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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런 사람인 것이다 11
요리에는 기세라는 게 있다 27
아무래도 좋은 일 43
아, 일 안 하고 싶다 60
세계에서 가장 성격 나쁜 인간 77
특별한 건 필요 없어 94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다 110
괜찮을까, 돈도 드는데 127
살아 있는 인간의 생활은 고되다 142
최후의 여자 사무라이 157
요코가 또 저런다 173
정말로 터무니없는 녀석 189
누구냐! 204
늙은이의 보고서 220
생활의 발견 235
해설 사카이 준코 247
옮긴이의 말 253
저자 소개
저자 사노 요코佐野洋子는 1938년 베이징에서 태어났다. 일본 무사시노 미술대학 디자인과를 졸업하고, 독일 베를린 조형대학에서 석판화를 공부했다. 1971년 『염소의 이사』를 펴내며 그림책 작가로 데뷔했고, 2003년에는 학문 및 예술에 공을 세운 이에게 일본 정부가 수여하는 상인 시주호쇼紫綬褒章를 받았다.
주요 그림책으로 『100만 번 산 고양이』 『내 모자』(고단샤 출판문화상 수상) 『아저씨 우산』(산케이 아동출판문학상 추천) 『하늘을 나는 사자』 등이 있고, 산문으로는 『기억하지 못한다』 『하나님도 부처님도 없다』(고바야시 히데오상 수상) 『쿠쿠 씨의 결혼, 키키 부인의 행복』 『나의 엄마 시즈코상』 『문제가 있습니다』 등이 있다.
2010년 72세에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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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부 삶을 안 뒤 더욱 명랑해진 일상
『100만 번 산 고양이』 작가 사노 요코의 ‘음울’하면서 ‘통쾌’한 일기
호기심 많고 솔직하고 자기표현에 인색하지 않다.
안 야무지게 사는 편이 행복하다?.
겨우 먹고 사는 게 적성에 맞는다.
일흔이 되어서도 근사한 남자를 좋아한다.
사람을 사귀는 것보다 자기 자신과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 더 어렵다는 걸 안다.
이렇게 시크한 여자(할머니)를 보았나!
-임경선(칼럼니스트)
전 세계에서 40여 년 동안 꾸준히 사랑받은 밀리언셀러 『100만 번 산 고양이』의 작가이자 일러스트...
시한부 삶을 안 뒤 더욱 명랑해진 일상
『100만 번 산 고양이』 작가 사노 요코의 ‘음울’하면서 ‘통쾌’한 일기
호기심 많고 솔직하고 자기표현에 인색하지 않다.
안 야무지게 사는 편이 행복하다.
겨우 먹고 사는 게 적성에 맞는다.
일흔이 되어서도 근사한 남자를 좋아한다.
사람을 사귀는 것보다 자기 자신과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 더 어렵다는 걸 안다.
이렇게 시크한 여자(할머니)를 보았나!
-임경선(칼럼니스트)
전 세계에서 40여 년 동안 꾸준히 사랑받은 밀리언셀러 『100만 번 산 고양이』의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 일본의 국민 시인 다니카와 ?타로를 남편으로 두었던 사노 요코. 『사는 게 뭐라고』는 2003년부터 2008년, 작가가 세상을 떠나기 2년 전까지 쓴 꼼꼼한 생활 기록이다. 간결하고 독특한 문체가 시원시원한, 한 편의 소설 같은 예술가의 내밀한 삶을 읽는다. 아무래도 범상치 않은 독거 작가 ‘까칠한 언니’의 일상을 살펴본다.
