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당신은 다른 사람들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가
내가 배운 지혜를 지금 당신도 얻을 수 있다면
“당신은 지금 다른 사람들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가?”
『두 모어 굿』은 마틴 루터 킹의 이 질문을 책의 첫머리에 내걸고 ‘더 나은 삶’에 대한 익숙한 질문을 조금 다른 방향으로 돌려놓는다. 무엇을 더 많이 성취할 것인가가 아니라, 내가 다른 사람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를 묻는 것이다. 닐 고쉬는 자신의 어린 시절부터 기업가로 살아온 현재까지 만난 사람들과의 관계가 자신의 가치관과 사고방식, 대인 관계에 영향을 주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만남에서 자신이 배운 것들을 30개의 교훈으로 정리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정치·경제·자선·사회복지·개발경제·비영리·스포츠·엔터테인먼트·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해 왔다. 일곱 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비롯해 세계적으로 알려진 인물들이 대부분이지만, 가족과 친구도 포함되어 있다. 저자가 이들을 한자리에 모은 이유는 명성이나 업적 때문만은 아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제게 인생 교훈을 선사해 주었다는 점”이라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따라서 『두 모어 굿』은 유명 인물들의 성공담이나 평전을 모은 책과는 성격이 다르다. 저자 역시 자신이 역사학자나 언론인, 전기 작가, 자기계발 전문가가 아니라고 분명히 밝힌다.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삶 전체를 평가하거나 옳고 그름을 판정하는 것이 목적도 아니다. 저자가 하려는 일은 “각 인물에게서 배운 교훈 한 가지씩을 부각”하는 것이다. 한 인물의 삶을 완전하게 설명하기보다, 그와의 만남에서 자신의 삶에 영향을 준 한 가지를 골라 독자와 공유한다.
그런 책의 성격은 첫 장부터 드러난다. 1장 ‘공감하며 살라’의 주인공은 저자의 부모인 치타 란잔 고쉬와 닐리마 고쉬다. 아버지는 지역 발전소에서 일하며 가족을 부양했고, 어머니는 가정주부였다. 물질적으로 넉넉하지 않았지만 부모는 자신들보다 더 어려운 사람을 돕는 일을 중요하게 여겼다. 어머니는 더 가난한 친척을 위해 돈을 따로 모아 두었고, 1971년 방글라데시 해방 전쟁으로 콜카타에 난민이 몰려들었을 때에는 집을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음식을 나누어 주었다. 저자는 당시 자신들의 집을 찾는 사람이 유독 많았던 이유를 나중에 알게 된다. 어머니가 “절대 그 누구도 거절하지 않는다”는 소문 때문이었다.
부모에게서 배운 공감은 저자의 실제 행동으로 이어졌다. 그는 어린 시절 ‘캘커타 청소년 클럽’을 설립해 지역 청소년들과 함께 공동체의 문제를 다루었고, 이후에는 ‘샹그람’이라는 뉴스를 직접 작성해 사람들이 무료로 볼 수 있도록 게시했다. 콜카타 빈민가의 위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청소년들과 함께 활동하기도 했다. 저자는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공감력이 이후 민간 부문과 공공 부문, 비영리 분야를 오간 자신의 커리어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한다.
2장 ‘연민을 실천하라’에서는 달라이 라마와의 만남을 통해 공감의 범위를 넓힌다. 저자는 2011년 달라이 라마 평화교육센터 설립자 빅터 챈의 초청으로 ‘제1회 델리 대화’에 참석했다. 50명이 넘는 사상적 리더와 인도주의자가 모인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극빈층의 고통을 완화하기 위한 계획과 소외 계층 아동 교육, 여성과 여아의 권익, 비폭력적 갈등 해결, 지속 가능한 빈곤 완화 등을 논의했다. 이때 달라이 라마는 개발 사업을 수행할 때 저소득층 시민들에게 존중과 연민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자가 여기서 주목하는 것은 ‘연민’이라는 말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일의 방식으로 적용할 것인가다. 개발 사업에서는 사람을 통계로만 바라보기 쉽지만, 실제 사업의 성공 여부는 현장에 있는 사람들의 믿음과 협력, 지지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달라이 라마의 메시지를 국제 개발 활동에 적용하면서, 빈곤층과 소외 계층이 존엄성과 자존감, 목소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연민의 실천으로 설명한다.
『두 모어 굿』의 특징은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각 장은 한 사람에게서 얻은 교훈을 설명한 뒤 “지금 어떻게” 그 교훈을 실천할 것인가를 구체적으로 제안한다. 달라이 라마 편에서는 파티오스, 그레이터 굿 사이언스 센터, 랜덤 액츠 오브 카인드니스 재단, 서비스스페이스 등 관련 단체와 자원을 소개한다. 또한 친절을 일상에서 실천하는 방법으로 친구에게 따뜻한 문자를 보내기, 편견 없이 경청하기, 줄에서 자리를 양보하기, 매일 누군가에게 감사 표현하기,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라고 묻기 등을 제시한다.
