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배구를 통해 오늘의 청소년의 삶을 이야기하다
코트 위의 공처럼 쉴 새 없이 날아오는 고민과 마주하는 아이들
어른들은 흔히 청소년기를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가능성의 시기라고 말한다. 하지만 정작 그 시간을 지나고 있는 아이들의 하루는 그리 녹록지 않다. 끊임없이 누군가와 비교되고, 잘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아직 내가 누구인지도 잘 모르면서 앞으로 무엇이 될지를 고민해야 한다. 친구 때문에 마음 아픈 날도 있고, 열심히 노력했는데도 뜻대로 되지 않는 날도 있다. 『원 모어』는 바로 이런 오늘의 청소년 이야기를 ‘배구’라는 스포츠를 통해 들려주는 청소년 성장소설이다.
작품 속 아이들이 품고 있는 고민도 저마다 다르다. 누군가는 가장 좋아했던 꿈을 잃었고, 누군가는 남들과 다른 자신의 모습을 콤플렉스로 여긴다. 아직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지 못하는 아이도, 꿈과 현실 사이에서 흔들리는 아이도 있다. 그렇게 각자의 자리에서 고민하던 소녀들이 하나의 코트 위에 모인다.
배구공은 좀처럼 한곳에 머물지 않는다. 예상하지 못한 방향에서 날아오고, 때로는 아무리 손을 뻗어도 놓치고 만다. 하지만 공 하나를 놓쳤다고 경기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다음 공은 다시 날아온다. 꿈과 진로, 가족과 친구, 경쟁과 실패를 마주하며 성장하는 청소년의 삶도 어쩌면 이와 닮아 있다.
『원 모어』는 누가 더 뛰어난 선수가 되는가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배구를 통해 아이들이 자신을 알아가고 타인과 관계 맺으며 자기 삶의 주인공으로 성장해 가는 과정을 그린다. 배구를 이야기하지만 결국 삶을 이야기하는 것. 그것이 『원 모어』가 그리고자 하는 청소년 성장의 모습이다.
ONE MORE, 지금의 한 번으로 나를 판단하지 않는 마음
실패해도 다시 한번, 자기 자신을 믿는 데에도 연습이 필요하니까
‘ONE MORE.’ 코트 위에서는 공 하나를 더 살리고, 다시 한번 기회를 만들어내기 위해 외치는 말이다. 『원 모어』는 이 짧은 말을 코트 밖 청소년들의 삶으로 가져온다.
자신을 믿는 사람은 처음부터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일까? 이 작품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자기 자신을 믿는 일에도 연습이 필요하다. 실패하고도 다시 해보는 것, 잘할 수 있을지 모르면서도 한 발 내딛는 것, 다른 사람보다 부족해 보이는 나를 쉽게 포기하지 않는 것. 그런 작은 순간들이 쌓여 자신을 믿는 힘이 된다. 오늘 잘하지 못했다고 해서 내가 못하는 사람인 것은 아니며, 지금 조금 흔들린다고 해서 내 삶 전체가 흔들리는 것도 아니다.
『원 모어』의 아이들 역시 실수하고 실패한다. 때로는 상대보다 부족한 자신의 모습에 주눅 들고, 지나간 실패에 마음을 빼앗기기도 한다. 하지만 조금씩 지난 공이 아니라 다음 공을 바라보는 법을 배운다. 공을 놓치고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 다음 공을 향해 달려가면서, 아이들은 조금씩 자신을 믿는 법을 배워간다.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다시 해볼 수 있다는 마음이다. 끝까지 공을 놓지 않고,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놓지 않는 것. 한 번 더 공을 향해 손을 뻗고, 한 번 더 나를 믿어보는 것. 『원 모어』라는 제목에는 지금의 한 번으로 자신을 판단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담겨 있다.
공이 날아온다. 이번에는 받을 수 있을지 없을지 알 수 없다. 그래도 손을 뻗어 보자. 그 작은 ‘한 번 더’가 다음의 나를 만들어가는 시작일지도 모른다.
