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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아티스트가 뭔데?
싸가지 없는 아티스트
아름다운 게 최고지

예술, 무서워서 도망가고 싶기도 하고
그래서, 좋은 예술이 뭔데?
좋은 아트는 다 shit이야
예술은 벽에다 박아두는 못 같은 것
나는 네 그림 별로야
내 그림이 야하다고 하더라
남자 성기를 그린 거라고 쳐
정말로 그 그림이 좋았다고?
좋은 작품을 알아보는 방법, 있기는 한가요
작업을 하는 사람이 되는 것과 잘나가는 작가가 되는 것
생의 대부분을 머뭇거리면서
예술가로서 무언가를 갖고 태어났는지, 아닌지
한국은 예술 말고 예능이 필요한 것 같아
막상 하려니까, 씨발 떨려서 죽겠는 거야
오르가슴은 아닙니다만
아티스트로 살다가는 인생 조질 것 같은 예감
아닌 거 들통날까 봐, 너무 무서운 거야
뽀록나면 어떡하지
초코 같지만 전혀 초코는 아닌 짙은 고동색 아이스크림
한 번도 사진을 사랑해본 적이 없어
타협은 잘해 신념은 딱히 없고
내 세계관을 만들어야 되는 거군
나는 쪽팔리는 게 제일 싫어
말은 남자가 하고 실천은 여자가 했구나
그 남자는 또 누구야
남자가 사라지고 남는 것
혼자 시간을 보내는 문제를 해결하는 법
외로움을 가질 수 있는 환경에서의 외로움
뉴욕 같은 외로움

매력은 어깨에 지고 가야 하는 십자가 같은 것
나는 고정된 상태가 아니야
서로 무언가 해주려는 마음
“헤픈 여자네”
애정 행각
따뜻하다면 그만입니다
우리는 순간인가요, 지속인가요?

죽음은 미장센이야
세상이 달라지더라도 예술은 그대로
각기 다른 남자와 엉겨 붙어 키스를 하고 있는 니키
가끔은 정말 무서우리만큼 쿨해
1초의 망설임
나는 나를 지키는 것뿐이야
도처에 죽음이 있었어
행복에 내는 세금
그냥 이 사람은 존나 급한 사람이라고요

재수 없지만 성공하고 나서 공허해졌습니다
목표가 없어서 행복합니다
너네도 한번 늙어봐라
남편은 상관없어
예술 하고 앉아 있네
어린 남자가 자고 싶어 하는 여자
인공적인 게 뭐 어때서
입체적으로 못돼 처먹은 여자
연애는 무서운 거지만
모두가 조금은 개박살 나봐야 돼
예술가는 직업이 아니라 작업이야
별거 없어도 개좋아
아, 존나 명쾌하네

에필로그
저자 소개
저자 : 니키리
예술가. 작업으로 〈프로젝트〉 〈파츠〉 〈레이어스〉 〈신즈〉가 있으며 영화 〈니키리라고도 알려진〉으로 베를린영화제 포럼 부문에 초청받았다. 『언니에게 보내는 행운의 편지』에 짧은 글을 썼다.

저자 : 임지은
에세이스트. 1990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한결같이 사람에게 관심이 많다. 사람이라는 단어가 구겨지면 ‘삶’이라는 단어가 생겨난다고 여긴다. 『이유 없이 싫어하는 것들에 대하여』 『헤아림의 조각들』 『연중무휴의 사랑』, 공저 『우리 둘이었던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요?』 『언니에게 보내는 행운의 편지』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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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프로젝트〉부터 페인팅 작업까지
쉼 없이 변화하는 니키리의 작품 세계

