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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이루어질 수없는 사랑- 주철환의 예능인문학 1
정다와 2026.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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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부 그 시절, 노래가 우리를 불렀다

그 시절이 사라졌다고 그 노래마저 사라진 건 아니다
이미자, 여자의 일생

중요한 것들은 죽지 않고 되살아난다
나훈아, 머나먼 고향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어도 노인을 위한 노래는 있다
은희, 꽃반지 끼고

노래는 집단의 기억이며 그 기억에는 스토리의 힘이 존재한다
차중락, 낙엽 따라 가버린 사랑

음악동네의 여왕은 군림하지 않고 왕림한다
주현미, 추억으로 가는 당신

운명의 무리 중에 조력자가 있다
강진, 땡벌

고난은 있을지언정 지루함은 없는 인생처럼 보인다
조영남, 화개장터

나이가 숫자에 불과하다면 젊음도 글자에 불과하다
쟈니 리, 뜨거운 안녕

객석은 어둡고 무대는 환하지만 고독하긴 마찬가지
패티김, 별들에게 물어봐

때는 알 수 없어도 언젠가 겸손하게 하차해야 한다
송대관, 차표 한 장

마침표를 여러 개 찍으면 말없음표가 된다
양지은, 그 강을 건너지 마오

돈은 사람을 갈라놓아도 노래는 우리를 만나게 한다
최헌, 앵두

행복은 높은 곳보다 넓은 곳에서 주로 서식한다
곽순옥,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

노래와 권력이 다투면 누가 이기겠는가
이미자, 동백 아가씨

불멸의 영광도 없고 불후의 상처도 없다
김연자, 아모르 파티

부활하는 모든 노래는 가슴으로 기억된 노래
채규엽, 희망가

밤은 어둠이 아니라 빛을 잉태하는 시간
나훈아, 새벽

2부 청춘은 기타를 들고 왔다

그의 노래는 영감을 주는 ‘퇴비’
김민기, 아침이슬

의로운 길은 외로운 길
정태춘 박은옥, 시인의 마을

정글을 누빈 자만이 자신의 시대를 누릴 수 있다
한국 록의 영원한 대부 신중현

여울목의 파수꾼
한돌, 조율

그대가 늦어지면 내 마음도 다시는 찾을 수 없어요
과거 없는 사람은 없다, 과거를 잊은 사람이 있을 뿐이다.
김추자, 늦기 전에

시간에 함께했던 인간을 연결해주는 노래
한대수, 행복의 나라

오래 사랑받으려면 시대와 그대가 화음을 만들어내야
송창식, 철 지난 바닷가

세상의 노래로 시작해도 궁극엔 세월의 노래
서유석, 황소걸음

음악은 부서진 기억을 연결시킨다
김목경, 부르지 마

인생은 짧지만, 일생은 길다
봉봉사중창단 ‘들에 핀 꽃들은 어디로 가나’

