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하늘의 뜻은 땅에 깃들고 인간은 그 위에 사는 존재다”
땅을 읽고, 집을 살피고, 공간의 기운을 바꾸는 주역풍수의 지혜
사업가 K씨는 자녀의 학군 때문에 새로운 동네로 이사한 뒤 이상한 일을 겪었다. 자꾸 몸이 무거워지더니 예상치 못한 악재가 이어졌고, 회사 사정까지 급격히 나빠졌다. 집이 문제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그는 우연히 풍수 진단을 받고 깜짝 놀랐다. 새집 현관이 ‘풍수환’의 구조라 ‘모든 것이 흩어진다’는 뜻을 품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집 안의 가구들이 지나치게 화려해 집주인의 중심을 무너뜨리고 있었다.
K씨는 조언에 따라 현관에 중문을 달고, 단정한 느낌의 가구로 집 분위기를 바꾸었다. 정말 그것 때문일까? K씨는 이사하지 않고도 몸이 회복되고 회사 매출도 다시 정상 궤도에 올랐다. 선뜻 믿기 어려운 이야기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사는 곳이 운명이다》는 이러한 사례를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장소’를 다시 살펴보라고 말한다. 집은 그저 먹고 자는 생활의 배경이 아니라, 매일 우리의 몸과 마음에 작용하며 삶의 흐름을 만드는 주요 조건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풍수는 먼 곳의 명당이나 묫자리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매일 드나드는 현관, 몸을 누이는 침실, 가족의 기운이 모이는 거실이 모두 좋은 운이 머물 수 있는 자리가 된다. 저자는 종로의 식당 ‘한일장’을 예로 들어, 문을 열자마자 내부가 곧바로 드러나지 않는 구조가 얼마나 중요한지 설명한다. 한일장은 시끄러운 도심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지만, 아늑한 분위기 덕분에 늘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입구 앞에 작은 여유 공간과 꽃을 두고, 안쪽으로 한 번 더 꺾어 들어가게 만들어 바깥의 기운이 곧장 실내로 밀려들지 않도록 했기 때문이다. 번잡한 도로와 식당 사이에 완충 공간을 둔 덕분에, 손님은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부터 바깥의 소란을 잊고 자연스럽게 이끌린다.
반대로 좁은 통로와 많은 살림살이는 집의 기운을 막는다. 저자는 네 쌍의 부부가 차례로 불화를 겪은 방의 사례를 들며, 좁은 공간에 물건이 가득 차 사람이 제대로 움직일 수 없으면 마음도 쉽게 날카로워진다고 말한다. 이렇듯 풍수는 지금 머무는 공간의 문제를 알아차리고 하나씩 바로잡아가는 현실적인 생활의 기술이다. 입구에 여유 공간을 만들고, 막힌 통로를 비우고, 방이 안정감을 줄 수 있도록 구조와 물건을 손보는 작은 노력에서 시작된다.
“전망 좋은 집이 반드시 좋은 집은 아니다!”
대한민국 최고의 주역학자가 다시 읽는 공간과 운명의 기준
중요한 것은 크고 비싼 집에 사는 것이 아니다. 저자가 거듭 강조하는 것은 단 하나, ‘나에게 이로운 곳에 사는가’다. 아무리 넓고 화려한 집이라도 머무는 사람의 기운을 흩뜨린다면 좋은 집이라고 할 수 없다. 반면 작고 평범한 공간이라도 구조와 배치를 잘 손보면 더 나은 운이 머무는 자리로 바뀔 수 있다.
이를테면 전망 좋은 바닷가라고 해서 무조건 좋은 터는 아니다. 저자는 바다가 훤히 보이는 남해의 한 방갈로를 두고, 사방이 노출되고 기운이 새어나가 사람이 오래 머물기 어려운 땅이라고 읽어낸다. 그렇기에 그곳을 주거지가 아닌 숙박 시설로 운영하는 선택이 오히려 현명하다고 본다. 반대로 판잣집이나 텐트처럼 허술해 보이는 공간에서도 인간은 땅과 가까이 머물 때 원초적인 편안함을 느낀다. 풍수란 결국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이나 규모가 아니라, 그곳이 사람을 안정시키는지, 기운을 모아주는지, 몸과 마음이 머물 수 있는 자리가 되는지를 살피는 일이다.
이 책이 흥미로운 점은 익숙한 풍수 용어와 속설까지 주역풍수의 관점에서 다시 읽어낸다는 데 있다. 흔히 수맥은 무조건 나쁘다고 알려져 있지만, 저자는 모든 수맥이 흉한 것은 아니며 샘물을 만들어내는 수맥처럼 땅의 생명력을 키우는 물도 있다고 주장한다. 배산임수 역시 ‘산을 등지고 물을 바라보는 자리’라는 틀에 박힌 공식이 아니라, 뒤쪽은 든든하게 받쳐주고 앞쪽은 평화롭고 시원하게 열려 있어야 한다는 공간의 원리로 다시 읽어낸다.
