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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프롤로그 … 6
1. 집, 쉴 수 있는가요 … 10
2. 쇼핑몰, 저를 사시겠습니까 … 28
3. 사무실, 네가 두고 간 손님 … 50
4. 도로, 실려 가는 자 … 85
5. 납골당, 기억과 소망을 담아 … 116
6. 작업실, 고뇌는 들고 오지 말 것 … 136
7. 만남의 광장, 역할극을 합시다 … 157
8. 폐가, 사람이 있던 곳만이 그렇게 불린다 … 199
9. 놀이방, 아이에게 가장 좋은 장난감은 몸 … 235
10. 식당, 밥이 중요하지 않은 곳은 떠나 … 255
11. 길, 두 번 밟게 되기를 바라며 나아가는 것 … 280
12. 식당, 기념 그 밖에서 … 314

작가의 말 … 340
저자 소개
저자 : 리러하
장르문학을 읽고 쓰는 소설가. 필명은 누군가의 가슴에 닿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는 의미로 Lib(늑골), Lung(폐), Heart(심장)에서 따와 지었다. 2022년 《악마의 계약서는 만기 되지 않는다》로 제1회 K-스토리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그 외의 작품으로는 《붕어빵이 되고 싶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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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이곳에서는 아무도 못 데려갑니다!”
사라진 영혼을 둘러싼 인간과 차사의 아슬아슬한 공조
K-스토리 공모전 대상 수상 작가, 리러하가 빚어낸 수상하고 다정한 미스터리 판타지!

제1회 K-스토리 공모전 대상 수상작 《악마의 계약서는 만기 되지 않는다》로 독창적인 세계관과 개성 있는 이야기를 선보인 리러하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처마 밑 도피자들》이 팩토리나인에서 출간되었다. 이번 작품은 저승사자에게 쫓기는 영혼을 잠시 숨겨주는 임시 대피소인 ‘소도’라는 독특하고 매력적인 설정에서 출발한다. 길 잃은 망자를 위해 작은 처마를 만들어주는 주인공 현수리와 사라진 귀한 영혼을 찾아야 하는 저승사자 신산. 서로 다른 목적을 지닌 두 인물이 한 영혼의 실종을 계기로 얽히면서, 사건은 점점 미스터리한 진실에 다다른다. 익숙한 저승 판타지에 새로운 변주를 만들어내는 《처마 밑 도피자들》은 작가의 전작 《악마의 계약서는 만기 되지 않는다》와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작품으로, 전작을 읽은 독자라면 반가운 연결고리를 발견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어둠 속에서 스멀거리는 기운으로 이야기의 싹을 틔우더니, 산 자와 망자의 서사가 교차하며 결합하는 순간 엄청난 에너지를 뿜어내기 시작한다. 중반 이후 내달리는 속도감을 즐기다 보면 마침내 복선과 서사의 아귀가 정확하게 들어맞는 경이로운 쾌감을 느낄 수 있다. 리러하 작가가 준비해둔 완벽한 마침표를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이 책의 마지막 문장까지 다다르기를 권한다.”
_ 《달러구트 꿈 백화점》 이미예 작가

미처 이승을 떠나지 못한 안타까운 영혼들
그들에게 기꺼이 처마 밑을 내어주는 조금 특별한 기록

현수리에게는 남들에게 말하기 어려운 특별한 취미가 있다. 이승에 미련이 남은 영혼에게 작은 처마를 만들어 그들이 떠나기 전 필요한 시간을 벌어주는 것. 그녀가 만든 작은 ‘소도’에 몸을 숨긴 영혼들은 잠시나마 저승사자의 눈을 피하고,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존재를 만나거나 미처 전하지 못한 인사를 남길 시간을 얻는다. 그렇게 평온하게 이어지던 그녀의 일상에 어느 날 저승사자 신산이 찾아와 귀한 영혼 하나가 실종되었으며, 그 실종에 현수리가 얽혀 있는 것 같다고 말한다. 영혼을 숨겨주는 현수리와 반드시 그 영혼을 찾아야 하는 신산.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신산과의 만남은 평화로웠던 현수리의 일상을 뒤흔들기 시작한다. 한편, 지인의 소개로 취직한 인테리어 업체마저 어딘가 수상쩍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묘한 곳임을 알게 된다. 그녀의 작은 ‘소도’에서 시작된 일은 저승사자의 추적, 그리고 수상한 인테리어 업체와 얽혀들며 점차 거대한 사건의 흐름으로 맞물려가기 시작한다.

저승사자를 피해 숨어든 망자들의 가장 다정한 대피소
익숙한 저승 판타지 너머, 리러하가 선물하는 기발하고 따뜻한 세계!