보이는 모습이 아닌 바라는 세상을 보라
아침이슬 50주년

닫힌(다친) 마음들까지 빗장을 풀어
산울림, 문 좀 열어줘

‘산 사람’이 뿜어내는 음악의 피톤치드
이정선, 산사람

고난의 유익함과 겸손의 중요함
김수철, 일곱 색깔 무지개

바닥과 입 맞추어야 공은 튀어오를 수 있다
신해철, 우리 앞의 생이 끝나갈 때

껄렁껄렁할 순 있어도 시시껄렁하진 않다
드렁큰 타이거, 너희가 힙합을 아느냐

운명을 사랑하죠. 음악이 운명이니까요
잔나비,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

3부 스타가 태어나고 시대가 바뀌었다

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졌다
조용필은 어떻게 조용필이 되었나

봄날보다 더 좋은 것은 앞날이다
HOT, 캔디

다시 돌아온 그댈 위해
유재하, 사랑하기 때문에

담에 기대거나, 담을 넘거나, 담을 부수거나
이상은, 담다디

노래의 진짜 생일은 노래를 듣고 부르는 그날
서태지, 난 알아요

작은 것들이 계속 자라나면 희망의 지도는 그만큼 넓어질 것
BTS, 작은 것들을 위한 시

최고의 1인보다는 최후의 1인이 돼라
송가인, 무명배우

최종병기는 역시 버티기
남진, 둥지, 빈 잔

1억 만들기보다 추억 만들기
이승기, 여행을 떠나요

돈을 꾸면 채무감, 꿈을 꾸면 행복감
이용, 잊혀진 계절

음악이 생명이라면 팬은 생명 줄
윤복희, 여러분

물은 흘러도 여울은 여울대로 있다
정미조, 바람 같은 날을 살다가

별의 순간도 있고 이별의 순간도 있다
김현식, 이별의 종착역

최고의 복은 전화위복
싸이, 댓 댓

결국은 생명력과 영향력
소녀시대, 다시 만난 세계

음악은 다시 우리를 만나게 한다
송골매, 모여라

걸어도 걸어도 작은 배처럼 나는 흔들려
조용필, 돌아와요 부산항에

4부 한 노래에 한 사람의 인생이 있다

나무는 우리에게 ‘나(我)무(無)’를 깨우쳐준다
조동진, 나무가 되어

빛(환대)은 그림자(비난)와 동거하는 사이
패티김, 가을을 남기고 간 사랑

쉬운 길로만 가면 쉬운 사람 된다
하덕규, 한계령

그대 사랑 이제 곧 노래 되리니
김광석, 부치지 않은 편지

그를 만나려면 배를 타야 한다
이장희,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조그만 꽃이라도 피워야 한다
장사익, 찔레꽃

멀리서 보니 모든 것이 작게 보여 우습구나
정인, 오르막길

좋은 노래는 기억보다 추억에 서식한다
이동원, 이별노래

안개 속에 눈을 떠라 눈물을 감추어라
영화 ‘헤어질 결심’ 테마곡 ‘안개’

사랑 때문에 침묵해야 할 나는
김수희, 애모

영향력과 존재감을 오래도록 유지하려면
송가인, 성주풀이

13일의 금요일 다음은 14일의 토요일
윤하. 사건의 지평선

뭐 그렇게 심각해(Why so serious)
남진, 이별도 내 것

살아서도 죽은 사람이 있고 죽어서도 산 사람이 있다
황정민이 부르는 아침이슬

받은 건 축복이고 나누는 건 행복이다
조수미, 나 가거든

상 받은 자 옆에 상처받은 자가 있는 걸
한강, 햇빛이면 돼

5부 세계의 노래도 우리의 추억이 되었다

무기 대신 겨눈 노래
프레디 머큐리, 보헤미안 랩소디

세상을 네 어깨에 짊어지지 마라
(Do n't carry the world upon your shoulder)
비틀스, 헤이 주드

행복에 랭킹을 매기지 마세요
파바로티, 네순 도르마

추억은 기억이 편집된 것
엔니오 모리꼬네, 시네마천국

노래와 춤이 없다면 우린 뭐죠
(Without a song or a dance what are we)
아바, 댄싱 퀸

최고의 자리보다 중요한 건 최후의 자리
콜드플레이. 비바 라 비다

칼보다 말로 베인 상처 때문에
퀸, 쇼는 계속돼야 한다(The Show Must Go On)

이루어질 수없는 사랑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OST

살아서는 예능, 죽어서는 예술
마이클 잭슨, 나의 작은 꿈(In our small way)

사이를 갈라놓는다면 그날이야말로 ‘음악이 죽은 날’
돈 맥클레인, 아메리칸 파이

과거는 현재의 재료
비틀스, 예스터데이

누군가에겐 죽는 날까지 누군가에겐 사는 날까지
셀린 디옹, 마이 하트 윌 고 온

내면에서 빛나는 태양을 찾아보세요
(Let the sunshine in)
존 레넌, 이매진

싸우기만 하면 제자리로 돌아오지 못한다
퀸, 위 아 더 챔피언스

샐리는 기다려주는데 넌 왜 화만 내냐
오아시스, 돈트 룩 백 인 앵거

명가수는 나의 원곡을 남의 기억 속에 ‘남긴’ 가수
이글스, 데스페라도

6부 노래는 다시 돌아온다

불사조는 잿더미 속에서도 살아남은 새
광고음악 고추잠자리 컴백 홈

네가 나를 모르는데 난들 너를 알겠느냐
양인자 김희갑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

