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하루를 살아 있게 만드는 힘, 소화력
─ 잘 먹는 것보다 먼저, 잘 소화해야 한다
이 책을 관통하는 핵심어는 아그니(Agni)다. 산스크리트어로 ‘불’을 뜻하는 아그니는 아유르베다에서 소화와 대사의 힘을 가리킨다. 아그니는 단순히 위장이 튼튼하다는 뜻이 아니다. 먹은 음식을 분해하고 흡수하고, 몸에 필요한 것으로 변화시키며, 불필요한 것은 내보내는 몸의 전반적인 변환 능력이다. 저자는 그래서 “잘 먹는 것보다 잘 소화하는 것이 먼저”라고 말한다.
우리는 무엇을 먹었는지는 세심하게 관리하면서도, 그 음식을 몸이 제대로 처리했는지는 잘 살피지 않는다. 식욕이 좋고 많이 먹는다고 해서 반드시 소화력이 좋은 것은 아니다. 식사 뒤 몸이 가볍고 편안한지, 다음 식사 때 자연스럽게 배고픔이 찾아오는지, 더부룩함과 졸림이 반복되지는 않는지까지 살펴야 한다. 아무리 영양이 풍부한 음식이라도 몸이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온전히 나의 영양이 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책이 음식의 ‘좋은 성분’보다 그것을 받아들이는 힘을 먼저 강조하는 이유다.
아유르베다에서는 소화와 대사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아 몸에 남은 불완전한 상태와 산물을 ‘아마(Ama)’라고 부른다. 아그니가 약해지면 음식과 영양을 충분히 처리하지 못하고, 그렇게 남은 아마가 몸의 정상적인 흐름을 방해해 질병이 생기기 쉬운 환경을 만든다고 본다. 아마를 현대의학의 ‘염증’과 동일한 물질로 볼 수는 없다. 다만 저자는 소화와 대사가 원활하지 않은 상태가 지속되면서 몸의 균형이 무너진다는 점에서 만성 염증이나 대사 이상과 맞닿는 지점이 있다고 설명한다.
아마를 만드는 것은 특별히 ‘나쁜 음식’ 하나가 아니다. 과식, 식사와 식사 사이에 쉼 없이 먹는 습관, 이전 음식이 충분히 소화되기 전에 다시 먹는 것, 지금의 소화력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차갑고 거친 음식, 지나치게 무겁고 농축된 음식이 모두 아그니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수면 부족, 스트레스, 불규칙한 생활 리듬 역시 소화와 대사에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이로운 식사》는 몸에 좋다는 것을 하나씩 더 챙겨 먹기보다 몸이 처리할 수 있는 만큼 먹고, 소화할 시간을 주고, 불필요한 것을 덜어내는 것을 먼저 권한다.
삶을 지탱하는 첫 번째 기둥, 음식
─ 이로운 한 끼가 오늘의 삶을 살아 있게 만든다
아유르베다는 건강을 음식 하나만의 문제로 보지 않는다. 잘 먹고, 잘 자고, 자신의 욕구를 건강하게 다루는 것을 삶의 기본으로 삼는다. 이 책의 저자는 여기에 현대인에게 부족해진 ‘움직임’을 더해 음식, 수면, 절제, 움직임을 삶을 지탱하는 네 기둥으로 이야기한다. 어느 하나도 다른 것으로 대신할 수 없다. 영양제가 식사를 대신할 수 없고, 수면 보조제가 건강한 수면 습관을 대신할 수 없듯이, 삶이 흔들릴 때 필요한 것은 특별한 비법을 더하는 것이 아니라 기본으로 돌아가 각각의 기둥을 다시 세우는 일이다. 그중에서도 저자가 첫 번째 기둥으로 꼽는 것은 음식이다. 음식은 우리 몸의 조직을 만들어가는 가장 기본적인 재료이자, 매일의 생명활동을 유지하는 직접적인 공급원이기 때문이다. 매일 먹는 한 끼는 몸에 흔적을 남기고, 오랜 시간 쌓여 지금의 나를 만든다. 그래서 아유르베다에서 말하는 음식, 아하라(Ahara)는 단순히 영양가 높은 음식이 아니라 지금의 나에게 이로운 음식이어야 한다.
그렇다고 이 책이 완벽한 식단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저자는 매일 반복되는 가장 가까운 선택이기에 음식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오늘 먹는 한 끼부터 다시 선택할 수 있고, 내일이면 또 한 번의 선택이 주어진다. 그렇게 매일의 식사를 조금씩 바로잡는 일이 삶의 첫 번째 기둥을 단단하게 세우는 일이다. 그리고 음식은 음식으로 끝나지 않는다. 무엇을 먹느냐는 장과 대사뿐 아니라 수면과 마음의 상태, 일상의 리듬과도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잘 먹고, 잘 자고, 욕구에 휩쓸리지 않고, 충분히 움직이는 삶. 이 네 가지가 서로 연결될 때 몸은 다시 자신의 리듬을 찾아간다.
《이로운 식사》는 결국 음식에 관한 책이면서 삶에 관한 책이다. 한 끼를 통해 나를 알아가고, 한 번의 선택을 통해 나를 돌보는 작은 반복이 쌓여 내가 원하는 삶에 가까워진다. 거창한 건강법보다 오늘 나를 위해 차리는 한 끼에서 시작해보자는 제안이다. 이로운 삶은 오늘, 나를 위해 차리는 한 끼에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