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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권 ]

책을 펴내며
프롤로그_ 바람이 붑니다, 이제 대붕의 등에 탈 시간입니다

1부 대지를 뛰어올라

1 철학을 위한 찬가 - 황천 이야기
2 사랑의 비극을 막는 방법 - 바닷새 이야기
3 소요하라, 당신의 삶을! - 빈 배 이야기
4 바람이 분다, 그러니 살아야겠다! - 대붕 이야기
5 소인의 힘, 소인의 권위 - 윤편 이야기
6 쓸모없어 좋은 날 - 거목 이야기
7 허영, 애달파하기에는 너무나 치명적인 - 미인 이야기
8 세계는 하나가 아니라네 - 손약 이야기
9 타자와 함께 춤을 - 포정 이야기
10 텅 빈 하늘의 바람 소리 - 바람 이야기
11 자유로운 공동체를 꿈꾸며 - 네 선생 이야기
12 보편적인 것은 없다 - 동시 이야기

2부 물결을 거스르며

13 선과 악을 넘어서 - 위악 이야기
14 왓 어 컬러풀 월드(What a Colorful World)! - 마음 이야기
15 여유와 당당함의 비법 - 사생 이야기
16 인과율을 가로지르며 - 그림자 이야기
17 자유를 품고 사는 삶 - 지리소 이야기
18 신과 영혼에 대한 애달픈 갈망 - 진재 이야기
19 광막지야에서 장자가 본 것 - 성심 이야기
20 몸과 마음이 교차하는 신명 - 취객 이야기
21 바로 여기다, 더 나아가지 말라! - 하나 이야기
22 타자에 주파수를 맞춰라 - 심재 이야기
23 형이상학이라는 깊은 늪 - 논변 이야기
24 열자는 이렇게 살았다! - 열자 이야기
저자 소개
저자 : 강신주
철학과 삶을 연결하며 대중과 가슴으로 소통해온 ‘사랑과 자유의 철학자’. 동서양 철학을 종횡으로 아우르며 냉철하면서도 따뜻한 인문학적 통찰로 우리 삶과 시대를 관통하는 주제들에 다가가고 있다.
지은 책으로 『강신주의 장자수업 1, 2』 『한 공기의 사랑, 아낌의 인문학』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공저) 『강신주의 역사철학·정치철학 3: 구경꾼 vs 주체』 『강신주의 역사철학·정치철학 1: 철학 vs 실천』 『철학 vs 철학: 동서양 철학의 모든 것』 『강신주의 노자 혹은 장자』 『매달린 절벽에서 손을 뗄 수 있는가?』 『강신주의 감정수업』 『철학이 필요한 시간』 『상처받지 않을 권리』 『망각과 자유: 장자 읽기의 즐거움』 『장자, 차이를 횡단하는 즐거움 모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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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남에게 쓸모 있는 길을 갈 것인가, 나를 위한 길을 갈 것인가

장자가 살았던 전국시대는 치열한 경쟁 시대였다. 군주들은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인재 등용에 혈안이 되었고, 자신을 위한 인재가 되어줄 이에게 명예와 권력, 부를 약속했다. 그런 상황에서 제자백가들은 자신의 말을 따르면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책은 바로 여기서 ‘길’, 즉 ‘도(道)’라는 말이 등장했다고 말한다. 2,500년 전의 인재 논리를 보면, 21세기 오늘날의 경쟁 논리에 뛰어든 우리의 삶과 비슷하다. 저자는 ‘경쟁과 인재의 논리’는 장자의 시대에서나 지금 시대에서나 여전히 유효한 강력한 이데올로기라고 말한다. 아니, 전국시대에는 지배계급에서나 그 논리가 국한되었지만, 오늘날은 모든 사람에게 통용되었으니 더 확대되었다고 할 수 있다고 저자는 꼬집는다.
장자는 전국시대의 쓸모와 인재의 논리를 문제 삼고 극복하려고 한 철학자였다. 그는 쓸모가 사실은 우리 삶을 파괴할 수 있고, 쓸모없음이 우리 삶을 풍성하게 만들 수 있다고 역설했다. 무엇보다 쓸모 있는 사유란 국가나 자본이 요구하는 사유에 지나지 않는다고 저자는 말한다. 더 많은 돈을 벌고 더 높은 지위에 오를 수 있게 해주는 사유야말로 국가를 위한, 자본을 위한 사유이지 진정 나를 위한 사유, 인간을 위한 사유가 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2,500년 전 장자의 사유를 통해 ‘남에게 쓸모 있는 길을 갈 것인가’ 아니면 ‘나를 위한 길을 갈 것인가’라는 질문을 우리에게 던진다.
이 책은 『장자』 원문 중 우리 시대에 꼭 필요한 48가지 이야기를 선별하여 강렬한 해석으로 장자를 21세기 우리 삶에 직면시킨다. 회사에, 나라에, 자본에, 심지어 가족에게까지 그 쓸모를 보이지 못하면 나의 가치를 잃어버린다는 강박으로 오늘도 쓸모를 증명하기 위해 집 밖을 나서는 이들을 위한 삶의 긍정과 자존감을 되찾게끔 하는 책이다.