누군가 불러야 살아있는 노래
세시봉, 웨딩케이크

음악의 길을 지키는 이정표
조용필, Lead Me On

나에게 주어진 길 찾을 수 있도록 그대여 길을 터주오
유재하, 가리워진 길


뒤돌아 가버린다면 꿈의 커튼은 열리지 않을 것이다
46호 가수, 골목길

눈을 뜨면 현실이 보이지만, 눈을 감으면 진실이 보인다
이용복, 1943년 3월 4일생

자신을 모르면 못난 놈 자신밖에 모르면 못된 놈
유영석, 네모의 꿈

함께 노래 부르는 것, 그것이 행복
혁오, 톰보이

세상은 냉정해도 세월은 공정하다
송대관, 해 뜰 날

마음 없이 부르는 소리는 안 들려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낡은 가구는 교체되지만 늙은 나무는 숲을 지킨다
크라잉넛, 외로운 꽃잎들이 만나 나비가 되었네

가창력은 감탄의 범주지만 호소력은 감동의 영역
밥 딜런, 라이크 어 롤링 스톤

도자기는 빚기 전 진흙에 불과하다
사랑과 영혼 주제곡 언체인드 멜로디

명곡의 탄생에는 우주의 협조가 필요하다
한영애, 조율

노래야 나오너라 안 나오면 쳐들어간다
김훈, 정 주고 내가 우네

잘하는 사람은 많아도 잘되는 사람은 적다
윤수일, 제2의 고향
저자 소개
저자 : 주철환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국어국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학 졸업 후 학교와 방송사를 오가며 40년 동안 7개의 직장을 다녔다. 동북중학교, 동북고등학교에서 2년 반 동안 국어 교사를 하다가 뒤늦게 입영 후 논산훈련소를 거쳐 카투사로 복무했다. 전역 후 MBC에서 17년 동안 TV 프로듀서로 일하다가 다시 학교로 옮겨 이화여자대학교에서 7년 반 동안 언론홍보영상학 교수로 재직했고, 그 후 OBS 경인방송 사장, JTBC 대PD,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를 거쳐, 아주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로 정년 퇴임했다.
MBC에서 장학퀴즈, 퀴즈아카데미, 우정의 무대, 일요일 일요일밤에, TV청년내각,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 대학가요제, 민족통일음악회(평양 공연) 등을 연출했고, EBS FM에서 ‘주철환이 만난 세상’ EBS TV에서 ‘생방송 시선’을 진행한 적도 있다.
틈날 때마다 글을 써서 『주철환 프로듀서의 숨은 노래 찾기』, 『PD는 마지막에 웃는다』, 『30초 안에 터지지 않으면 채널은 돌아간다』, 『상자 속의 행복한 바보』, 『사랑이 없으면 희망도 없다』, 『나는 TV에서 너를 보았다』, 『시간을 디자인하라』, 『스타의 향기』, 『거울과 나침반』, 『PD 마인드로 성공 인생을 연출하라』, 『청춘-주철환의 10년 더 젊게 사는 법』, 『더 좋은 날들은 지금부터다』, 『주철환의 사자성어』, 『인연이 모여 인생이 된다』, 『오블라디 오블라다』, 『재미있게 살다가 의미 있게 죽자』 등 16권의 책을 출간했다.
자칭 노래채집가 겸 생활 음악인으로 《다 지나간다》(1집 타이틀), 《시위를 당겨라》(2집 타이틀) 등 2개의 창작 음반을 냈다. PD 재직 중에는 《모여라 꿈동산》, 《퀴즈아카데미》 캠페인 《같이 사는 사회》 주제곡을 작사 작곡했고, 조용필의 《도시의 오페라》 작사를 맡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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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주철환의 노래로 삶을 읽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이루어질 수없는 사랑』 출간이미자·조용필부터 BTS·비틀스까지… 『주철환의 예능인문학』 첫 권

도서출판 정다와가 주철환의 음악 인문 에세이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이루어질 수없는 사랑』을 2026년 10월 15일 출간했다. 『주철환의 예능인문학』 시리즈 첫 번째 책으로, 문화일보에 연재된 「주철환의 음악동네」 372편 가운데 100편을 골라 428쪽에 담았다.