‘침대 반경 50미터 생활자’ 사노 요코의 하루는 마음먹고 또 마음먹어서 겨우 일어나는 것으로 시작한다. 냉장고 속 자투리 재료를 몽땅 냄비에 넣고 때로는 맛있는, 때로는 (말 그대로) 토할 것처럼 맛없는 요리를 한다. 가끔은 아침밥을 먹으러 카페에 가서, 혼자 밥을 먹는 사람들을 몰래 관찰하고 반드시 우스운 점을 찾아내 “저런 걸 볼 수 있다니 살아 있어서 다행이다”라며 호쾌하게 웃는다. 밤새도록 한국 드라마를 보다 턱이 틀어진다. 엄청난 양의 DVD를 사 모으며 ‘뒤늦게’ 재산을 탕진한다. 그러고는 ‘대체 난 어떤 할머니로 보일까’라며 풀이 죽는다. 어느덧 〈겨울연가〉 욘사마에게 푹 빠져서,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남이섬 가로수 길을 걷고 있다. 욘사마가 묵었던 호텔방을 예약하곤 뿌듯한 마음을 전하기도 한다. (수십 종의 머플러를 선보이는 욘사마에 〈가을동화〉 원빈, 〈올인〉 이병헌, 〈호텔리어〉 김승우… 끊임없이 새롭게 사랑에 빠진다.)
암이라고? 2년 뒤면 죽는다고? ‘죽는 날까지 좋아하는 물건을 쓰고 싶다’며 쇼핑에 나선다. 예쁜 부츠를 충동구매하고 마음에 드는 잠옷을 잔뜩 사버렸다. 그러고는 다시 ‘대체 난 어떤 할머니로 보일까’라며 풀이 죽는다. 시한부 선고를 받자마자 상큼한 녹색 재규어로 차를 바꾸고 “아, 나는 이런 남자를 평생 찾아다녔지만 이젠 늦었구나” 한탄하기도 한다. 산다는 것의 생생함, 추함, 괴로움을 찬찬히 바라보다 이내 울적해지고, 우울해하는 것에 질려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친구들을 불러 ‘치매 예방’ 마작을 즐긴다.
시대에 뒤처진 노인들은 모두 이런 식이겠지. 이미 늙었으면서도 젊은이나 요즘 시대를 필사적으로 따라잡으려드는 노인은 볼썽사나워서 싫다.
-156쪽
이 책의 「해설」에서 사카이 준코는 “지금, 노인의 현실은 감춰진 듯합니다. 어쩌면 아직 늙지 않은 사람들이 ‘생기’ ‘교류’ 같은 단어로 노인의 현실을 꾸며내 언젠가 자신도 늙는다는 공포를 잊으려는 것은 아닐는지요”라고 현재를 꼬집는다. 하지만 “독거노인, 스스로 원해서 홀몸이 된” 사노 요코는 누군가에게 기대지도, 삶이나 죽음, 늙어감 그 어떤 것도 우아하게 미화하지 않는다. “문득 돌아보니 나는 요즘 시대에 완전히 뒤처져 있었다. 확실하게 깨달았다. 내 시대는 끝났다. 그리고 나도 끝났다. 이 시대에서는 더 이상 제구실을 못하는 것이다. 이를 어쩌나. 하지만 내 심장은 아직까지 움직이고, 낡아빠진 몸으로도 생명을 부지하고 있다”며 있는 그대로를 보고, 적는다.
결국 이 책에는 ‘인생은 번거롭지만 먹고 자고 일어나기만 하면 어떻게든 된다’는 가장 간단한 진실이 담겨 있다. 사노 요코의 냉소적이고 염세적인 면, 뜨겁고 감상적인 면이 뒤섞인 매일의 기록은 읽는 이의 마음을 한바탕 뒤흔든다.