내가 놓친 공을 네가 살리고, 네가 흔들릴 때 내가 네 뒤를 지킨다
서로 다른 우리가 ‘한 팀’이 되어가는 법
배구는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운동이다.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도 혼자 공을 받고, 올리고, 공격할 수 없다. 누군가 받은 공을 다른 사람이 올리고, 또 다른 누군가가 공격한다. 한 사람이 놓칠 것 같은 공을 다른 선수가 몸을 던져 살려낸다. 서로를 믿고 공을 건네야만 이어지는 스포츠, 그것이 배구다.
그러니 내가 모든 것을 잘할 필요는 없다. 내가 잘하는 것이 있고 친구가 잘하는 것이 있다. 내가 부족한 곳을 친구가 채우고, 친구가 흔들릴 때 이번에는 내가 그 빈자리를 메워주면 된다. 서로의 부족함을 채울 때 비로소 한 팀이 된다.
『원 모어』의 소녀들도 그렇다. 잘하는 것도, 부족한 것도, 성격도, 꿈도, 마음속에 품은 고민도 모두 다르다. 처음부터 서로를 이해하는 것도 아니고, 멋진 팀인 것도 아니다. 부딪치고 실수하고 때로는 자기 마음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지만, 함께 공을 주고받으며 조금씩 달라진다. 그렇게 ‘나’였던 아이들이 천천히 ‘우리’가 되어간다.
청소년기의 우정도 이와 닮았다. 나와 꼭 같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 나와 다른 사람을 알아가고 때로는 그 다름 때문에 부딪치면서도 함께하는 법을 배워가는 과정이다. 혼자 모든 공을 받을 필요는 없다. 때로는 친구에게 공을 건네고, 때로는 친구가 건넨 공을 받아주면서 살아가면 된다.
나를 믿는 마음에서 시작해 서로를 믿는 우리가 되는 것. 『원 모어』는 배구를 통해 ‘함께 성장한다는 것’의 의미를 이야기한다.
읽는 소설에서 ‘좋아하는 세계’로
개성 강한 캐릭터와 키비주얼로 만나는 새로운 청소년 시리즈
『원 모어』는 한 권으로 끝나는 이야기가 아니다. 예촌여중 배구부 소녀들의 성장과 관계를 계속해서 따라가는 청소년 시리즈이며, 이번 책은 그 첫 번째 이야기다.
아이들은 이제 막 한 팀이 되었을 뿐이다. 앞으로 코트에서는 새로운 경기가 펼쳐지고, 코트 밖에서는 그보다 더 복잡한 청소년기의 시간이 기다린다. 우정과 갈등, 꿈과 진로, 가족, 경쟁과 좌절, 그리고 자신조차 미처 알지 못했던 감정까지. 『원 모어』 시리즈는 배구부라는 하나의 세계 안에서 여러 인물의 이야기를 이어가며 각자의 삶과 관계가 변화하고 성장하는 시간을 차곡차곡 쌓아간다.
또한 『원 모어』는 청소년 소설에 캐릭터 IP의 감각을 적극적으로 결합한 시리즈다. 서로 다른 성격과 사연을 지닌 인물들을 선명한 캐릭터로 구축하고, 각 인물의 개성과 인상적인 장면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키비주얼로 구현했다. 독자는 이야기를 읽는 동시에 여러 아이 가운데 자신과 닮은 인물을 발견하고, 마음이 가는 캐릭터를 응원하며, 다음 권에서 그 아이가 어떻게 성장할지를 기다리게 된다.
이는 단순히 소설에 삽화를 더하는 것과는 다르다. 한 권의 이야기를 읽고 끝나는 데서 나아가 캐릭터를 좋아하고, 관계를 응원하고, 그들이 살아가는 세계를 계속 만나고 싶게 만드는 것. 『원 모어』는 캐릭터와 함께 성장하는 즐거움을 청소년소설에 더한다.
한 권의 경기가 끝나도 아이들의 삶은 계속된다. 새로운 공이 날아오고, 다시 손을 뻗는다. 『원 모어』는 독자와 함께 한 계절씩 성장해 나갈 청소년 시리즈다.