이 책은 노래와 가수의 이야기를 통해 개인의 삶과 시대의 기억을 함께 살핀다. 이미자, 나훈아, 김민기, 정태춘, 조용필, 김광석부터 BTS와 잔나비까지 국내 대중음악의 여러 세대를 아우른다. 비틀스, 퀸, 아바, 밥 딜런 등 해외 음악가와 『시네마 천국』,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등 영화 속 음악도 함께 다룬다.

저자는 노래가 탄생하고 사랑받는 과정에 가수의 삶과 시대의 풍경을 연결한다. 여기에 방송 현장에서의 경험과 일상에서 길어 올린 생각을 더해 사랑과 이별, 청춘과 우정, 좌절과 희망, 나이 듦과 나눔을 이야기한다. 독자는 익숙한 노래를 새로운 시선으로 만나며 자신의 경험과 기억을 돌아보게 된다.

책은 △그 시절, 노래가 우리를 불렀다 △청춘은 기타를 들고 왔다 △스타가 태어나고 시대가 바뀌었다 △한 노래에 한 사람의 인생이 있다 △세계의 노래도 우리의 추억이 되었다 △노래는 다시 돌아온다 등 여섯 부로 구성됐다.

각 부에서는 지난 시대를 함께한 노래, 청춘과 저항의 목소리, 스타와 대중문화의 변화, 한 곡에 담긴 개인의 삶, 세계인이 공유하는 음악의 기억, 세월을 건너 다시 불리는 노래를 조명한다. 장르와 세대가 다른 음악들을 ‘사람과 삶’이라는 관심으로 연결한 구성이 특징이다.

주철환 특유의 언어 감각도 읽는 즐거움을 더한다. “행복은 높은 곳보다 넓은 곳에서 주로 서식한다”, “가창력은 감탄의 범주지만 호소력은 감동의 영역” 등의 글 제목은 음악에서 출발해 삶의 태도로 이어지는 이 책의 성격을 보여준다. 재치 있는 표현과 따뜻한 시선으로 독자의 공감을 이끌어 낸다.

제목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이루어질 수없는 사랑』은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음악을 다룬 수록 글 중에서 가져왔다. 책은 제목에 담긴 애틋함에서 출발해 사랑과 이별뿐 아니라 도전, 상실, 연대와 희망으로 시야를 넓힌다.

추천 글을 쓴 가수 윤형주는 “그의 청년 시절 사진을 본 일이 있는데, 그건 분명 내가 잃어버린 사진이었다.”며, “음식은 몸이 되지만, 음악은 마음이 된다. 주철환이 청년의 얼굴을 유지하는 까닭도 거기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고 했다.
또 김창남 성공회대 명예교수·문화평론가는 “주철환, 그는 늘 호기심 어린 눈으로 세상을 보고 해맑은 표정으로 사람을 만나며 가슴을 열어 노래를 듣는다.”며 “그 속에서 흥미롭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건져내는 그는 ‘천상 이야기꾼’”이라고 표현했다.

