
미리 깃들어 사는 이웃 생명에게
2. 골조
자재 준비
재단
시골엔 이웃 같은 동네 철물점이 있다
기초 위의 기초, 토대 설치
갈수록 비 걱정
벽체를 세우다
장선을 올리고 방수포를 씌우다
부부가 함께 일한다는 것
마룻대를 가로지르고 서까래를 올리다
시간은 다른 속도로 흐른다
3. 지붕
시끌벅적한 OSB 합판과 방수 시트 작업
페시아와 플래싱, 아내와 나의 처지가 역전되다
잃어버린 것에 대하여
깊어가는 가을, 지붕 싱글 작업
4. 외부 벽체와 창호
나에게 씨마늘은
쓸데없는 일을 만들다
외벽 OSB 합판과 타이벡 작업
시스템 창호, 이중 창호, 중고 창호
황당한 일을 겪은 뒤 창틀을 설치하다
창호를 달고 몰딩으로 마감하다
5. 바닥 미장과 전기
일손 맞을 준비
생각이 많던 바닥 단열
바닥 미장 ‘잔치’
석과불식 그리고 백련강
전기공사는 결국 업자에게
6. 외부 마감
공으로 생긴 옥토
외벽 시멘트 사이딩
처마 벤트, 볕을 품은 집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7. 단열, 천장, 실내 벽
내 단열재는 어디에
소리를 받아 적으며 우포늪을 걷다
단열, 천장, 내부 벽체
그리운 것은 어떻게 오는가
천장 석고보드가 늘어진 까닭
바닥 단열 작업을 마치다
8. 내부 마감
자립과 소박한 삶을 위하여
화장실 타일 작업
도배와 장판 그리고 수도와 전등
9. 데크, 데크 지붕
치유 그리고 회복
마을 이웃들과 데크를 놓다
데크 지붕
10. 준공
세상에 하나뿐인 내 집

에필로그_ ‘볕좋은날, 바랭이명아주’
저자 소개
저자 : 조광복
20대까지 방황을 거듭했다. 30대 들어 마음잡고 공부해서 공인노무사 시험에 합격했다. 8년 동안 노무사 사무소를 운영하다가 비영리단체를 설립, 12년 동안 취약 계층 노동자에게 무료로 법률 지원하는 일을 했다. 산자락에서 생태를 존중하며 소박하게 사는 오랜 꿈을 이루기 위해 극심한 ‘똥손’ 콤플렉스를 이겨내고 적은 돈으로 직접 작은 집을 지었다. 이제 바라던 대로 산골 마을에서 자연농으로 작은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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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초보자가 멋모르고 집을 지어가는 과정이
유머와 재미가 가득한 소설처럼 펼쳐진다

전구도 갈지 못하던 이가 자기 손으로 집을 짓는 이야기다. 도시에 살던 이가 산골 마을로 들어가 살 집을 짓는 이야기다. 12년 동안 취약 계층 노동자에게 무료로 법률 지원하는 일을 하던 이가 적은 돈으로 작은 집을 짓는 이야기다. 번아웃 증후군에 빠진 이가 집을 지으며 회복하고 치유하는 이야기다. 바닥 난방을 하지 않고, 설거지물을 모아 텃밭에 뿌리고, 똥오줌을 모아 거름을 만들며 생태적이고 자연 순환의 삶을 실천하는 이야기다. 농약과 비료와 비닐을 쓰지 않는 자연농으로 작은 농사를 지으며 자립을 꿈꾸는 이야기다. 이웃은 물론 모든 생명과 더불어 사는 이야기다. 오래된 미래 이야기다.

초보자가 멋모르고 집을 지어가는 과정이 유머와 재미가 가득한 소설처럼 펼쳐진다. 손수 집을 지으려는 독자는 유용한 정보와 함께 간접 체험의 효과도 맛볼 것이다. 집 짓기 과정에 내 손으로 집을 짓는다는 의미, 더불어 사는 삶의 가치, 생태와 환경 문제 등이 담겨 있다.

책 속에서

집 짓기의 키워드는 ‘생태 존중, 자립과 자존, 우정과 환대’인데 모두 ‘관계 맺기’와 관련 있다. 즉 나와 생태 환경의 관계 맺기, 나와 나 자신의 관계 맺기, 나와 타자의 관계 맺기다.
--- p.13

‘작은 집을 짓자’는 내 의견에 아내는 흔쾌히 동의했다. 작은 집을 선택한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단출하고 소박하게 살고 싶은 마음이 컸다. 무엇보다 건축자재 비용을 아껴야 했다. 집을 지은 뒤 유지·관리비도 염두에 둬야 했다.
--- p.44

