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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들어가며
1. 우주의 소리: 조화와 공명을 찾아서
2. 함피의 노래하는 기둥
3. 5,000만 년의 군비 경쟁: 나방과 박쥐의 보이지 않는 전쟁
4. 동굴과 소리, 인간의 상상력
5. 사라진 선사시대 생명을 소리로 복원하다
6. 먼 곳에서 부르는 소리: 공기와 물로 전달되는 메시지
7. 운명의 잔향: 도도나의 신탁소
8. 바람이 전하는 말: 에올리언 하프의 역사
9. 노래에 바친 삶: 매미에 관하여
10. 공간을 건너고 시간을 잇는 음악, 가가쿠
11. 눈과 얼음의 권역
12. 노래하는 모래의 비밀
13. 겸허의 파이프
14. 길들일 수 없는 애도의 의식
15. 한 시대의 죽음: 무적 소리를 그리워하며
16. 목소리, 메아리, 침묵
17. 원자 시대의 소리
18. 지구 깊은 곳에서 나는 소리
19. 알타이의 윙윙거리는 들판과 초원
20. 외계 소리의 비밀: 일상의 소리로 환상의 세계를
21. 틈새의 소리를 들어라
22. 그다지 은밀하지 않은 물살이의 성생활
23. 형체 없는 목소리
24. 흔적을 듣는다는 것
25. 정체불명의 소리: 타오스 험
26. 1제곱인치의 침묵
27. 우발적인 음향
28. 시각보다 청각: 고래가 인식하는 세상
29. 지구음, 생물음, 인간음: 바다 아래에서 들리는 세 가지 소리
30. 이게 새의 울음소리라니
31. 바위의 응답을 듣는 법
32. 시체농장과 야코브 키르케고르
33. 가능한 한 느리게
34. 왁스와 유리에 새긴 것들: 소리 녹음의 과거, 현재, 미래
35. 마음을 조종하는 소리: 전쟁과 선동의 도구
36. 인류가 미지의 존재에게 보내는 메시지: 보이저 골든 레코드
감사의 말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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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저자 : 미하엘라 피저 Michaela Vieser
베를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 과학적 조사와 감각적 관찰을 결합해 자연과 문화, 인간의 삶을 탐구하며 출판과 라디오,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매체에서 작업해 왔다. 독일에서 베스트셀러가 된 『붓다와 차 한잔(Tee mit Buddha)』을 비롯해 다수의 논픽션을 펴냈다.

저자 : 아이작 유엔 Issac Yuen
홍콩에서 자라 캐나다로 이주한 작가. 자연과 문화, 정체성, 인간 너머의 세계를 탐구하는 소설과 논픽션을 쓴다. 국내에 『지구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Utter, Earth: Advice on Living in a More-than-Human World)』가 번역 출간되었다.

역자 : 장호연
서울대학교 미학과와 음악학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음악과 과학, 문학 분야를 넘나드는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애도하는 음악』, 『하늘의 모든 새들』, 『시선들』, 『스스로 치유하는 뇌』, 『소리의 마음들』, 『리얼리티 버블』, 『뮤지코필리아』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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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책 속에서

“나는 귀 기울여 듣는 사람이 되었다.”
- 첫문장

소리 예술가들은 진동 감지기를 사용하여 세상의 가장 깊은 곳을 탐사한다. 정교한 수중청음기는 강과 바다에서 활기찬 소리들을 포착하고 있다. 하지만 새로 발견한 세계를 엿들을 수 있게 된 만큼, 우리는 그 세계를 이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켜야 할 책임도 지게 되었다. 때로는 우리 자신으로부터도 지켜내야 한다.
- 7쪽

수라카누에나방은 초음파가 포착되면 흉부의 털로 흡수한 다음 해독할 수 없는 신호로 박쥐에게 돌려보낸다. 참나무산누에나방의 경우 공명하는 비늘 구조가 날개에 있어서 최소한 3옥타브의 소리를 삼킨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이 나방은 믿기지 않을 만큼 얇고 정교한 음향 망토를 몸에 둘러 박쥐를 굶주리게 만들고 재료 공학자들을 어리둥절하게 하는 것이다.
- 27쪽

일본인들의 미학에서는 모든 것이 무에서 생겨나고 무로 돌아간다. 무는 아무것도 없는 공간이 아니라 가능성으로 가득한 공간이다. 가가쿠는 그 가능성의 바다에 몸을 담그는 것처럼 보인다. 음악이야말로 우리가 스스로를 내던져 몰입하는 존재가 아니던가? 파도가 밀려왔다가 흩어지고, 그러고 나서는 다시 일어선다. 그것은 붙들 수 없다. 그냥 일어나는 일이다.
- 71쪽

얼음에서 방출된 기포 중에는 수천 년 전의 것도 있다. 다른 시대의 공기가 압축된 채로 얼음 속에 봉인되어 있던 것이다. 기포가 터지면 그 기억도 함께 사라진다. 우리의 기억은 얼음 속에 남아 있지 않을 것이다. 그 점에 대해서라면 미래는 거의 확실하다.
- 78쪽

21세기에는 GPS 시스템 덕분에 어디가 어딘지 분간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배들이 바다에서 길을 찾을 수 있다. 지난 십 년 동안 캐나다 대서양 연안에서 46개의 무적이 해체되었다. 이제 밤마다 경비를 서듯 무적을 울릴 필요도 없고, 비용을 들여 신호를 계속 유지할 이유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스탤지어는 이성보다 영혼의 안개에 더 깊숙이 스며든다. 많은 이들에게 바닷가의 삶과 무적 소리는 떼려야 뗄 수 없이 얽혀 있다. 그토록 복합적인 감정의 다발을 휘저을 수 있는 인공의 소리는 흔치 않다. 쓸쓸한 뱃사람에게 그것은 위험을 예리하게 일깨우는 소리이자 집으로 돌아왔다는 안도감을 주는 소리다.
- 101쪽