MBC의 레전드 pd로 평가받는 주철환은 국어 교사를 거쳐 MBC에서 17년간 TV 프로듀서로 일했다. 「장학퀴즈」, 「퀴즈아카데미」, 「우정의 무대」, 「일요일 일요일 밤에」,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 「대학가요제」 등을 연출했다. 이후 이화여자대학교 교수, OBS 경인방송 사장, JTBC 대PD,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 아주대학교 교수를 지냈다.
『PD는 마지막에 웃는다』, 『사랑이 없으면 희망도 없다』, 『인연이 모여 인생이 된다』, 『재미있게 살다가 의미 있게 죽자』 등 16권을 집필했으며, 자칭 ‘노래채집가 겸 생활 음악인’으로 두 장의 창작 음반을 발표했다. 조용필의 「도시의 오페라」 작사에도 참여했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이루어질 수없는 사랑』은 음악에 얽힌 추억을 되새기고 싶은 독자와 대중문화를 통해 삶을 생각해 보고 싶은 독자에게 즐거움과 사색의 시간을 선사할 책이다.

책 속에서

그 시절이 사라졌다고 그 노래마저 사라진 건 아니다
이미자, 여자의 일생

‘꽃으로 퉁 칠 생각하지 마라’는 엄마의 현수막이 웃음을 자아낸다. 가수 현철의 성대모사 가수 이름(현찰)도 떠오른다. 이제 어버이날 최고의 선물은 용돈으로 굳어졌다. 올해엔 받기 싫은 선물 순위도 공개됐다. 케이크와 꽃다발이 2, 3위에 올랐다. 먹고 나면 그 뿐, 시들고 나면 그 뿐이기 때문일까. 놀랍게도 1위는 ‘책’이었다. ‘눈이 잘 안 보여서’라는 건강상 이유보다는 ‘열심히 살라는 압박으로 느껴져서’라는 심리적 저항이 더 컸다.

‘열심히’보다는 ‘즐겁게’ 살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니 음악동네에선 콘서트 티켓이 인기다. 어버이날부터 사흘에 걸쳐 세종문화회관에서 이 분의 노래인생 60주년을 기념하는 음악회가 열리고 있다. 어느 누가 60년 전 데뷔하고도 여전히 노래할 수 있으며, 또 관객을 모을 수 있단 말인가. 그 분, 이미자다. 트로트가수가 ‘격조 높은’ 무대에 선다는 걸 반대해 이사직을 사퇴한 분까지 계셨다는 뉴스는 이제 ‘격세지감’ 리스트로 이동했다.

이미자는 1989년 데뷔 30주년을 맞이해 대중가수 최초로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올랐고 그로부터 또 30년이 흐른 후 바로 그 무대에서 열창 중이다.
‘밤하늘에 잔별 같은 수많은 사연/ 꽃은 피고지고 세월이 가도/ 그리움은 가슴마다 사무쳐오네‘(’그리움은 가슴마다‘ 중) 사연 중에 가장 많은 사연은 말못할 사연이라 했던가. 초등학교시절을 시장에서 보냈는데 가게마다 일손을 돕는 누나 한 명씩은 있었다. 지금은 사라진 말이 됐지만, 기억에 남는 ‘식모’누나가 있다. 예뻤고 친절했다. 동네 배달 청년들에게도 ‘인기짱’이었다.

어느 날 쌀집총각이 내게 과자봉지와 함께 봉투 한 장을 건네며 누나에게 전해달라고 부탁했다. 어린 나이에도 연애편지라는 건 눈치 챘다. 누나는 뜯어볼 생각을 안 했다. 그 후에도 몇 장 더 전달했는데 누나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누나는 차마 하기 힘든 고백을 했다. 답장을 안 하는(못하는) 이유가 마음이 없어서가 아니라 글을 읽지 못해서였던 것이다.

문맹자라고 사랑조차 눈멀라는 법이 있던가. 드디어 내가 대필작가로 데뷔하는 순간이 왔다. 누나가 은밀히 마음을 펼치면 나는 예쁜 글씨로 받아 적었다. 가끔은 열 살 소년의 상상력이 추가되기도 했다. 이 때부터 음악이 등장한다. 그 당시 라디오를 틀면 ‘헤일 수 없이’ 뿜어져 나오던 노래가 있었으니 그게 바로 이미자의 ‘동백아가씨’였다. 감정이 풍부한 누나는 ‘그리움에 지쳐서 울다 지쳐서’ 부분에선 실제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동백꽃잎에 새겨진 사연/ 말 못할 그 사연을 가슴에 묻고/ 오늘도 기다리네 동백 아가씨’ 지금도 동백꽃 우거진 뜰에 가면 누나의 마음이 보일 듯하다.

