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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카밀라
카밀라는 카밀라니까 카밀라 _011
사과라고 해도, 어쩌면 홍등이라고도 _032
파란 달이 뜨는 바다 아래 오로라물고기 _049
평화와 비슷한 말, 그러니까 고통의 말 _065
바다의 파랑 속에 잠긴 도서실 _084
얼마나 오래 안고 있어야 밤과 낮은 _098
제2부 지은
검은 바다를 건너간다는 것은 _117
우리들의 사랑 이야기, 혹은 줄여서 ‘우리사이’ _131
짧게 네 번, 길게 세 번, 짧고 길고 길고 짧게, 짧게 한 번 _144
지나간 시절에, 황금의 시절에 _157
태풍이 불어오기 전날의 검모래 _170
그대가 들려주는 말들은 내 귀로도 들리고 _184
제3부 우리
적적함, 혹은 불안과 성가심 사이의 적당한 온기 _207
날마다 하나의 낮이 종말을 고한다 _220
나한테는 날개가 있어, 바로 이 아이야 _234
저기, 또 저기, 섬광처럼 어떤 얼굴들이 _250
특별전: 가장 차가운 땅에서도
1. 1985년 6월 무렵, 금이 간 그라나다의 뒷유리창 _263
2. 1986년 3월 무렵, 에밀리 디킨슨의 시 _273
3. 2012년의 카밀라, 혹은 1984년의 정지은 _284
작가의 말 _286
저자 소개
저자 김연수는 경북 김천에서 태어나 성균관대 영문과를 졸업했다. 1993년 『작가세계』 여름호에 시를 발표하고, 1994년 장편소설 『가면을 가리키며 걷기』로 제3회 작가세계문학상을 수상하며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빠이, 이상』으로 2001년 동서문학상을, 소설집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로 2003년 동인문학상을, 소설집 『나는 유령작가입니다』로 2005년 대산문학상을, 단편소설 「달로 간 코미디언」으로 2007년 황순원문학상을, 단편소설 「산책하는 이들의 다섯 가지 즐거움」으로 2009년 이상문학상을 수상했다. 그 외에 장편소설 『7번국도 Revisited』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밤은 노래한다』 『원더보이』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소설집 『스무 살』 『세계의 끝 여자친구』 『사월의 미, 칠월의 솔』, 산문집 『청춘의 문장들』 『여행할 권리』 『우리가 보낸 순간』 『지지 않는다는 말』 『소설가의 일』 『대책 없이 해피엔딩』(공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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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출판사 서평
타인에게는 내가 짐작할 수 없는 아득하고 깊은 부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거기서 멈춰 서 타인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포기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김연수의 소설은 바로 여기에서부터 시작된다?. 우리에게는 서로가 건너기 힘든 아득한 심연이 있고,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이해하려는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는 것. ‘나’라는 일인칭 세계에서 ‘너’라는 타인에게로 시야를 넓혀온 작가는,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에 이르러 ‘나’와 ‘너’, 그리고 ‘우리’ 그 전체를 조망한다.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너를 생각하는 것은 나의 일...
타인에게는 내가 짐작할 수 없는 아득하고 깊은 부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거기서 멈춰 서 타인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포기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김연수의 소설은 바로 여기에서부터 시작된다. 우리에게는 서로가 건너기 힘든 아득한 심연이 있고,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이해하려는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는 것. ‘나’라는 일인칭 세계에서 ‘너’라는 타인에게로 시야를 넓혀온 작가는,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에 이르러 ‘나’와 ‘너’, 그리고 ‘우리’ 그 전체를 조망한다.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너를 생각하는 것은 나의 일이었다”
태어난 지 일 년도 안 돼 한국에서 미국으로 입양되어 작가로 자란 카밀라 포트만이라는 한 여자가 있다. 자신의 이름이 어째서 카밀라인지에 대한 물음에 “카밀라는 카밀라니까 카밀라인 거지”라는 무책임한 대답 말고는 들을 수 없는, 불완전한 과거조차 갖고 있지 못한 여자가 말이다. 카밀라는 양부에게서 건네받은, 앳돼 보이는 여자가 어린아이를 안고 동백나무 앞에 서 있는 사진 한 장에 의존해, 자신의 과거를 알기 위해 한국 진남으로 향한다. 하지만 카밀라의 기대와는 달리 막상 진남에 도착했을 때, 자신의 과거와 친부모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들은 약속한 듯 진실을 감추려 든다. 그리고 진실에 가닿기 위한 모든 것이 가로막힌 상황에서 카밀라는 포기하고 미국으로 돌아가는 대신, 한번 더 용기를 내기로 결심한다.
2012년 현재에서 카밀라가 태어난 해인 1988년으로 거슬러올라갔을 때 떠오른 진실은 섬뜩하고 고통스러운 것이었다. 친오빠의 아이를 낳았다는 추악한 소문에 휩싸인 채 모두의 외면 속에서,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아이를 입양 보내게 되었다는 것. 그리고 그 불경한 소문은, 그 나잇대 여자아이들 사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주 사소한 질투심에서 시작되었다는 것. 무엇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카밀라의 엄마 정지은은, 외롭게 바닷속으로 몸을 던질 수밖에 없었다는 것. 점점 진실에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고개를 돌리고 싶어지는 사실들만이 떠오르지만 카밀라는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그 심연 속으로 걸어들어간다. 엄마가 자신을 낳았기 때문에 자신이 존재할 수 있는 것처럼, 자신이 엄마를 계속해서 생각하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을 때 엄마 역시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는 날개가 필요한 것이죠”
진실을 알기 위해 ‘나는 최선을 다할 거야’라고 말하며 달려가던 정지은과 카밀라의 목소리가 교차되면서, 그것을 감추려 눈을 감았던 ‘우리’라는 존재의 나약함과 비겁함이 반대편에서 떠오른다. 하지만 어렸기에 나약했던, 지킬 것이 많아 비겁했던 ‘우리’는 각자가 알고 있던 진실에 대해 조금씩 말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각자의 진실이 겹치면서 이십오 년 동안 묻혀 있던 커다란 이야기가 서서히 떠오르기 시작한다. 하지만 결말에 이른다 해서 카밀라의 친부가 과연 누구인지에 대해 우리가 명확하게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확신과 정답으로 가득한 세계만이 진실이 아니라는 것, 카밀라 혹은 우리가 그 다양한 경우 중에서 선택해서 받아들이는 것 역시 진실일 수 있지 않을까.
한편, 카밀라가 작가라는 점을 고려할 때, 기나긴 지난함을 거쳐 진실에 가닿으려는 몸짓은 한 편의 소설을 써내려가는 과정으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소설이란, 바닷속에 가라앉아 온기도 질감도 느낄 수 없는 대상을 향해, 그럼에도 끝끝내 다가가 잠시나마 서로가 맞닿는 것이라고 말이다. 죽은 정지은과 그의 딸 카밀라가 결국 만나게 되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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