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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새로운 과거

1장 감염병과 우리 안의 원시인
진화 그리고 인간, 마음, 의학, 종교: 진화와 인간 / 진화와 마음 / 진화와 의학 / 진화와 종교
코로나-19: 너의 이름은 / 너의 정체는 / 너의 치료는

2장 감염병 연대기
삼황의 시대 / 인류 최악의 실수 / 신석기혁명과 인수공통감염병 / 점점 지독해지는 감염병 / 역사시대 이후

3장 기생체와 숙주의 기나긴 군비경쟁
유익한 균, 미생물총 / 미생물총과 인류의 공진화 / 기생충 / IgE / 박테리아 / 세균의 족보 / 불의 발명과 결핵 / 옷의 발명과 발진티푸스 / 바이러스 / 술집의 바이러스학자 / 바이러스의 이름표 / 신종 바이러스 / 신종 감염병은 왜 생기는 것일까? / 코로나-19 딜레마 / 팬데믹 / 팬데믹의 미래

4장 면역의 진화
패턴 인식 수용체와 획득면역 / 검열의 진화: 흉선 / 고장난 면역: 알레르기 / 면역계의 설레발 / 왜 면역계는 엉뚱한 녀석을 공격하는가? / 실전 없는 대비 태세 / 너무 깨끗해서 생기는 알레르기? / 위생가설의 몰락 / 독을 배출하는 알레르기? / 오랜 친구가 좋더라

5장 행동면역체계의 진화
미스터 맥그리거의 슬픔 / 행동면역체계의 진화 / 행동면역체계의 확장 / 행동면역체계의 알레르기

6장 전염병과 추방, 배제의 이야기
낙원에서의 추방: 질병과 죽음의 숙명 / 이동 혹은 탈출: 이집트의 열가지 재난과 엑소더스 / 오이디푸스왕의 비극 / 전염병과 혐오

7장 전통에 반영된 감염병 회피 전략
먹거리의 범위 / 집단에 따른 음식 금기 / 음식 금기의 숨은 사정 / 음식문화와 조리법 / 전근대 한국사회의 사회적 거리두기 / 엄격한 의례와 관습 / 죽음 의례 / 성적 터부의 강렬함

8장 병원체를 피하는 마음과 사회적 혐오
오염강박이 머릿속에서 일으키는 일 / 감염병이 충동질하는 혐오와 배제 / 건강한 위생행동과 부적응적 혐오의 미묘한 경계

9장 전쟁 혹은 공생
백신무기의 개발 / 파스퇴르와 공수병 / 위생혁명 / 항생제혁명 / 헬리코박터 딜레마 / 도무스 복합체와 맹독성 감염병의 진화 / 프네우마와 미아즈마

10장 오래된 미래
대규모의 의학 / 신종 감염병 시대의 종교 / 종교의 특별한 지위? / 방역과 종교의 자유 / 재난, 종교, 에티켓 / 공동체 기능의 회복

에필로그: 어두운 미래
저자 소개
저자 : 박한선
신경인류학자. 서울대에서 인류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강사, 서울대 의생명연구원 연구원, 성안드레아병원 과장 및 사회정신연구소 소장, 서울대 비교문화연구소 연구원 등을 지냈다. 현재 서울대 인류학과에서 진화인류학, 신경인류학, 진화의학 등을 강의하며 정신장애의 진화적 기원에 관해 연구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내가 우울한 건 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때문이야』 『마음으로부터 일곱 발자국』 『행동과학』(공저) 『포스트 코로나 사회』(공저)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여성의 진화』 『진화와 인간 행동』 등이 있다.

저자 : 구형찬
인지종교학자. 서울대에서 종교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연구위원, 서울대 인지과학연구소 연구원 등을 지냈다. 현재 서울대 종교학과와 연세대 국어국문학과에서 종교학 및 신화학을 강의하면서 종교문화의 진화인지적 기반에 관해 연구하고 있다. 『우리에게 종교란 무엇인가』 『이야기를 해야 알죠!』 『사랑해서 때린다는 말』 『신과 인간이 만나는 곳, 산』 등을 함께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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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지금의 인류는 감염병 인류다