올해 9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 촬영상,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로마’는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유년시절 함께 살았던 ‘식모’누나 이야기다. 만약 내가 비슷한 영화를 만든다면 이미자의 노래가 대거 등장할 것 같다. 소년은 누나에게 묻는다. ‘흑산도 아가씨’는 왜 ‘애타도록 보고픈 머나먼 그 서울을/ 그리다가 검게 타버린’ 걸까. ‘산새도 슬피 우는/ 노을 진 산골에/엄마구름 애기구름 정답게 가는데’ 도대체 ‘기러기 아빠’는 어디로 사라진 걸까.

그 시절이 사라졌다고 그 노래마저 사라진 건 아니다. 스토리와 함께 남는 노래는 시들지 않는다. ‘우리가 글을 몰랐지 인생을 몰랐나’라는 부제가 붙은 ‘순천 할매들 여자의 일생을 이야기하다’를 읽다가 기억의 회로가 1968년에 잠시 멈췄다. 그해 MBC 10대 가수 청백전은 세종문화회관의 전신인 서울시민회관에서 열렸다. 이미자는 가수왕(최고인기가수)으로 뽑혔고 최고인기가요로 ‘여자의 일생’이 선정됐다. 지금의 시대 분위기로 가사를 음미해보면 난센스 같다. 하지만 주어를 사람으로 바꾸면 여전히 ‘헤아릴 수 없는 설움/ 혼자 지닌 채/ 고달픈 인생길을 허덕이면서’ 살아가는 이웃들은 여전히 많다.