이렇게 해서 내가 살고 싶은 모습을 담은 집, 삶터 속의 집을 구체적으로 정리해봤다.
· 작은 집을 짓는다. 건물은 11.3평으로 한다.
· 골조는 경량 목구조, 나머지 자재는 평균 수준으로 한다.
(…)
· 주방 싱크대 아래 통을 두고 설거지물을 받아 밭으로 보낸다.
· 텃밭을 최대한 넓게 조성해 자연농으로 작물을 가꾼다.
· 부족한 땅은 마을에서 제공하는 공동 텃밭과 마을 숲을 활용해 ‘자립 소농’의 기반을 다진다.
--- pp.55~56

강사의 조언에 따라 어지간한 공구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입하되, 그때그때 필요한 소소한 것은 동네 철물점을 이용하기로 했다. 공구를 준비하는 과정이 생각 밖으로 공부가 됐다.
--- p.63

모든 일이 첫 경험이니 좌충우돌, 우왕좌왕이다. 공구도 딱 맞춰 준비를 못 해서 멍키스패너 가지러 한 번, 줄자를 빠뜨려 또 한 번, 뭘 깜빡해서 한 번… 계속 이 모양이었다.
--- p.87

마을 사람들이 힘을 다해 콘크리트를 안으로 퍼 올리고 거푸집을 바로 세웠다. 큰 돌이든 각목이든 힘 받을 만한 건 뭐든지 끌어모아 거푸집을 고정했다. 나는 거푸집 아래 작은 구멍에 콘크리트못을 박았다.
--- p.94

나는 인허가, 각종 세금, 기초공사 등 모든 비용과 11.3평 건축비, 데크와 데크 위 지붕 공사비, 생활비까지 4000만~4500만 원으로 충당하려고 한다. 마을 이웃이 놀란 이유는 집 짓는 데 돈이 얼마나 드는지 알기 때문이다.
--- p.107

받침대 위로 마룻대용 목재를 올려 고정했다. 마룻대가 벽체 좌우를 가로질러서 저 앞 백두대간 능선과 마주 보며 섰다. 고작 11.3평짜리 집 가지고 호들갑 떠는 게 남우세스럽지만, 내 눈에는 마룻대가 장하고 늠름했다. 잠시 울컥했다.
--- p.141

지붕 위쪽을 작업할 때는 싱글 여러 장을 넣은 배낭을 메고 자일을 8자 하강기에 걸어 추락 방지 수단을 확보한 뒤 지붕 맨 위로 올라갔다. 정통 암벽 장비를 갖추고 배낭을 멘 모습이 삼각산 인수봉이나 설악산 장군봉쯤 올라갈 태세건만, 내 발길이 닿을 곳은 높이 4m 지붕이다.
--- p.164

내가 집 짓는다는 얘기를 듣고 학교 동기 S가 인천에서 4시간 30분을 운전해, 태양광 패널 여섯 장을 주고 갔다. 설치할 때도 와서 도와주겠다고 한다.
--- p.183

지붕 싱글 작업할 때 도와준 S씨가 내 집이 추사 선생의 걸작 ‘김정희 필 세한도’ 현대판 같다고 했다. 집이 작고 앙상해서 닮아 보였는지 모르겠다. 보잘것없는 집이 감히 ‘세한도’에 비교되니 멋쩍다.
--- p.209

흰색 페인트 큰 것 두 통을 사다가 회심의 색상을 기대하고 섞었다. 얼마 못 가 우리는 말문을 닫았다. ‘립스틱 짙게 바른’ 분홍색이었다. 나는 그런 색을 칠한 가정집 벽을 본 기억이 없다. 잠시 침묵하다가 흰색 페인트를 더 부었다. 좀 연해지기는 했으나 여전히 분홍색이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웃음보가 터졌다.
--- p.214

J가 일주일은 시간을 낼 수 있다며 왔다. “건축주가 어리바리해서 일이 안 된다”고 밥 먹듯이 면박을 주는 J, ‘어리바리’ 못지않게 천장에 헛방을 마구 쏘아 석고보드를 늘어지게 만든 J, 일주일을 도와주겠다며 만사 제쳐두고 먼 길 달려온 J는 믿기지 않지만 동일인이다. 그러니 한 사람의 세계는 그 자체로 얼마나 큰 우주인가.
--- p.234

우리는 자리를 바꿨다. 사람은 자기한테 맞는 자리가 있나 보다. 아내는 생각보다 도배사 일을 잘했고, 나는 제대로 잡아주지도 못하냐는 타박을 들었다.
--- p.250

내 손으로 집을 짓기 시작할 무렵은 번아웃에서 어느 정도 회복됐지만 후유증이 있는, 완전한 회복에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한 시기였을 것이다. 전적으로 돈이 없어 시작한 내 손으로 집 짓기는 결과적으로 훌륭한 선택이었다.
--- p.257

설거지물을 비우고, 똥오줌을 모으고, 손빨래하는 일이 불편했다면 나는 며칠을 못 참고 집을 뜯어고쳤을 것이다. 불편함을 못 느끼기에 그럭저럭 즐기며 산다.
--- p.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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