책 속에서
배구에서 가장 먼저 공을 만지는 사람, 가장 먼저 경기를 시작하는 사람은 바로 서브를 넣는 선수다. 그만큼 심적 부담도 크고, 스스로에게 용기를 심어야 한다. 공 하나가 네트를 넘지 못하면 경기는 시작조차 할 수 없다. 아무리 뛰어난 공격수도, 재빠른 리베로도, 노련한 세터도 서브가 들어가지 않으면 자신의 역할을 할 수 없다. 그래서 서브 라인에 선 선수는 잠시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사람이 되곤 한다.
_ [2장] ‘서브
배구는 참 이상한 운동이었다. 공 하나를 사이에 두고 수없이 주고받다가도 마지막 순간에는 망설이지 않아야 했다. 뛰어올라 자신의 힘을 믿고 있는 힘껏 내려쳐야 했다. 소원은 바닥에 떨어진 공을 주워들었다. 어쩌면 스파이크란 그런 것인지도 몰랐다. 두려움을 밀어내고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마음먹는 일. 끝났다고 생각했던 꿈을 향해 다시 한번 손을 뻗는 일.
_ [4장] 스파이크
블로킹. 공격수 입장에서는 가장 얄궂은 기술 중 하나다. 힘껏 때린 공이 상대 코트에 닿기도 전에 가로막히기 때문이다. 공격이 나빴던 것도, 실수한 것도 아니다. 온 힘을 다했는데도 공은 벽에 막혀 되돌아온다. 그래서 더 속상하다.
살다 보면 세상에도 블로킹은 존재한다. 최선을 다했는데도 앞을 가로막는 벽, 아무리 힘껏 뛰어올라도 넘을 수 없는 벽이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경기가 끝나는 건 아니다. 막히면 다시 공을 살리고, 다른 길을 찾으면 된다.
_ [6장] 블로킹
배구에는 ‘로테이션’이라는 규칙이 있다. 서브권을 가져오면 여섯 명의 선수가 시계 방향으로 한 자리씩 움직인다. 늘 같은 자리에만 서 있는 선수는 없다. 그렇게 자리가 바뀌면 바라보는 방향도, 해야 할 역할도 조금씩 달라진다.
어쩌면 가을에게도 그런 로테이션의 순간이 온 건지도 모른다. 늘 ‘키 큰 둘째’로만 불리던 자리에서 한 칸 움직여, 지금껏 한 번도 서본 적 없는 자리에 서보는 순간이.
_ [8장] 로테이션
“자, 오늘도 어제보다 하나만 더 좋아져보자!”
거창한 목표는 없었다. 리시브 하나 더 올리고, 서브 하나 더 넣고, 공 하나를 더 살리는 것. 아이들은 그 하나를 더 하기 위해 평범한 일상을 기꺼이 녹여냈다. 그렇게 하루하루가 쌓이자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네트를 사이에 두고 공을 주고받는 랠리도 처음에는 두 번을 넘기기 어려웠다. 하지만 어느새 다섯 번, 여섯 번씩 이어졌다. 공을 쫓는 발걸음도 빨라졌고, “내가!”를 외치는 목소리도 전보다 훨씬 커졌다. 훈련하는 모습을 보면 이제 제법 배구 선수다운 면모가 보였다.
_ [13장] 랠리
“잘 들어. 저 선수들은 너희보다 더 오래 했고, 더 많이 했어. 그러니까 잘하는 건 당연해. 그런데 7점밖에 못 낸 건 상대가 세서만은 아니야.”
고 감독이 전광판을 한 번 돌아봤다. 봄이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너희가 겁먹고 제대로 안 했으니까.”
이번에도 누구 하나 부정하지 못했다.
“져도 괜찮아. 대신 공이 오기도 전에 포기하지 마. 실수해도 다음 공을 쫓아가. 그것도 안 해보면 너희가 여기까지 온 시간이 아깝잖아. 고개 들어!”
아이들이 하나둘 고개를 들었다. 고 감독은 아이들과 한 명씩 눈을 맞췄다.
“상대 말고 공을 봐. 그리고 지금까지 배운 만큼만 해.”
_ [14장] 매치포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