『애정 행각』은 니키리라는 아티스트의 출발점부터 현재까지 두루 살펴본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쉽게 접할 수 없었던 니키리의 예술적 세계와 접속하게 된다.
니키리는 대학교에서 사진을 전공한 뒤 뉴욕으로 유학을 간다. 뉴욕에서 패션사진 등을 공부하다가 예술가로서의 여정에 접어든 그는 졸업을 위해 만들었던 작품 〈프로젝트〉가 주목을 받으면서 뉴욕 미술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다. 〈프로젝트〉는 니키리가 드래그 퀸, 댄서, 노인, 레즈비언, 직장인 등으로 분장하고 실제로 그들의 삶에 동화되어 살아가는 모습을 찍은 작품이다. 책은 〈프로젝트〉 작업을 비롯해서 니키리가 뉴욕에서 활동하던 시기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후 〈레이어스〉 〈신즈〉, 영화 〈니키리라고도 알려진〉처럼 사진 및 영상 작품을 만들어오던 그는 2023년 무렵부터 페인팅 작업을 시도한다. 그림 그리는 기술을 제대로 배워본 적 없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예술가로서의 타고난 재능이 있는지 시험해보기 위해 페인팅에 도전한다. 책에는 그가 그림을 그리면서 느낀 두려움과 설렘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니키리 그림 그리는 행위에는 내 몸 에너지가 들어가니까 ‘나의 에너지로 그린다’는 정공법적인 의미만 남은 거 같다 해야 하나. 유기체 같은 내 감정이 캔버스에 담긴다는 건, 지적 유희나 컨셉추얼한 것이라기보다는 신체적인 무언가에 가깝게 느껴져. 진짜 말 그대로 나의 스태미나에 가까운 ‘에너지’인 거야. (…) 물론 그리면서 내가 뭘 느낄지 그림이 어떻게 될지는 나도 아직 안 해봐서 몰라.
-『애정 행각』에서

니키리는 페인팅 작업을 할 때 어떤 이미지를 그려내겠다는 의지를 갖기보다는 신체적인 에너지에 몰두하면서 그 기운을 따라간다. 자신의 직관을 신뢰하며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멈추지 않는 그의 모습은 깊은 영감을 준다.

자연스러워지기 위한 인공적인 노력
새로운 ‘나’를 만들어가는 사랑의 모험

『애정 행각』은 니키리와 임지은이 가꾼 오랜 우정의 결과물이다. 니키리는 임지은의 글에서 사회가 정해놓은 선을 거뜬히 뛰어 넘는 용기를 발견하고, 임지은은 니키리로부터 최선을 다해 주어진 현재의 삶을 사랑하는 법을 배워간다.
두 사람은 여러 면에서 다르다. 창작자로서 니키리가 확신한다면, 임지은은 의심한다. 니키리가 현재에 집중한다면, 임지은은 과거를 곱씹는다. 그럼에도 두 사람은 부딪치고, 깨지고, 좌절하고, 외로워지는 경험을 통해서 무언가를 배울 수 있다는 감각을 공유한다. 임지은이 글을 쓸 때 스스로에게 끝없이 질문하고 퇴고하는 과정을 거쳐 통념에 저항하듯이, 니키리는 매 순간 무엇이 자신을 살아 있게 하고 가슴 뛰게 하는지 찾아가면서 새로운 모험을 감행한다.
흔히 인공은 부정적으로, 자연은 긍정적으로 인식되지만, 니키리와 임지은은 ‘자연스러움’을 얻기 위한 ‘인공’의 노력을 지지한다. 자연적으로 주어진 정체성 대신 새로운 ‘나’를 만들어가는 것을 즐기는 두 사람은, 『애정 행각』을 통해서 상처받을 것이 두려워 삶에 뛰어들지 못하는 이들에게 지금 당장 열렬하게 살라고, 마음껏 ‘애정 행각’을 벌이라고 이야기한다.

어떤 행동은 그 자체로 권유가 된다. (…) 원하는 걸 반드시 하고야 마는 니키, 단 한 순간도 허투루 쓰는 것 없이 자신의 삶과 자신의 요구를 긴급하게 받아들이는 니키를 볼 때마다 깨닫는다. 어쩌다 보니 나는 나에게 하고 싶은 걸 똑바로 마주 보며 살기를 권유하는 한 아티스트와 가까이 지내는 행운을 누리고 있다고.
-「프롤로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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