이세계 너머로 떠나야 하는 영혼에게 마지막으로 머물 자리를 만들어준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리러하 작가는 저승사자에게 쫓기는 영혼을 숨겨주는 ‘소도’라는 독특한 발상에서 출발해, 이승과 저승의 경계가 맞닿은 세계를 기발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낸다. 《처마 밑 도피자들》은 이승에 미련이 남은 망자들에게 작은 처마를 내어주는 현수리와 사라진 귀한 영혼을 찾아야 하는 저승사자 신산의 만남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러나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영혼을 숨겨주는 행위 그 자체보다, 현수리가 왜 그런 위험을 무릅쓰면서까지 이 일을 계속하고 있는가에 있다. “하고 싶은 것은 다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불안 속에서 ‘할 수 있어 보이는 것’ 사이를 뛰어다니던 인물”의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는 작가의 말처럼, 현수리는 자신이 원하는 것과 할 수 있는 것 사이에서 끊임없이 방황한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사건을 겪고 관계를 맺어가며, 마침내 타인이 정해준 길이 아닌 스스로 선택한 방향으로 꿋꿋하게 나아간다. 이러한 현수리의 변화는 작가가 말하는 ‘자신만의 비뚤배뚤한 오솔길을 선택해 걷게 되는’ 모습과 닮아 있다.
리러하 작가의 신작 《처마 밑 도피자들》은 전작 《악마의 계약서는 만기 되지 않는다》와 같은 세계관을 공유한다. 전작에서는 새로운 동반자를 통해 삶의 빈자리를 채워가는 과정을 담았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어디에도 제대로 속하지 못했던 한 사람이 비로소 스스로의 자리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려낸다. 죽은 자에게 잠시 머물 그늘을 내어주던 현수리의 선택은, 결국 ‘우리는 삶에서 어떤 선택을 하고 어디에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갈 것인가’에 대한 깊은 질문으로 이어진다.

“하고 싶은 것은 다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불안 위에서 ‘할 수 있어 보이는 것’ 사이를 뛰어다니던 인물이 스스로를 받아들이고, 자신만의 비뚤배뚤한 오솔길을 선택해 걷게 되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 가끔 누군가의 일탈이나 허세나 농담이 사람을 구하듯, 작은 그늘도 누군가가 잠시 쉬었다 더 멀리 나아가게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_ 작가의 말 중에서

책 속에서

짙푸른 안개가 도포처럼 펄럭이더니, 곧 저승사자 한 명이 나에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한기를 느낀 김임덕 씨의 손이 곱아들었다. 스마트폰으로 주의를 돌리는 것도 한계인가.
쫄지 마요. 내 ‘그늘’ 밑에 있는 한 저것들은 당신을 볼 수 없어요……라는 설명을 아까 했던가? 빼먹은 것 같은데. 물론 설명을 했다 한들, 모든 문제가 예방되는 것도 아니지만.
13-14p

콩, 콩…… 쿠웅.
제법 큰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천장에 멋스럽게 매달린 펜던트 조명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지금 위층에서 일어나는 상황은 오직 나의 고막에만 영향을 미친다는 것처럼.
‘8층에 가지 마.’
안 가. 내게도 그 정도 이성은 있어. ……하지만, 8층의 무언가가 나에게 온다면?
음악을 애매한 크기로 틀어둔 건 좋은 선택이었으나, 나를 위로하진 못했다. 불청객의 발소리가 다가왔다. 노래인지 한숨인지 모를 목소리와 함께.
66p

검은 바이크를 탄 저승사자다. 업무 시간이 아닌지, 검은 철릭 대신 슬랙스와 재킷 차림이었다. 아직 여유는 있다. 고개를 돌리고 못 본 체하면 된다. 평소처럼.
103p

어느새 상담실 문이 열렸다.
남자가 중얼거렸다. “할 수 있는 건 다 하고 싶어요. 그냥, 혜미가 여기서 잘 지낸다는 소리만 해주세요…….”
민 팀장이 답했다. “걱정 마세요. 그럼 슬슬 시작할게요.”
140p

“왜 차사를 싫어하시는 겁니까?”
“…….”
“차사를 싫어하는 것 맞으시죠? 전에 뵈었을 때부터, 차사들이 자기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고 여기신 것 같아서…….”
“그냥 그거 맞아요.”
“왜 그리 판단하게 되셨습니까. 무슨 일을 겪으셨는지…….”
197-198p

“솔직히 말이죠. 나 같은 인간 더 많죠?”
“어떤 사람 말씀이십니까?”
“일부러 귀신을 붙잡아두는 인간 말이에요.”
죽은 자를 일부라도 되살리려는 시도는 인류사에서 단 한 번도 멈춘 적이 없다. 전 세계의 수많은 신화와 소설이 ‘하지만 그들은 섭리를 이기지 못했답니다……’라는 교훈을 외쳐댄다 한들 앞으로도 사람들은 온갖 종교와 금언을 무시하고 오만 시도를 하겠지.
23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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