타자(他者)를 만나지 못하면 우리 삶은 완성되지 않는다

장자는 타자를, 그리고 타자와의 관계를 고민했던 철학자다. 저자는 그런 장자를 한마디로 ‘타자의 철학자’라고 정의한다. 장자는 ‘타자’라는 개념을 통해 당 시대의 우상 공자(孔子)를 정면으로 비판하기도 한다. 공자의 명언“내가 원하지 않는 것을 남에게도 하지 말라(己所不欲 勿施於人)”를 두고, 장자는 ‘하지만 내가 원하는 게 타자가 원하는 것과 같을 수 있을까?’라고 되묻는다. 내가 원하는 것을 타자가 원하고, 내가 원치 않는 것을 타자가 원치 않는 관계란 거의 없다는 것을 우리는 익히 알고 있다. 오히려 내가 원하는 것을 타자가 원치 않고, 타자가 원하는 것을 내가 원치 않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그래서 장자는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그 누군가가 원하는 것을 해주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저자는 장자의 충고를 받아들인다면 우리 삶은 완전히 뒤바뀔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어머니, 아버지, 남편, 아내, 딸, 아들, 선배, 후배 등등 나를 둘러싼 모든 관계가 파괴가 아닌 사랑으로 나아갈 수 있다.
타자와 만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물리적으로 만난다고 만난 것일까? 이 책은 스피노자의 『에티카』를 빌려, 타자를 만나면 우리에게 두 가지 감정 즉, 기쁨과 슬픔이 든다고 설명한다. 타자를 만났을 때 기쁨도 슬픔도 느끼지 않는다면 타자를 만나도 사실 ‘만났다’고 볼 수 없다. 지하철에서 직장에서 식당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지만 우리는 그들과 만나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집으로 돌아가 남편을, 아내를, 아이를 봐도 어떤 감정도 일어나지 않는다면? 그렇다면 우리는 진정한 의미의 만남을 하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오상아(吾喪我), 나를 비울 때 타자와 마주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타자와 만날 수 있을까? 저자는 장자의 그 유명한 말 ‘오상아(吾喪我, 나는 나 자신을 잃었다)’를 통해 타인과 마주칠 수 있는 가능성을 이야기한다. 자신을 비운다는 것, 자신을 잃는다는 것은 내 안의 소유욕과 자의식을 없앤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나는 똑똑해’‘나는 남자(여자)야’ ‘나는 돈이 많아’ ‘나는 섹시해’ 등등 내 속을 가득 메운 생각과 자의식이 사라질 때 그 자리에 타자가 들어설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는 것이다.
저자는 막연하기만 한 오상아 개념을 바람 소리를 비유로 들어 설명한다. ‘바람 소리’‘물 흐르는 소리’ ‘숨 쉬는 소리’ 등등 우리가 듣는 소리들은 무언가의 마주침에서 일어난다. ‘어떤 구멍’과 ‘어떤 바람’이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마주침의 소리는 누구로부터 났을까? 바람일까? 구멍일까? 정답은 바람과 구멍 둘 다이다. 구멍이 막혀 있으면 바람이 분들 소리가 날 수 없고, 구멍이 비어 있어도 바람이 불지 않으면 소리는 울리지 않는다. 이 둘이 마주칠 때 비로소 소리가 나는 것이다. 저자는 말한다. 우리를 포함한 모든 탄생과 변화도 이러한 마주침의 효과라고. 그런데 내가 속이 꽉 찬 죽순처럼 소유욕과 자의식으로 가득하다면 어떤 바람, 어떤 타자가 나를 스쳐 갈 수 있을까? 그래서 오상아다. 때로는 텅 빈 구멍이 되고, 때로는 바람이 되어, 우리는 타자를 그 구멍에 담거나 타자의 구멍에 들어가야 비로소 만나 소통할 수 있다.

문맥은 오직 하나가 아니다

저자는 장자를 보는 핵심 키워드로 하나는 ‘타자’를 또 하나는 ‘문맥’을 든다. 장자가 바라보는 세계는 단수가 아니라 복수다, ‘이것만이 원칙이야’라는 모든주의(all-ism)가 아니라 ‘세상은 다양하고 복잡한 문맥들도 가득해’라고 생각하는 쪽이다. 반대로 모든주의에는 날을 세웠다. 모든주의는 우리 각자의 단독성(singularity)을 사장하고 우리에게 열렸던 타자의 구멍을 다시 닫히게 만들 뿐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를 두고 책에서, 문맥의 일원화를 ‘문맥 단수주의’, 문맥의 다양성을 ‘문맥 복수주의’라고 쓰고 있다. 부국강병과 입신양명이 하나의 절대적 원칙으로 통용되던 2,500년 전 전국시대처럼 개인의 성공과 부의 달성이 21세기 자본주의 시대에 절대적 신념이 되었듯, 우리의 삶 역시 장자가 말한 문맥 복수주의에는 멀어져 있다. 저자는 철학자로 살아오면서 그 심각성을 여실히 느껴왔다. 쓸모의 논리가 팽배한 세계가 유일한 세계라고 생각한다면, 그 세계에서 자신이 쓸모없다고 여기는 순간 우리는 절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장자의 문맥 복수주의는 우리에게 희망이 될 수 있다. 지금의 문맥에서 자신이 쓸모없다고 느낀다면, 자신이 쓸모 있어지는 다른 문맥을 만들어보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장자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말한다. 유용이 중요한 것도 무용이 중요한 것도 아니라고. 우리 삶을 긍정하고 더 근사한 방향의 문맥을 찾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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