이제 책을 덮고 나면 ‘사는 곳’을 보는 기준이 달라질 것이다. 평수와 가격만 따지던 눈에서 벗어나 이곳에서 나는 편안한지, 상서로운 기운이 잘 모이는지, 내 생활과 맞는지를 살피게 된다. 길한 운이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대신, 길한 운이 머물 수 있는 자리를 만드는 것. 초운 김승호 선생이 말하는 풍수의 시작은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다. 인생을 바꾸고 싶다면, 먼저 오늘 내가 머무는 곳부터 살펴보라.
책 속에서
앞이 넓게 트인 집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넓은 터에 달랑 집 한 채만 외롭게 서 있는 경우다. 바닷가의 집이나 강변의 집, 또는 논밭이 펼쳐진 평야 한복판의 집이라도 좋다. 집은 제법 잘 지어져 있다. 인근에 다른 집은 드물고 산도 멀리 있다. 이런 집이라면 일단 시끄럽지 않아서 살기 좋다. 다소 외롭기는 하겠지만 자유롭기 때문에 견딜 만하다. 멀지 않은 곳에 도로가 있어 물자 보급에 지장이 없고, 교통도 편리한 편이다. 사방이 내 땅인 듯한 기분도 든다.
(…) 이 땅은 어떤 뜻이 있는가? 주역의 괘상으로 풀어보자. 이런 집은 풍수환(風水渙, 戊戌)이다. 흩어진다는 뜻이다. 견디기 어려운 곳이다. 일시적으로 머문다면 스트레스가 풀려서 좋지만 장기적이라면 문제가 많다. 재물이 쌓이지 않고 단명한다. 영혼의 기운이 지나치게 낭비되기 때문이다. 이런 곳에서는 중병이 생길 수 있고 공부도 잘 되지 않는다. (…) 이유가 뭘까? 괘상의 원리를 생각해보자. 주역의 섭리에 의하면 탁 트인 곳은 풍이라고 말한다. 풍수환 윗부분이 풍인데, 이 괘상의 모양을 보면 음(――) 위에 양(―)이 두 개나 있다. 이 그림의 뜻은 양이 흩어진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양은 발산의 성질이 있어서, 음으로 그것을 덮어두지 않으면 본성대로 흩어지기 때문이다.
- 46~47p 〈1부. 사는 곳을 보면 운명이 보인다〉
집이 어디에 있느냐는 아주 중요하다. 집을 마련하려면 제일 먼저 그 장소의 풍수를 살펴야 하고, 그다음으로 집을 잘 지어야 하는 것이다. 최종적으로는 방에 관해 생각해야 하는데 집과 방은 주인이 의지만 가진다면 얼마든지 좋게 꾸밀 수 있어서 비교적 쉬운 편이다. 하지만 장소 선택은 그리 쉽지가 않다. 장소는 더 넓은 지역과 연계되는 것이므로 안팎의 풍수를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고작 개인의 집 한 채를 짓기 위해 여타의 광활한 지역까지 전부 따져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풍수의 판단은 적당한 규모를 먼저 설정해야 한다. 여기서 적당한 규모는 집의 크기를 감안해 정하면 된다. 하지만 아주 좋은 집을 갖기 위해 넓은 지역의 풍수까지 꼼꼼히 따지는 것은 나무랄 일이 아니다. 특히 거대한 사옥을 지으려면 먼 곳까지 따져봐야 함이 당연하다.
- 90p <2부. 집 안만 제대로 가꿔도 인생이 바뀐다>
천장을 어떻게 꾸미는 것이 좋을까? 다시 말하지만 일단은 두꺼워야 한다. 그래서 한옥의 지붕은 기와로 덮어씌우지 않던가. 물론 기와보다 더 좋은 것이 있으면 그것으로 해도 된다. 그 재질은 토(土)의 성질이어야 한다. 플라스틱이나 유리, 철재 등은 안 된다. 또한 천장이 너무 낮으면 안 된다. 이렇게 되면 뇌화풍(雷火豊, 戊辰)이라는 괘상이 되는데, 이는 억눌리고 갇혀서 빛을 발하지 못한다는 뜻이 있다. 인간은 화, 즉 유기체에 해당하는데, 이것은 위에 뇌가 있으면 나쁜 뜻이 발생한다. 굳이 주역의 논리를 끌어오지 않아도 천장이 낮으면 무언가 답답하고 상기증이 생긴다는 것을 누구나 알 수 있다.
지나치게 높은 천장도 나쁜데, 이는 천수송(天水訟, 庚辰)이라는 괘상이다. 이 괘상은 소송에 휘말리고 혼란스러운 상태에서 고생한다는 뜻이 있다. 높은 천장 아래에서 오래 살면 헛고생만 하고 결실은 날아가버린다. 천장의 높이는 방의 넓이와 조화를 이루면 되는 것이니 척보면 알 수 있다. 인간은 누구나 천장의 높이를 느낌으로 판단할 수 있다. 왠지 갑갑하거나 불안하면 문제가 있는 것이다.