운명을 사랑하죠. 음악이 운명이니까요
잔나비,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

‘꿈꾸는 빈센트’는 ‘두 아들의 아빠이자 행복한 직장인’이다. 그 분의 블로그를 우연히 엿보게 됐다. “첫째아들은 엑소세대, 둘째아들은 BTS세대라고 한다. 신해철, 015B 세대인 아빠가 이해 못 하는 게 당연한 거 같다.” ‘마요네’는 ‘집안일과 육아의 틈바구니에서’ 허덕이는 주부다. 이 분에게 “음악은 여전히 세대를 뛰어넘고 누군가의 가치관에 불을 놓는 변화무쌍한 현실의 바로미터다.”
음악동네엔 동사무소가 따로 없다. 등기부 등본도 없다. 음악을 사랑하는 누구나 주민이 될 수 있다. ‘만나면 좋은 친구’가 될 것 같은 예감의 두 블로거가 요즘 한 밴드에 꽂혔다. ‘마요네’님의 말을 옮기면 “1990년대에 태어나 1970년대를 떠받치고 살던 나보다 더 복고를 연상시키게 하는 그들의 정서, 영롱한 멜로디(중략). 나혼산의 이슈를 뛰어넘은 그들의 음악은 여전히 충격적이다.” 참고로 ‘나혼산’은 산이 아니다. 이 밴드의 보컬이 출연한‘ 나 혼자 산다’라는 프로그램이다. ‘그럼에도 내 사랑은/ 또 같은 꿈을 꾸고/ 그럼에도 꾸던 꿈을/ 난 또 미루진 않을 거야’(‘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 중)
동네 친구(경기도 분당의 서현동, 이메동)인 그들의 팀 이름은 잔나비다. 멤버 5명이 모두 잔나비띠(92년생)다. 관심의 시작은 드라마OST였다. 노희경 작가의 ‘디어 마이 프렌즈’(tvN)는 오래된 우정을 그린 명작인데 엔딩곡이 나를 사로잡았다. ‘앙칼진 바람도/ 그 나름대로 매력이 있다구요/ 언제나 난 니 곁에서 함께 해줄게’ 노래제목인 ‘얼마나 좋아’는 내가 평소에 자주 쓰는 말이다. 이 말을 쓰면 좋은 일들이 생길 거라는 믿음이 있다. ‘
YWCA가 뽑은 좋은 TV프로그램상’ 심사를 하면서 시상식에 잔나비를 부르자고 제안했다. 형제 같은 친구들이어서인지 산울림(3형제)에 두 명 더 추가된 느낌이었다. 소박했고 건강했다. 내가 작사, 작곡한 ‘도시재생 캠페인송’을 불러달라고 요청했더니 흔쾌히 수락했다. 순식간에 친구가 됐다.
지금 이 친구들은 세계적인 그룹 BTS와 나란히 서있다. 각종 음원차트와 KBS2‘뮤직뱅크’, MBC‘쇼 음악중심’ 등 순위프로그램에서 1, 2위를 다툰다. ‘작은 것들을 위한 시’(BTS) 옆에 작은 것들의 반란이 일어난 모양새다. 보컬 최정훈을 만나서 어떤 느낌이냐고 물었다. “BTS와는 동지죠.” 어떻게 동지가 됐을까. “운명을 사랑하죠. 음악이 운명이니까요.” 동지(同志)란 존경과 흠모의 정을 나타내는 말이다. BTS의 리더 RM도 트위터에서 호의를 표했다. ‘창을 열고/ 세상 모든 슬픔들에게 손짓을 하던 밤/ 노래가 되고/ 시가 될 수 있을 만큼/ 그만큼만 내게 오길’ (잔나비 ‘나의 기쁨 나의 노래’ 중)
드라마를 보면 차 안에서 음악을 공유하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사랑이 움트기 쉬운 온도와 습도다. 잔나비 정훈도 차 안에서 엄마랑 함께 들은 음악이 원기소가 됐다. “6학년 때 들은 엘튼 존의 ‘굿바이 옐로 브릭로드’가 정말 좋았어요.” 가사에 ‘이 소년은 블루스를 노래하기에 너무 어리다(This boy's too young to be singing the Blues)는 부분이 나오는데 지금 이 청년은 블루스를 차분하게 뛰어넘어 빈티지로 이동하는 중이다.
노래는 동심원 같다. 중심이 같으니 다시 노래로 만난다. ‘생일 선물로 받았던 기타/ 산울림의 노래들을 들으며/ 우리도 언젠간 그렇게 노래하고 싶었지’(동물원 ‘우리가 세상에 길들기 시작한 후부터’ 중) 드디어 2016년(잔나비 해)에 SBS FM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에 출연했는데, 산울림 김창완이 다섯 청년들에게 이런 글을 써주었단다.
“내 청춘이 잔나비탈을 쓰고 대성리 강변숲에서 춤을 추고 있는 것 같다.” 청춘의 본좌가 하사(?)한 글을 엄마에게 자랑하던 그날은 스스로 본좌가 된 느낌이었을 것이다. ‘어디쯤 왔을까 우리들은/ 이대로 멈출 진 모른대도/ 얼마나 좋아/ 오! 얼마나 좋아’

담에 기대거나, 담을 넘거나, 담을 부수거나
이상은, 담다디

‘지금 이 순간 마법처럼/ 날 묶어왔던 사슬을 벗어 던진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에 ‘지금 이 순간’(This is the moment)이 있다면 ‘노트르담 드 파리’에는 ‘대성당들의 시대’(Le Temps Des Cathedrales)가 있다. ‘때는 1482년/ 욕망과 사랑의 이야기/ 우리는 무명의 예술가/ 제각각의 작품으로/ 이야기를 들려주려 해/ 훗날의 당신에게’

2018년 달력을 내리기 전에 두 명의 ‘예술가’를 30년 전 기억 속에서 소환한다. 때는 1988년 8월 6일과 12월 24일, 장소는 춘천 남이섬과 올림픽 체조경기장. 그 곳에서 무명의 남녀가 마법처럼 스타로 변신한다. 1977년 대학가요제로 시동을 건 거대방송사 MBC는 10년 넘게 계절과 무대를 바꿔가며 여름은 강변에서, 겨울은 체육관에서 ’대학생들의 시대’를 연장해 왔다. 그 한복판에 오늘 다시 만나는 이상은과 신해철이 있다. 그들이 ‘내 육신마저 내 영혼마저 다 걸고(중략) 애타게 찾던 절실한 소원’(‘지금 이 순간’ 중)은 이루어졌을까. 노래는 정점을 향해 치닫는다. ‘내 마음속 깊이 간직한 꿈/ 간절한 기도 절실한 기도/ 신이여 허락하소서’