이런 구성은 책 전체를 관통한다. 1부 SIT에서는 ‘앉아서 세상을 바꾸다’라는 제목 아래 공감, 연민, 멘토십, 종교적 다양성의 포용, 배움과 소명 등을 다룬다. 2부 RISE에서는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을 위해 일어서고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의 사례를 살핀다. 3부 ACT에서는 생각과 신념을 실제 행동으로 옮겨 지속적인 영향을 만든 사람들의 삶을 다룬다. 저자는 이를 자신이 발견한 세 가지 변화의 방식으로 설명한다.
각 부의 인물과 교훈도 구체적이다. 아소크 모테이드에게서는 ‘타인의 멘토가 되는 법’을,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에게서는 ‘모두에게서 배우는 태도’를, 무함마드 유누스에게서는 ‘신뢰를 베푸는 법’을 배운다. 조 바이든에게서는 ‘반대편을 존중하는 법’을, 말랄라 유사프자이에게서는 ‘목소리를 높이는 법’을, 안젤리나 졸리에게서는 ‘자신의 특권을 활용하는 법’을 배운다. 3부에서는 빌 클린턴의 ‘다리를 놓아라’, 로자 파크스의 ‘행동에 나서라’, 지미 카터의 ‘목적에 충실하라’, 힐러리 클린턴의 ‘힘든 선택을 하라’, 존 쿠포르의 ‘민주주의를 지켜라’, 솜나스 차테르지의 ‘실용주의를 택하라’ 등이 이어진다.
특히 3부의 로자 파크스 편은 이 책의 방향을 잘 보여 준다. 저자는 파크스의 삶에서 옳은 일을 위해 나서는 것, 변화에 필요한 끈기, 비폭력의 힘, 인종 차별을 넘어 경제적 정의와 여성의 권리까지 살핀 교차성의 중요성을 짚는다. 그리고 그 모든 교훈을 관통하는 핵심으로 ‘사회 변화에 끼치는 개인의 힘’을 꼽는다. 파크스가 자신의 자서전에서 당시의 행동에 대해 “누군가가 첫걸음을 내딛어야 한다”라고 회고한 대목을 통해, 저자는 사회적 변화가 반드시 거대한 조직이나 제도에서만 시작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이야기한다.
그렇다고 이 책이 등장인물들을 무조건적인 영웅으로 묘사하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이들 대부분에게 흠결이 있을 것이며, 몇몇은 특히 논쟁적인 인물이라고 인정한다. 그럼에도 자신이 판단하려는 것은 그들의 전체 삶이 아니라 그들에게서 배울 수 있었던 한 가지라고 선을 긋는다. 이 점은 빌 클린턴, 조 바이든, 힐러리 클린턴 등 정치적 평가가 엇갈릴 수 있는 인물까지 포함한 이 책의 독특한 접근법을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
저자 자신의 삶 역시 이 책의 중요한 한 축이다. 콜카타에서 성장한 그는 인도와 미국을 두 차례 오갔고, 피부색과 국적 때문에 실직과 차별을 경험했으며, 초기 창업에서 여러 차례 실패했다. 그 과정에서 개인적인 좌절과 우울을 겪었고, 끊임없이 자신을 재평가하면서 다시 일어서는 과정을 거쳤다고 밝힌다. 그가 이 책에서 타인에게서 배운 교훈을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실패를 딛고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것은 끊임없는 배움과 회복력, 그리고 인생에서 만난 사람들이 준 영향 덕분이었다.
그래서 『두 모어 굿』에서 말하는 ‘더 많은 선’은 추상적인 도덕적 명제가 아니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다른 사람의 입장을 이해하고, 멘토가 되어 주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가진 자원과 영향력을 활용하고, 필요하다면 실제 단체와 활동에 참여하는 일까지 포함한다. 저자는 각 장 끝에 관련 단체와 참고 자료를 덧붙여 독자가 교훈을 읽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직접 행동으로 옮길 수 있도록 했다. 그는 이 책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행동’이라고 직접 밝힌다.
달라이 라마는 추천의 글에서 이 책에 닐 고쉬가 여러 사람들과 맺은 경험과 그들에게 받은 긍정적인 영향력이 담겨 있다고 설명한다. 『두 모어 굿』은 바로 그 경험을 통해 우리가 누구에게서든 배울 수 있고, 우리 역시 다른 사람의 삶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결국 이 책이 묻는 것은 거창한 성공의 비결이 아니다. 지금 자신의 자리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지, 그리고 배운 것을 어떤 행동으로 옮길 것인지에 관한 질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