괴상하면서 웃긴, 짠하면서 박력 있는 글
그야말로 멋진 아티스트의 몹시도 ‘부정적인’ 일상 철학
『사는 게 뭐라고』는 긍정적으로, 활기차게 살아가야 한다는 등 아름답게 꾸민 단어로 사람을 초조하게 만드는 책이 아닌, ‘밥이나 지어 먹자’는 생각이 드는 책이다. 그리고 살아 있으면 언젠가 죽는다는 사실을 다시금 일깨워주는 책이기도 하다. 질긴 개개의 삶, 찬란과 황홀이 좀처럼 찾아오지 않는 삶이 버겁게 느껴지는 순간, 그녀의 거침없는 문장을 떠올리면 소소한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아침에 상쾌하게 벌떡 일어나는 사람들의 기분을 도대체 모르겠다. (27쪽)
늙은이는 공격적이고 언제나 저기압이다. (81쪽)
성격은 병이다. (88쪽)
아, 지구는 망해가고 있다. (196쪽)
늙으면 다들 이렇게 변하는 것일까.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다. (110쪽)
좁은 집구석에서 남자한테 홀딱 반하기도 하고 미친 듯이 화를 내기도 하며 행복하다. (196쪽)
사람은 무력하다. 그리고 모두들 자신이 좋을 대로 살아가고 있다. (212쪽)
전철을 타고 둘러보면 젊고 예쁜 여자 앞에는 반드시 할아버지가 서 있다. (230쪽)
암은 정말로 좋은 병이야. 때가 되면 죽으니까. 훨씬 더 힘든 병도 얼마든지 있다고. (240쪽)
『사는 게 뭐라고』에는 화장실에 붙여놓고 싶은 인생의 한 줄 명언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불쾌하면서 유쾌하고, 음울하면서 통쾌한 다층적인 매력을 뽐내는 사노 요코. 그녀는 좁게는 인간이라는 종에 대해, 넓게는 천하를 논하며 속 시원하게 독설을 퍼붓는다. 작가가 역설하는 ‘삶이란 생각처럼 멀끔한 게 아니라는 사실’을 말과 행동으로 증명하고 있어서 읽는 이에게 쾌감을 선사한다.
부끄러운 과거, 자기 성격의 어둡고 나쁜 부분을 보기 싫어서 앞만 바라보려고 하는 ‘긍정적인’ 사람들과 달리 사노 요코에게는 뒤쪽을 직시하는 강인함이 있다. 자신의 바닥까지 들여다보며 스스로를 ‘확실하게’ 추궁하다 벌컥 화를 낸다. 그러고는 밥을 지어 먹고, 목욕을 하고 잠자리에 들고 다시 벌떡 일어난다.
사노 요코는 건망증이 심해지고 자기혐오에 빠지며 암에 걸리는 등 책 전편에 걸쳐 심신의 상태가 나쁘다고 호소한다. 말하자면 몹시도 부정적인 일기다. 하지만 마지막 장을 덮은 독자가 우울해지는가 하면, 아니다. (사자마자 까마귀 똥으로 뒤덮인) “너덜너덜해진 재규어를 타고 힘차게 후진해 나가는 듯한” 두근거림이 남을 것이다.
정말로 다들 훌륭하다. 화창한 날씨에 읽고 있자니 우울해졌다. 어째서 훌륭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고 기분이 가라앉는 것일까. 우울해하는 것도 질려서 참았던 오줌을 누러 화장실에 갔다. 도저히 멈추지 않는, 정말로 기나긴 오줌이 나온다. 졸졸졸졸, 끊임없이 나온다. 이제 끝났나 싶어 배에 힘을 주면 또다시 졸졸졸졸. 졸졸졸졸이라도 오줌이 나오니 다행이다. 한 번에 어느 정도 나오는지 재보고 싶다.
-61쪽
시크한 독거노인 작가의 마음
그녀가 어쩔 수 없이 따뜻해지는 순간들
암은 좋은 병이다.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병문안 오는 사람들이 멜론 같은 걸 사 온다. 나는 또 굴뚝이 되어 있다. 모두들 얼굴을 찌푸리며 “요코 씨……” 하고 아연실색한다. 제아무리 애연가라도 암에 걸리면 담배를 끊는다지. 흥, 목숨이 그렇게 아까운가.
-113쪽
내게는 지금 그 어떤 의무도 없다. 아들은 다 컸고 엄마도 2년 전에 죽었다. 꼭 하고 싶은 일이 있어서 죽지 못할 정도로 일을 좋아하지도 않는다. 남은 날이 2년이라는 말을 듣자 십수 년 동안 나를 괴롭힌 우울증이 거의 사라졌다. 인간은 신기하다. 인생이 갑자기 알차게 변했다. 매일이 즐거워서 견딜 수 없다. 죽는다는 사실을 아는 건 자유의 획득이나 다름없다.
-24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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