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우리는 고독하고 무력하게 낯선 세계에 던져져 있다”
왜 우리는 끝없이 불안하고 고독한가
에리히 프롬은 인간에게 주어진 무한한 자유가 불안과 고독을 유발한다고 분석한다. 물질적 풍요와 여가를 즐기며 자유롭게 사는 지금, 인류가 쟁취한 자유의 역사는 절정에 이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모든 것을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부담스러운 짐으로 느껴질 때 자유는 더 이상 자유가 아니게 된다. 이때 인간을 지배하는 부정적 감정들에서 벗어나기 위해 종교나 정치이데올로기와 같은 새로운 비이성적인 권위에 자신을 내맡기며 스스로 자아와 자유를 포기한다.
이 책에서는 르네상스 시대에서 자본주의 시대까지, 다양한 형태의 자유로부터의 도피가 일어난 역사적 장면들과 함께 인간의 심리에 대한 에리히 프롬의 통찰을 확인할 수 있다. 프롬은 날카로운 지성으로 인간이 가진 역설성을 가감 없이 드러낼 뿐 아니라, 아픈 사회와 현실을 철저히 변혁할 것을 제언한다. 만약 프롬이 지금의 한국 사회를 본다면 소유욕과 소비주의에 사로잡힌 우리를 향해서도 변혁만이 우리 개개인이 자신의 삶의 진정한 주인이 되는 길이라고 강조할 것이다.
이처럼 에리히 프롬은 현상을 분석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그의 철학은 그렇다면 우리는 이를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에 대한 치유의 단계로 나아간다. 프롬은 인간 스스로가 고독하고 무력하게 낯선 세계에 던져져 있다고 느낄 때 갖게 되는 욕망이 있다고 말한다. 인간은 이러한 욕망을 생산적으로 충족할 때, 다시 말해 ‘사랑’과 ‘지혜’ 같은 자신의 이성적인 잠재능력을 충분히 구현함으로써 행복해질 수 있다. 인간 본성의 법칙에 따라 자신의 능력을 전개해야 한다고 말하는 프롬의 제언처럼, 우리는 자신의 힘으로 완전한 자유와 자아를 회복할 때 비로소 인격적으로 성숙하고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왜 여전히 프롬을 읽어야 하는가
프롬의 철학이 갖고 있는 영원한 현재성
『참을 수 없이 불안할 때, 에리히 프롬』은 프롬의 철학이 그렇듯, 가장 쉬운 언어로 그의 철학을 소개한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프롬과 그의 철학을 이해하는 동시에 우리의 내면과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을 다시금 돌아보게 된다. 물질적이고 허황된 가치가 최고로 대접받는 세상이 아닌 휴머니즘을 실현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어떤 태도로 세상을 대면하고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으로까지 사유가 확장되는 것이다. 이 책은 바로 이 지점, 즉 ‘자유로부터의 도피’하는 비틀린 과거의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경계해야 하며, 프롬의 철학에서 무엇을 발견하여 우리 삶에 적용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하는 점에서 프롬 철학의 현재성이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에도 여전히 프롬이 유의미한 이유이며, 그의 철학은 이토록 화려한 시대를 살아가는 고독한 우리에게 위로가 되고 격려가 되어줄 것이다. 프롬의 철학은 살아 있다. 그것이 우리가 프롬을 읽어야 하는 단 하나의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