- 97p <2부. 집 안만 제대로 가꿔도 인생이 바뀐다>
3부에서 집중적으로 알아볼 것은 좋은 땅이 갖추어야 할 여덟 가지 조건으로, 이 장에서는 여덟 가지 중에서 가장 먼저 갖추어야 할 것에 관해 이야기하겠다. 그것은 바로 땅의 맥(脈)이다. 맥이란 땅의 기운이 흐르는 통로를 말한다. 우리 몸에도 맥이 있는데, 신체의 앞면 가운데를 상하로 관통하는 것을 ‘임맥’이라 하고 뒷면의 위아래를 관통하는 것을 ‘독맥’이라 한다. 이것을 합쳐서 임독맥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우리나라 땅의 백두대간과 같은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터를 고를 때는 맥을 고려해야 한다. 우리나라 땅은 남북으로 백두대간이 뻗어 있고, 이것은 동서로 가지를 치고 있다. 그리고 그 가지의 곳곳에 큰 산이 자리 잡고 있다. 땅의 기운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바, 산 근처가 맥이 좋다.
- 172p <3부. 좋은 운명을 끌어당기는 명당의 조건>
명당의 다섯 번째 조건을 살펴보자. 이는 위엄(威嚴)이다. 땅의 위엄이라니 다소 생소한 느낌이 들 것이다. 좋은 땅을 구하는 데 위엄이 필요할까?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물론 위엄이란 말이 완벽하게 들어맞는 표현은 아니다. 그래서 괘상을 봐야 한다.
좋은 터의 다섯 번째 요소는 뇌, 즉 우레인데 이 개념은 건물 풍수에 있어서도 아주 중요하다. 옛날 왕이 사는 곳을 상상해보자. 당시에 살았던 국민들의 수준에서 바라보는 것이다. 어떤가? 아름답고 권위가 있어 보인다. 권위란 단순한 크기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 (…) 케딜락은 버스보다 작지만 권위가 있다. 사람도 권위 있는 얼굴이 있고, 건물도 권위 있는 외관이 있다.
(…) 터는 우선 우러러볼 수 있는 위치에 있어야 한다. 산꼭대기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높이는 주변 경관과 어우러져 적당히 높으면 된다. 하지만 두루뭉술한 곳에 터가 있으면 안 된다. 바위나 나무 등이 떠받드는 곳이어야 권위가 있다. 도로나 등산로에서 훤히 드러나 보이는 곳은 권위가 없다. 권위는 가려져 있으면서도 다소 거친 면이 있어야 한다. 비유하자면 터의 아름다움이 음이라면 권위는 양이다.
- 187~188p <3부. 좋은 운명을 끌어당기는 명당의 조건>
땅속에 물이 흐르고 있는 곳은 나쁘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풍수 이론이 생긴 이래 정설로 회자되는데, 그 이유를 정확히 설명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무조건 나쁘다는 것이다. 수맥이 흐르는 땅 위에서 사는 사람은 병이 들거나 자손이 잘못된다고도 말한다. 또 어떤 이는 수맥이 흐르는 곳에는 이무기가 살고 있어서 그 사악한 기운 때문에 인간이 영향을 받는다고 말한다. 기가 막힐 노릇이다. 아무도 이유를 모르는데 계속 주장하고 있다.
- 245p <4부. 주역풍수를 알면 미래가 보인다>
한 전문가의 말에 따르면 조선왕조가 끝나고 현재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최고의 부자들은 10퍼센트밖에 바뀌지 않았다고 했다. 부럽고 놀랄 일이었다. 하지만 나는 나의 운명에 충실하므로 그들에 대한 불만은 전혀 없다. 다만 그들이 부를 이어가는 방법이 궁금했다. 물론 나 자신이 부자가 되기 위해서 궁금해한 것은 아니었다. 단순히 학문적인 연구를 위해서 가졌던 호기심일 뿐이다.
결론은 땅이다. 부자들과 권력자들에 대한 광범위한 탐색 끝에 나는 이와 같은 결론을 얻었다. 만일 먼 미래의 후손들까지 부유하기를 바란다면 좋은 사업을 상속하는 것보다 땅을 사두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금이나 다이아몬드, 정기예금보다 땅이 훨씬 낫다. 더구나 땅은 금전적인 가치뿐만 아니라 좋은 운명까지 자식들에게 상속할 수 있다. 땅은 재산적 가치보다 운명적 가치가 더 큰 법이기 때문이다. 나쁜 땅이라도 내버려두면 언젠가 제 구실을 한다.
- 260~261p <4부. 주역풍수를 알면 미래가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