세계보건기구가 코로나19의 팬데믹을 선언한 지도 1년이 훌쩍 넘었다.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를 둘러싸고 벌어진 상황들을 사상 초유의 사태로 인식하겠지만 감염병을 둘러싼 여러 재난 상황은 인류가 수없이 겪었던 사건의 재방송이다. 여전히 매년 150만명이 결핵으로 사망하고, 40만명이 말라리아로, 70만명이 에이즈로 사망한다. 감염성 질환은 전체 사망의 약 25퍼센트를 차지하지만 인류는 백신과 항생제 등의 의료기술로 감염병에 대해 승리를 거두었다고 믿어왔다. 그 신화의 장막을 코로나19가 거침없이 젖혀버린 것이다. 과학기술과 의료산업이 이토록 발전했음에도 왜 우리는 마스크를 쓰고 손을 씻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을까? 어찌해서 인류는 아직도 감염병의 공포에 시달리는 것일까?
『감염병 인류』는 이러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 아득한 옛날로 돌아간다. 태초에 생겨난 직후부터 인류는 끊임없이 외부의 병원균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해야 했다. 지난 500만년간의 진화사 전체가 인류가 감염균에 맞서 자신을 지키기 위한 투쟁의 기록으로 가득하고, 그 진화적 기억은 우리 몸과 마음에 깊이 새겨져 있다. 지금의 우리는 다름 아닌 ‘감염병 인류’인 것이다. 이 책의 저자 박한선과 구형찬은 인간과 감염균의 치열하고도 기나긴 애증관계를 통해 인류가 지금의 모습으로 빚어졌음을 진화인류학, 진화의학, 인지종교학의 개념 틀로 설명한다. 각각 신경인류학자, 인지종교학자인 두 저자의 협업은 감염병을 둘러싼 인류의 몸과 마음의 진화를 놀랍도록 입체적으로 재구성해낸다. 과학과 인문학, 어느 한쪽의 언어만으로는 충분히 담아내지 못할 몸, 마음, 사회, 문화의 작동기제를 학제적 접근으로 포괄하고, ‘균과 인류의 존재를 위한 투쟁’이라는 관점에서 분석해낸다.

감염병을 통해 ‘우리 안의 원시인’을 직시하다

인류의 진화사는 곧 감염병의 진화사다. 인류를 괴롭히는 1400여종의 병원체 대부분은 스스로 불러들인 것들이다. 인류 스스로 끊임없이 감염병을 만들고, 만들어낸 감염병을 두려워하고, 그 원인을 애꿎은 곳에 전가하면서 증오와 혐오, 공포에 시달려왔다. 전혀 합리적이지 않아 보이는 이러한 현상은 인류가 감염병에 맞서 살아남기 위한 행동에서 비롯한 것으로 오늘날에도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를 예방한다며 클로로퀸(말라리아 치료약)을 먹었고, 이란에서는 바이러스를 죽인다며 소독용 알코올을 먹고 수백명이 죽었으며, 한국에서도 여전히 마늘과 김치의 효능을 치켜세우는 이들이 있다. 또한 팬데믹 와중에 신천지교회, 이태원클럽, 택배 물류센터, 외국인 노동자 등으로 혐오와 배제의 시선이 차례로 옮겨간 것을 떠올려봐도 우리 안에 자리한 ‘원시인’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1장에서는 코로나19를 둘러싼 이러한 역설적 상황들을 감염균의 입장에서 역사적으로 조망한다. 2~4장은 감염균과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어떻게 공진화해왔는지를 다룬다. 불과 옷의 발명이 부른 뜻밖의 감염병 재앙, 기생충 박멸이 부른 알레르기 역습에 대한 내용이 흥미롭다. 5~8장은 인류가 두뇌를 얻으면서 빚어낸 독특한 면역체계, 즉 감염균과의 싸움을 통해 빚어진 인간성에 관한 이야기로, 이 책의 핵심내용이자 저자들이 감염병과 인류에 대해 제시하는 독보적인 통찰이다. 감염병 위험을 줄이기 위해 인간이 갖게 된 혐오, 회피 등의 적응적인 행동을 행동면역체계라고 하는데, 행동면역체계는 부패한 음식, 해로운 동물 등에 대한 회피를 넘어 성관계에 대한 도덕적 기준, 음식 금기, 외국인 터부, 소수집단에 대한 편견 등으로 발전하게 됨을 다양한 역사적 사건, 종교적 관습과 의례, 사회문화적 금기 등을 통해 분석하고 있다. 9~10장은 감염병과의 전쟁에서 인류가 이룬 작은 승리와 ‘위드 코로나’(with corona)가 될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한다.

인류의 과거 속에 미래에 대한 답이 있다

혐오와 배제가 감염병에 맞서 싸워온 인류의 진화적 산물이라고 해서 그것이 정당화될 수 있을까? 이 책의 저자들은 단호하게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과거에는 감염성 질환이 흔했고 병의 원인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었기 때문에 과민한 면역체계가 생존에 유리한 측면이 있었지만, 오늘날은 위생과 보건이 원시적 면역체계보다 훨씬 강력하다는 것이다. 땅콩이나 새우 등 우리 몸에 무해한 항원에게도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환자처럼 감염 가능성이 없는 개인이나 집단에 대해 과민한 혐오와 배제, 차별의 행동반응이 일어나는 것이 지금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비극이다. 저자들은 우리가 현대사회를 활보하는 ‘구석기인’이라고 진단하며, 구석기 시대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행동면역체계가 감염병 상황에서 강력하게 활성화되고 있음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증명하고 이의 위험성을 예리하게 진단한다.
코로나19가 물러가도 강박적인 위생규율과 서로에 대한 감시, 집단 사이의 미움과 혐오는 쉽사리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바이러스에 관해 수많은 의사와 과학자가 연구 중이지만 사실 더 큰 문제는 바이러스 밖에서 일어나고 있다. 바로 인간이다. 인간 본성과 인간다움에 대한 다양하고도 냉정한 성찰이 필요한 지금, 이 책이 그 성찰의 계기를 마련해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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