시추라는 행위는 지층을 따라 시간을 탐사하는 여행이다. 1킬로미터 아래에서 과학자들은 자철석, 구리와 니켈, 물을 발견했다. 3킬로미터를 내려가자 달에서 가져온 암석 표본(아쉽게도 미국인들 공이다)과 비슷한 암석이 나왔다. 10킬로미터 지점에서는 미세한 플랑크톤 화석들로 가득한 25억 년 된 암석이 나왔다. 이 정도 내려가니 온도가 180도에 이르렀고 더 내려갈수록 급속하게 치솟았다. 결국 돌은 연성과 점성이 생겨 당밀처럼 끈끈해지므로 드릴을 고정시켜 작업할 수 없었다. 현대 기술이 허락하는 한계에 도달하자 과학자들은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 119쪽

유목민들이 구름처럼 바람처럼 제비처럼 왔다가 떠나는 풍경에서 역사는 그저 모호한 개념일 뿐이다. 그들은 여름이 끝날 무렵이면 제비를 위해 노래를 부른다. 다시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라며 공기와 물, 흙을 함께 나누는 친족으로서 무형의 찬가를 보낸다. 노래 한 곡. 그것이 전부다. 세계는 언제나 만들어지는 중이다. 반짝이는 은빛 띠처럼 흐르는 카툰 강 근처의 돌에 한 방랑자가 "길 잃은 자, 진정한 길을 찾는 자가 이 글을 쓰다"라고 새겨 넣은 것은 백 년 전일까, 천 년 전일까, 만 년 전일까?
- 124쪽

작곡가 한스 짐머는 드니 빌뇌브 감독의 2021년 영화 〈듄〉의 음악 작업에 필요한 영감을 구하려고 모뉴먼트 밸리의 사막으로 떠났다. 그는 영화의 배경이 되는 건조한 세계의 분위기를 어떻게 나타낼지 고민했다. "바람은 바위 사이로 어떻게 울부짖을까? 입안에 들어온 모래는 이 사이에서 어떻게 서걱거릴까?" 그의 팀은 영화 속 거대한 모래벌레가 사막을 헤집고 다니며 내는 소리를 이해하려고 바다 밑을 헤엄치는 실제 고래에 착안하여 땅속에 수중청음기를 묻었다. 모래 소리는 파도 소리로, 사막의 깊이는 심해의 깊이로 간주하며 이들은 과감한 청각 실험을 통해 상상의 짐승에 생명을 불어넣었다.
- 131쪽

향유고래의 식욕은 어마어마하다. 가족 무리를 이루어 사는 성체 향유고래 한 마리가 하루에 필요로 하는 먹이는 1톤에 이르기도 한다. 이런 필요 때문에 그들은 육중하고 네모난 머리와 피부가 쭈글쭈글한 몸을 몇 번이고 저 아래 깊은 곳으로 밀어 넣으며, 위에서 살아가는 존재들에게는 적대적인 영역으로 들어간다. 차갑게 짓누르는 어둠 속에서 그들을 이끌고 구원하는 길잡이별은 오로지 소리다.
- 181쪽

오스트레일리아 남동부에 서식하는 큰거문고새는 흉내 내기의 대가다. 야생 서식지에서는 웃음물총새에게서, 사육장에서는 못질하는 소리에서 똑같이 영감을 얻는다. 애들레이드 동물원에서 서른두 살까지 산 큰거문고새 '추크'는 판다 사육장 공사에서 나는 드릴 소리, 주차장의 자동차 도난 경보 소리, 열성적인 조류 관찰자들의 카메라 셔터 소리를 완벽한 음정으로 모방하여 많은 사랑을 받았다.
- 192쪽

언젠가 고래의 노래가 우리를 파멸로부터 구해주는 날이 올까? 그럴 것 같지는 않다. 공상과학은 어디까지나 허구이고, 우리를 구원할 무언가는 우리 안에서 일어나는 것이 옳아 보인다. 하지만 희망은 신기한 구석이 있어서, 때로 그것은 가능성이 아무리 희박하더라도 숭고한 의도를 담아 텅 빈 공간에 내보낼 메시지를 만드는 행위 자체로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 230쪽

소리의 혁명이 진행 중이다. 빠르게 발전하는 음향학 분야 덕분에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수많은 세상이 우리에게 열리고 있다. 과학자들은 먼 은하에서 오는 에너지 신호를 사람이 들을 수 있는 화음으로 바꾸고 있다. 소리 예술가들은 진동 감지기를 사용하여 세상의 가장 깊은 곳을 탐사한다. 하지만 새로 발견한 세계를 엿들을 수 있게 된 만큼, 우리는 그 세계를 이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켜야 할 책임도 지게 되었다. 때로는 우리 자신으로부터도 지켜내야 한다.

이 책을 읽는 하나의 방법은 지도책처럼 이곳저곳을 마음 가는 대로 펼쳐서 보는 것이다. 혹은 시간 순으로 배치한 구성을 따라 우주를 팽창시킨 최초의 폭발부터 인간이 먼 미래로 쏘아 보낸 발사체까지 차례로 읽는 것이다. 그 사이에서 지금도 살아있는 짐승들과 이미 멸종한 짐승들의 울부짖음, 정체를 알 수 없는 묘한 웅웅거림, 신성한 소리와 시대를 초월한 소리, 침묵과 환경의 소리, 대지와 바람과 얼음이 들려주는 노래를 만날 수 있다. 시끌벅적한 이 행성과 그 너머에 펼쳐진 경이로운 소리의 세계로 여러분도 여행을 떠나보기 바란다.
- 여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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