‘욕망과 사랑의 이야기’가 하늘에 닿으려면 사도와 신도의 역할이 중요하다. 사도는 무명의 예술가를 은하계로 편입시킨다. 이른바 은하계의 입학사정관이다. 신도는 제각각의 스타를 찾아 ‘저 별은 나의 별 저 별은 너의 별’을 부르다가 밤을 보내고 아침을 맞는다. 일부는 ‘한낮에 찌는 더위’에 짓눌려 한때 자신이 따르던 별의 종적에 대해서조차 가물가물해진다. 혜성처럼 나타났다가 유성처럼 사라진 별들의 숫자가 그 얼마더냐. 사도는 빛의 밝기(영향력)와 끈기(생명력)를 예의주시하며 ‘유리와 돌 위’에 별과 별똥별의 이름을 나누어 새긴다. ‘한국대중음악명반 100’이 그런 사료(史料)인데 신해철과 이상은의 이름은 기록물에 9위와 10위로 랭크돼 있다. 누군가에게 별들의 고향은 별들의 무덤이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윤동주 ‘별 헤는 밤’ 중) 별들은 불면의 밤을 겪는 신도들의 가슴 속에서 차분히 위로의 말을 건넨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스타 프레디 머큐리는 탄자니아의 자치령 잔지바르에서 태어났다. 의식의 지도는 탄자니아 서부에 있는 ‘야생의 초원, 세렝게티’로 나를 이끈다. 비를 맞으며 카메라를 응시하던 새끼사자의 눈빛을 잊을 수 없다. 이 시점에서 왜 세렝게티를 떠올리는가. 이상은의 마음속 소리를 들은 후부터다. 사자는 동물원에도 있고 야생의 정글에도 있다. 동물원의 사자는 제 때 먹이를 먹을 수 있고 성가신 하이에나로부터도 자유롭다. 길들여진 사자는 그 대가로 관객들에게 자신을 보여줘야 한다. 전혀 보여주고 싶지 않을 때조차도 말이다.

인물백과(나무위키)에서 이상은을 소개하는 첫 줄은 어마어마하다. ‘대한민국 가요계의 전무후무한 캐릭터이자 대한민국 싱어송라이터계의 한 획을 긋는 아티스트’. 겉보다 속으로 들어가 보자. "지금 생각해 보면 '담다디' 때 나는 꼭 명절에 친척들 앞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어린아이 같았다. 나중엔 너무너무 창피하고 화가 났다.“ 주변은 ‘온통 뜯어먹으려고 덤비는 사람들’로 들끓었다. 그때의 심정이 첫 자작곡인 ‘아오아오아’에 담겨 있다. ‘빨간 꽃 단 저 아가씨/ 숲에 숨어 또 우네/ 달빛 아래 저 아가씨/ 몰래몰래 또 우네’

”사방이 그렇게 변해버리는 순간, 내 영감의 근원이랄까, 그런 게 다 없어져버렸어." 아이돌의 처지와 심정은 그때나 지금이나 비슷할 성싶다. ‘꼭 그렇진 않았지만/ 구름 위에 뜬 기분이었’을 것이다.(산울림 ‘아마 늦은 여름이었을 거야’ 중) 가라앉을 걸 예측하면서 거기 그러고 있다면 내동댕이쳐질 준비도 해야 한다.
스타시스템에 갇힌 ‘달빛아가씨’의 위기감이 고백 속에 절절하다. “마치 큰 파도에 떠밀려 가는 느낌이었다. 내가 아무리 허우적거려도 '담다디 담'이었다.” 이제 그의 선택은 담에 기대거나, 담을 넘거나, 담을 부수거나 셋 중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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